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김훈, 독자와의 만남 ]

 

<일시> 2009년 11월 13일 금요일 19시 40분
<장소> 누리꿈 스퀘어 18층 오마이뉴스 대회의실

   지난 금요일 [작가 김훈, 독자와의 만남]에 다녀왔습니다. 이런 자리는 처음이어서 어떤 느낌일까 생각했었는데, 기대보다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원래는 저 개인의 추억으로 혼자 간직하려고 했으나, 약 8:1의 경쟁률(?)을 뚫고 참석한 자리라, 그 자리에 참석하지 못하신 알라디너분들께 보고 형식으로라도 올려야 할 것 같아서 이렇게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이번 만남은 강연과 질의 응답 그리고 사인회로 진행됐습니다. 오마이뉴스에서도 생방송으로 인터넷 중계를 했고, 이미 기사도 올라왔습니다. (바로가기 클릭) 그 기사로 후기를 대채할 생각이었으나, 무언가 미흡한 마음이 들어 그때 강연과 질의 응답을 재구성하기로 했습니다.  

문학동네에서 제공한 <공무도하> 연필과 오마이뉴스에서 제공한 소책자 메모장 

 

 

어쩌다보니 이런 사진밖에 없네요... 죄송합니다. ㅜㅜ

 

   아래의 글은 제가 메모한 것을 바탕으로 김훈 선생님이 강연에서 하신 말을 Tomek이라는 여과기를 거쳐 쓴 것입니다. 최대한 정확하게 쓰려 했으나 제 생각이 중간 중간 개입된 부분도 있습니다. 그 점 감안하시고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강연> 수능날 아침, 고사장 풍경을 바라보며

   저는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하지만 말을 해야 한다고 해서 겨우 준비해 왔는데... 저는 소설이나 문학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저는 늘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 제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을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저는 세상 잡사(雜事)를 아주 싫어하지만, 세상 잡사를 끝없이 말하고 싶은 욕망이 있습니다. 저는 항상 이런 모순된 욕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건 아마도 여러분들도 그럴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수능 당일 새벽 5시에 일어나 5시부터 오전 8시 30분까지 수능 고사장 풍경을 관찰했습니다. 저는 이자리에서 지금의 교육제도를 비판하려는 게 아닙니다. 저는 제가 보는 것을 말할 뿐입니다. 물론 이런 주제가 이 자리에서 말할 게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12일 새벽 5시에서 6시 사이에 경기도 교육청에서 시험지 수송이 이루어졌습니다. 시험지가 담긴 상자 하나에 무장경찰이 두 명씩 들러붙어 각 고사장으로 시험지를 수송했습니다. 

   6시 30분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그 때 응원부대가 속속 고사장 주변으로 집합했습니다. 응원부대는 고1, 2로 이루어졌고 그들의 표정은 발랄하고 이뻤습니다. 그들은 "수능 대박 / 재수 없다"라는 피켓을 준비하고 응원했습니다. 그들은 고3들의 얼굴을 부비고 안으며 응원하고 들고온 린나이 곤로로 따듯한 커피를 끓여서 먹였습니다. 

   7시 30분이 되자 수험생들이 입실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응원은 절정을 이루었습니다. 입실을 한 여학생들은 화장을 하기 시작했고, 남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서 담배를 태우기 시작했습니다. 화장은 여자의 지옥과 같은 '업'입니다. 절대 벗어날 수 없습니다. 저는 40년간 피우던 담배를 얼마전에 끊었는데, 이들 남학생들은 제가 40년간 피웠던 담배를 시작하는 셈입니다. 수능은 여학생들과 남학생들 모두 인생의 시작으로서 업이 시작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학부모들이 수험생들을 데려다주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 한 아버지가 자신의 딸을 수험장에 데려다 주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아버지는 딸을 내리고 직장으로 출근했습니다. 딸은 교문 밖으로 나가는 아버지가 탄 승용차의 뒷모습을 하염없이 바라보았습니다. 아마도 딸의 아버지 역시 백밀러로 수 많은 인파들속에 묻혀가는 딸의 모습을 바라보았을 것입니다. 

   아버지의 차가 교통체증과 신호에 막혔습니다. 안타까운 부성을 어쩔 수 없었는지 아버지는 차창문을 열고 고개를 내밀어 딸의 모습을 바라봤습니다. 그 시간 2차선에 있었던 아버지들은 차 창문을 열고 계속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1차선은 퀵서비스 오토바이들이 점거하고 있었습니다. 도로가 막힐 때마다 항상 1차선에 있는 것은 퀵서비스 차량입니다. 이들은 거리의 야생동물입니다.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곡예와 같은 운전을 합니다. 먹고 살기 위해서. 이들은 이 도시의 역동적인 생존의 투사들입니다. 

   어머니들은 수능 기도를 올리고 있었습니다. 모두들 중년, 초로의 어머니들입니다. 어머니들의 애끓는 모정은 다 큰 성인인 아들이 군대를 갈 때도 병영 앞에 따라 갈 정도입니다. 수능 시험이 아니라 대학원 시험을 볼 때도 어머니들은 항상 그 자리에 있습니다. 한편에선 동네 목사님이 오셔서 기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하느님이 인도해 줄터이니, 성령에 기대어 다들 잘 볼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이 애끓는 모정과 성령의 힘이 발휘된다 하더라도, 인간이 만들어 낸, 이 수능이라는 제도 앞에선 모두 무력화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모두들 수능을 잘 본다 하더라도, 수능은 결국 밑에서부터 쳐 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수능이라는 등급을 만들어 놓고, 대학을 서열화 시킨 이 해결할 수 없는 모순을 우리는 제도화 시켜놓고, 그 모순된 제도속에 우리는 우리의 아이들을 밀어 넣는 것입니다. 

  거리에는 경찰, 퀵서비스, 해병대 전우회, 헌병까지 나와 시험에 늦은 수험생들을 고사장까지 데려다 주었습니다. 국가는 모든 학생들이 균등하게 시험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 공평한 기회를 우리는 공정거래라고 합니다. 공평한 기회 안에서 강자와 약자가 거래를 하면 약육강식의 결과가 됩니다. 사회의 배려로 균등하게 시험을 볼 수 있는 공평한 기회 안에서 경쟁을 해서 운명에 맞는 서열화를 지닙니다. 불합리한 것은 알지만, 대안이 없습니다. 

   집에 와서 뉴스를 보니 약 10,000명 이상의 학생들이 시험을 포기했다고 했습니다. 이들은 그 시간에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아마도 이들은 스스로의 고민을 짊어지고 방황을 시작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도 이 일만명의 학생들을 궁금해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 일만명의 학생은 수능이라는 제도 안에서 잘라서 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입니다.  

   1교시가 끝나자 각 입시 학원에서 정답을 제공했습니다. 저는 이 신속함이 야만적인 신속함이라 느꼈습니다. 정작 정답이 필요할 학생들은 시험장에 갇혀서 시험을 보고 있을 것인데, 이런 신속함이 누굴 위한 것인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수능평가의 문제를 보니, 수능은 개념을 평가하는 시험입니다. 사물은 개념의 형태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사물은 그 자체로 운동의 모습으로만 존재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학생들에게 사물을 개념화 시켜서 가르치고 그것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수능은 평준화 제도라는 틀 안에서 평가합니다.  

