윤 씨 관련 정치 뉴스를 보지 않을 수가 없지만, 난 윤 씨 목소리가 소름 돋도록 싫기 때문에 그 자의 목소리가 나오는 구간은 빨리 감기 해버리고 뉴스 전달자의 해설을 듣는다. 윤 씨 목소리는 손톱으로 칠판을 긁는 소리보다 더 싫다. 동물적 본능에서 발생하는 싫은 감정, 혐오, hate!!!를 느낀다. 마찬가지로 윤 씨의 배우자 김 씨의 어눌한 발음, 특히 받침을 발음하지 못하는 어눌한 발음도 참기 힘들다. 중앙일보라고 발음하지 못하고 [쥬아일보]라고 하는 그 부분에서 진짜 주먹으로 면상을 한 대 갈기고 싶어졌다.


내가 즐겨 가는 극장에서는 곧 있을 97회 아카데미 영화제를 기념한 주요 후보작 특별전을 하고 있다. 극장에서 티모시 샬라메 주연의 <컴플리트 언노운>을 보고 나서 '아..정치 뉴스 진짜 더러웠구나. 정치 뉴스 때문에 내 머리 속이 똥칠이 되어버렸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이 일기를 쓰는 지금 bgm은 <컴플리트 언노운>ost)


정치 뉴스를 외면해버리면 김계리의 "나는 계몽되었습니다!" 같은 놀랍도록 미친 개소리를 놓치기 때문에 외면할 수도 없다. 


정치뉴스 : 더럽지만 재미있는 것 = 가속 노화

영화 : 아름답지만 날것의 재미는 덜한 것 = 저속 노화


나에게 정치 뉴스는 다음 손님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전 손님이 흘린 음식물을 닦지 않은 테이블에 새 손님을 받는 식당에서 화장실 다녀와서 손도 씻지 않았을 것 같은 주방장이 msg 듬뿍 넣은 된장찌개를 만들어 주는, 하지만 음식의 맛은 너무나 자극적으로 맛있는, 거기다 가격마저도 저렴한 그런 식당 같은 느낌이라면


영화는 5성급 호텔의 한식당의 된장찌개 정식 같은 것. 예전에 해운대 파크하얏트 호텔이 개업했을 때 그때만 해도 나름 효녀였던 나는 부모님을 모시고 31층인가 32층인가에 있는 식당, 그것도 광안대교가 보이는 뷰 명당에서 부모님과 한 끼를 했는데, 그때 아빠는 먹을 게 없다고 된장찌개 정식을 주문했고 맛없다(심각하게 싱겁다)는 이유로 반 정도 먹고 남기면서 "우리 동네 **식당의 5천 원짜리 해장국보다 맛없는 거를. 다시는 이런 데서 돈 낭비 하지 마라."고 엄포를 놓았다. 


이러나저러나 많은 영화들은 정치 뉴스를 잘 가공해서 한 편의 근사한 이야기를 만들어내기에 정치에는 무관심하면서 영화만 좋아하는 것도 어딘지 바보스럽다. 그렇기에 나는 심리적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는 먼 곳의 정치(전쟁, 학살, 제노사이드)에만 관심을 가졌다. 예를 들면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학살, 터키의 크루드족 학살,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여성 학대 같은 것들. 그래서 작년 BIFF에서도 <여기 아이들은 같이 놀지 않는다>같은 민족분쟁과 난민에 대한 다큐를 본 것이다. 국내 뉴스는 1도 보지 않으면서. 외면하는 게 정신 건강에 좋으니까. 난 한국이 싫으니까. I hate my homeland.


