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팟캐스트 영혼의 노숙자

며칠 전에서야 팟캐스트 영혼의 노숙자 331화 가수 이랑 편을 들었다.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랑 3집 타이틀 곡 <늑대가 나타났다>가 이상민 행안부장관의 행정부와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는 것.

사연은 이렇다. 2022년 부마항쟁 기념행사 3주 전에 행정부로부터 이랑의 <늑대가 나타났다> 공연 거부 당한 것이다. 그리하여 이랑과 공연 주최 측은 이에 대해서 행안부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인 것인데, 사건으로부터 24개월이 지난 2024년 12월에도 그 소송의 1심조차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참고 기사. 한겨레 [단독] "관여는 당연하다"는 행안부... '늑대가 나타났다' 검열 논란, 결국 법원으로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44992.html


가수 이랑은 내가 오지은 다음으로 좋아하는 가수이고, 이랑 3집은 내가 유일하게 앨범 구매한 이랑의 앨범이다. 이런 훌륭한 가수의 훌륭한 앨범 타이틀 곡을 사전 검열해서 공연 금지를 시켜? 어이없네 진짜.


2. 팟캐스트 김혜리의 필름클럽

227회 미키17 편에서 김혜리 기자는 "왜 미키 반스는 어떻게 이토록 무력해지고 순응해졌나"(무력하고 순응하는 미키 반스라는 캐릭터가 감독의 강조점인 거 같다라고 함)라고 하면서 미키와 정반대의 지점에 있는 <설국열차>에서의 남궁민수를 예로 든다. 


3. 설국열차

봉준호 영화 중에서 <설국열차>는 가장 후순위(주제와 주제의 표현 방식이 너무 쉽다, 더 나아가 유치하다고 생각했다)여서 다시 볼 생각은 없었는데, 개봉할 때 본 이후 어젯밤(낮에는 너무 밝아서 거실에서 보기 힘듦. 전체적으로 어둠이 가득한 영화) 처음으로 다시 봤다. "이 땅에는 충격이 필요합니다(늑대가 나타났다 가사 중)." 이건 남궁민수의 대사 아닌가. "간단히 말해서 폭탄 이 새끼야. 내가 냄새나 킁킁 맡자고 2년 동안 이거 모은 줄 알아? 문 한번 제대로 열어보자고 모은 거지. 성냥이나 빨리 내놔." 


이 영화 속 인물들로 거칠게 진보, 보수, 독재를 분류해 보자면

독재 윌포드, 보수 커티스, 진보 남궁민수!

커티스(크리스 에반스)는 설국열차라는 시스템을 보수해서 영원히 정해진 레일을 달리고 싶을 뿐이었던 것. 정해진 레일을 벗어나고 싶지는 않았던 것. 커티스가 열고 싶었던 문은 엔진 칸(프런트 칸)으로 가는 문이었다면 남궁민수가 열고 싶었던 문을 열차와 열차 레일을 탈출할 수 있는 문이었던 것.


4. 더 폴: 디렉터스 컷 / 노매드랜드

이 영화의 주인공 알렉산드리아가 좋다. 알렉산드리아가 절망적 상황에서도 긍정을 찾고, 현실 속에서 긍정을 찾기 힘들 때는 이야기가 주는 환상 속에서 긍정을 찾고 즐긴다는 설정이 좋았다. 그래서 시간이 되면 상영 끝나기 전에 한번 더 극장에서 볼 생각이었다. 만 5세 정도의 꼬마아이가 노년이 된다면 <노매드랜드>의 주인공 펀(프랜시스 맥도맨드)이 아닐까 하여 며칠 전 <노매드랜드>를 다시 보고 어떤 설움이 치밀어올라 울 뻔했다. 5년 정도의 생애 경험뿐인 알렉산드리아는 경험치의 부족으로 이야기 속 환상에 의지하고, 50년이 넘는 생애 경험치를 쌓은 펀은 아버지가 물려준 사소한 그릇 세트, 남편과의 추억, 수리비용을 생각하면 새 차를 구입하는 게 더 낫지만 그 차를 꾸민 시간들 때문에 버리지 못하는 트레일러(home)와 함께 현실을 버틴다. 용감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알렉산드리아도 펀도 "이 땅에 충격이 필요하다"는 자각은 없는 것이다. 어떻게든 주어진 레일에서 탈선하지 않고 생존하고자 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나 역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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