   우리나라 교육은 평준화 교육임에도 부모는 내 자식이 평준화 된 것에 만족하지 않습니다. 부모는 자식이 그 이상이 되기를 바랍니다. 평준화 제도 안에서 평준 이상을 원하는 부모의 욕망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평준화의 이상은 우리가 쉽게 단념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런 모순을 우리는 제도로 만들고 아이들을 수용합니다. 그리고 그 제도에 맞지 않는 아이들은 쉽게 내칩니다. 

   불합리하지만 대안이 없습니다. 저는 단지 수능을 보지 않은 일만명의 학생들이 개념화된 지식에서 벗어나길 바랍니다. 그들에게서 희망을 기대합니다.  

 

 

유일하게 제 뒷모습이 담긴 사진이라서 올렸습니다. ^.^ (출처: 오마이뉴스)  

 

<질의 응답> 

[질문 1] 본인의 문체에 대한 선생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제게 있어서 문체는 고통스런 글쓰기의 조건입니다. 문체가 확보되지 않으면 한 줄도 쓸 수 없습니다.책을 낼 때도 원고를 쓰고 출판사에 넘겨야 하는데, 이 원고가 제 맘에 들지 않습니다. 이건 아니라는 것을 알겠는데, 제가 가지고 있어봤자 다른 대안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아닌 걸 알면서도 넘길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이런 모순 속에서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 개인적인 허영심이 있다면 주어와 동사만을 사용해서 글을 쓰고 싶습니다. 말의 뼈대만을 사용해서 소설을 쓰고 싶습니다. 판소리로 비유하자면 서편제가 아닌, 동편제같은 기교를 배재한 문장을 쓰고 싶습니다. 일종의 허영심이란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제 생존과 관련된 문제이기도 하고요. 원고가 진행되어야 돈을 벌 수 있을텐데, 말의 뼈대만을 가지고 글을 쓰면, 평소에 10장 쓰는 것을 1장밖에 못쓰는 것인데.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해보고 싶습니다. 

 

[질문 2-1] 소설 <개>는 어떻게 쓰셨습니까? 

 

   <개> 주인공 '보리'라는 개는 제가 기르던 개의 이름이었습니다. 진도개였는데 너무 사나워서 도저히 키울 수가 없어 농장에 취직시켜줬습니다. 지금은 농장에서 잘 지내고 있다고 합니다. 저한텐 상당히 좋은 개였으나 제 식구들에겐 힘든 개였습니다. 저한텐 그렇게 충성을 바치고 어리광도 부리는데, 이 개는 여자, 특히 제 딸을 무시했습니다. 딸이 집에 들어오건 말건 누워있는 상태에서 멀뚱멀뚱 쳐다만 보고. 보다못한 딸이 몽둥이로 개를 때리는데도 이놈은 그냥 맞고 있습니다. 아마도 '때릴테면 때려봐라' 뭐 그런 심보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개에 대한 관심이 생겨 도감을 찾아보니, 개의 시각과 청각, 후각이 인간보다 월등히 뛰어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렇게 뛰어난 감각을 지니고 있다면, 개가 느끼는 것은 인간이 느끼는 것 이상의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삶의 뛰어난 원형질을 지닌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내가 그 삶의 뛰어난 원형질을 지닌 개가 되어 이 세상을 바라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집필을 시작했습니다. 

   인간의 삶은 삶을 삶 자체로 느끼지 못합니다. 글자, 매체, 이런 것들이 우리의 삶 사이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우리의 삶을 차단합니다. 우리가 우리 몸으로 직접 개입하고 느낄 수 없습니다. 하지만 개는 직접 몸으로 부딪히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개를 통해 우리에게 부당하게 개입하는 것에서 벗어나 세상을 직접 느끼는 것을 집필 의도로 삼았었는데, 그게 잘 표현됐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질문 2-2] 작가 김훈에게 있어서 글쓰기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저에게 글쓰기란 밥벌이, 노동, 생존입니다. 저에게 글쓰기란 경건하고 심오한 노동입니다. 이것이 보장되어질 때 비로서 글쓰기란 저 자신을 표현해 주는 수단이라 생각합니다. 이 순서가 저에겐 중요합니다.  

   저는 세속의 질서를 지니고 삽니다. 현세적 가치를 존중합니다. 저는 현세적 가치를 경멸하는 사람들을 경멸합니다. 

 

[질문 2-3] KBS 정연주 사장과 YTN 기자들의 해임 무효 승소에 대한 선생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저는 법원의 판단에 따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저는 세속적인 질서를 존중합니다. 법관은 개인의 신념이나 정의감, 여론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법과 헌법에 따라 판결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결과가 여론과 정 반대로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판결을 따르는 것이 시민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질문 3-1] 선생님은 시민은 반드시 복종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반드시 복종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시민의 불복종은 권리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특별한 계기일 때 권리라 생각합니다. 

 

[질문 3-2] 그렇다면 그 특별한 계기는 언제라고 생각하십니까?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시민 불복종이 권리가 된 그 특별한 때를 듣고 싶습니다. 

   (질문하신) 선생님은 그 때가 언제라고 생각하십니까? (질문자 모르겠다고 대답)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 때가 어떤 때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질문 4] 소설 <공무도하>를 보면 작가 스스로 많은 조사와 취재를 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이런 조사와 취재를 글로 만드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공무도하>에서는 연민과 서정을 의식적으로 제거했습니다. 무정한 인간으로서 세상을 냉엄하게 관찰하는 문체를 고집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소설엔 세상에 대한 연민이 없습니다. 이렇게 한 이유는 연민을 감춰서 더 많은 연민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나쁜놈이 있습니다. 이 사람을 글로 표현할 때, '나쁜놈'이라는 세글자를 쓰면 안됩니다. 직접적인 글 대신에 이 사람이 나쁜놈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게 증명해야 합니다. 

   취재나 소재는 극히 일부가 소설이 됩니다. 어쩔 수가 없습니다. 나머지는 대부분 버리게 됩니다. 저는 자연의 풍광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한강을 보면, 하류의 조강은 늙은 강입니다. 힘겹게 겨우 겨우 흘러갑니다. 그렇게 바다로 흘러갑니다. 반면에 북한강 상류는 힘이 넘칩니다. 젊은 강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자연을 느끼는 것을 자연을 취재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자연을 취재하다보니 인간을 취재할 때도, 인간을 하나의 풍광으로 관찰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이것은 나쁜 습관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질문 5] 선생님이 쓰신 <자전거 여행>에서는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이 느껴지고 소설 <남한산성>에서는 애끓는 아름다움을 느꼈습니다. 선생님은 애국자이십니까?  

     

   저는 이념화된 애국심은 없습니다. <남한산성>에서 애국자는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절망적인 고립된 성 안에서 있는 그들의 선택을 전 긍정합니다. 개인의 목숨을 강요하는 애국심에 대해선 긍정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반대의 이유도 가능합니다.  

   <남한산성>에서 남한산성 안에 있던 백성들은 자급자족이 가능한 삶을 살았던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조선 임금 때문에 살 수 없습니다. 임금이 그 성으로 피난을 오지 않았으면 이들은 계속 자급자족한 삶을 살 수 있었을 것입니다. 아마도 이들은 성 안에 들어온 임금을 향해 엄청나게 욕을하고 저항을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역사기록에는 이것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역사는 이런 것을 기록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어느 정도 상상력으로 복원했습니다. 이들에게 이념화된 애국심은 필요 없습니다. 그저 이들이 일상생활을 하는 것으로 이들의 애국심을 표현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질문 6-1] 선생님은 예전에 시에 대한 글을 많이 쓰셨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정작 시를 쓰지는 않으십니다. 선생님에게 시는 어떤 영향을 주었고, 어떤 의미인지, 어떤 애착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시를 못씁니다. 시를 보면 질투가 나고 무서운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 있는지 경탄합니다. 

