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글래디에이터 2>를 보면서 덴젤 워싱턴=명태균이랑 외모(극단적으로 짧은 스포츠머리의 늙은 남자는 인종적 특성을 넘어 일치하게 되는 기이함) 싱크로 99% 일치한다고 생각했다. 요즘도 뉴스에서 사용되는 명태균 사진을 보면 덴젤 워싱턴이 생각나서 피식 웃는다. 쌍둥이 황제의 폭정은 윤 씨 부부 같았고, 폴 메스칼(주인공 루시우스)은 너무 나약해 보였다. 그건 아마도 영화 <애프터썬>의 잔상 때문일지도. 마지막으로 영화에 등장하는 원숭이ㅋㅋ는 한동훈쯤으로 해두자. 


이 영화를 보면서 내가 생각한 건, 거부감이 들었던 건. 혈통주의였다. 주인공 루시우스가 막시무스이 아들이자 공주의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그가 로마 왕권을 가질 자격이 있다고 하는 혈통주의가 싫었다. 하지만 혈통=정당성인 시대니...


현재 인류가 만들어낸 최선은 헌법에 기초한 민주제 법치국가이다. 이 제도가 얼마나 허약한지는 윤 씨와 윤 씨와 뜻을 같이한 비열한 인간들로 인해서 증명되었다. 


내란 우두머리 현행범 윤 씨가 아직도 체포되지 않았다는 것은 현 민주제가 시대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미. 왕정의 시효가 소멸했듯, 공산주의 독재가 실패했 듯, 프랑스혁명에서 시작한 공화정(맞나?) 역시도 실패 또는 사용가치가 완료된 듯하다.


더 나은 다른 제도를 상상(개념 만들어내기, 제도로 만들어내기)하지 않는 한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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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유리 상자 안에 있는 사람이 괴물로 보이지 않았다. 그저 출세지향적인 전직 청소기 판매원이 따분해하며 알맹이 없는 말을 늘어놓는 것으로밖에 안 보였다. 프랑켄슈파인이 아닌 평범한 인간이라서 오히려 그가 저지른 범죄가 더욱 끔찍하게 느껴졌다.


아이히만을 사악한 괴물이라고 한다면 어떤 면에서 그의 범죄를 용서해주는 거야. 그리고 우리 모두 잠재적인 죄를 짓게 되지. 철저하게 사유하지 못한 죄. 슬픈 진실은 선과 악 사이에서 마음을 정하지 않은 사람들이 제일 사악한 일을 저지른다는 거야.



철저한 사유의 고통보다 순종의 편안함을 바라는 사람은 누구나 그런 결과에 도달할 수 있죠.

평범성은 '의미 없음'을 뜻하는 게 아니라 사유하지 않는 걸 뜻해요. 

이번 재판에서 드러난 행위들이 그걸 말해주죠.


<한나 아렌트, 세 번의 탈출 / 켄 크림슈타인>


쿠데타 공모로 인해 구속되는 자들을 보면서 아이히만, 순종의 편안함 말고는 달리 떠오르지 않았다. 


2024 BIFF에서 전쟁과 쿠데타에 관한 영화 4편(시빌워, 여기 아이들은 같이 놀지 않는다, 쿠데타의 사운드트랙, 사진작가 어니스트 콜)을 봤다(시빌워만 픽션이고, 나머지 3편은 다큐). 남의 일, 다른 나라의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영화 감상이 취미인 사람으로 철저히 외부자의 입장에서 봤다. 어느 정도는 '나니까 이런 영화 보는 거야, 나라도 안 보면 누가 이런 영화 보나.' 하는 잘난척 하는 마음도 있었다. 영화 <퍼스트레이디>를 보러 간 이유도 유사하다. 내가 안 보면 누가 보나 하는 마음. 방금 검색해 보니 상영관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2 만명 관람. 와우! 


계엄 이후 정치뉴스만 보는 정치충이 되어버렸다. 정치 뉴스뿐인가. 정치 팟캐스트, 정치 유튜브, 정치 관련 쇼츠까지. bgm은 탄핵 노래. 탄핵 플레이리스트를 검색해서 플레이리스트 만들어서 듣고 있다. 뉴스라고는 일기 예보만 보는 나를 이런 정치뉴스 중독자(도파민이 엄청나다)로 만들어버린 윤 씨란 놈. 영화도 시시해졌고(최근 왓챠에 에릭 로메르 영화 10편 넘게 있는데, 언제 사라질지 모름, 사라지기 전에 반복 시청하려고 했는데, 계엄 도파민에 쩔어버린 나의 뇌는 무염 나물 같은 에릭 로메르의 걸작들이 당최 집중을 하지 못하고 있다 ㅠㅠㅠㅠ), <삼체>도 시시해졌다. 계엄은 외계인의 지구 침공을 압도해 버렸다. 