그러던 중, 역대급 바보(윤 씨는 취업한 이후로는 단 1초도 공부하지 않은 무식하고 멍청한 자, 버전 업그레이드가 전혀 되지 않은 자, 쉽게 말해서 너무 구형이라서 새로운 데이터를 업데이트할 수 없는 고물 스마트폰 같은 것)가 일으킨 내란 뉴스는 외면하기가 힘들었고(비상계엄 자체가 너무 문어체 아닌지!), 바야흐로 대 유튜브 시대에, 이미 시사는 레거시 미디어의 좁은 세상을 떠나 우주적으로 팽창하고 있는 지금, 나 역시 그 우주적 흐름에 탑승해서 좀비처럼 허우적 거렸다. 


나에게 국힘당은 인간이 갖추어야 할 기본 윤리 의식이 부재한 인간 집단으로 보인다. 아무 데서나 엉덩이를 까고 똥을 쌀 수 있는 인간, 길거리에서 성기를 드러내고 자위하고 사정할 수 있는 인간, 다른 사람의 입 속에 있는 음식을 억지로 끄집어내어서 자신의 아가리에 집어넣고 허기를 채울 수 있는 인간, 자신은 어디든 무단주차를 해도 되지만 남들은 내 주차 구역에 주차하면 안 되는 것이 시민의식인 인간, 나는 남들의 경조사를 챙기지 않지만 남들은 내 경조사를 챙겨야 하고 내 경조사를 챙기지 않는 인간은 후레자식이라고 욕할 수 있는 자. 다시 말해 내가 제일 경멸하는 인간 무리다. 극단적으로 이기적이고 염치가 없는 인간들 정말 싫고, 싫은 이유는 너무 추하기 때문이다. 잔반통에 든 음식물(쓰레기)을 쳐 먹는 인간만큼 추하다. 극한의 추함. 물론 잔반통의 음식도 아직은 상하지 않았으므로 먹어도 별 문제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걸 먹을 수 있나? 그걸 먹는 것이 자신의 권력과 부를 위해서 유리하다면 기꺼이 먹을 수 있는 인간이 국힘당 무리들이다. 비위 상한다 진짜. 아침 출근길에서 아직 식지 않은 그래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어느 취객이 토한 음식물을 쪼아 먹는 술집 거리의 비둘기들을 봤을 때처럼 비위가 상한다. 과잠을 입은 황교안의 모습을 썸네일로 한 mbc뉴스를 봤을 때 똑같은 비위 상함을 느꼈다. 저게 인간인가? 대학교에 가서 난동을 부리는 극우 집단에 대한 뉴스를 보면서, 뉴스 그만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건 고문이다. 내 뇌에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똥자국과 똥냄새를 남기는 일이다. 남은 인생을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칸 황금종려상 수상작만 연속재생 무한반복으로 본다고 해도 지워지지 않을 냄새와 얼룩을 남기는 일이다라는 본능적 거부감이 들었다. 여기까지다, 뉴스 그만 봐!!!! 라고 온몸의 세포들이 나에게 경고 사이렌을 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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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감독은 국내외를 통틀어서 봉준호이고

봉준호 영화는 대부분 개봉일에 봤다.

<미키 17>은 하필이면 연휴에 개봉했기에 꼭 어제(2.28. 개봉일)가 아니더라도 

3월 1, 2, 3일의 휴일이 있어서 선택의 여지가 많았지만


불굴의 의지로 개봉일(2.28.금. 어제)에 봤다.

나에게 동력을 추가해주고 싶어서.

마음이 느슨해지는 것을 예방하고 싶어서.


곤궁한 속에서도 아름다운 것을, 여유를 추구하는 사람이고 싶다.


가장 좋아하는 감독의 신작이 6년만에 나왔다면

만사를 제쳐두고 개봉일에 보러 갈 여력이 되는 사람으로 존재하고 싶다.


돈과 권력에 취한 좀비(마샬, 마크 러팔로)

돈과 권력에 압사되어 순종만 하는 좀비(미키, 로버트 패틴슨)가 되지 않으려면

의지를 가지고 아름다운 것을 항상 곁에 두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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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이 모든 책들을 소장하고 있다는 게 공표되었을 때 사람들이 받은 첫 느낌은 엄청난 행복감이었다. 모든 사람들은 손에 닿지 않는 곳에 숨겨져 있는 어떤 보물의 주인이 된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혔다. 육각형 진열실에 가면 그 어떤 개인적 문제나 세계 보편적 문제에 대한 명쾌한 희망을 찾을 수 있었다.

