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리얼 페인
감독: 제시 아이젠버그
수상: 여러 유명 영화제에서 각본상, 남우조연상 다수 받음. 97 아카데미 영화제(2025) 작품상 후보. 97회 아카데미 남우조연상(키에란 킬컨)
솔직히 이 영화에 미국, 영국 등 관객과 영화 관련자들이 열광하는 데 1도 공감 못하겠다. 제목이 리얼 페인인 것부터 반감 폭발.
얼마 전에 요즘 화제라는 이수지의 몽클레어 강남맘 영상을 보고, 어떤 포인트에서 웃어야 할지 몰랐던 것과 유사하다. 이수지도 첨 봤다. 이수지 몽클레어 연관 영상으로 [추적 60분 7세 고시]가 있어서 이어서 봤는데, 7세 고시가 왜 추적 60분에서 다루어지는도 납득이 되지 않았다. '디올 베이비 가격 이대로 괜찮은가' 같은 그사세 아닌가 싶어서 웃겼다. 추적 60분 진행자나 PD같은 사람, 즉 엘리트 부모 입장에서는 심각한 사회문제일 수 있겠지만, 내 입장에서는 돈지랄 이상도 이하도 아닌 '그들만의 지옥'이었을 뿐.
히틀러 학살로부터의 생존자 3세의 찐 고통은 도대체 뭘까?(라고 2025년 가자 지구 8세 아이에 빙의해서 생각해 본다.)
서른 살이 넘어서도 경제적 독립을 못해서 부모님 집의 지하실에서 사는 게 찐 고통이란 걸까?(난 전쟁통에 부모가 사망하고 집도 다 부서져서 천막 텐트에 사는데. 해외여행은 고사하고 국적이 없어서 여권도 없는데)
벤지(키에란 컬킨)의 고통이란 게 도대체 뭐였지가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의문. 굳이 원인을 찾자면 프로이트가 말하는 거식증 증상 정도? 모든 것이 있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없어서 발병하는 풍요 속 거식증이 벤지의 찐 고통, 리얼 페인??
2. 브루탈리스트
수상: 97회 아카데미 영화제(2025) 작품상 후보, 97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인정 못하겠다!!!! 그만해 그만!! 시오니즘 그만 좀 해. 그리고 2003년에도 엘리드 유대인 연기로 받았자나, 그만 좀 해.)
같은 배우의 2003년 작 <피아니스트>의 건축가 버전(feat. 시오니즘 만세)
뭐야, 히틀러의 대학살로부터 살아남으려면 천재 피아니스트나 천재 건축가 정도는 돼야 한다는 거야 뭐야 하는 나의 꿍한 마음에 확신을 준 것은 주인공 라즈로 토스의 배우자의 학벌과 직업이 밝혀질 때였다. 과장해서 해석하자면 유대인은 천재 예술가, 영국 명문대(옥스퍼드 영문과 출신이던가?)출신의 우수한 언론인(영어를 미국인보다 잘하는 유대계 헝가리인)이고 유대인 학살자들은 야만인 그 자체라고 하는 듯했다. 두 번째 해석은 재능이 없는 인간들은 죽어도 괜찮지만 유능한 엘리트들은 살려야 한다로 해석되었다. 엘리트 만능주의에 불쾌 100배 상승.
분명한 것은 가자지구 사람들이 이 영화를 봤다면, 특히 마지막 추모 연설을 봤다면 피꺼솟이 되어 극장 내부를 영화 <서브스턴스>의 엔딩씬처럼 만들고 싶었을 것이라는 점!! 제삼자인 내가 봐도 '아... 진짜 졸렬하고 역겹네.'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으니까.
또한 도대체 이 영화의 어디가 그렇게 우수한지?
영화가 길다는 거?
과감하게 인터미션을 넣었다는 거?
"우리 조상들도 히틀러에게 학살 당했다고요. 억울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사람들은 아직도 리얼 페인에 시달리는 생존자 후손인 나 말고, 독일인에게 가서 따지세욧!!! 나도 희생자란 말이에요. 그리고 나는 네타냐후 지지 하지 않아요. 하지만 이스라엘은 우리 영토에요!!" 이 영화의 본심이라고 확신한다. 졸렬!!!
