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 - Cherry Blossoms - Hanami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이십대의 끝에 <파니 핑크>를 보고

 

'시계를 보지 마'라고 말하며 떠나가던 
파니의 친구, 오르페오의 말이 한동안 내 의식을 지배했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난
다시 그녀의 영화와 마주했다.
그건 다시 당분간은 내 의식에 오랫동안 남아 있을 영화와의 만남이었다.

 
영화를 보고 나와서 머문 단상 하나.
'우리는 과거 이 영화 속의 한 인물이었다가, 지금 한 인물이며, 앞으로도 한 인물일 것이다'

왜 소중한 감정과 경험들을
우리는 항상 영원할 것처럼 생각하고 자꾸 뒤로만 미뤄두는가.

그리고 슬픔은
왜 소나기가 내리듯 거침없이 한꺼번에 찾아오는가.

 
영화는 루디와 투리에의 사랑, 그리고 그들 자녀들의 삶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사랑을 나누고 시간들을 채색해야 하는지를  

사실적이고도 상징적으로 말하고 있다.

 

전작에서도 그랬듯이,
감독은 유쾌하면서도 신비로운 상징을 작품에 잘 담아내고 있다.
'양배추 말이 요리' 두 개만으로도 영화를 보면서 마술처럼,
관객들은 사랑하는 사람이 부재할 때와 그들과 함께 할 때의 충만함을 공감할 수 있다.

 
고백하자면,  

영화를 보고 나와서 그냥 한동안 땅에 주저앉아 소리내 울고 싶은 마음만 가득했다.

 
내 의식의 여부와 상관없이
시간은 너무나 빨리 흐르고
우리는 항상 뒤늦은 후회를 반복한다.
그리고 머리로는 이 모든 것들을 꽤나 알고 있지만
몸은 너무나 현실 속에 단단히 묶여 있다.

그것이 주는 슬픔, 그래도 여전히 남아있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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