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은 악마의 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51
에드나 오브라이언 지음, 임슬애 옮김 / 민음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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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읽었고, 재미있다가 ‘헉‘ 하다가, 복장이 터져 죽을 뻔 하다가.
내 옆에 엘렌 같은 친구 있으면 나는 등짝을 그냥 확!

덧. 근데 왠지 모르게 바비를 보는데... 정우성 배우가 생각나는건.. 그냥 내 기분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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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내가 가지고 온 책은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물질적 삶>이다.


솔직히 가방에 책을 넣어가지고 다니면서 만원 지하철 안에서 책을 펴기란 여간 눈치 보이는 일이 아니다.


남부터미널에서 역삼까지는 마의 구간이라 정말로 앞사람과의 거리가 코 앞일 경우가 많다.


게다가 최근 노안이 시작되려는지 책과의 거리가 너무 가까우면 쉽사리 초점이 잡히질 않는다.


지하철을 타는 시간보다 갈아 타는 시간이 더 많은 짧은 거리도 문제다.


그러한 연유로 주로 전자책을 보거나 부피가 작은 단편 소설을 가방에 넣어가지고 다닌다.


이 책 안에는 <M.D의 제복>이라는 짧은 글이 등장하는데, 옷을 입는다는 것에 대한 뒤라스의 개인적인 생각이 쓰여 있다.


'뒤라스 룩'이라는 게 있는지도 몰랐는데, 늘 같은 방식으로 옷을 입는 뒤라스의 스타일을 보고 어느 패션 디자이너가 그 이름으로 옷을 발표해서 '뒤라스 룩'이 생겨났다고 한다.


나도 올해 들어 매일 출근을 하며 옷을 다르게 바꿔 입어야 하는 상황에 대해 여러번 생각해 본적이 있었던 터라, 만약 내가 입기 편하고 나한테 어울리며, 어떤 이미지까지 부여해 주는 적확한 옷차림이 있다면 너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뒤라스 룩'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한번 검색해 보았는데. 나오는 사진들은 이런것들.



뭔가. 최화정을 연상시키는 룩이랄까. 


나는 개인적으로 치마를 잘 안 입기에 도전해볼 것 같지는 않지만 어쩐지 매일 비슷한 옷을 입는다는 것에 대한 편안함과 안정감에 대해 공감하며 오래도록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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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나를 이유없이 사랑하는 것도,

누군가가 나를 이유없이 싫어하는 것도,

너무나 이상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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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죽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고등학교 시절 동창의 소식을 들었다.


- 어쩌면 죽었는지도 몰라.


무의식 중에 나는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유난히 유난스러운 일의 중심에 잘 서 있었던 그 아이를 떠올리면, 아직도 이상한 죄책감과 함께 불편한 기분이 든다. 

뭔가 내가 좀더 참아줘야 했던 것은 아닐까, 내가 떠남으로 해서 그 아이에게는 정말 아무도 남지 않게된 것은 아닐까.


유독 혼자서는 제대로 잘 서 있지 못했던 아이.

사람에게 의지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늘 기대있던 아이.

자신의 행복은 상대방에게 달려있다는 듯한 방관자적인 태도.

현실에서 발을 붙이지 못하고 둥둥 떠다니던 아이.


나를 마지막으로 모두와 연락을 끊고, 이름도 바꾼 채 상관없는 사람으로 살아가던 그 아이의 소식은 생각지도 않은 의외의 곳에서 들려왔다.


- 새아빠는 돌아가셨고, 치매에 걸린 엄마와 둘이 살고 있대.


이 나이쯤 되면 들을 법한, 들을 수 있는 이야기지만 조금 충격이었다.

그런데, 충격이라고 느껴진 포인트가 이상했다.

새아빠가 돌아가신 것도, 엄마가 치매에 걸린 것도 아니고,

엄마랑 둘.이.살.고.있.대.가 기괴하게 느껴졌다.


의붓 오빠를 제외하면 외동딸이니 당연히 본인이 모실 법한 일이지만 시설에 모시지 않고, 본인이 혼자 치매 엄마를 모시며,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집에 있다고.


