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란 인간일수록 번식을 함으로써 그 모자람을 채우려고 한다.
부모의 모자람 탓에 태어나아짐 당한 인간들만 불쌍하지.
나 역시도.
먹고 살기 힘들어서 애를 낳지 않는 게 아니란다. 멍청이들아.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게 섹스와 임신, 즉 번식.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인간은 번식을 한단다.
뭐 일단 섹스를 하는 거지.
가장 하찮고 쉬운 것을 뭐 위대한 업적이라도 되는 것처럼 미화하는 거 보면 너무 가소롭다.
국민연금 고갈을 막기 위해서 인간들이 계속 태어나야 한다는 것처럼 이기적이고 악한 핑계가 있을까?
내 부모는 늘 이렇게 변명한다.
"그때는 먹고 살기가 힘들어서...그게 최선이었다."고
그러면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딱 하나다.
"먹고 살기 힘들면 낳지 말았어야지."
하긴 그 덕에 부모를 반면교사 삼아서 나는 낳지 않는다.
요즘은 먹고 살기 힘들지 않고, 다만 그냥 사는 거 자체가 힘드니까.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힘들냐
하면
진상들, 염치 없는 인간들, 공공의 규칙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이 애초에 없는 인간들을
상대해야하는 것이 힘들다.
그냥 아주 내가 동물원 원숭이 우리에 내던져짐 당했구나 싶다.
왜 사람을 죽였을까? - 스트레스 풀려고.
라고 답하는 원숭이 한 마리를 존엄한 인간으로 생각하는 건 쉽지가 않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을 봤다.
옹산 시장의 게장 거리.
바로 그런 정서(특히 찬숙 패거리) 정말 싫어한다.
나는 동백이를 욕하고 괴롭혀도 되지만 너는 동백이를 욕하고 괴롭혀서는 안돼.
내가 하면 로맨스요 니가 하면 불륜.
내가 하면 츤데레요, 니가 하면 괴롭힘.
살인범이 궁금해서 끝까지 시청했지만 드라마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나는 찬숙 패거리가 맘에 들지 않았고,
그런 한국의 정서가 싫고 또 싫었다.
내가 하면 칭찬, 니가 하면 성희롱.
내가 하면 사랑의 매, 니가 하면 아동학대
웃기고 자빠졌네 진짜.
저런 드라마가 인간적이라고 하는 한국 정서가 나를 아주 빡치게 한다.
나를 아주 황시목+그르누이로 만든다.
그리고 동백아, 필구 왜 낳았어? 니가 제일 나빠.
필구도 그러더만,
내가 낳아달라고 했어? 엄마는 내 허락 받고 낳은거야? 라고
13살 11살 3살 자녀를 가진 83년생 김지영은 아이 키우는 게 너무 힘들다고 눈물을 흘렸다.
김유정 소설 <동백꽃>의 점순이도 아닌데 조혼을 하여 생각없이 애만 낳은 것이다.
그런 부모 밑에서 태어난 애는 무슨 죄인가.
태어난 게 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