(중략)

<변론서들>은 존재한다(나는 미래의 사람들, 실제로 존재하게 될 사람들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두 권의 책을 본 적이 있다). 그러나 자신의 <변론서>를 찾아나선 사람들은 그것을 찾을 수 있는 가능성, 또는 그 책의 불충실한 해적판들이나마 찾을 수 있는 확률이 <영>이라는 것을 생각지 못했다.

(중략)

당연히 이 터무니없는 희망 뒤에는 엄청난 절망이 뒤따른다. 어떤 육각형의 어떤 책장에는 틀림없이 진귀한 책들이 감추어져 있겠지만 그것들을 손에 넣을 수 없다는 사실은 사람들을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만들었다.


<바벨의 도서관 / 보르헤스 전진 2 픽션들 /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 민음사> 


스마트폰의 앱 속에 담긴 정보들이 내 머리속에는 거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할 때마다 '아, 보르헤스는 천재였다'는 생각과 함께 <바벨의 도서관>을 떠올리곤 한다. 


내가 영화를 좋아한다고 하면 어떤 사람들은 무슨 영화를 좋아하냐고 질문한다. 그 질문을 듣는 순간, 내 머릿속은 발열과 소음을 동반한 채 하드를 미치듯이 돌리는 10년 된 컴퓨터처럼 작동한다. 본 영화가 너무 많고, 애초에 괜찮을 것 같은 영화들만 골라서 보기 때문에 대체로 다 좋은 영화들이라서 금방 대답하기가 힘든 것이다. 내가 극장에서 본 영화들을 역순으로 복귀해보지만(현재 수감 중인 내란 주요 임무 종사자인 특전사령관 곽종근이 비상계엄의 밤에 했던 일을 복귀하여 자수서를 써가듯)생각이 안 날 때가 많아서 영화의 전당 앱을 열어 예매 리스트를 찾곤 한다.


무슨 영화를 좋아하냐는 질문에 바로 답할 수 있게 지금 미리 답안을 작성해 둔다.

답안 : 단편적인 영화 제목보다는 좋아하는 감독, 배우별로 답하는 게 효과적이다. 우선 국외는 에릭 로메르(<녹색광선> 등), 켈리 라이카트(<퍼스트 카우> 등), 올리비에 아사야스(<클라우즈 오브 실스 마리아> 등, 데이빗 핀처(<조디악> 등), 미아 한센-러브(<다가오는 것들> 등), 코언 형제(<시리어스맨> 등), 쿠엔틴 타란티노(<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헐리우드...> 등), 짐 자무쉬(<데드 돈 다이> 등), 리처드 링클레이터(<비포 선라이즈>등), 드니 빌뇌브(<시카리오: 암살자들의 도시> 등), 알리체 로르와커(<행복한 라짜로> 등) 더 많지만 일단 생각나는 건 여기까지.

국내는 봉준호, 봉준호, 봉준호, 박찬욱, 김지운 어 뭐 또 ..이경미(<비밀은 없다>, <미스 홍당무>)..그리고 또..황정민? 박정민? 아 차차 황정민은 배우잖아! 그러니까 황정민의 대다수 영화들. 박정민의 대다수 영화들. 국내는 감독보다는 배우 위주다. 

