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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를 부여잡고 있다고 비웃음을 당해도 좋다.

이 나라에선 택도 없는 소리라고 까여도 좋다.

그래도

나는

희망 같은 거

있다고 생각하면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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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통행로 / 사유이미지 발터 벤야민 선집 1
발터 벤야민 지음, 최성만 외 옮김 / 길(도서출판)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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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은 수치가 아니다". 물론 그렇다. 그러나 그들은 가난한 자를 욕보인다. 그들은 예전에는 타당했을 지 모르나 이미 효력을 상실한 속담으로 그를 위로한다. 그러한 속담은 "일하지 않는 자는 먹지도 말라"라는 가혹한 속담과 별반 다르지 않다. .... 혼자 있는 사람은 많은 것을 참아도 무방하고 숨길 수 있는 한 모든 것을 참아도 된다. 그러나 그 가난이 거대한 그림자처럼 그의 민족과 가정 위에 드리우는 경우에는 결코 가난과 평화협정을 맺어서는 안된다. 그는 그들 모두에게 가해진 모든 굴욕에 대해 바짝 정신을 차려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고통이 더 이상 원한의 내리막길이 아니라 반란의 오르막길을 닦게 되는 그날까지 자기 자신을 단련시켜야 한다.그러나 아무리 극도로 두렵고 어두운 운명적 사건이라고 하더라도 매일, 아니 매시간 신문의 논쟁거리로서 그럴싸한 온갖 원인과 결과를 들어 분석되는 데 그친다면, 사람들은 자신들의 삶을 예속하고 있는 저 어두운 힘들을 그 안에서 인식하지 못할 것이다. 사정이 이런 한 아무런 희망도 없다.-86쪽

부와 가난의 영역에 대한 고귀한 무관심은 생산된 제품에서는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생산된 제품은 모두 그 제품의 소유자에게 찍히는 도장과 같은 역할을 하면서 그를 불쌍한 사람으로 보이게 하든 아니면 협잡꾼으로 보이게 하든 둘 중의 하나다. 진정한 호화로움은 거기에 정신과 다정함이 깃들어 있기 때문에 호화로움 자체를 잊을 수 있는 데 반해서, 이곳에서 활개를 치는 사치품은 뻔뻔스러울 정도로 그 견실함을 과시하기 때문에 어떤 정신의 발산도 거기에 부딪혀 깨지고 말기 때문이다.-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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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방통행로 / 사유이미지 발터 벤야민 선집 1
발터 벤야민 지음, 최성만 외 옮김 / 길(도서출판)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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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너라! 모든 걸 용서하마!

철봉에서 스윙을 하는 사람처럼, 누구나 소년시절에는 자신의 중대한 운명이 조만간 결정될 행운의 수레바퀴를 돌린다. 왜냐하면 우리가 열다섯의 나이에 이미 알고 있었거나 실행했던 일만이 언젠가 우리 자신의 매력포인트를 구성하게 되기 때문이다. 소년시절이 지나면 결코 만회할 수 없는 일이 한 가지 있는데, 그것은 부모로부터 도망칠 기회를 놓친 일이다. 그 시절에는 마치 잿물에 담가진 것 마냥 48시간 자신을 제멋대로 방치하는 것만으로도 인생의 행복이라는 결정체가 만들어진다.-74쪽

이와 마찬가지로 베껴 쓴 텍스트만이 텍스트에 몰두하는 사람의 영혼에 지시를 내린다. 이에 반해 텍스트를 읽기만 하는 사람은 텍스트가 원시림을 지나는 길처럼 그 내부에서 펼쳐 보이는 새로운 풍경들을 알 기회를 갖지 못한다. 그냥 텍스트를 읽는 사람은 몽상의 자유로운 공기 속에서 자아의 움직임을 따라갈 뿐이지만, 텍스트를 베껴 쓰는 사람은 텍스트의 풍경들이 자신에게 명령을 내리기를 기다리기 때문이다.-77쪽