히틀러의 학살에 희생당한 유대인의 후손으로서 나치의 만행을 잊지 않고 고발하는 것까지는 좋으나 그 유대인의 후손들이 가자 지구 사람들에게 하는 학살(심지어 현재 진행형)은 면죄되는 거란 말인지. 감독은 부끄러운 줄 알아라. 그리고 이 영화를 작품상 후보로 선정한 자들도 부끄러운 줄 알아라.
나치와 유대인에 관한 영화가 2편이나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있다는 것(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학살은 여전히 진행중인 지금)가 나의 심사를 굉장히 뒤틀리게 한다. 특히 <브루탈리스트>는 졸렬하다!
3. 쇼잉 업(2025. 1. 8. 개봉)
감독: 켈리 라이카트
주연: 미셸 윌리엄스
영화를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힐링됨!!!
결국 인생은 리지의 그것처럼 사소한 사건들로 채워지는 것 아니겠는가.
그 속에서 짬을 내서 포기하지 않고 계속 예술을 하는 것. 아름다운 것을 추구하는 것!!
거대한 예술은 못하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작은 소조 작품을 계속 만들어 가는 것.
우아한 삶!
4. 미키17(2025. 2. 28. 개봉)
감독: 봉준호
주연: 로버트 패티슨
우주에만 가면 개고생 하는 로버트 패티슨.
첫 우주판 체험 삶의 현장은 <하이라이프>다. 독박육아에 눈물을 흘리면서도 딸에 대한 애정을 잃지 않는 부성애를 보여줌 ㅋㅋㅋㅋ
이번 <미키17>에서는 삶은 끔찍한 죽음의 고통이지만 그래도 살고 싶다는 열망을 놓지 않는 그야말로 극한의 고통을 견디는 인간을 보여 줌. 이것은 불교의 윤회 그 자체!! 윤회의 사슬을 끊기 위한 방법으로서 사이클 기계를 폭파시킨다! 남궁민수 드디어 성공한 건가요??
일단 재미있으니 봉준호 믿고 보면 된다. 돈 값, 시간 값 함.
5. 컴플리트 언노운(2025. 2. 26. 개봉)
주연: 티모시 샬라메
수상: 97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 당연히 남우주연상 받을 줄 알았는데... 홀로코스트 휴머니즘을 이기긴 힘들구나!
밥 딜런의 영광은 계속된다. 노벨 문학상보다 더 큰 영광은 아직은 20대인 티모시 샬라메가 밥 딜런을 연기한 것 아닐지!!! 티모시 샬라메, 못하는 게 뭐야. 노래도 정말 잘 함!!!
이 영화를 보고 나서 티모시 샬라메의 연기력은 김연아의 스케이팅 실력처럼 다른 차원에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영화 <주디>의 르네 젤리거와 비교해서 보면 더 확실히 알 수 있다. 르네 젤리거는 주디 갈란드 역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는데, 르네 젤리거 연기 잘하네 하고 보게 된다. 티모시 샬라메의 밥 딜런 연기는 잘하고 말고 가 아니고... 저게 가능하나 하는 생각만 하게 됨. 그런데도 주연상을 못 받다니 충격적!!! 미국 놈들의 엘리트 유대인 사랑 징글징글하다. 정말.
ps. 같이 보면 좋은 영화
<아임 낫 데어 / 토드 헤인즈> 2007년 작
밥 딜런 영화이고, 밥 딜런을 몰랐던 내가 밥 딜런을 알게 된 영화. OST너무 좋아서 CD 구매. 영화도 좋아서 유튜브 영화에서 구매(아직 넷플릭스가 없었던 시절)
<인사이드 르윈 / 코엔 형제> 2013년 작
너무 좋아서 극장에서 2번 본 영화. 최근 왓챠에서 100원에 팔길래 냉큼 구입.
