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요새
너무 바빴다.
그리고
아직 바쁨이 끝나지 않았다.
몸이 바쁘고 할것이 많으니 마음도 따라 바쁘고,
책도 잘 읽히지가 않는 요즘이다.
그래도 주말에는 무거움은 내려두고 이야기 그 자체로 즐거운 책을 읽고 싶어서
예전에 읽고 구석에 꽂아둔 <헬프>를 다시 꺼냈다.
웬일인지 요즘 알고리즘으로 계속 영화 <헬프>가 뜨길래 한번 더 읽고 싶어진 즈음이었다.
처음 시작을 왜 그렇게 구별지었는지 모르지만,
일단 구별이라는 것이 한번 지어지면, 이것은 무소불위의 권능이 된다.
지금도 여전히 남아있지만 그래도 계속 싸워나가야 하는 이야기들이다.
구별짓기를 생각하다보니,
최근 계속해서 여유가 없었던 것은 일이 바쁜 탓도 있지만,
아이의 학교에서 벌어진 말도 안되는 일 때문인 탓도 크다.
아이가 옆반 친구에게 돈을 빼앗겼는데, 돈을 빼앗긴 방식이 가히 지능적이고, 조직적이다.
일단,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반단톡방 등에서 얻은 전화번호로 무작위 단톡방을 만든다.
목표 금액을 설정하고(300만 원), 단톡방에 초대된 아이들에게 계좌입금을 강요한다.
계좌입금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 단톡방을 나갈 수 없다. 또한 입금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중3형 들이 개인적인 협박이 이루어진다. 이 단톡방을 나갈 수 있는 방법은 하나다. 계좌로 돈을 입금하고, 5명의 아이들을 초대해야 비로소 나갈 수 있다.
하지만 돈을 입금하고 5명을 초대한 후 단톡방을 나오더라도 또 다른 누군가에게 불려서 다시 또 그 방으로 들어가게 된다. 다시 도돌이표.
이러한 방법으로 거의 100명에 가까운 아이들이 적게는 몇 천 원에서부터 많게는 몇 만 원까지 돈을 상습적으로 뜯겼다.
이제는 삥을 뜯는 것도 SNS를 이용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중간에서 단톡방을 만들고, 돈을 모아 상납하는 것은 일부러 촉법인 어린 동생을 시키고, 형들은 뒤에 빠져 있는 교묘함까지 갖췄다.
학교에서는 경찰과 함께 피해 규모를 수사하고 있다고는 하는데,
앞으로 이 학교를 계속 보내야할지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