탄핵 가결 후 bbc코리아는 국회 앞과 광화문 앞 상황을 비교해 보도했다. 윤 씨 탄핵 가결에 실망한 광화문 사람들의 면면과 광화문을 가득 채운 태극기를 보고 있자니, kpop과 다양한 색의 led 응원봉, 특히 다수의 20대 여성들의 젊음과 화사함이 가득한 국회 앞과 비교되면서 정말 알 수 없는 슬픔과 짠함이 밀려들어 왔다. 해방과 625 전쟁 즈음에 태어나 박정희와 전두환의 독재 시절에 공교육을 받고 노동자가 되고,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 살아온 자들의 인생 엔딩은 광화문 태극기 노인. 광화문 태극기 노인=관심받고 사랑받고 잘 나가고 싶었으나 소외되고 낙오되어 버린 사람들. 그들이 갈 곳은 자신을 낙오시키고 소외시킨 거라고 여겨지는 세력의 반대쪽이라는 것은 자연의 이치.


세상은 급격히 변해서 집회에서 아이돌 응원봉을 드는 시대가 되었는데, 이젠 100년도 더 전이되어 버린 31만세운동처럼 태극기를 든 모습을 비추는 bbc의 뉴스가 그 어떤 영화보다 슬펐다. 광화문에서 태극기를 든 사람들의 절반 이상은 20년 내에 죽을 것이다. 왜냐하면 20년 후면 그들의 다수는 85세를 넘긴 나이일 테니. 


저승사자는 오전 9시에 찾아온다. 

사카키바라 료는 딱 한 번. 그 발자국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처음 들려온 것은 철문을 여는 중저음이었다. 땅이 울리는 것 같은 그 공기의 흔들림이 멎자, 감방 전체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지옥을 향한 문이 열리고, 미동조차 허용되지 않는 완전한 공포가 흘러 들어온 것이다.

<13 계단 / 다카노 가즈아키>


윤 씨가 매일 아침 사형의 공포를 느끼며 살다 죽기를 바란다. 윤 씨는 사형수(사면 절대 안 됨)로서 삶을 마감해야 한다. 사는 내내 아침마다 간수의 발자국의 미세한 차이를 느끼려 애써야 한다. 평소와 같은가? 다른가? 오늘이 형 집행일인가? 오직 사는 내내 그것에만 몰두해서 매 초 두려움과 생존욕구 사이에서 널을 뛰어야 한다(소설 <13 계단> 도입부 참고). 하지만, 정신이상자이기에 의외로 감옥 생활에 잘 적응하여 그 안에서 나름의 천수를 누리다 사형수로서 늙어 죽을지도 모를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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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건은 내가 잠든 사이에 벌어지고 끝(?)이 났다.

밤 10시 전에 잠들었고, 아침 6시 좀 지나서 일어났기 때문.

그래서 딱히 실감이 나지 않는다.

생애 첫 계엄 선언을 잠 때문에 놓쳤다.


윤 씨가 당선되었을 때 나는 반은 농담으로

"어휴, 난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전쟁이나 안 일으키고 임기나 다 채웠으면 좋겠다."

라고 동생에게 말했다.

촛불집회, 탄핵정국은 한 번으로 충분.

하지만 윤 씨는 전쟁을 일으키려 했고,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감옥으로 갈 것 같다.


힘든 사건들은 부모 세대에서 끝난 거라고,

나는 평온한 시대를 살다 노화로 인한 병으로 죽을 거라고 안일하게 생각했다.

총 맞아 죽거나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서 죽거나 

굶어 죽거나

맞아 죽거나

하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것은 과거의 일이거나 남의 나라(팔레스타인, 우크라이나, 시리아 등)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참사가 내 코 끝까지 와 있었던 것이다.

내가 잠든 사이에.