   김소월의 <산유화>를 보면 산, 꽃, 새 주어가 3개입니다. 그리고 피네, 우네, 지네, 사네 동사는 4개입니다. 고작 이것을 가지고 자연에 동화되지 못하는 인간의 소외를 그렸습니다. 정말 무섭습니다. 게다가 주격조사 '이'. '산에는 꽃 피네 / 꽃이 피네' 주격조사 '이' 대신 '은'을 집어 넣으면 이것은 망한 글이 됩니다. 이것은 생각으로 되는 일이 아닙니다. 김소월은 이것을 육감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저는 그렇기 때문에 시인의 재주는 사회의 공적 자산으로 여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질문 6-2] 선생님께서 편애하시는 것, 예를 들면 힘들거나 기분 나쁜 일이 있을 때 이것만 생각하면 절로 웃음이 나는 그런 것들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저는 가끔 집 근처에 있는 학교에 갑니다. 가서 울타리 사이로 무리진 여학생들을 바라봅니다. 그러면 그 중 한명이 저를 발견하고 까르르 웃습니다. 그러면 같이 있던 학생들이 다같이 따라 웃습니다. 그 웃음의 전파속도는 실로 엄청납니다. 그리고 그 웃는 모습은 마치 꽃이 피는 것 같습니다. 저는 거기서 인간의 아름다움을 느낍니다. 그 아름다움을 느끼기 위해서 학교에 자주 가는데, 수위 아저씨에게 의심을 받곤 합니다. 다 늙은 아저씨가 학교 벤치에 앉아 물끄러미 여학생들을 쳐다보니까. 요새 하수상한 일들도 많이 생기고. 

   재미없죠? 이상하고. (웃음)

 

[질문 7] 선생님의 <수능 고사장 풍경>에 대한 강연 잘 들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우리 교육제도에 대안이 없을까요? 선생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제 생각은 있지만 다른 사람들 앞에서 말 할 만한 게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수 많은 사람들이 물어봅니다. 4대강사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세종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FTA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전 정말 모릅니다.  

   신문 사설을 보면, 이렇게 저렇게 쭉 말을 하면서 항상 마지막에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것은 국민이 판단할 일이다.' 국민이 판단한다는 말은 마치 민주주의의 절차를 대변하는 말 같으나 실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공허한 말이고 하나마나한 말입니다. 국민이 판단할 거라면, 대체 국회는 왜 있고 사법부는 왜 있으며 대통령은 왜 있는 것입니까? 

   제 개인적인 생각을 말씀드린다면, 요즘 대학은 인문주의의 쇠퇴로 위기에 달했다고 합니다. 대학이 취업준비에 열을 올린다고 하고 개탄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게 옳다고 봅니다. 앞서 말했듯이 전 세속적인 사람입니다. 

   인간의 위엄과 존엄은 자기 밥벌이가 가능해야 그것들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스스로의 밥벌이를 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후 임금 격차나 다른 것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은 임금 격차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제 집근처에서 일 하는 젊은 목수들에게서 희망을 느꼈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느끼고 일을 합니다. 스스로의 자부심을 느끼는 젊은이들이 많아져야 합니다. 젊은이들도 정서적인 관점이 아닌 과학적인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좋겠습니다. 

 

[질문 8] <공무도하>의 원작 [공무도하가]는 끔찍한 사랑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소설에는 그런 사랑 이야기가 없습니다. 선생님이 [공무도하가]에서 받은 인상과 왜 제목을 차용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공무도하가]를 고등 학교 때 처음 접했습니다. 그걸 읽었을 때 무서움을 느꼈습니다. 백수광부가 물에 빠져 죽고 부인도 죽는데 부인의 죽음은 석연치 않습니다. 백수광부를 구하려다 죽었는지 아니면 백수광부가 죽은 것을 알고 투신 자살하려 했는지. 그 둘은 서로 다르잖아요? 이 이야기를 해주자 여옥이 부른 노래가 [공무도하가]죠. 물 너머의 세계로 간 사람들, 그리고 남아 있는 사람들. 그런 것들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국어선생님은 무조건 개념화된 지식만 가르쳤었죠. 외우지 못하면 맞고. 

   소설에 사랑 이야기가 없다고 하셨는데, 직접 나오지는 않고 바탕에 깔려있습니다. '사랑'은 처자식을 만들고 인간을 속박시킵니다. 저는 그런 인륜의 관계를 벗어나려는 많은 사람들의 고통과 좌절을 이 소설에서 그렸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사랑이 새로운 관계로 이루어 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랑은 관계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계속 생각할 것입니다. 사랑이란... 끈적한 것일까요? 

 

[질문 9] 저는 딸과 아들, 두 번의 수능을 겪은 엄마입니다. 이 해결할 수 없는 모순된 제도 안에서 수 많은 갈등을 하며 아이들을 제도 안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수 많은 학부모들의 이 더러운 비열함을 희망으로 전환시킬 문학작품을 다음에는 써 주셨으면 합니다. 

  

   수능 고사장에서 돌아와 제가 찾은 책은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었습니다. 허클베리는 미시시피의 건강한 반항아이자 문제아입니다. 그런데 왜 유독 우리 문학에는 이런 아이들이 없을까 생각했습니다. 작가들의 직무 유기가 아닐런지. 

   이 땅의 모든 예술 작품들이 이런 모순된 제도 앞에서 우리 아이들의 고통을 말하고 절규해야 하는데, 도대체 왜 없을까요. 

 

[질문 10-1] <공무도하>에서 노목희가 새벽에 냉장고에서 낫또를 꺼내 끓이는 장면을 보고 놀랐습니다. 낫또는 우리에게 친숙한 식품이 아닌데 왜 낫또였습니까? 

   왜 청국장이 아니라 낫또냐고 물으신 건가요? 청국장이면 분위기가 깨지죠. 한 밤에 끓이기도 번거롭고 냄새도 나고. 청국장의 이미지는 같이 오래 산 중년 부부에게 어울립니다. 노목희가 청국장을 끓이면 분위기가 망합니다. 그래서 낫또일 수 밖에 없습니다. 

 

[질문 10-2] <공무도하>에서 개인적으로 '뻥'터졌던 부분이 고압 산소통과 화장실에 빠져 죽은 사건이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실은 그 부분은 넣을지 뺄지 상당히 고민을 했던 부분입니다. 삶을 조롱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어서였는데, 그 또한 삶의 우연이라 생각하고 삽입했습니다. 

 

[질문 11] 선생님의 오늘 강연은 예전에 기자 시절에 쓰신 [대학 졸업식 풍경]에서 느낀 감정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지금의 작가 김훈은 그 때 기자 김훈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 궁금합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관찰자의 시선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저는 사심을 배제하고 목격한 것만을 적습니다. 

   대학 졸업식은 난민 캠프입니다. 졸업식이 시작되면 온갖 잡상인들이 몰려들어 음식을 팝니다. 대학 총장은 졸업 축사를 비어있는 팻말 앞에서 합니다. 그 안에 있어야 할 학생들은 사진을 찍고 핫도그를 입에 물고 돌아다닙니다. 졸업식장에서 대학생들은 discipline이 안된 사람들입니다. 저는 그런 훈련이 안 된 사람을 날라리라 부릅니다. 대학 졸업식은 형식이 무너진 교양이 없는 풍경입니다. 

