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한 관광 버스가 손님을 싣고 

관광지 에서 돌아오는 길에 일어난 사건 이었습니다. 

관광객은 모두가 지쳐 잠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고개를 막 넘어가려던 순간, 

운전사는 브레이크에 이상이 생긴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브레이크가 고장난 채로 내리막길에 접어든 버스는 

속도가 점점 빨라졌고, 

당황한 운전사의 떨리는 눈동자에는 

경사가 급한 내리막길에 펼쳐진 

다섯 개의 급커브길이 보였습니다. 

버스에 점점 가속이 붙자 눈을 뜬 관광객들은 

뭔가 이상이 생긴 것을 눈치 채고는 흥분하여 

소리를 지르고 이성을 잃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지만 운전사는 침착하고 조심스럽게 

커브길을 한 개 두 개 잘 운전해 나갔습니다. 

마침내 그는 마지막 커브길을 통과하였고 

모든 관광객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좋아했습니다. 

이젠 마을길을 지나 반대편 언덕으로 올라가 

차가 자연히 서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때 저 멀리 아이들이 길에서 

놀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 게 아니겠습니까? 

깜짝 놀란 운전사는 경적을 울려 

피하라고 경고를 하였습니다. 

모든 어린이들이 그 소리를 듣고 피했지만 

아직 한 아이가 그 자리에서 우물거리고 있었습니다. 

순간 운전사는 관광객을 살려야 할지 

저 어린아이를 살려야 할지 갈등하다가 결국 

그 어린아이를 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버스는 예상대로 

건너편 언덕에서 멈춰 섰습니다. 

운전사는 차가 서자마자 

그 아이에게로 뛰어갔습니다. 

그러나 아이는 이미 죽어 있었습니다. 

둘러서 있던 사람들이 

" 살인자! 살인자! " 하며 

운전사에게 야유를 퍼붓기 시작했습니다. 

운전사는 아무 말없이 아이의 품에 고개를 묻고는 

아이를 안은 채 흐느끼며 

옆의 오솔길로 걸어들어갔습니다. 

사람들은 쫓아가면서까지 

" 살인자! 살인자! " 하며 야유를 하였습니다. 

그 순간 어느 젊은이가 외쳤습니다. 

" 모두들 그만둬요. 소리지르지 말아요. 

저 아이는 바로 운전사의 아들이란 말입니다." 

그 아이는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아이였습니다.


우리에게 남을 비판할 자격이 있는것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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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3-16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너무 슬픈 이야기네요...ㅠㅜ

문학仁 2004-03-16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미심장한 이야기네요.
외적으로 보면, 안전불감증이 문제인듯... 운전 전에 미리 점검했어야 하는.....
그리고 내적으로 보면,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밖에요.... 한아이를 살리고자, 수십명의 승객을 죽음으로 넣을것이냐, 한아이를 희생해서 많은 인명을 구할것이냐.... 참 어려운 문제이네요. 살인자라고 외치는 사람들... 과연 그 상황이 자기네 상황이었다면 어찌했을런지.... 아마 대부분이 다수의 승객을 희생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타인은 생각지 않은 자기의 집단에만 관용이 높은 우리 사회의 사람들은 말이죠......저같으면, 과연 자식을 희생해서 타인을 살렸을까요? 진짜 어려운 질문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