최근(약 10년 전부터) 보고 또 보고 계속 보고 명절처럼 보는 영화들을 추려보자면 <토니 에드만>, <리버 로드>, <도그빌>, <모비딕>(김민희 보려고), <클레어의 카메라>(홍상수는 싫지만 김민희 존예!!), <어느 멋진 아침>, <로맨틱 홀리데이>, <틱틱붐>(넷플릭스 앤드루 가필드 주연)


책이나 소설가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즉시 생각이 났는데 요즘은 로딩 시간이 필요하고 점점 그 시간이 길어진다. 어...그...러....니까......  내가 좋아하는 소설가는 국내는 박완서, 권여선, 김사과, 김영하, 장강명...음... 또... 해방기 소설가는 염상섭, 채만식, 김유정, 이광수, 백석(시인), 국외은 미셸 우엘벡, 에밀 아자르 또... 일단 외국 소설가 중에서 모든 작품을 다 가지고 있는 건 미셸 우엘벡과 에밀 아자르뿐이라서 여기까지만.


음악(가장 관심이 없는 장르)으로 가면 환장 그 자체다. 나는 음악 스트리밍 앱을 메뚜기 하기에 멜론, 유튜브 뮤직, 지니, 바이브를 그때그때 할인과 결합상품에 따라서 옮겨 다니는데, 옮길 때마다 직전에 사용했던 앱의 보관함 리스트를 업데이트하는 게 귀찮아서 요즘은 업데이트는 안 하고 자력으로 생각을 해내서 항상 검색해서 음악을 듣는다. 보관함을 보지 않고 내 두뇌에서 끄집어낼 수 있는 가수나 앨범, ost가 별로 없다는 사실에 늘 충격을 받는다. 백과사전식 지식 암기가 하대 받는 시대, 창의력이 칭송받는 무한 데이터 정보 AI 시대 속에서 나의 두뇌가 텅 빈 듯한 느낌이 들 때마다 보르헤스의 <바벨의 도서관>이 생각난다. 너무나 방대하기에 아무것도 찾을 수 없는, 무한=0이라는 아이러니!


하지만 내란 우두머리 윤 씨 탄핵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국정원 1차장 홍장원을 보면서 다시금 기억(력)의 중요성과 위대함을 깨닫는다!!! 검색해 보면 알 수 있고, 스마트폰을 열어보면 알 수 있는(특히 메모장, 사진앨범) 사소한 것들을 기억하는 것에 두뇌를 쓰지 않는 것은 어쩌면 두뇌 스트레칭을 하지 않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짓이 아닐까? 내 머릿속에 든 기억은 거의 없고, 기억은 휴대폰 속에만 있는 거라면 그것을 기억이라고 할 수 있을까? 


며칠 전 데이빗 린치(데이빗 핀처 아니고!!)의 <멀홀랜드 드라이브>(린치 작고 기념 특별상영)을 보면서 제대로 된 기억을 하지 못하면 이 영화의 전반부처럼 허상(또는 망상) 속에서 살다가 죽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시기가 시기인지라 주인공 배티가 윤 씨 부부처럼 여겨졌다. 윤 씨 부부의 엔딩도 '다이안' 같길!!! 


전자책은 나에겐 바벨의 도서관처럼 거대하게 여겨진다. 조금 전에 알라딘 장바구니에 새로 출시된 크레마를 담았다. 구매하지는 않을 듯. 나는 아직은 전자책을 읽어본 적이 없다. <바벨의 도서관>을 인용하기 위해서 내 등 뒤에 있는 책장에서 <픽션들>을 꺼내 인덱스를 붙인 페이지들 중에서 해당 문장을 찾아서 타이핑했다. 책의 첫 페이지(흰 종이)에는 내가 이 책을 구입한 날짜가 적혀 있다. 2007년 6월 21일. 이런 아날로그적인 행위를 전자책의 어떤 기능이 대신할 수 있을까? 대신할 수 있다 하더라도 내가 느끼는 감정을 많이 다를 것이다.


남동생은 매일 증가하는 딸의 동영상과 사진으로 인해서 아이클라우드 용량을 계속해서 늘이고 있다. 반대로 나는 팔만대장경판을 새기는 장인의 심정으로 조카의 사진들을 고르고, 삭제하고, 외장 하드로 옮기고, 현상하고, 포토 앨범 만들고, 또 어떤 건 액장에 넣어서 잘 보이는 곳에 놓아둔다. 그렇기에 남동생은 자신의 딸의 사진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고, 나는 조카의 사진에 대한 기억이 많다. 