   삶의 형식에 있어서 형식은 중요하지 않고 내용이 중요하다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형식이 무너지면 그 내용도 무너집니다. 형식은 내용을 견디고 버텨내는 그릇입니다. 형식적인 면에서, 형식을 존중한다는 점에서 전 보수주의자 입니다. 

 

[질문 12] 선생님은 글을 쓰실 때 끝을 낼때가 언제쯤인지 아시는지 궁금합니다.  

   소설이 끝날 때쯤 되면 기진맥진합니다. 그래서 빨리 해결하려 합니다. 제가 소설을 쓰다가 '아, 이제 연필을 던져도 되겠구나.'하는 부분은 그저 본능적으로 느낍니다. 

   저는 소설을 쓸 때 여자가 등장하는 부분은 굉장히 힘들게 씁니다. 그래서 <공무도하>에서도 노목희를 빨리 보내려고 했고. (웃음) 특히 <칼의 노래>쓸 때, 여진이라는 여자가 초반에 나오는데, 이 여자가 살아 있으면 소설을 진행하기 힘들 것 같아 가능한 빨리 없앴습니다. (웃음) 

 

  

<사인회>  

   생각 같아선 전 소설을 다 가지고 가서 사인을 받고 싶었으나, 많은 분들이 오실 것 같고 민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서 <빗살무늬토기의 추억>과 <강산무진> 두 권만 가져왔습니다. 알라딘과 문학동네에서 주최하는 행사이니 문학동네에서 출판한 책만 챙겨온 셈이지요. 기회가 되면 다른 책에도 사인을 받고 싶습니다.   

   

     

   

 

 

그날 강연과 질의 응답을 적은 메모지 

 

<나는 왜 김훈에 열광하는가?> 

   이날 독자와의 만남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작가 김훈은 -굳이 가르자면- 보수적인 인물입니다. 그는 현실을 긍정하지만, 또한 현실에 복종하고 있습니다. 지금껏 한 번도 대통령 선거에서 1번을 투표한 전례가 없는 저와는 이념적으로는 맞지 않는 성향입니다. 그런데 그런 나는 왜 이런 김훈에게 열광하는가? 

   작가 김훈은 자신이 완벽하다고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이미 자신이 그런 권력을 누릴 수 있는 위치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항상 자신이 모순된 존재라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약점을 알고, 세상을 파악하고 그 현실 안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껏 어떤 위대한 이상에 짓눌려 살아왔습니다. 돈벌이를 경시하고 저 너머에 있는 이상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제 삶의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삶은 그리 녹록치 않았고 신념과 이상은 항상 돈 앞에서 멈칫거렸습니다. 그러나 김훈은 세속적인 것을 존중합니다. 끼니를 때우는 것에 대한 숭고함, 돈벌이를 통한 인간의 존엄성과 위엄을 그는 글로, 소설로 표현했습니다. 소외당한 것 같고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삶 속에서 하찮게 느껴지는 돈벌이를 그는 긍정했습니다. 이땅의 위로받지 못하는 가장들은 김훈에게 위로를 받고 삶의 숭고함을 찬양 받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삶의 존재 이유를 김훈에게서 받습니다. 그것도 우리와 같이 불완전하고 모순으로 가득 찬 위대한 김훈에게. 그렇기 때문에 저는 그에게 열광합니다. 그의 다음 소설을 기대합니다. 

   소중한 기회를 준 알라딘과 문학동네, 오마이뉴스 그리고 김훈 선생님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댓글(3) 먼댓글(1)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작가 김훈, 독자와의 만남] 잘 다녀왔습니다.
    from 이번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2009-11-27 09:42 
     [작가 김훈, 독자와의 만남 ]   <일시> 2009년 11월 13일 금요일 19시 40분 <장소> 누리꿈 스퀘어 18층 오마이뉴스 대회의실    지난 금요일 [작가 김훈, 독자와의 만남]에 다녀왔습니다. 이런 자리는 처음이어서 어떤 느낌일까 생각했었는데, 기대보다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원래는 저 개인의 추억으로 혼자 간직하려고 했으나, 약 8:1의 경쟁률(?)을
 
 
냐냐냐 2009-11-16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질의응답을 상세히 적어주셨군요~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게 나는 듯 합니다. 제 블로그에 퍼가고 싶어요~ 이 글 주소랑 퍼온 거라는 것을 명시해 놓겠습니다~~

Seong 2009-11-17 10:37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퍼가셔도 상관 없는 글이긴 하지만, 주소는 가르쳐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쓴 글이 어디에 있는 지는 알아야 할 것 같아서요. ^.^;

ㅋㅆㅌ 2009-11-18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블로그, http://deeperwider.tistory.com 에 퍼가겠습니다. 저작자도 충분히 명시할게요. 감사합니다.
 

아직도 즐거움이 가시질 않네요 ^^  

날씨가 하도 추워서 덜덜 떨며 움츠리고 연극을 보러 갔는데요 

많이 웃고 박수치고 고개 끄덕이면서 겨울을 잊었습니다.  

사랑도 식물처럼 자라는 것이라면  

낮과 밤에 자라는 속도가 다를 거예요.  

사랑도 식물처럼 움직이는 것이라면  

분명 시들고 병들고 꽃 피울때가 있을 거예요.  

제가 본 판타스틱스는 사랑이 자라면서 보여주는 다른 얼굴들이라 생각합니다.  

아울러 1인 다역을 하셨던 중견 배우님들  

공연 중에 박수치며 까무라칠 듯 웃은 사람...  

접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정말 오랜만에 본 연극인듯 합니다.  

알라딘 문화 초대석이 있다는것도 처음 알았고, 처음 응모 해봤는데 

감사하게도 볼수 있는 기회를 주시더라구요 ^^ 덕분에 잘 보고 왔습니다. (약속대로 조신하게 ^^) 

다섯명의 연극배우들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미니멀한 세트 역시 인상적이였구요.

평범한듯 평범하지 않은 내면의 심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중간중간 와닿더라구요. 

특이하게도 이 연극은 극중극 형식으로 전개되는데요. 

테두리 극 "스페인 연극" 안에 본극..연상의 매력적인 여인 필라르가 노년의 피앙새(!) 페르낭에게 

자신의 두딸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하며 생기는 일들과 대사들로 스토리는 흘러갑니다.   

각 캐릭터별로 독백과 가상의 인터뷰 그리고 본극 안의 또 다른 연극을 통하여 

현실과 가상의 괴리감에 대해 질문을 던집니다. 삶에 대한 것인지...극중 인물에 대한 것인지... 

솔직히 100% 공감이었다고는 말하지 못하지만, 상당히 인상적이었던것 만은 분명합니다. 

좋은 시간 보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댓글(137)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chanmin 2009-11-19 07:57   좋아요 0 | URL
김c씨를 보면..
정말이지 같이 노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군요.

아사랑 2009-11-19 08:46   좋아요 0 | URL
제가 아주 오래된 알라딘 광팬인거 아시죠?
저 진짜 이 공연 보고 싶습니다.
꼭 뽑아주세요~~

luvpanda 2009-11-19 09:46   좋아요 0 | URL
보고싶어요!! 뽑아주세요!!

별빛 2009-11-19 10:21   좋아요 0 | URL
돈 내고 봐야 하는 공연이지만, 초대해 주신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같이 가자 말할게요~~~~ 뜨거운감자,인권연대 알라뷰

미니맘 2009-11-19 10:35   좋아요 0 | URL
나이 들면서 비겁해지고 소심해지는 나 자신..소신있게 좋은 일 하는 사람들이 있어 행복해집니다.
묵묵히 조용히 제자리 지키며 이런 분들께 작은 박수 보내는 걸로 위로합니다.

