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피쉬 - Big Fish
영화
평점 :
상영종료


* 시놉시스*

윌은 아버지(앨버트 피니)의 병세가 위독하다는 전갈을 받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평생 모험을 즐겼던 허풍쟁이 아버지는 “내가 왕년에~”로 시작되는 모험담을 늘어놓는다.

젊은 에드워드 블룸(이완 맥그리거)은 태어나자마자 온 병원을 헤집고 다녔고,

원인불명 ‘성장병’으로 남보다 빨리 컸으며 만능 스포츠맨에, 발명왕이자 해결사였다.

마을에서 가장 유명인사가 된 에드워드는 더 큰 세상을 만나기 위해 여행을 시작했고,

대책없이 큰 거인, 늑대인간 서커스 단장, 샴 쌍둥이 자매, 괴짜시인 등 특별한(?) 친구들을 사귀면서 영웅적인 모험과 로맨스를 경험했다는데…

하지만 지금의 에드워드는 병상의 초라한 노인일 뿐.

마지막이 될 지 모르는 아버지 곁에서 진짜 아버지의 모습이 궁금해진 윌은

창고 깊숙한 곳에서 아버지의 거짓말 속에 등장하는 증거를 하나 찾아내고,

이제 ‘에드워드 블룸의 거짓과 진실’을 가려내기 위한 추적을 시작한다~~


*코멘트*

다니엘 웰러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삼은 이 영화는

원래 스티븐 스필버그가 탐냈던 프로젝트였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다뤄야 했던 탓에,

결국 이 영화는 팀버튼에 의해 영화로 태어났다.


<가위손>, <슬리퍼할로우>, <배트맨>, <비틀주스>, <혹성탈출> 등

기괴하고, 비주얼한 강한 스타일을 보여줘온 팀버튼의 스타일은 물론 이 작품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마녀와, 거인, 샴쌍둥이자매, 뚱보서커스단, 난장이, 엉뚱한 시인 등.....


하지만, 이 영화 속에서의 기괴한(?) 그들은 더이상 타인들이 아니라

하나의 가족처럼 친근하게 그려지고 있는 게 독특했다.


그럼에도 불구,

이 영화를 보면서 졸았다거나 너무 밋밋해서 지루했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도

주변에 여럿 있다.


구성 자체에 긴장미도 떨어지고,

무엇보다 아버지와의 불통으로 시작해

부자간의 대화를 통한 과거 회상이나 화해로의 결말은

별로 색다를 게 없는 전통적인 서사 방식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이 영화에 별 다섯개를 달고 싶다.

그건 이 영화가 사실과 허구, 진실과의 관계에 대해 판타스틱과 휴머니즘 속에서

잘 녹여서 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윌의 아버지의 무용담들은 하나같이 엉터리에 허풍으로 가득차 있다.

하지만, 그런 과거 속에 살고 있는 아버지의 삶...

그 이야기들을 듣고 흥미로워하고, 즐거워 하는 사람들....


결국 사람이 과거를 인식하는 것은 자신의 편견에 의한 것이고,

세상에 온전히 사실인 것은 없는데, 거기에 조금의 환상적 거짓이 들어간다고 대수일 수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그것을 통해 자신이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진실은 바로 사실을 넘어선 허구까지 포괄하게 될 것이다.


살아가는 것 자체가 하나의 이야기이고,

그렇다보면, 그 이야기에 그럴듯한 허구가 들어가는 건 당연한 일.


중요한 것은, 그 안에서 사람들끼리 소통하고, 행복해 하는 따뜻한 삶의 이야기를

만들고 서로 느끼는 것일 터.


결국 에드워드 불룸(윌의 아버지)이 병상에서 죽음에 가까이 다가간 순간.


아들 윌이 지금까지 아버지 당신에 자신에게 들려주던 무용담의 방식으로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을 상상하며 아버지에게 들려주는 모습은

아버지 자체를 온전히 껴안게 되었음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면서 따뜻한 눈물이 볼을 흐르던 순간....




