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어느 날 한 관광 버스가 손님을 싣고 

관광지 에서 돌아오는 길에 일어난 사건 이었습니다. 

관광객은 모두가 지쳐 잠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고개를 막 넘어가려던 순간, 

운전사는 브레이크에 이상이 생긴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브레이크가 고장난 채로 내리막길에 접어든 버스는 

속도가 점점 빨라졌고, 

당황한 운전사의 떨리는 눈동자에는 

경사가 급한 내리막길에 펼쳐진 

다섯 개의 급커브길이 보였습니다. 

버스에 점점 가속이 붙자 눈을 뜬 관광객들은 

뭔가 이상이 생긴 것을 눈치 채고는 흥분하여 

소리를 지르고 이성을 잃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지만 운전사는 침착하고 조심스럽게 

커브길을 한 개 두 개 잘 운전해 나갔습니다. 

마침내 그는 마지막 커브길을 통과하였고 

모든 관광객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좋아했습니다. 

이젠 마을길을 지나 반대편 언덕으로 올라가 

차가 자연히 서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때 저 멀리 아이들이 길에서 

놀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 게 아니겠습니까? 

깜짝 놀란 운전사는 경적을 울려 

피하라고 경고를 하였습니다. 

모든 어린이들이 그 소리를 듣고 피했지만 

아직 한 아이가 그 자리에서 우물거리고 있었습니다. 

순간 운전사는 관광객을 살려야 할지 

저 어린아이를 살려야 할지 갈등하다가 결국 

그 어린아이를 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버스는 예상대로 

건너편 언덕에서 멈춰 섰습니다. 

운전사는 차가 서자마자 

그 아이에게로 뛰어갔습니다. 

그러나 아이는 이미 죽어 있었습니다. 

둘러서 있던 사람들이 

" 살인자! 살인자! " 하며 

운전사에게 야유를 퍼붓기 시작했습니다. 

운전사는 아무 말없이 아이의 품에 고개를 묻고는 

아이를 안은 채 흐느끼며 

옆의 오솔길로 걸어들어갔습니다. 

사람들은 쫓아가면서까지 

" 살인자! 살인자! " 하며 야유를 하였습니다. 

그 순간 어느 젊은이가 외쳤습니다. 

" 모두들 그만둬요. 소리지르지 말아요. 

저 아이는 바로 운전사의 아들이란 말입니다." 

그 아이는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아이였습니다.


우리에게 남을 비판할 자격이 있는것인.......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비로그인 2004-03-16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너무 슬픈 이야기네요...ㅠㅜ

문학仁 2004-03-16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미심장한 이야기네요.
외적으로 보면, 안전불감증이 문제인듯... 운전 전에 미리 점검했어야 하는.....
그리고 내적으로 보면,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밖에요.... 한아이를 살리고자, 수십명의 승객을 죽음으로 넣을것이냐, 한아이를 희생해서 많은 인명을 구할것이냐.... 참 어려운 문제이네요. 살인자라고 외치는 사람들... 과연 그 상황이 자기네 상황이었다면 어찌했을런지.... 아마 대부분이 다수의 승객을 희생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타인은 생각지 않은 자기의 집단에만 관용이 높은 우리 사회의 사람들은 말이죠......저같으면, 과연 자식을 희생해서 타인을 살렸을까요? 진짜 어려운 질문이네요.
 

하늘로 간 딸에게 부치는 편지

이상훈 경남 마산시 희원구 구암1동

안녕하십니까? 김승현씨, 양희은씨!

저는 마산에 살고 있는
스물여덟살의 애기아빠였던
이상훈이라고 합니다.

저는 스물한살에 아내와 결혼을 했습니다.

남들보다 이른 나이에 결혼을 했기 때문에
힘든 일도 많았고 서툰 결혼생활에
기쁨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스물두살에 저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을 얻었습니다.
세상을 다 얻은 것보다도 더 기뻤습니다.

정은이....이정은.
제 목숨과도 바꿀 수 있는
사랑스런 딸이었습니다.

퇴근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들어가면 밤늦도록 자지도 않고
저를 기다렸다가 그 고사리 같던 손으로
안마를 해준다며 제 어깨를 토닥거리다가
제 볼에 뽀뽀하며 잠드는 아이를 보며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런데 99년 2월 29일.
2월의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오후 3시 쯤에 장모님에게서 전화가 왔고
도로를 건너려고 하는 강아지를 잡으려다가
우리 아이가 차에 치었다고 했습니다.

하얀 침대시트 위에 가만히 누워 자는 듯한
아기를 보며 전 아이의 죽음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 넓은 세상에 태어나서 겨우
6년 살고 간 아이가 너무 가엾습니다.
더 잘해주지 못해서
더 많은 것 해주지 못해서
더 맛있는 거 못 먹여서
너무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혼자 가는 길이 외롭진 않았는지
무섭진 않았는지 아빠가 지켜주지 못한 것이
너무나 한스럽습니다.
그렇게 아빠보다 먼저 하늘나라로 간
내 아기 정은이에게 편지를 씁니다.


정은아. 사랑하는 내 딸!

어젯밤 꿈에 네가 보였단다.

아빠가 다섯 살 너의 생일 때 선물한
분홍색 원피스를 입고 있었어.

네가 가장 좋아한 옷이었는데
못 가져가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우리 아가가 가져갔더구나.