승리 2009-11-19 11:17   좋아요 0 | URL
김씨와 인권연대가 함께 한다는 것은 의외였지만, 대중가수로서 쉽지않은 일이었을텐데 소신에 박수를 보냅니다.

꽃향기은은하게 2009-11-19 11:37   좋아요 0 | URL
인권을 평화를 구태여 외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언젠가는 오겠죠? 그런 세상을 기다리면서 공연 함께하고 싶습니다.

re 2009-11-19 11:39   좋아요 0 | URL
뜨거운 감자와 인권연대가 만난다면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들어보고 싶습니다.

나무랑 2009-11-19 12:55   좋아요 0 | URL
며느리, 직장인, 아줌마, 엄마, 부인... 일상 탈출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기꺼이 달려가죠. 게다가 인권연대와 함께 한다면 의미까지 있는 자리도 되겠네요.

고전미인 2009-11-19 13:01   좋아요 0 | URL
대학생때 우리 신랑.. 학생운동도 열심히 하고, 인권운동에도 관심이 많았던 사람인데..
어느덧 사회에 나오고 결혼을 하고 보니(물론 결혼한지 1년여 되었지만요..) 가정에 직장에 쫒겨 사느라, 이 사람이 그랬던 사람이 맞나 싶네요..
그런 신랑에게 인권연대와 함께하는(그것도 신랑이 좋아하는 김C와!!) 콘서트는 신선한 자극이 되지 않을까요?
초대해 주신다면 저희 부부에게 새로운 삶에 변화가 올 것 같습니다..
좋은 공연 볼 수 있게 부탁드리겠습니다..

2009-11-19 14: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434118 2009-11-19 16:02   좋아요 0 | URL
비와눈물은~~~~~~~~~~~김씨너무웃겨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수라인 2009-11-19 16:13   좋아요 0 | URL
감동을 느끼고 싶습니다 !!!

이은경 2009-11-19 16:39   좋아요 0 | URL
뜨거운감자의 진짜 광팬입니다.. 음반이 절판되서 구할길이 없어 중고로 구할정도로 정말 열정을가지고있고요
정말 뜨거운감자 멋지네요. 인권연대와 함께하는 콘서트라니! 정말 다른가수는 할 수없는.. 뜨거운감자이기때문에 가능한 공연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실함과 정직함이 뚝뚝 묻어나는 진실한 그들의 공연과 그들이 외치는 인권을 눈으로 보고싶네요..! 공연은 이번에 동국대 법학과에 합격한 저희 사촌언니와 함께가고싶어요.. 가난한사람들에게는 인권이 없다 라는 말을 항상 가슴에 새기고 국선변호사의 꿈을가지고있는 착하디착한 정의의 사촌언니에게 이 공연은 정말 뜻깊을 것 같습니다. 이 공연은 김C의 광팬인 저에게도 참 뜻깊을거고요^^
당첨자 발표가 제 생일 다음날인데..^^ 만약 당첨이 된다면 생일이 하루 연장된 기분이 들정도로 정말 큰 선물을 받은것 같을 거에요!! 수능이 끝난 언니와 이제 고3이 될 저에게 좋은 선물 부탁드립니다!

Aca 2009-11-19 18:00   좋아요 0 | URL
이것저것 알아보니, 막연히 '인권' 이라는 이름만 빌려서 하는 공연이 아닌, 정말 좋은 뜻 가지고 하시는 공연이네요! 이런 멋진 공연에 함께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계속 이 공연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yoonago 2009-11-19 20:15   좋아요 0 | URL
콘서트를 한번도 가본적 없는데 꼭 가보고싶어요
알라딘이 좋은 행사 하네요. 역시 배송이 아무리 안좋아도 계속 이용하던 보람이 있네요.

안녕 2009-11-19 20:35   좋아요 0 | URL
공연장 분위기도 정말 좋을꺼 같고
콘서트 내내 기쁘고 즐겁게 그리고 때로는 진지하게 몰입할수 있을꺼같네요^^
그리고 김c 그의 목소리는 정말 끌리는 목소리라 생각됩니다.
직접 보면서 듣고싶습니다^.^!

꽉대기 2009-11-19 22:14   좋아요 0 | URL
저요 김씨 노래 듣고 싶어요..비와눈물은 너무 닮았어 너무나 닮았어..노랫말너무 좋죠~~!

와니니니이 2009-11-19 23:11   좋아요 0 | URL
인권연대와 함께한다니!의미있는 콘서트가 되겠군요.^^ 뜨거운감자를 tv에서 자주 볼수 없어서 아쉬웠어요.. 평소에 김c팬이기도 했구요! 이번에 수능 끝난 고3인데 바로 기말고사라 제대로 놀지도 못했는데 친구들이랑 좋은 노래 들으면서 좋은추억 만들고 싶어요 !

일땅백얀 2009-11-20 02:28   좋아요 0 | URL
음악을통해 인권에 대해 생각을 해주게한다니 참 좋은일이네요^^ 우리가 살아가는 언제나가 관련되있는것인데 소홀해질수있는부분을 뜨거운감자와 함께할수있다면 정말뜻깊은일이겠어요ㅋ 화이팅

8333winter 2009-11-20 03:31   좋아요 0 | URL
꺄오~김씨 공연이라니 그저 기대기대기대기대에요
홍대생이라 홍대 근처 오시는거 몇번 지나치며 본적 있는데 공연은 한번도 못봤네요
대학생활 마지막 학기인데 학교근처에서 좋은 공연 마지막으로 보며 끝내고 싶어요
기대할께요

oopsbeve 2009-11-20 11:33   좋아요 0 | URL
ㅜㅜ 아 1박2일부터 천하무적야구단까지 ㅜㅜ 개념있는 발언, 솔직한 김C 너무 좋은데 ㅜ ㅜ 콘서트 꼭 가고싶어요~~

grin426 2009-11-20 12:04   좋아요 0 | URL
앗~김c! 보고 싶어용~

볼쌀 2009-11-20 12:12   좋아요 0 | URL
요새 일에 치이고 학교에 치이고....지치고... 친구도 취업때문에 참 힘들어 하고... 기분 전환 할 만한 콘서트를 찾고 있었는데.. 친구랑 꼭 보고싶네요.ㅠㅠ

곽동선 2009-11-20 17:38   좋아요 0 | URL
저는 이외수 님의 팬인데요 김C와 같이 작업한 '뜨거운 감자'때문에 김C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뭐랄까 거짓말을 못할것 같은 솔직하고 우직한 면이 있는것 같은 사람이라고 느꼈습니다. ' 날아다니는 김C의 휴지통'을 읽어 보았는데 첫눈이라는 시가 참 좋아요.

첫눈/김C



만약에 첫눈이 내리면, 피곤하겠지만 당신을 깨우겠어요

만약에 첫눈이 내리면, 좀 춥겠지만 밖으로 나가겠어요

만약에 첫눈이 내리면, 옷을 좀 버리더라도 당신과 함께 그 위에 눕겠어요

만약에 첫눈이 내리면, 좀 아프더라도 당신에게 한 덩이를 던지겠어요

만약에 첫눈이 내리면, 손이 좀 시리더라도 눈사람을 함께 만들겠어요

만약에 첫눈이 내리면, 눈에 눈이 들어가더라도 하늘을 한참 보고 있을래요

만약에 첫눈이 내리면, 조금 창피하더라도 당신을 안고 가만히 서 있을래요



아직 나에게 첫눈은 내리지 않았어요



아~ 좀 내렸으면 좋겠어요

마음까지 푸근해지도록.