중요한 것은

사실이냐 거짓이냐를 구분하는 시선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최대한 온전하게 이해하고 소통하려는 자세일 것이고,

거기에 사실과 허구가 버무려진 자체가

우리의 삶..

그 자체가 진실이라는 점이다.




삶이라는 여행을 즐기다

죽음의 마지막 순간,

나의 모든 기억들을 웃음으로 회상하며

삶의 일부를 마칠 수 있다면,

참 행복하겠다는 소망도 가져보았다.


이 영화에서 결코 슬프지 않게 하나의 거대한 물고기가 되어

원래의 강으로 돌아갔다는 윌아버지의 마지막 이야기처럼....



덧붙임)

이완 맥그리거, 알버트 피니, 제시카랭, 헬레나 본햄 카터, 스티브 부세미 등

한 영화 속에서 유명 헐리웃 배우들을 보는 것도 재미 중 하나. ^^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심한가시 2009-03-09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빅 피쉬는 잠시 쉬어가는 영화 같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팀버튼에게도 팬들에게도. 그리고 이 영화로 인해 팀버튼도 따뜻한 색을 만들 수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하나와 앨리스 - Hana & Alic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전작 <러브레터>의 느낌은 다시 이 영화를 보면서 몽글거렸다.

물론 <러브레터>에서 만큼의 잘 짜여진 플롯을 보여주거나 그만큼 감정을

일으며 세우는 영화는 아니였지만

서정적인 피아노 멜로디와 뿌옇게 안개가 피어오르는듯한 카메라 촬영은

지난 영화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촬영은 <러브레터>에서 함께 했던 역시 역시!! 시노다 노보루..

화면 질감이 너무 따뜻, 서정적이다)



<하나와 앨리스>는 한 명의 남자 선배를 두고

절친한 우정사이에 벌어지는 잔잔하지만 귀여운,

또 조금은 찌릿한 풋사랑 이야기이다.



커다란 이야기의 흐름보다는

화면 중간중간에 나오는 악세사리 같은 장치들과

소품같은 장면들이 오히려 더 이야기를 아름답게 만들고 있었다.

(하나와 엘리스가 쪼르르 계속 걸어가는 장면, 벚나무 아래에서 바람을 맞고 있는 하나와 엘리스, 발레를 하는 하나와 엘리스의 모습 등등)



그리고 엘리스 역을 맡은 아오이 유우의 상큼함과 예쁨은

분명 영화내내 많은 남자들의 가슴을 뛰게 했을 거다..*^^*



긴 생머리에 영화의 후반부, 교복을 입고, 과감히 발레를 하는 모습은

5분 정도의 시간을 할애하며, 관객들의 감성을 넘치도록 자극하기도 했다..



전체적으로 2%가 분명 부족한 느낌이 들긴 했다.

그저 소소하고, 귀여운 아이들의 이야기..


중3과 여고시절을 건너는 하나와 앨리스를 보면서

이젠 흐릿해져가는 나의 여고시절을 다시 꺼내 볼 수 있었던 건

그래도 이 영화가 주는 미덕일 거다.

(학교 등교 할 때 쪼르르 걸어가는 두 명의 모습이나,

바람 부는 날의 벚꽃들이 흩날리는

장면은,, 지난 내 기억과 닿아 있는 부분들이여서 맘을 울렸다)


좀 더 압축적이거나 소품들을 줄여서 이야기가 모여졌으면 좋았을걸..

너무 풀어져서 그래서 조금은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래도 최근에 봤던 브라이언 팔마의 <팜므파탈>에 비하면 괜찮은 영화였지.


나의 주관으로는 '귀여운 영화'라는 나름의 결론, 별 세개 반 쿵! 도장을 찍는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왕의 남자 - King And The Clow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왕의 남자>는 최근에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관객동원몰이를 하고 있다.

그러고보면, 최근에 <청연>과 <태풍> 등 한국 영화만 보더라도 블록버스터가 연일 터져 나왔었는데,

이들 영화는 어느새 잠잠해져 버렸고, 지금 그 자리를 대신 하고 있는 것이 이 영화다.