시간이 갈수록 외우고 있는 것, 기억하고 있는 정보들이 줄어들고 있다. 이 현상에 대한 나의 문제의식이 크지 않다는 것이 슬프다. 어제의 일, 지난주의 일들을 나는 기억하지 못하고 대신 폰이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 재난처럼 여겨지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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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란 free, 윤 씨 free

지난 1월에 극장에서 본 영화는 단 2편. 

OTT도 구독하는 게 없어서 집에서 본 영화는 0편.

삼체 3도 완독 하지 못했고.

도대체 난 뭘 했나?

뭘 했긴. 

윤 씨 내란 관련 뉴스, 유튜브, 팟캐스트 보고 들었지.

이런 피폐한 생활을 작년 12월 4일부터 두 달 넘게 이어가던 중

어제서야 내란 free, 윤 씨 free한 시간을 보냈다.


무얼 했느냐.

우선 조조할인으로 <리얼 페인>을 봄.

그 다음엔 샤넬에서 커스텀주얼리 팔찌와 귀걸이 세트 삼.

(맥북에어 15 m3을 살까 고민했으나. 결국 샤넬.)

다시 극장으로 가서 <브루탈리스트> 봄.

마지막으로 <쇼잉 업> 보고 귀가.

어제 하루를 <브루탈리스트>의 라즐로 식으로 평하면 어글리(추함)가 전혀 없는 하루라고 할 수 있다. 

어제 하루를 <브루탈리스트>의 해리슨 식으로 평하면 지능이 더 좋아진 하루.

진짜 오랜만에 추한 것(윤 씨)이 없는 아름다운 것들로만 가득한 하루를 보냈더니 

머리 속이 10년 된 구형 맥북에서 최신형 맥북이 된 듯했다.

모든 정보들이 머리 속에 쏙쏙 들어와 박혔다, 설렜다, 마치 첫 장거리 해외 배낭여행처럼!


2) 각자의 사치

나의 샤넬에 대해서

전자제품이 가장 좋은 가성비라고 주장하는 남동생은 맥북15 m3이 훨씬 좋았을 거라고 했고,

(1월 내내 애플 공홈 장바구니에 각종 맥북을 넣고 저울질 함)

감가가 발생하는 것에는 돈을 쓰지 않는 여동생은 보석보다는 골드바가 좋은데라고 했다.

이에 대해서 남동생에겐 내 맥북프로(2015년) 아직 멀쩡하다고 답했고

여동생에겐 골드바는 어떻게 몸에 달고 다니냐고 물어봤다.


나의 사넬에 대해 토를 다는 나의 이촌들의 사치를 따져보면,

남동생은 이젠 타지도 않는 수 천만 원 대의 자전거를 소유중이며

여동생 남편은 M호텔 vip를 매년 갱신 중이다.


내 말은 사람마다 각자의 사치의 영역이 있다는 것이고

인간은 사치없이는 살 수가 없다는 것인데

어찌하여 나의 샤넬만 이렇게 하대받느냐 하는 것이다.

금도 아닌 기타금속으로 만들어진 가짜를 왜 그렇게 비싼 돈을 주고 사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그러니까 구입한다고 답하고 싶다.

고생해서 번 돈을 쓸모없는 것에 낭비하면 기분이 좋아지니까.

돈돈 거리면서, 자산 자산, 재테크 재테크 하면서 살고 싶지 않으니까.

그런 인간이 싫으니까.


3) 각자의 윤리

여행과 과도한 레저(운동)에 대해서 이 시대의 사람들은 너무나 관대하다.