(인권연대와 함께 한다니 더욱 그 콘서트에 가고 싶습니다. 혹시 아나요 이외수 님도 만날 수 있을지...)

오믈렛이되자 2009-11-20 17:36   좋아요 0 | URL
<봄바람따라간여인>,<풋사과>....뜨거운 감자 정말 좋아요~~♡

bimil-ym 2009-11-20 22:49   좋아요 0 | URL
보고싶어요 듣고싶어요..

sHells 2009-11-21 02:50   좋아요 0 | URL
언제나 인간미가 넘치는 김C, 그리고 그가 사랑하는 밴드 뜨거운감자!!! 진짜 보고싶어요ㅠㅠㅠ

도로시 2009-11-21 08:48   좋아요 0 | URL
뜨거운 감자의 공연을 보며 올 겨울 따뜻할 것 같아요~~~

forverhyun 2009-11-21 15:06   좋아요 0 | URL
뜨거운 감자의 공연 멋지단 이야기 많이 들었는데.. 이 추운 겨울에 김C도 보고 멋진 공연도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초코당 2009-11-21 17:24   좋아요 0 | URL
몇년 전에 아이러니 처음 듣고 좋아하게 되었어요. 김씨 라디오도 애청자였는데. 직접 좋은 목소리, 좋은 노래 듣고 싶어요 ^^

2009-11-22 14: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집뭐니 2009-11-22 19:00   좋아요 0 | URL
라디오에서 만나면서 웬지 정가는 분이세요~ 여러분들도 그렇게 생각하시지요?

고라파덕차차 2009-11-22 20:19   좋아요 0 | URL
외모와 달리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음악을 구사하는 김C, 직접 공연장에서 만나보고 싶은 간절함이 있네요..

짹이라니 2009-11-22 21:37   좋아요 0 | URL
"뜨거운 감자 " 김C 무대가 너무 보고싶어요...콘서트는 경제적인 부담으로 개인적으로는 한번도 가보지 못 했어요..
요즘 한창 인기몰이 중이신 김C님 무대가 보고 싶어요~* 인권연대와 함께하는 뜨거운 감자의 콘서트...정말 너무 기대가 되구요...모두가 함께 힘냈음 좋겠구요..아무리 힘들고 괴로움이 함께한다 해도...이겨낼 수 있는 분들이 되시길 바라면서...항상 행복과 웃음이 가득하시길 바라면서...요즘 날씨가 많이 춥고한데...알라딘 회원 여러분~* 감기 조심하시구요~* 아자아자!! 항상 화이팅!! 입니다...^^ 감사합니다.

스칼렛21 2009-11-22 23:03   좋아요 0 | URL
보고싶어서

baeejjae 2009-11-23 12:46   좋아요 0 | URL
보고싶어요^^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댓글(3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2009-11-12 15: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11-12 22: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움과 채움 2009-11-12 23:18   좋아요 0 | URL
"희망없음"을 알면서도 희망을 찾아주고 이별해야되는데...
저자와의 대화에서 그 해답을 찾을 것 같습니다.^^

비로그인 2009-11-12 23:46   좋아요 0 | URL
좋은 이별의 모습은 돌아서는 뒷 모습이 아름다운 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인메이 2009-11-12 23:55   좋아요 0 | URL
그냥 있는 힘껏 슬퍼하고, 느끼는 기분과 하고 싶은 것에 충실하는 헤어짐이 좋은 이별법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aazz 2009-11-12 23:59   좋아요 0 | URL
남녀간의 이별을 말하자면...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너/나의 장점과 단점 그 모두를 솔직하게 승인하는 것이 제일 온전한 헤어짐의 방식이 아닐런지요.

마치 거울 앞에서 연습이라도 한 것 마냥 진부하고 상투적으로, '미안하다'고 하는 것이 과연 얼마나 위로가 될지,적절하긴 한 것인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쿨하게 헤어지는 커플도, 웜(이라기 보다는 파토스가 분출되면서)하게 헤어지는 커플도, 부식되어가는 애착 속에서 헤어지는 커플도 있겠지요. 제가 생각할 때는 '웜'하게 헤어지는게 가장 좋은 방법 같습니다. '니가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라고 삿대질하면서 소리치는 모습이 건강하게 보이는게 저 만의 생각일까요?

그리고 다시 시작해야겠죠. 이번만은 다를거라고, 이 사람만은 다를거라고 믿는 그 비합리적인 '신념'. 내가 나라는 이유 만으로 운이 좋을 것이라는 그 '믿음'에 기대는 것. 그것이 최고의 애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e-Bom 2009-11-13 06:15   좋아요 0 | URL
김형경 작가의 심리 관련 에세이를 모두 읽어오고 있습니다. 조금전 책도 구매 했고요.
이별이란 테마를 가진 저자와의 만남이란 것 자체가 굉장히 색다른 이벤트라 생각이 됩니다.
반드시 참석하길 희망합니다. 아, 좋은이별법에 관해 굳이 코멘트를 달아야 한다면...
(글쎄요.. 어렵네요..) 함께 했던 사람에게 진심으로 감사해하는 것..
이날 여러가지의 대화가 이뤄질 수 있길 기대합니다. ^^

반시 2009-11-13 09:20   좋아요 0 | URL
잘난척하면서 상실을 겪으면서 애도의 시간을 거치지 않아도 괜찮다고 여러번 넘겨버렸습니다
그러다가도 알 수 없는 절망감과 좌절로 통곡을 하면서도 애도의 과정이 아니라 인생, 참 힘들다고만 생각했는데
모른척 넘겨버렸던 마음도.. 한참 후에 찾아오는 절망과 서러움도.. 그리고 그리움과 외로움까지..
단계를 거치면서 무시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지금도 큰 상실 이후 모든 단계를 제대로 받아들이고 이젠 잘 대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떠난 상대이건 대상을 그들에게 가졌던 감정을 충분히 알아차리고 마음으로 보내줄 것 !!
저는 2년동안 통곡하면서 보내주고 사람들에게 털어놓듯 얘기 꺼내며 보내주고 단단해진 마음으로 혼자라는 것을 알아차리면서 보내고 있습니다
아픈 것도 불편한 것도 애도의 과정중에 나오는 감정을 나에게조차 숨기지말고 솔직한 것이 가장 잘 대처하는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beadult 2009-11-13 11:19   좋아요 0 | URL
함께 했던 소중했던 시간과 추억을 모두 부정하고, 상대방의 존재마저 부정하는 이별은, 너무 큰 상처로 남게되는 것 같습니다. 서로의 소중한 자아를 보듬어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할 수 없는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행복과 안녕을 기도하며 이별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그래서 이별이 자기 자신의 마음과 성정을 더 깊게 통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더 건강한 사랑을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원더기린 2009-11-13 12:14   좋아요 0 | URL
솔직히 아직 슬픔을 극복하는 이별에 대처하는 바른 자세에 대해 모르겠습니다. 이별에도 과연 고 나쁨이 있을까, 하는 의문도 살짝 들구요. 하지만 작가님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으면 저도 좋은 이별법을 배울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

