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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나도 드디어 읽었다. '마션'을. 영화로 나온 걸 볼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예고편이 너무 진지했기 때문에 보기가 꺼려졌었다. 우주로 나간 인간이 특히나 고립되었을 때 느끼는 불안과 그에 따른 정서적 변화나, 생존의 위협에 처해진 주인공의처절한 사투를 보는 것이 이제 조금은 식상해졌기 때문이다.
영화는 안 봐서 어떨지 모르겠지만, 주인공이 처한 상황과 달리 소설의 내용은 매우 유쾌했다. 소설에서 설명한 것처럼 마크 와트니는 화성탐사대의 '분위기 메이커'이자, '문제해결사'였기 때문이다. 그는 분위기 메이커답게 우울할 수밖에 없는 화성 고립기간 내내 자신을 끌어올린다. 또 문제해결사답게 자신이 살기 위해 반드시 해야하는 일들을 꾸준하고 성실하게 '성공적으로'수행해 나간다.
그래서 이 이야기의 대부분은 마크가 자신을 북돋우고, 다시 생존을 위해 움직이는 일의 반복이다. 그리고 마크를 살리기위한 나사의 움직임이 그려진다. 한 개인을 살리기 위해 (물론 이 개인이 우주비행사이자 생물학자인데다가, 화성에서 살아남는다면 그 자체로 엄청난 과학적 가치를 지니는 인간이라고 해도) 전 국가와 세계 차원에서 인적.물적 자원을 아낌없이 제공하는 것에 어떤 갈등도 없다는 것이 놀랍기는 하지만, 그것이 이들의 상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서 부럽기도 했다. (혹은 작가 개인적 상식일 수도 있겠지만.) 나사에서 걱정하는 것은 비용이 아니라, 마크를 구하기 위해 나머지 대원들이 목숨이 희생될수도 있다는 가능성이다. 목숨에 목숨을 걱정하는 것. 이 정도의 갈등과 고민도 나는 부럽다.
나는 이과생이 아니었고, 과학과 멀어진지도 오래인지라 내용을하나하나 다 이해하면서 읽지는 못했다. 그리고 꼭 그럴 필요를 느끼지도 않았다. 그래도 내용의 재미는 떨어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모두 이 괴짜생물학자가 화성을 '정복'하는 이야기를 읽는 데 용기를 내도 좋을 것이다.
"저는 미치가 국장님을 한 대 치길 바랐어요." ... "좀 더 용기를 내셨다면 와트니를 구할 수도 있을 텐데요." - p.340
내 예상과 달랐던 반전이 있었던 애니의 대사다. 홍보책임관으로서 어쩌면 누구보다 소심할수밖에 없는 입장의 그녀가 이렇게 시원한 한방을 날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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