이것은 작년 아카데미(존 오브 인터레스트)에 이어서 올해도 유대인 관련 영화(리얼 페인, 브루탈리스트)가 아카데미 후보에 있는 것과 같다(또한 언론이 국힘에 관대한 것과 같다). 특히 <브루탈리스트>에서 나를 굉장히 불편하게 한 인물은 '조피아'이다. 조피아의 예루살룸 행과 조피아의 마지막 연설..하... 내가 가자지구 주민이라면 이 장면 보고 이 영화에 거대한 증오를 품었을 것이다. 

나치의 유대인 학살에 대한 영화는 이렇게나 차고 넘치는데

유대인의 팔레스타인 학살에 대한 영화는... 없다.


4) 각자의 인권

국가인권위가 내란수괴 윤 씨의 인권을 지켜야 한다 어쩐다 하는 걸 보고 생각난 화재 사건이 있다. 2010년 해운대 마린시티 금색주상복합건물(우신골든스위트)에 불이 났다. 해운대구는 이재민에게 인근 이재민숙소(체육관이던가)를 제공했다. 하지만 우신골든스위트 주민들은 호텔 또는 지인의 집(아마도 게스트 하우스가 있는 아파트에 사는)에 가서 숙박했다고 함. 그 누구도 이재민 수용 체육관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만약 이 당시에 인권위가 '사람이 어떻게 체육관에서 자냐, 호텔 숙박권 내놔라, 체육관에서 숙박하는 건 인권 침해다.' 라고 해운대구를 상대로 소송을 했다고 생각해보라.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다!! 이 웃긴 짓거리를 지금 인권위가 하고 있는 것!!! 

윤 씨도 지금 그러고 있지 않나? 국가가 제공하는 인권의 마지노선을 넘은 특혜를 받고 있지 않나? 아무리 우리 집에 불이 났기로서니 내가 어떻게 체육관에서 자나? 내 돈으로 호텔 갈란다 하는 행위와 내가 아무리 구속 중이지만 난 현직 대통령인데 내 권력으로 경호받고, 메이크 업 받을 란다하는 게... 유사하게 느껴졌다. 난 부잔데, 난 권력자인데, 내가 어찌 그런 하급 대우를 받을 수 있나! 내가 검찰총장 출신의 대통령인데!! 에휴... 그걸 다 들어주는 주변 인간들은 또 뭔지...(그나마 화재 이재민들은 자기 돈으로 해결했으니 정당하다지만.. 윤 씨 너는 내란수괴인데? 구속 상태인데?)


법정에 나올 때마다 스타일리스트를 고용해서 메이크 업, 헤어 업, 드레스 업하는 걸 보면서 넥플릭스 드라마 <애나 만들기>가 생각났다. <애나 만들기>의 실제 인물 애나 델비는 법정에 나갈 때마다 스타일리스틀 고용해서 전략적으로 의상을 입고 등장함! 미국에는 <애나 만들기>, 한국에는 <윤 씨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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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가족 구성원들 사이의 멀고도 먼 감정적인 거리는 어려서 형성되기 시작해서 날마다 강화된다. 누구에게도 상대방에 대해 아무것도 물어볼 수 없는 문화에서 자라는 것, 상상해본 적 있는가? '어떻게 지내니?'하는 일상적인 인사도 아주 개인적인 질문이어서 굳이 대답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간주되는 문화 말이다. 나 자신을 괴롭히는 문제를 무슨 일이 있어도 다란 사람에게 말하지 않는 훈련을 받는 동시에 다른 사람의 문제는 그 사람이 먼저 말을 꺼낼 때까지 절대 입에 올리지 않고 기다려야 한다고 배우는 문화 말이다. 완전히 고립된 공간에서 식량을 비롯한 자원이 점점 고갈되어가는 길고도 어두운 겨울을 지나면서, 불필요하게 서로를 죽이는 일을 피하기 위해 침묵을 지켜야 했던 바이킹의 생존 전략이 흔적인지도 모른다.