Frankie 2009-11-13 14:33   좋아요 0 | URL
모든 만남이라는 것은 인간으로서 배워야 할 것을 배우는 과정이겠지요.
제 친구는 헤어짐을 위한 선물을 만든다고 하더군요. 상징적으로 상대방을 불러내어
상대방을 조명하고 관계를 표현해 보고 나면, 몰랐던 것을 새롭게 깨달을 수도 있다고..
아프고 아쉬운 감정을 넘어, 감사하고 고마워하는 마음으로, 헤어진 사람들과의 안녕을
다시 고할 수 있게 하고, 이미 풀어진 관계의 끈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대요.
그 친구와 함께, 명민하고 지혜로운 언니같은 작가님과 깊은 이야기들 나누고 싶네요.
작가님처럼 공부하고 나눠주며 살고 싶은 분들은 꼭 신청하셔서 좋은 시간 가지세요~^^

떨림이 2009-11-13 13:51   좋아요 0 | URL
슬픔을 극복하는 나만의 좋은 이별법 아직 모르겠습니다 비슷한 상황에서 전 그냥 숨어버리곤 합니다
이별앞에 좋은 이별이란 수식어가 어색합니다 어떻게 좋을 수가 있나요
김형경님의 글을 아껴 읽고 있습니다 신간소식이 너무 반갑고요
괜찮아 라고 말하지 마세요
뭔가를 이야기 한다는 것은 좋은 것입니다.
간단명료한 책 소개말이 지금 저한테 너무 와닿는 말이네요
제가 지금 말조차꺼낼수 없는 말들이 속에 많이 쌓여있어요
작가님을 직접 뵈면 어떤분일까 꼭한번 뵙고싶습니다

늘봄빛 2009-11-13 15:16   좋아요 0 | URL
슬픔을 극복하는 나의 이별법 : 사람인 경우에는 그(또는 그녀)를 만났기에 내가 한뼘은 더 컸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니면 내가 인생 살면서 어차피 알아야 할 것을 알게 되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또는 그녀)도 나와 함께 있어서 조금은 행복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사물인 경우에는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이별 (부서짐, 깨짐, 분실)이라고 생각하고 잊어버린다. // 풍경이나 계절, 날씨인 경우 : 좋은 날이 있었으니 나는 행복했구나, 다시 만날 수 있겠지.. 라고 생각한다.

2009-11-13 16:57   좋아요 0 | URL
좋은 이별법이란게 있을까요? "시간"이 답인듯합니다. 아플 때는 아파하는게 정직한 답변인 것 같습니다. 첫번째, 두번째, 세번째 이별. 이별이 거듭되면 면역과도 같은 딱딱한 껍질이 생기는 것도 같지만. 아픔은 아픔 그대로인듯해요. 다만 그 이별에도 좋은 만남이었다는 마음을 품을 수 있다면, 그게 좋은 이별 아름다운 이별인 것 같아요.

자유 2009-11-13 17:46   좋아요 0 | URL
김형경 작가님 책 거의 다 읽었습니다 독서 모임에서도 많이 다뤘구요 아쉽게도 만날기회가 없었구요 함 뵙고 싶네요
슬픔을극복하는 이별법~ 저는 엄살을떨지 않고 담담해지는 법을 배우고 있는중이라...여하튼 좋은이별 책읽으면서 만남기다리고 있을께요.

별책반점 2009-11-14 00:38   좋아요 0 | URL
좋은 이별이란 뭘까요? 항상 궁금해요. 어떻게 하면 상대에게 큰 상처를 주지 않고 보내줄수 있는지.. 사랑의 인연이 끊어져도, 우정의 인연이든, 선후배의 인연이든.. 그래도 모두가 끝까지 곁에서 함께 해줬으면 하는 사람들인데 말이죠. 대학에 들어와서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의 말도 주고.. 하지만, 좋은 이별의 방법을 알지 못하는 저에겐 김형경작가님의 지혜가 필요한듯 싶네요^^;; 과연, 이 어린 여대생이 앞으로의 수많은 인연들에게 마지막까지 좋은 인상을 남길수 있는, 좋은 이별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작가님으로 부터 여쭙고 싶네요. 꼭 뵙고싶어요!-^

포도마루 2009-11-14 01:13   좋아요 0 | URL
제가 사람풍경, 천개의 공감이라는 심리에세이를 통해서 제 상처를 많이 돌아보고 치유했습니다. 김형경 작가님은 제 자신을 살펴보고 들여다보고 보듬어 볼수 있는 최초의 계기를 제공해주신 분입니다.이번에는 사랑과 이별을 주제로 한 책을 내셨는데.. 저에게는 이별이란 상처입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지나친 기대를 하고 욕망을 투사해 왔고, 그 결과 실망하며 헤어져야 했습니다. 이별을 하지 않고 계속 유지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부득이하게 이별을 해야 한다면 행복하고 즐겁게 헤어졌으면 좋겠는데... 그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이번 책 꼭 읽고 집적 현장에서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제발 초대해주세요 제발~~!!

로맨티스트 2009-11-14 19:07   좋아요 0 | URL
이별을 하는데도 좋은 이별이란것이 있나요...
애초 생각부터가 잘못된 것은아닌지...슬픔을 극복할수는 있겠지만...좋은 이별이란...세상에 존재하지않는
것들 중 하나이죠.

소심이 2009-11-14 20:20   좋아요 0 | URL
오늘 책이 배송되어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습니다만, 질문이 잘못되지 않았나 싶네요..
좋은 이별이라는 것이 있을까요. 그래서 나만의 좋은 이별법이라는 질문에 답을 하기가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김형경 작가님의 책은 내용을 보지도 않고 무조건 사서 읽게 되는데,
이번 좋은 이별을 읽으면 답을 얻을 수 있을까요.. ^^;;
저자와의 대화, 사실 저는 듣는 입장이겠지만, 작가님 뵙고 좋은 말씀 들어보고 싶습니다.

파랑새 2009-11-14 20:24   좋아요 0 | URL
아주 오랜 시간을 거쳐 -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지금까지도 - 슬픔에도 나의 속도에 어울리는 애도의 시간이 함께 해야 한다는 생각을 종종 했었는데 김형경씨의 새로운 책을 만나게 되니, 정말 제목만으로 마음이 공감받아 따뜻해지는 느낌입니다. '사람풍경'과 '천개의 공감'을 읽으며, 가만가만 어루만지는 작가의 마음이 느껴질 때면 제 마음이 달맞이 꽃처럼 피는 것을 느끼곤 했습니다. 달빛아래 도란도란 나누는 달맞이꽃처럼 그 자리에 있고 싶은 마음입니다.

왕소금 2009-11-14 22:22   좋아요 0 | URL
사랑. 그리고 헤어짐. 그리고 남은건 미움과 아픈 추억들.
좋은 것들만 남겨주고 싶었는데 그러기엔 너무 어렸었나봐요.
서른이 된 저에겐 아직도 사랑은 너무나 아픈 감정입니다만. 서서히
극복해가고 있는 요즘이에요.