영화 엔딩에 밥 딜런으로 추정되는 자가 나와서 노래하는 장면 나온다. 이 장면이 바로 주인공 르윈 데이비스의 인생 폭망을 암시한다는 것에서 깊은 감동(?)을 준다. 가수 오지은은 당사자성이 너무 강해 고통스러워서 못 봤다는 영화. 하지만 나는 내 고통이 아니므로 즐기면서 약간은 부러운 마음으로 본 영화.
6. 더 폴 : 디렉터스 컷 (2024.12.25. 재개봉. 2008년 작)
개봉 당시에는 못 봤고, 사실 알지도 못했던 영화.
주인공 꼬마 아이 알렉산드리아에게 심하게 감정이입해서 봤다.
나 역시 이야기가 주는 환상과 재미에 의지해서 현생을 존버하고 있기 때문.
이야기 덕분에 정신 건강한 사람으로 살고 있기 때문.
소설과 영화가 없었다면 항우울제를 영양제처럼 복용했을지도 모른다.
상영 끝나기 전에 꼭 한 번 더 극장에서 봐야지.
장면들이 지나치게 아름답다.
재개봉한 이유 100번 이해됨.
7. 멀홀랜드 드라이브(2025. 2. 5. 재개봉. 2025. 1. 16. 데이비드 린치 작고 기념 재개봉. 2001년 작)
극장에서 본 적은 없었는데, 극장에서 보게 되어 영광이었다.
<더 폴>의 꼬마 알렉산드리아가 잘 못 성장하게 되면 다이안처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ps. 97회 아카데미 영화제
홀로코스트 영화 2편(브루탈리스트, 리얼 페인)은 각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을 받았고
제3 세계 이민자 여성이 주인공인 <아노라>는 작품상, 감독상(션 베이커), 여우주연상(대박 마이키 매디슨! 한편으로는 <서브스턴스>의 데미 무어가 받길 바랐다), 각본상, 편집상 5개 부분 수상. 나는 션 베이커의 <플로리다 프로젝트>를 싫어한다, 정확히는 영화의 내용이 싫다. 그런 상황에서 자식을 낳아서 키우는 것에 반대하기 때문에. 그 영화의 꼬마 무니는 어떤 어른으로 자라 있을까? 역시 '아노라'인가.
마이키 매디슨(아노라 역)은 내가 인생 빡치고 누구 하나 죽이고 싶을 때 보는 영화 장면, 화염방사기 화염에 불타 죽는 역을 한 엑스트라 배우였다. 영화 <원 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마지막 수영장 씬. 그 장면이 너무 좋아서 빡칠 때 마다 응급처치로 보려고 폰에 영화장면 캡처 사진도 담아두고 다닐 정도인데... 사이비교주 광신도 수잔이 <아노라>의 단독 주인공이 되고, 당당히 여우주연상마저도 받아 버리다니!!! 역시 세상은 살고 볼 일이다 싶기도.
아카데미 영화제가 정치적 선택을 했다고 가정하면 이것이 <설국열차>에서 틸다 스윈튼(메이슨)과 윌포드(에드 해리슨)가 말하는 (생태계)균형이라는 걸까. 한편에서는 미국 내 기득권인 유대인을 지지하고, 한편에서는 미국 내 약자인 이민자를 지지하는, 이 방식이 체제를 지속시키는 균형이라는 걸까...
<리얼 페인>의 키에란 컬킨을 그렇다 쳐도, <브루탈리스트>의 애드리언 브로디가 같은 배역으로 두 번의 남우주연상을 받는 것은 납득 불가. 유대인 엘리드 역할 전속 배우라는 건가? 로만 폴란스키(애드리언 브로디가 남우주연상 받은 <피아니스트> 감독)도 짜증 난다. 사실 이 점은 영화 <원 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에서도 그랬다. 로만 폴란스키... 성범죄자... 그것도 아동 성범죄자... 검색해 보니 1933년 생으로 아직 살아있다. 역시 나쁜 놈이 장수하는 아이러니. 개인적으로 애드리언 브로디는 <다즐링 주식회사>가 최고였다.
극장 상영 끝나기 전에 다시 보고 싶은 영화는 <아노라>와 <더 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