<랩걸 / 호프 자런>



주변 사람들의 대소사가 전혀 궁금하지 않다.

그래서 마땅히 물어야 안부들 마저도 묻지 않게 된다. 

묻지 않게 되는 안부에는 1) 지금 물어보지 않아도 조금의 시간이 지난 후에 저절로 알게 되는 것들 2) 굳이 내가 몰라도 되는 사소한 것들 3) 알아도 몰라도 나와 아무 상관이 없는 것들(오히려 모르는 것이 더 이득이 경우가 많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나는 너에 대해서 손톱만큼도, 눈곱만큼도, 치석만큼도 관심이 없다는 태도가 사회생활(가족 내, 직장 내 등등)에서 도움이 되어서 더 안물안궁하게 된다. 어떤 도움이냐 하면, 일반적인 사람들끼리 주고받는 인사치레(감사와 답례 등)를 나는 매우 하기 귀찮아하는데, 남들에게 '원래 주변의 대소사에 관심이 없는 자'로 인식되고 나면 남들이 나에 대해서 기대하는 바가 전혀 없게 되어서 편하다, 매우 편하다. 당연히 나 또한 남에게 기대하는 바가 없다. 남들에게 바라는 것이 많으면 어떻게 되느냐? 야당 놈들이 나에게 손뼉 쳐 주지 않는다고, 나를 환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삐져서 계엄을 저지르는 내란수괴가 된다. '세상 사람들 모두가 나를 좋아해 주고, 내 말을 잘 들어야 해. 내가 원하는 건 다 들어줘야 해.'라는 세 살 아이 같은 태도를 환갑 넘은 노친네가 하고 있다는 게, 그런 놈이 대통령이었다는 게 가소롭기만 할 뿐. 이 세상에는 '나만은 특별 우대'해달라는 인간들이 어찌나 많은지. 나는 그 모두를 공평하게 무시해 준다. 특별 우대는 소비금액에 따라 고객등급을 촘촘히 나누고 있는 백화점에 가서나 해달라고 하시라고요.


나는 나에 대해서, 나의 대소사에 대해서 이야기를 거의 안 하는데 그 이유는 다른 사람의 길고 긴 대소사를 듣고 있는 것이 고역이기 때문이다. 헌재 판사들은 윤 씨와 윤 씨 변호인들의 개소리를 어찌 다 듣고 있는 것일까... 나는 <분노의 포도>의 톰 조드(주인공)가 출소하고 걸어서 고향집으로 가던 중 거북이를 발견하고는 '저 거북이를 잡아가서 동생들에게 선물로 줘야지.' 하는 장면에서의 길고 긴 풍경 묘사, 거북이의 느린 걸음을 묘사하는 페이지를 전혀 지루하게 읽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내 눈앞의 흥미롭지 않은 실제 인간의 TMI는 정말 견딜 수가 없고, 말 그대로 머릿속이 '멍'해진다. 내용의 절반 이상은 정치 윤리 철학에 대한 빅토르 위고의 위대한 랩이었던 소설 <레 미제라블>(혜원세계문학 상 권 532쪽, 중 권 550쪽, 하 권 536쪽, 대략 삼체 시리즈와 맞먹는 페이지 수이며 글자 폰트는 더 작기 때문에 글자 수는 삼체 보다 많으리라) 도 한 글자도 빠짐없이 재미있게 읽었던 나인데, 내 눈 앞의 개성도 모험도 없는 사람(인원???)의 TMI는 정말 견딜 수가 없다. 그래서 역지사지로 나의 TMI도 나에게만 의미가 있을 뿐, 남들에게는 듣기 싫은 정치인의 성명 발표와 같겠지 하는 생각에서 얘기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과 TMI를 거의 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내가 남들에게 내 얘기 좀 들어봐 식의 TMI를 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는 이렇게 일기를 쓰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기를 쓰고 나면 어딘가 대나무숲을 찾아가서 하소연하고 싶은 마음이 해소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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