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Connecticut Yankee in King Arthur's Court (paperback) - Oxford Bookworms Starters
마크 트웨인 지음 / Oxford(옥스포드)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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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A로 우리말 본을 먼저 읽고, (아이디어회관 문고인 아더왕을 만난 사나이)워낙 재미있길래, 여기저기 돌아다니던 끝에 원서를 구해서 읽는 중이다.

줄거리는 기본적으로, 19세기 말(이던가? 20세기 초던가?)에 미국 커넥티컷 주에서 공장장으로 근무하던 어떤 놈이, '싸우다가 망치로 한 대 맞고 일어났더니 아더왕 시대로 가있더라' 에서 시작하는 모험담이다.

얼마나 통쾌하고 싸이코틱한 발상인지, '망치로 한 대 맞고 깨어났더니 과거더라.:'

소설에는 세 가지의 재미있는 부분이 있다. 1.현재의 관점에서 바라본 과거의 멍청함, 즉 역사의 진보에 대한 철떡같은 믿음. 2.마크 트웨인의 기막힌 말장난  3.후대 SF 만화들에서 수없이 차용하는 아이디어의 원조를 보는 즐거움.

2번에 주목하면서 원서를 샀다. 내가 읽은 것이 아동용 축약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인데, 막상 읽다보니, 원문을 100페이지 조금 못 되게 읽었는데, 내가 읽은 것이 아동용이기는 하지만 축약판은 아닌 것 같았다. Sentence to Sentence로 똑같은 부분이 적지 않았다. 그래서, 나머지 부분을 마저 읽게 될지 어떨지는 모르겠다.

국내 번역본은 거의 절판되었지만, 아더왕과 양키라는 제목의 판본을 가끔 구할 수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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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가소전 1 - 드래곤 북스 035
임준욱 지음 / 시공사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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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준욱의 소설은 착하다. 그러나 이 착함은 부분적으로는 '눈치 많이 보는 작가'가, 독자에게 미리부터 '내가 이거 잘못했을 수도 있어요. 용서해주세요. 저거 잘못해줄 수도 있어요. 그것도 양해해주세요. 요거는 잘못하긴 했는데요, 제가 잘못한 건 아니고요, 알면서도 일부러 이렇게 했어요. 저 그정도는 알아요.' 하는 느낌이 강하다. 즉, 가상의 평론가를 상정해두고 일일히 그 눈치를 본다. 그래서 착하고 재미있게 소설을 읽을 수 있으나, 동시에 불편한 부분이 있다.

이런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간)에 임준욱은 무림 세계의 여러 장치들에 대해 일일히 설명하려고 한다.  장치라기보다는, '승진체계', '지휘 계통' 과 같은, 지극히 선량한 직장인의 관심사(즉 직장에서 관심가지고 보게 되는 부분)에 대해 천착한다.

임준욱은 확실히 재미있는 소설을 쓰는 작가이다. 그리고 뒷끝이 담백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답답한 마음은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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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베린 1 - 엘프의 소원
이수영 지음 / 황금가지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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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영의 환타지, 귀환병 이야기 등은 별 재미없었다, 외에는 기억이 없다. 하지만 쿠베린은 인상이 강하다. 첫째, 만화같기 때문에. 소설을 그만큼 만화처럼 쓸 수 있다는 것은 확실히 대단한 재주이다. 둘째, 그래서 재미있다. 엄청 재미있다. 셋째, 때때로 무언가 통찰을 하려는 시도가 보인다.

셋째에 대해서 부연하자면, 작가는 진짜로 느끼고 생각하는 부분인지 아니면 어거지로 만들어낸건지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삶의 어떤 부분에 대해서 (특히 남성성과 여성성에 대해서) 통찰을 시도한다. 그런데 그것이 진짜인지 어거지인지 구분이 가지 않는다. (즉 그 통찰에는 때때로 고개를 끄떡이게 하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여운이 깊지는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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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ne Page Proposal - 강력하고 간결한 한 장의 기획서
패트릭 G. 라일리 지음, 안진환 옮김 / 을유문화사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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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보지 않은 장르의 글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는 요즘.

One Page Proposal은, 모든 제안서를 단 '한장'으로 쓰라는, 1.5장도 아닌 단 한 장으로 써야 한다고 주장하는 책이다.

이 발상은 굉장히 혁신적이다. 사실 혁신적이 아닐 수도 있는 주장이지만, 이것이 실제로 실천된다고 했을 때는 매우 혁신적이다. 대학 과제물로 내는 모든 리포트도 기실 한 장이면 충분하다. (제안서와 과제물은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따지고보면 거의 모든 종류의 글은, 한 장으로 압축이 가능하다. 예전 사마영씨가 보르헤스에 빠져있을 무렵, "장편 소설 무용론' 을 펼친 적이 있다. 소설이 길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아무튼 소설이라는 것도 한 장에 줄일 수 있기는 하다.

이 책 자체에 대해서 말하자면, 뭐 대단한 내용은 없는 책이다. 다만 모든 내용을 '단 한장'에 압축해서 넣을 수 있다는 발상을 제공한 것 만으로도 이 책은 한 권의 값어치를 한 것 같다. 내 경우는 처음 10 페이지를 읽으면서 느낀 것이 이 책의 전부인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먼저, 경력을 과장하기 위해 열심히 늘렸던 내 이력서부터 한 장으로 줄여야 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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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꽃
이인화 지음 / 동방미디어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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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어본 글들 가운데, 도무지 때려죽여도 나는 이렇게 못 쓰겠다고 느껴지는 작가를 몇 명 대보라면 나는 가장 먼저 서정주를, 그 다음으로 이인화를 댈 것이다. (혹시 모르지. 누구 까먹은 사람 없나...? -_-) 그런데 요상스럽게도 이 두 사람은 모두, 정치의식 또는 사생활 때문에 구설수가 많은 사람이다. 한 분야의 천재가 다른 분야의 둔재로 될 수 있다는 한 증명일까?  아무튼 이인화의 그 '매우 지성적이면서 동시에 매우 감성적인' 문장은, 정말로 기가 막히다.

뭐 그렇긴 한데, 잘쓴 글이 언제나 만족한 독서는 아니라는 점에서 별 네 개.

이인화는 왜인지 몽고에 집착한다. 옛날 초원의 향기 시절부터, 시인의 별을 지나, 지금 하늘꽃에 이르기까지.

역사 의식이라는 면에서, 이인화의 "인간의 길"은 읽어보지 않았지만 (그리고 사실 이인화의 정치의식을 싫어한다는 사람들 중에 이걸 읽고서 싫어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단편집에 실린 이인화의 "려인" 같은 소설을 보면 조금쯤 그 불편함의 근거가 무엇일지 짐작할 수 있다.

몽고의 백부장, 그리고 가족이 몰살당한 고려의 기녀. 몽고에게 국토가 유린당할 때, 원치 않게 군인이 된 몽고 백부장의 편에 서서 보여주는 로맨스. 가장 원칙적인 역사 상대주의의 관점에서 볼 때, 이 소설은 아무런 문제가 없는 한 편의 낭만적 서사시이다. 그러나 민족주의적 입장에서 볼 때는 문제가 발생한다. 핵심은, "작가는 누구의 편이 되느냐?" 이다. 이 소설에서 작가가 몽고인의 편에 섰음에도 불구하고 비판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은, 몽고와 고려의 싸움은 "죽은 과거" 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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