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월요일에 일요일에 하는 영화 <노매드랜드>를 야심하게 예매를 했다. 영화는 하루 2번 상영했다. 조조(9:30)와 오후 4시 40분(이 정도 시각)이었다. 일요일 저녁엔 느긋하게 집에서 보내는 걸 선호해서 2회 차 상영보다는 조조지만 1회 차를 선택했다. 그렇게 예매할 때만 해도 9시 30분 조조 상영 정도는 문제가 없어 보였다. 그러나 주중으로 갈수록...피로는 누적되었고... 결국 토요일 저녁에 예매를 취소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피로 누적 상태로 일요일을 쉬지 못하고 영화를 보러 갔다가는 다음 주 월~금 출근은 지옥이겠구나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예매 취소를 하는 것이 2배로 슬펐던 이유는 다음 주말에는 영화제 관계로 개봉작은 아예 상영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내가 <노매드랜드>를 보려면 최소 2주는 더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직도 다음 주 주말 상영 시간표는 업데이트되어 있지 않았다. 체력이 좋았던 20대 시절이었다면 퇴근하고 평일 저녁에 보러 갔을 텐데...지금 이 몸 상태로 그렇게 했다가는 응급실행이라는 걸 알기에... 감히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어제도 조기 퇴근을 하고 동네 산책을 하면서 종종 가는 꽃 가게에 가서 카네이션 포트(옮겨심기용 일회용 화분)를 하나 샀다. 집에 와서 마리메꼬 화분에 옮겨 심었다. 지난주 금요일에 샀던 라넌큘러스는 아직은 시들지 않아서 꽃은 사지 않았다. 다음 주 금요일에 또 사야지. 식물의 생식기관을 딱히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나이가 드니 꽃을 사는 것이 유기농 토마토 즙을 구매하는 것처럼 아깝지가 않아졌다.
열심히 절박하게 경쟁적으로 사는 것에 아무런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나는 부를 축적하는 기회비용으로 주말을 느긋하게 즐기며 꽃이나 사고 개봉 영화나 찾아보면서 생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