그러니까 그 일들은 소설의 소재로 존재할 뿐이고

나는 이제 그것을 노벨문학상 작가의 소설로 즐기는 시대를 살아갈 뿐이라고

안일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어쩌면 인생의 가장 큰 미션은

누구나 죽기 전에 한 번은 전쟁(인간의 참 모습!!)을 겪어야 한다는 것일지도 모른다.


너무나 충격적이고 절망적인 이 상황 속에서

사람들은 조금의 희망이라도 건져 올리기 위해

한국 사람들의 민주주의(민주제)수호에 찬사를 보내지만


이번 계엄 사건을 계기로 나는 민주제가 한낱 인간들의 선의에 기댄

허약한 제도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이 사건에서 선의를 보인 사람은 류혁 법무부 감찰관 한 사람뿐이지 않는가(적어도 공개적으로는)

하지만 그가 사표를 낼 수 있었던 것도 전직 검사, 변호사이니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사표가 실업과 동의어가 아닌 사람이니까.

그리고 웃겼던 것은 1차 담화에서 모든 것을 당에 맡긴다던 윤 씨는

며칠 후 류혁의 사표에 사인하는 것으로 다시 자신의 권한을 사용하기 시작한다.


윤 씨가 계엄을 하지 않았더라면

1968년생 조지호는 경찰청장으로 끝판을 깨면서 퇴직할 수 있었겠으나

수갑을 찬 모습의 인생컷을 남기게 된다.

누구를 탓하리.

너라는 인간의 내면에는 민주제를 지키고자 하는 선의가 없었던 것.

하지만 이 또한 너무나 당연한 일인 것.

관료제 사회에서는 선의가 없을수록 조직의 상부로 올라갈 수 있기 때문.

계엄만 아니었으면 자신의 직장에서 조직의 우두머리쯤으로 안온하게 살아갈 수 있었을 

(내면의 선의 없음은 꼭꼭 숨겨둔 채) 사람들의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도 진짜 한 순간.

하지만 구데타가 성공했더라면 누렸을 권력과 사치를 거절할 순 없었을 것(마이 프레셔스 골룸, 골룸).


진빵같이 생긴 전 행안부장관 이상민

세균맨 증명사진 같이 생긴 전 국방부장관 김용현

엉덩이 탐정처럼 생긴 미래(조만간)의 사형수 윤 씨

이 웃기게 생긴 세 놈은 도대체 뭔가.

손 잡고 같이 감빵 가라. 

적어도 외롭지는 않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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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feat. 롯데시네마 부산장림


사실 이 다큐를 볼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런데 어제 오전에 느닷없이 반드시 이번 주말 전에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산 지역 상영관은 단 1개. 상영 횟수는 하루 3번.

롯데시네마 부산장림.

물리적 거리보다 더 먼 마음의 거리...

스트리트뷰로 극장 건물을 보니 새로 지은 빌딩이었다.


극장 건물은 놀랍도록 새 것이었다.

마치 신축 아파트 사전점검 때의 외관처럼.

주차장 바닥도 윤이 났고

엘리베이터의 금속은 기스 하나 없었다.

대조적으로 빌딩을 방문하는 손님은 거의 없었다.

넓은 주차장의 절반 정도는 비어져있었다.


극장 로비는 놀랍도록 넓고 쾌적했다.

우리 동네의 오래된 롯데시네마를 생각했던 나로서는 더더욱 놀랐다.


상영관 내부도 좋았다.

우선 입구에서 좌석의 제일 뒷열로 이어지는 구조라 좋았다.

(CGV 센텀시티의 가장 황당한 점은 상영관이 올라가는 구조라는 것이다. 2009년 초 개업한 신축 건물의 설계가 보행이 불편한 사람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지어졌다는 것에 늘 놀라곤 한다.)

리클라이너 의자의 새 가죽 느낌도 좋았고.

스크린도 작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놀랍게도 컸다.


무엇보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좌석이 거의 다 차 있었고

60, 70대 어르신들이 관객의 70% 였다는 것.

걷기가 불편한 한 노인이 가족과 직원의 도움으로 좌석을 찾아 가는 것도 봤다.


2. 영화 퍼스트레이디

사실 나는 윤 씨가 당선된 후 뉴스를 보지 않았다.

윤 씨라는 사람이 싫은 것과 별개로 윤 씨의 목소리 음색은 칠판 긁는 소리, 매직이 스케치북 스치는 소리처럼 

나를 불편하게 했기 때문이다. 