이젠, 사랑이 영원할 것이라는 환상보다는, 헤어짐이 전제될 수도 있을을 알게 된 나이가 되었네요.
만약. 사랑을 다시 하게 된다면. 정말 좋은 이별을 하고 싶어요.
꼭 가고싶어요.
저는 동반 1인 말구. 혼자요.
제발 뽑아주세용^^

도단 2009-11-14 23:22   좋아요 0 | URL
슬픔을 이기는 좋은 이별법은 글쎄요. 여러 다양한 종류의 이별을 겪으면서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어떤 몸부림보다도 현실을, 상황을 있는 그대로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인정한 후 시간의 흐름 속에 맡겨버리는 것이 가장 좋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그 후에 시간이 흐른 후 생채기가 덜해지고 조금은 객관화된 무덤덤한 나를 발견하고 이렇게 이별을 어느새 극복했음을 깨달았습니다. 이 날 좋은 이별에 대해 고견들 나눠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2009-11-15 0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cubic408 2009-11-15 15:50   좋아요 0 | URL
김형경 작가님 모든 작품을 좋아하는 팬입니다. 김형경님의 글을 읽으며 많은 위로를 받았는데 실제로 뵌다면 제게 큰 선물이 될것 같습니다. 꼭 뵙고싶습니다.^^

물들래 2009-11-15 20:57   좋아요 0 | URL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사람풍경! 두 권의 책은 아직도 가끔 펼쳐서 읽곤 합니다. 문자로 김형경 님의 신간 좋은 이별 안내를 받고 반가운 마음 가득했습니다. 좋은 이별이라? 이별이나 슬픔 앞에서 쿨하다고 말하는 사람을 저는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쿨한 인간이 세상에 과연 몇이나 될까요? 쿨한 척 할 뿐 아닐까요? 좋은 이별이란, 슬픈 감정이 올라오면 눈물도 흘리고, 속상한 기억이 떠오르면 때때로 속 시원하게 욕도하고, 소리도 좀 질러보고... 그러다가 다시 자신을 다독여도 주고... 슬픔이 슬픔을 위로한다는 말~ 일부러 아닌 척 하지 않는 게 좋은 이별을 준비하는 과정 아닐까 싶습니다. 이별관련 슬픈 음악도 진창 듣고, 무작정 조용한 산책로를 거닐어도 보고, 이별을 주제로 한 영화나 드라마도 보고... 좋은 이별을 준비하는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나가는 게 순서 아닐까 싶네요~

봄나무 2009-11-16 00:38   좋아요 0 | URL
좋은이별이라니, 실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이별은 그 당시 아프고 꼭 죽을것만 같지만, 훗날 떠올리며 조금이라도 웃을 수 있다면 좋은 이별이아닐까 하고 살짝- 생각해봅니다.

ttcc 2009-11-17 11:34   좋아요 0 | URL
문예창작을 전공했습니다. 시창작 수업시간, 제 시를 제출할 때마다 '대학생이 동시만 쓴다고' 교수님께 야단을 맞았습니다. 교수님이 제안한 해법은 일탈 혹은 연애를 해보라는 것이었습니다. 작가지망생에게 연애는 필수전공과목이라고 생각하며 수강 기회만 기다리다가, 드디어 수강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겨울방학에 첫 실연을 맞았습니다.

겨울방학을 마치고 봄학기가 시작됐습니다. 시창작 수업 시간에 다시 시를 제출했을 때, 교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이제야 네 시에서 성인 여성의 목소리가 나오는구나. 너 어디서 혹독하게 성인식을 치르고 왔구나." 강의 후 인문관 계단에 앉아 펑펑 울었습니다. 동시밖에 못 쓸 때는 그렇게나 동시를 극복하고 싶었는데, 동시를 극복하고 나니 그까짓 건 아무것도 아니었던 거예요. "누가 그 사람하고 시하고 바꾸자 그랬대? 그 사람이 없는데 시가 좋아진들 무슨 소용이야!" 그렇게 따지면서 친구 앞섶을 다 적시며 울었습니다.

그 후 실연할 때면 꼭 좋은 시가 한 편씩 나왔습니다. 승화된 예술작품과 촉매제가 되어준 옛 연인의 가치 순위는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감사합니다. 시는, 사진/일기/편지보다 심지어 동영상보다 싱싱하게 그때 그 감정을 재생해주는 장르니까요. 삶이 이별의 연속이라면, 애도시를 창작하는 (정확히 말하자면 창작되고야 마는) 버릇은, 최소한 상실을 겪는 동안의 제 감성의 보관 가치를 인정받기에 가능한 거라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참. 또 하나의 좋은 이별법은, 앓는 동안 김형경 작가님의 책을 읽는 것입니다. '사람풍경'과 '천개의 공감' 등을 읽었는데도 시간이 남으면, 박미라 님, 스캇 펙 님, 김혜남 님의 책도 읽습니다. 통각 한 결 한 결을 일일이 쓰다듬어주는 듯한 구체적인 위로와 격려를 받다보면, 책장을 펼치기 전의 독기가 어느 정도 가셔 있곤 합니다.

김형경 작가님! 꼭 만나고 싶습니다. 작가님의 모든 책을 다 읽고 반복해 읽으며, 저 나름 건강하게 성장해왔답니다.

그날 이후 2009-11-16 09:38   좋아요 0 | URL
눈물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헤어지는 게 너무 슬픈데 눈물은 나오지 않고, 대신 몇날며칠을 내내 가슴통증에 시달렸습니다. 가슴이 아파서 회사에서 일을 하다가 한참을 가슴을 부여쥐고 있었습니다. 헤어질 때 그 사람은 시간이 약일 거라고 했습니다. 물론 시간도 도움을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생각이 마구 날 때마다 일기를 썼습니다. 욕을 했다가, 그리워하다가, 앞날을 축복해주다가 혼자 몇달 그러고 나니 많이 괜찮아졌습니다.
하루 종일 생각나던 것이 30분의 한 번 씩 1시간의 한 번씩 3시간의 한 번씩으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사람일 혼자서는 어찌할 수 없다는 걸 알아가는 게 어른이 되는 과정인 거 같습니다.

비로그인 2009-11-16 15:57   좋아요 0 | URL
헤어짐을 인정하는 것. 그리고 가질 수 없는 것을 미화시키지 않는 것. 그와 나의 관계를 직시하는 것. 그 모든 것을 해도 헤어질 수 없다고 생각된다면 내 진심을 쏟아부어 한 번 더 말해보는 것. <좋은 이별>이란 관계 속에서, 삶 가운데서 한 사람의 인간으로 더 성숙하게 되는 의미있는 고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청포도 2009-11-16 17:23   좋아요 0 | URL
아직도 이별속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자신을 발견하곤 합니다 그렇지만 점점 나아지는듯 하네요..제게 가장 좋은 이별법은..나에게 그대에게 계속적으로 못다한 말을 하고파지는 말들을 끄적거리는 거였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고요 또 김형경님의 책에서도 또다른 분들의 책에서도 도움을 받고 있답니다 감사드려요~*^-^*

램프 2009-11-16 23:51   좋아요 0 | URL
이별이 왔을 때~ 인정해야만 합니다. 둘이 아니라, 이젠 진정한 '나'임을.
훨씬 더 자유로움을 얻었다고, 넒은 하늘과 세상을 바라보며 다른 시각을 얻는 것.
내 동공이 점점 더 커짐을 느끼는 것.
내가 소홀히 했던 주변을 더 둘러 보는 것.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김형경 소설가님과 함께 모여 앉아 따뜻함을 나눌 수 있다면
희망찬 또 다른 만남을 준비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고도 2009-11-16 23:41   좋아요 0 | URL
정말 깔끔하게 다 잊어버리려면 '막장'까지 가봐야 해요.
쿨하게 잊을 수 있다는 건 거짓말.
울고 짜고 붙잡고 진상 부리고 다 해봐야 정말 끝임을 스스로 알게 되거든요.
욕 좀 먹으면 어때요. 그렇게 해야 내가 정말 이별할 수 있는데.
그러고 나서 좀 진정되면 쇼펜하우어의 인생론이랑 알랭 드 보통의 책들을 주구장창 읽어야 합니다.
예전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술만 마셨는데, 나이드니 술보단 책이 더 위안이 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