왜 그 아이는 여전히 그렇게 살고 있을까.


물론,

사람들도 만나고, 대학원도 다니고(사회복지과의 대학원을 다니고 있다는 소식도 들었다. 이 나이에..), 남자도 만나겠지만, 치매에 걸린 엄마와 둘이서 산다니.


학창시절,

의붓 아빠의 폭행으로 부터 보호해 주지 않은 엄마.

의붓 아빠와 그 자식(국제 변호사)에게 딸을 부끄러워 했던 엄마.

사랑하던 사람과 헤어지고 손목을 그은 딸을 대학 때 사귀던 예전 남친에게 맡긴 엄마.


누구보다 자신에게 상처를 주었던 치매에 걸린 엄마와 단둘이서 함께 사는 그 아이의 마음은 무엇일까. 지금 대체 어떤 삶을 살고 있는 걸까. 괜..찮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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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이 오는 아침이다.

아!

가게 데크에 눈이 쌓이면 곧 얼테고, 그러면 손님들이 미끄러우실테고,

그렇기 때문에 미리 쓸어야 하고, 쓸어도 쓸어도 눈은 계속 내리니까

그러면 하루종일 눈을 쓸어야 하겠구나.

오늘은 늦게 가게문을 열었으면 좋겠다.

 

-

몸을 겨우 추스르고 나와 새로운 핫초콜렛을 끓인다.

이거 바닥에 눌러붙지 않도록 계속계속 저어 주어야 하는데,

다른 날은 즐겁고, 달콤했던 일들이 오늘 아침에는 왜이렇게 하기 싫을까.

아!

어제 에스프레소를 너무 많이 내려서 어깨도 아프다.

진짜 아프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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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도 미끄러운데 우체국 택배 아저씨가 오시네.

내꺼다. 내꺼.!! @.@

모르는 사람(나만 그쪽을 아는 사람)에게서 받는 책 선물이라.

이거 묘하게 가슴이 녹녹해진다.

엄청 재미없었다며 건네는 책 또한 그래서 더 궁금해진다.

보통은 '이거 읽어봤는데 엄청 재미없었어. 그러니까 너 가져!'이러면 기분 나빠야 하는데,

그래도 이렇게 가지런한 발들이 찍혀있는, 심지어는 모던클래식이라니.

빠진 이 하나 채워넣고, 아싸!

아무튼 기분이 갑자기 엄청 좋다.

 

-

여기에 그동안 못구해서 안달이었던

레몽장의 <오페라 택시>와 <카페 여주인>도 구했다.

그것도 같은 날!

 

-

이것이야말로 이 책들과 만날 운명이지 않아요? 다락방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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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3-01-16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우, 우체국 택배는 정말이지 엄청 빠르네요. 어제 픽업해 가셨는데 벌써 배달이라뇨! 우체국 만세 ㅠㅠ

가지런한 발들이 찍힌 표지가 무척 예쁘죠? 제가 재미없게 읽었다 해도 아무쪼록 관찰자님께는 재미있는 책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선물한 자의 보람, 같은게 느껴지니까요. 하하하핫. 물론, 재미를 강제할 순 없겠지만요.


갑자기 엄청 좋아진 기분을 오래오래 유지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흣 :)

관찰자 2013-01-18 19:41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의 페이퍼 보고 오기가미 나오코 님의 첫 소설집을 사서 읽었어요.
본래도 그녀의 영화들을 좋아해서 다 가지고 있는데,
소설을 읽으면서 내내 오글거렸다면, 제 감수성이 이젠 늙은걸까요.ㅠ

영화로 볼때는 담백하던 그녀의 감각이
인쇄되어진 글로 보니 너무 낯간지럽더라구요.
그래서 첫번째 단편만 읽고 두번째는 넣어두었어요.


다락방 2013-01-19 10:06   좋아요 0 | URL
저는 그 책 끝까지 다 읽긴 했는데 완전 별로였어요. 아, 이 감독은 그냥 영화만 보자, 라고 결심했답니다. 킁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