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가소전 1 - 드래곤 북스 035
임준욱 지음 / 시공사 / 2000년 3월
평점 :
품절


임준욱의 소설은 착하다. 그러나 이 착함은 부분적으로는 '눈치 많이 보는 작가'가, 독자에게 미리부터 '내가 이거 잘못했을 수도 있어요. 용서해주세요. 저거 잘못해줄 수도 있어요. 그것도 양해해주세요. 요거는 잘못하긴 했는데요, 제가 잘못한 건 아니고요, 알면서도 일부러 이렇게 했어요. 저 그정도는 알아요.' 하는 느낌이 강하다. 즉, 가상의 평론가를 상정해두고 일일히 그 눈치를 본다. 그래서 착하고 재미있게 소설을 읽을 수 있으나, 동시에 불편한 부분이 있다.

이런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간)에 임준욱은 무림 세계의 여러 장치들에 대해 일일히 설명하려고 한다.  장치라기보다는, '승진체계', '지휘 계통' 과 같은, 지극히 선량한 직장인의 관심사(즉 직장에서 관심가지고 보게 되는 부분)에 대해 천착한다.

임준욱은 확실히 재미있는 소설을 쓰는 작가이다. 그리고 뒷끝이 담백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답답한 마음은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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