늘 아빠 가슴속에 있던 네가

오늘은 너무나 사무치게 보고싶어
아빠는 견딜 수가 없구나.

너를 잠시 다른 곳에 맡겨둔 거라고,
너를 잃은 게 아니라고

아빠 자신을 다스리며 참았던 고통이

오늘은 한꺼번에 밀려와 네가 없는
아빠 가슴을 칼로 도려내는 것만 같다.

아빠나이 스물 두 살.

첫눈에 반한 너의 엄마와 결혼해서
처음 얻은 너였지.

너무나 조그맣고 부드러워 조금이라도
세게 안으면 터질 것 같아

아빠는 너를 제대로 안아보지도 못했단다.

조그만 포대기에 싸여 간간이
조그만 입을 벌리며 하품을 할 때엔

아빤 세상 모든 것을 얻은 것보다
더 기쁘고 행복했단다.


더운 여름날 행여나
나쁜 모기들이 너를 물까봐,

엄마와 나는 부채를 들고
밤새 네 곁을 지키며 모기들을 쫓고

그러다 한두 군데 물린 자국이 있으면
아깝고 안타까워 견딜 수가 없었지.

어린 나이에 너를 얻어 사람들은
네가 내 딸인 줄 몰라했지.

하지만 아빠는 어딜 가든
너의 사진을 들고 다니며 자랑을 했고,

아빠 친구들은 모두 너를
아주 신기하게 보며
부러움을 감추지 못했단다.

아빤 네가 있어 너무 행복했단다.

먹지 않아도 너만 보고 있으면
배가 불렀고,

잠을 자지 않아도 피곤한 줄을 몰랐지.

한동안 낮과 밤이 바뀌어
엄마를 힘들게 했을 때

아빤 잠시 네게 짜증을 내기도 했어.

미안해, 아가야.

네가 처음 옹알이를 하며
아빠라고 불렀을 때

녹음하려고 녹음기를 갖다놓고 또 해보라
아무리 애원을 하고 부탁을 해도

너는 엄마만 불러서 아빠를 애태웠지.

하루가 다르게 커 가는 너를 보면서
세상에 부러운 건 아무 것도 없었단다.

매일 늦잠 자는 아빠를
엄마대신 아침마다 깨워주며

아침인사 해주는 너만 있으면 만족했기에

엄마가 네 남동생을 바랐지만
아빤 네 동생은 바라지도 않았단다.

2월의 마지막 날.

너의 사고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갔을 땐
아빤 네가 자는 줄만 알았단다.

이마에 약간의 상처만 있었지
피 한 방울 나지 않은 니가

왜 병원에 있는지 알 수가 없었지.


이미 실신해서 누워있는 너의 엄마와
주변 사람들을 번갈아 쳐다보며,

아빠는 너의 죽음을 인정할 수가 없었어.

제발 다시 한번만 더 살펴달라며

의사선생님을 붙들고 얼마나 사정을 했는지...

자꾸만 식어가는 너를 안고

이렇게 너를 보낼 수 없다며
얼마나 울부짖었는지...

여전히 예쁘고 작은 너를 너무나
빨리 데려가는 하늘이

그렇게 미울 수가 없었단다.

금방이라도 두 눈을 살포시 뜨면서
"아빠!"하고 달려들 것 같은데

너는 아무리 불러도 깨워도
일어나지 않았단다.

이 넓은 세상에 보여주고 싶은 것도 많고
해주고 싶은 얘기도 많은데

그 중에 천 분의 아니
만 분의 일도 못해준 게
아빤 너무너무 아쉽구나.

아프진 않았니?
고통 없이 갔으면 좋았을 텐데...

우리 아기 많이 무섭진 않았니?

너를 친 그 아저씨는 아빠가 용서했어.

네 또래의 아들사진이
그 차에 걸려있는 걸 봤단다.

많은 생각이 오고 갔지만

이미 너는 없는데 아무 것도 소용없었단다.

정은아! 너를 지켜주지 못해
아빠 정말 미안해.

이담에 태어날 땐 긴 생명 지니고 태어나서

하고 싶은 거,
먹고 싶은 거,
보고 싶은 거 다해보고

나중에 나중에 오래오래 살다가 가.

아빠가 그렇게 되길 매일 빌어줄게.

우리아기...착한 아기...아가!

엄마 꿈에 한번 나와주렴.
엄마 힘내라고...

아가...

엄마랑 아빠는
우리 정은이 잊지 않을 거야.

정은이가 엄마 뱃속에 있는 걸 안
그 순간부터

아빠가 정은이 따라 갈 그날까지...

아빤 오늘까지만 슬퍼할게.
오늘까지만.

하늘에서 아빠 지켜봐.
아빠 잘 할게.
아빠 믿지?

아프지 말고, 편히 쉬어. 사랑한다. 아가..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다연엉가 2004-02-27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식은 죽으면 가슴에 묻고...
눈물이 나오네요.

비로그인 2004-03-02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르는 눈물을 멈출수가 없습니다...

*^^*에너 2004-03-02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모님의 마음은 다 같은가봐요.
부모님의 사랑.. 깊이를 알수 없으니까요.

水巖 2004-06-12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아버지도 울었읍니다. 너무 슬픈 이야깁니다. (냉.열사의 서재에 갔다가 들렸읍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