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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 뺏기 - 제5회 살림 청소년 문학상 대상 수상작 ㅣ 살림 YA 시리즈
박하령 지음 / 살림Friends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얼마나 자라야 현재의 나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될까. 언제나 현재의 나는 과거의 나를, 또 과거의 나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던 과거의 나의 자아를 언제나 비판하거나 동정하거나 안타까워한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미래의 내가 지금의 나를 생각하면서 그래. 그건 지금 내가 생각해도 당연한 생각이었고, 타당한 감정이었어. 라고 말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어쩌면, 미래의 나는 지금의 나보다는 나은 사람이어서 충분히 이해가능한 어떤 결론을 새로 내릴 수 있다면 그것도 나브지 않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결국 우리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일까.
가족에게서 떨어져나온 은오. 가족과 함께 있었지만 숨막히게 짖눌려야 했던 지오. 우리는 은오의 이야기를 읽었지만, 지오의 이야기를 읽었다면 가족과 함께 살면서 겪어야했던 과정 속에 있던 지오에게 더 동정표를 보냈을 것이다. 선집이가 지오의 이야기를 듣고 '둘 다 피해자'라고 했던 것처럼말이다. 엄마의 이야기를 들었다면 또 엄마를 안타까워했을지 모르겠다. 아이들을 떼어놓고 길러야했던 나약한 자신과, 성공을 추구하면서까지 보상받고 싶었던 상처를 보게 되었을테니까. 모든 상처는 '나'의 것. 아프고 고통스런 와중에 '남'을 보면, 그들은 모두 행복하고 즐겁고 자기가 원하는 것을 갖는다. 그래서 '남'의 의자를 빼앗아 자기 것으로 하려는 마음을 가지면 그게 바로 소모적이고 악의적인 의자뺏기가 되는 것이다. 이 소모전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은오는 우선 자기의 불씨를 살리기 시작했다. 하고 싶은 일에 매진하고, 행복한 것을 찾고, 피해자인 과거가 아니라 의자를 쟁취하는 현재의 자신으로 나아간 것이다.
갈등의 해소가 조금 아쉬운듯도 했지만, 우리 일상에서 겪는 갈등은 오히려 극적인 사건과 관계없이 흘러가다 끝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니 더 현실적인 해소인 것으로 보아도 좋겠다. 오늘의 '나'는 의자를 얼만큼 가져왔을까. '나'의 상처는 지금 얼마나 아물어 있는가.
누군가과 더불어 마음을 나누고 지낸다는 건 가슴속에 꺼지지 않는 불씨를 하나 지니는 것이다.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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