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




마태우스 2004-12-26  

찬별님
혹시...에이형 아니십니까? 인간의 성격을 혈액형에 따라 분류하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에이형 중 소심한 사람이 많다니 여쭤보는 거예요. 찬별님, 저 아무렇지도 않으니까 너무 걱정 마세요. 저야 열심히 썼지만, 기생충을 알려준다는 것을 제외한다면 문학적으로 많이 떨어진다는 거 잘 알고 있답니다. 물론 제 책은 독자의 심판을 받아 3천권 가량만 팔리고 말았구, 그 중 400권 이상을 제가 샀다는... 사실 인터넷 서점의 리뷰는 소신껏 느낀대로 쓸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제 책에 올라간 리뷰들을 보면 사람들이 인정, 의리 이런 걸 아주 무시하지 못한다는 걸 적나라하게 보여 주지요? 하여간, 찬별님의 리뷰가 전 가장 의미있는 리뷰였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분들은요, 다 제가 보내드린 책을 읽고 쓰신 거거든요^^ 건필하십시오.
 
 
 


마태우스 2004-03-15  

안녕하세요? 서민입니다
전에 <만장일치는 무효다>라는 리뷰를 쓴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자이신 변정수님이 리뷰 잘써 줘서 고맙다는 글을 제 방명록에 남겼습니다. 어찌나 영광스럽던지, 제가 그만큼의 지명도는 없지만 제 책에 대해 누군가 리뷰를 쓴다면 저도 감사의 글을 올리겠다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기회가 없었습니다. 제 책에 올라온 10개의 리뷰 중 9개는 제 측근들이 쓰신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남의 아이디로 제가 쓴 것이지요^^ 님은 '저런 정도의 책에 왜 이렇게 칭찬이 많을까' 의아해하셨을 겁니다. 이제 그 비밀이 풀렸죠? 우리나라는 아직도 연줄이 정의를 압도하는 나라니까요.

님은 이렇게 쓰셨습니다. [글쓴이의 성의가 느껴지지 않을 때는 높은 점수를 주기 망설여진다] 음... 여기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고 싶습니다. 전 이 책에 올인했습니다. 즉, 제가 가진 역량의 모든 것을 쏟아부어서 이 책을 썼단 말이지요. 일년 가량이 걸렸고, 내내 책생각만 했습니다. 이 책이 유치한 것은 성의가 없어서가 아니라, 제가 가진 문학적 소양이 그것밖에 없어서 그런 것입니다.

또 이런 말씀도 하셨죠. [그리고 그런 책이 잘 팔리고 있다는 사실이 속쓰리다. -_-] 하하, 님이 교보나 예스24같은 곳에 가보셨다면 의아하게 생각하셨을 겁니다. "왜 저 책은 알라딘에서만 잘팔리는 거야?" 그게 바로 사재기의 효과입니다. 전 지인들이 제법 많고, 이번 책에 대비해 돈을 좀 모아 뒀습니다. 그래서 알라딘에서 책을 대량으로 주문해-교보에 가서 사기도 하지만-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 있습니다. 알라딘의 벽이 그다지 높지 않은지라 한 20권만 사면 순위가 껑충 뛰어오르더라구요. 뭐, 제 책을 띄우기 위한 의도도 없지는 않습니다. 저자의 지명도도 없고, 미디어에 한줄도 실리지 않은 터라 조금 전시되다가 사장될 운명이지만, 제가 많이 삼으로써 조금이라도 오래 독자와 만날 기회를 가졌으면 하는 것이죠. 책은 자식과 비슷한데, 별 관심도 못받고 사라지는 건 저자로서는 마음이 아플 것이니깐요.

전 기생충에 대해 사람들이 편견을 갖고 있는 것을 바로잡았으면 하는 바램에 이 책을 썼습니다. 그런 데서 의미를 찾아 주시면 좋겠구요, 돈주고 살 책이 아니라는 말에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저도 그래서 지인들에게 사지 말라고 말하고, 대부분 제가 공짜로 줍니다. 혹시 누가 샀다고 하면 미안해하지요...그래도 별 세개를 얻은 책인데, 공짜로 얻는다면 읽어볼만은 하지요? 오해가 많이 풀리셨을 것으로 생각하고, 이만 줄입니다. 솔직한 평을 써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서민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