윤 씨의 배우자에게는 큰 관심이 없었지만, 김 씨의 얼굴 또한 나를 불편하게 했다. 특히 입매가. 

호러물에 등장하는 원한(욕심) 가득한 귀신 같이 보였기 때문이다.

눈과 귀를 불편하게 하는 두 사람이 같은 화면에 나오기 때문에 

더더욱 뉴스를 보지 않았다.

그 대가인 걸까, 요즘은 영화보다 뉴스를 더 많이 보고 있다.

이유는 영화보다 더 재미있기 때문!


이 다큐에서 김 씨에 대해 알게 된 놀라운 사실은

혀가 짧다는 것.

혀가 짧아서 발음을 제대로 못하는데 

성격이 급하고 하고 싶은 말이 많아서 말을 빨리 해야 하니, 음절이 뭉개져서 뒤엉킨다.

'아, 기자는 정말 극한 직업이구나. 저런 발음을 하는 사람이랑 계속해서 전화 통화를 해야 하다니..'

하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김 씨 같은 사기꾼은 늘 존재하고,

김 씨 같은 사기꾼에게 가스라이팅 당하는 윤 씨 같은 바보도 늘 있는 법.

이런 세트 상품은 주로 배상훈의 크라임에 등장하는 게 일반적인데

이런 일반론을 깨고

이 주종 관계가 대통령과 영부인이라는 것이 매우 충격적이자 매우 문제적!


김건희는 

야망이 크고, 자아가 비대한 관종 사기꾼 여자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느냐를 보여준 사례가 되겠다.

공부를 잘했으면 직접 정치를 했을 텐데

공부를 잘하지 못해서 공부 잘한 남자 하나를 가스라이팅해서 

어쩌다 보니 영부인의 자리까지 올라가는 것

은 나쁘지 않은 작전이었던 것 같다.

아무튼 김 씨는 영부인(다큐에 의하면 진짜 대통령 ㅋㅋ)이 되었다.

물론 다음 스텝은 무기형 죄수겠지만.


최순실(feat. 박근혜)과 김건희(feat. 윤석렬)

장녹수(feat. 연산군)와 장희빈(feat. 숙종)과 명성황후(feat. 고종)


지금의 쿠데타 정국과 별개로

김건희 다큐를 보면서 씁쓸했던 건

퍼스트레이디라는 단 어 그 자체였다.

가부장제, 대부분의 왕들의 성별, 국회위원의 성별, 검판사의 성별 등등.

그들의 성별에 비해 국정문란의 성별에서는 왜 여자가 더 많은 거 같은 건지...


최순실 탓, 김건희 탓만 해버리면 

김건희 말대로 '먹고 땡'이라는 건지 뭔지.

확실한 나쁜 년을 방패 삼아서 자신의 이익을 채우는 너네들은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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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괴롭히는 사람은 자연재해(태풍, 토네이도, 쓰나미) 같은 거라서 피하는 것 말고는 방도가 없다는 게 나의 결론이다. 그러니 피해자(정상인) 입장에서는 억울하긴 하겠지만 남을 괴롭히는 사람(가해자 혹은 정신병자 혹은 성격이상자, 즉 똥)을 피해야 한다. 

이것은 지난 6개월 동안 팟빵 크라임 8년 치 방송분을 거의 다 듣고 내린 최종 결론이자, 최근 자기애성 성격 장애로 의심되는 사람이 특정 사람(만만이)을 순전한 유희로 괴롭히는 것을 보고 내린 결론이다.


인간 관계로 인해 그 어떤 이득도 보지 않으려 행동하면 그 어떤 피해도 입지 않게 된다는 것이 내가 이 한심한 인간 세계에서 한 가지 깨달은 생존 전략이다.


나는 의도적으로 사람들이 나에게 기대하는 것이 없게 하기 위해 행동한다. 친절을 베풀지(?)도 않고, 덕담을 하지도 않고, 스몰토크도 하지 않는다. 사소한 선물을 주지도 않고, 사소한 안부도 묻지 않는다. 또한 마지막 필살기로 경조사를 챙기지 않는다. 경조사를 챙기지 않으면 아무도 나에게 그 어떤 기대도 하지 않기 때문에 똥파리가 꼬일 일이 0에 수렴하게 된다. 


사람들이랑 얽혀서 똥밭에 구르면서 살고 싶지 않다. 최대한 최대한 피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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