사실,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는 내내 어느때보다, 긴장감 속에서 영화를 지켜봤고, 지금 역시 한두번은 다시 보고 싶은 영화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 영화가 요즘 이렇게 회자되고 있는 데는 몇가지 특징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준기라는 양성적 이미지의 배우에 대한 관심,

실제 조선사에서 비운의 왕으로 꼽히는 연산군을 소재로 다뤘다는 점,

그러면서도 왕 중심이 아닌 광대라는 천민들 중심의 놀이판이 궁궐내의 절대 권력자 앞에서 행해진다는 점,

화려한 영상미 등 이 영화는 단순히 스케일이 크고, 자본이 많이 들어가야만 영화가 성공할 수 있다는 요즘의 충무로판에 보기좋은 일침을 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연산군과 관련해 지루하게 이야기로 풀려질 수 있는 과거들이-폐비 윤씨나 오이디푸스 컴플렉스, 녹수와의 러브스토리 등- 마당극이나 그림자 놀이 인형극 등의 문학적 장치들을 통해 상징적으로 처리되고 있는 점이 독특하다 할 수 있다.

거기에 이준기라는 배우의 양성적 이미지의 독특함도 이 영화에서 빛을 이루지만, 연산군이라는 때론 아기이며, 때론 폭군이며, 때론 한량같은 이미지를 정진영이라는 배우가 그 내공으로 넘나들고 있음은 다시 한 번 떠올릴만 하다.

거기에 광대들의 입담이나, 마당극에서의 과장과 사실을 넘나드는 해학, 줄타기가 보여주는 인생에 대한 고민- 반허공이라는 대사 속- 등도 이 영화를 맛깔스럽게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2%가 부족하다는 느낌 역시 지울 수 없다.

위에서의 여러 뛰어난 부분이 있음에도 거기에서는 연산군과 장생, 공길 사이의 삼각관계가 중심을 이루고, 나머지 부분들으 오히려 뒤로 물러난 감이 크다.

그리고, 공길(이준기)이 왜 그렇게 우유부단하게 행동하는지에 대한 개연성 제시가 미흡하다. 그저 공길이 아름답고, 그 춤사위에 관객도 같이 어울린 모습이랄까.

이에 반해, <패왕별희>에서는 쳉데이(장국영)가 동성애적인 경향과 샬루에 집착할 수 밖에 없는 운명적인 개연성이 영화 속에서 그려지고 있었다. 거기에, 문화대혁명을 중심으로 한 중국 현대사가 주인공들간의 러브스토리 못지 않게 밑바닥을 흐르고 있음은, <왕의 남자>의 아쉬움과 연결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감독이 어설프게 무리하지 않고, 처음 설정부터, 공길의 양성적 아름다움과, 주인공들의 삼각관계 광대들의 놀이판에 집중했기 때문에, 어설프지 않게, 2% 부족하지만 멋진 영화라는 느낌을 던져주고 있는 것 같다. (삼각 관계 역시, 흥미위주로 과도하게 다둘 수 있었을 텐데, 그런 유혹에 말리지 않고, 적당히 암시적으로 보여주고 있음은 박수를 보낼만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영화에서의 색감을 비롯한 영상미가 무엇보다 감동을 배가시킬 수 있음을 이 영화를 보면서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장생이 줄타기를 하고 있을 때, 연산군이 활을 당기고, 줄과 장생사이로 활을 지나가던 장면, 장생이 장님이 되고 공길이 연산군 앞에서 손목을 긋고 인형놀이를 보이는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령신부 - Corpse Brid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영화를 볼 때는 여러 선택 기준들이 작용하지만,
나의 경우, 팀버튼의 영화는,
그 영화를 팀버튼이라는 감독이 만들었다는 것만으로,
선택하게 하는 힘이 있다.

재작년에 봤던 <빅피쉬> 역시 지루한 감이 있다는 평들도 있었지만, 내 나름으로는 여러 단상들을 가질 수 있었고, 화면도 동화적이면서 엽기적이라 즐겁게 보았던 기억 가득하다.



이번 <유령신부>는 몇년전부터 팀버튼이 구상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것과 <크리스마스의 악몽>이후, 그가 선택한 두번째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라는 데서 보기 전부터 흥미를 불러 일으켰다.

그러다, 오늘 영화를 봤는데,
우선 상영시간은 78분.
단편적으로는 짧고, 유령과의 결혼이라는 소재 말고는 전체적으로 선인과 악인의 대립구도와 해피앤딩등 참신한 면은 떨어지고 있어 아쉬웠다.



하지만, 5분컷을 만들기 위해서도 1주일 이상의 작업이 필요한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을 감안.
빠른 스토리 전개가 오히려 진부한 스토리라인을 고려했을때, 오히려 적당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음, 내용면에서 팀버튼의 영화들은 공통되게 환상적이면서 동시에 기괴하고, 또 웃음을 유발하는 요소들이 혼합되어 있다.


그리고 그 저변에 놓여있는 것은 '삶과 인간'이라는 우리에겐 지극히 익숙한 일상의 경계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는 유쾌함과 모든 존재들-그것이 유령신부에서처럼 죽은 자들이라 할지라도-에 대한 '사랑'을 테마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나하나 공들인 장면들이라, 집중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통일된 파란화면, 회색화면과 재밌는 캐릭터들의 설정으로 중간중간 웃음이 나왔다.
(보다보면, 손으로 일일이 작업하고, 또 하나하나 세트에서 찍으면서 연결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눈동자, 작은 헹동하나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데, 그 공을 들이는 정도는, 개인적으로 3D와는 비교할 수 없다고 봄)

감독의 장인 정신이 느껴지는.. 괜찮은 영화였다고 평하고 싶다. 그리고 다시 다음 영화를 기대하게 되는..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심한가시 2009-03-09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령신부.ㅠ.ㅠ 개인적으로 크리스마스의 악몽을 넘어서는 작품이었으면 했는데 아니어서 조금 슬펐어요.ㅠ.ㅠ

seepurple 2009-03-09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도 보고나서 아쉬움이 ^^ 그래도 팀버튼의 개성이 여전 남아있어서 괜찮은 기억으로 남네요.~~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 - Cherry Blossoms - Hanami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이십대의 끝에 <파니 핑크>를 보고

 

'시계를 보지 마'라고 말하며 떠나가던 
파니의 친구, 오르페오의 말이 한동안 내 의식을 지배했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난
다시 그녀의 영화와 마주했다.
그건 다시 당분간은 내 의식에 오랫동안 남아 있을 영화와의 만남이었다.

 
영화를 보고 나와서 머문 단상 하나.
'우리는 과거 이 영화 속의 한 인물이었다가, 지금 한 인물이며, 앞으로도 한 인물일 것이다'

왜 소중한 감정과 경험들을
우리는 항상 영원할 것처럼 생각하고 자꾸 뒤로만 미뤄두는가.

그리고 슬픔은
왜 소나기가 내리듯 거침없이 한꺼번에 찾아오는가.

 
영화는 루디와 투리에의 사랑, 그리고 그들 자녀들의 삶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사랑을 나누고 시간들을 채색해야 하는지를  

사실적이고도 상징적으로 말하고 있다.

 

전작에서도 그랬듯이,
감독은 유쾌하면서도 신비로운 상징을 작품에 잘 담아내고 있다.
'양배추 말이 요리' 두 개만으로도 영화를 보면서 마술처럼,
관객들은 사랑하는 사람이 부재할 때와 그들과 함께 할 때의 충만함을 공감할 수 있다.

 
고백하자면,  

영화를 보고 나와서 그냥 한동안 땅에 주저앉아 소리내 울고 싶은 마음만 가득했다.

 
내 의식의 여부와 상관없이
시간은 너무나 빨리 흐르고
우리는 항상 뒤늦은 후회를 반복한다.
그리고 머리로는 이 모든 것들을 꽤나 알고 있지만
몸은 너무나 현실 속에 단단히 묶여 있다.

그것이 주는 슬픔, 그래도 여전히 남아있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