사랑하는 사람은 애인의 '실수', 여성스러운 변덕이나 약점에만 연연해 하지 않는다. 어떠한 아름다움보다 그의 마음을 더욱더 오래, 더욱더 사정없이 붙잡는 것은 얼굴의 주름살, 기미, 낡은 옷, 그리고 기울어진 걸음걸이다. 우리는 이를 이미 오래전에 경험했다. 어째서인가? 감정은 머리에 깃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는 학설이 맞는다면, 또한 창문, 구름, 나무에 대한 우리의 감정은 머릿속이 아니라 그것들을 본 장소에 깃들어 있다는 학설이 맞는다면, 그렇다면 우리는 애인을 바라보는 순간 우리 자신을 벗어난 곳에 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곳에서 우리는 고통스러울 정도의 긴장과 환희를 느낀다. 감정은 여인의 광채에 눈이 부셔서 새떼처럼 푸드득거린다. 그리고 잎으로 가려진 나무의 우묵한 곳에 은신처를 찾는 새처럼 감정은 사랑하는 육체의 그늘진 주름살, 투박한 몸짓, 그리고 눈에 잘 띄지 않는 결점을 찾아 그 안에 숨어 들어가 안전하게 은신처 안에서 몸을 움츠린다. 사모하는 사람에게 순식간에 일어나는 사랑의 떨림은 바로 거기, 결점이 되고 비난거리가 될 만한 것 안에 둥우리를 틀고 있다는 사실을 지나가는 사람은 아무도 알아채지 못한다.-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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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력이 없다 없다 나처럼 없는 사람도 드물다고 아예 배수진을 치고 다니기는 하지만, 가끔씩 그걸 확인해주는 사건이 보란듯이 터질 때, 나는 여전히 '나도 나를 모르겠어'라며 답답해 한다.

이번에 파리로 휴가를 간답시고, 이 책 저 책 읽어대고 이 블로그 저 블로그 기웃대며, 숱하게 한 말들 중의 하나.

"나 몽 쌩 미쉘을 못 가봤으니, 이번엔 가볼까 말까"

어제도 파리 여행에 대한 생각을 파리떼 왕왕 거리듯이 하다가, 문득 꺼내본 옛날 앨범.

거기엔 내가 갔던 아날로그 색바랜 파리가 있을테니 한번 다시 보고싶다, 한번 비교해보자는 단순한 욕망이 갑자기 드세진거다.

하나하나 보면서 므흣하게 미소를 짓고 있다가, 같이 보던 친구가 나를 보는 눈이 갑자기 도저히 형언할 수 없는 한심함 + 어이없음 + 우짤까나 표정으로 일그러진다.

떡 하니 붙여놓은,

Mont Saint Michel 이라는 딱지와 그 밑에 주루르 붙은 사진들이랑 같이 간 친구들. 그러고보니 거기 어디서 히치 하이킹 해서 차비 하나도 안 들었다고 자랑도 꽤나 하고 다녔었다.

털썩 쿵 찰싹.(어이없어 주저앉는 소리랑, 머리 찧는 소리랑, 내 뺨 내가 때리는 소리)

이런 예를 들자면 한도 끝도 없지만, 당분간은 이게 최고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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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7-18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치니님, 저 동질감 쫌 느껴도 돼요? ㅜ_ㅜ

치니 2008-07-19 12:14   좋아요 0 | URL
서, 설마... 웬디양님도? ㅋㅋ
아래 nabi님도 그렇고, 이렇게 저 같은 사람이 많다는 데에서 위안을 받기는 합니다만, 알라딘엔 많은데 왜 오프에선 저 만한 사람이 안 보이나 몰라요.

라로 2008-07-18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니님 파리 가시는구나~. 부럽부럽!!
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몇십년전에 배낭여행을 다녀왔었는데
그 이후로 유럽엔 못가본다는~.ㅠㅠ(그당시 제가 배낭여행-여행사를 통한-1호였어요~.^^;;)
언제 갈 수 있을까나~.잘 다녀오시고 꼭 기록을 남기세요~.
남는건 기억력이 아니라 기록이니까요~.^^;;
참 기억력은 저보다 양반이세요~.ㅠㅠ

치니 2008-07-19 12:16   좋아요 0 | URL
그러게말여요,
기억력이 안되면 기록이라도 잘 남겨 버릇해야 할텐데,
저는 그것도 약해요. 구차니즘 -_-;;
사진 찍는 것도 그닥 안 좋아하고, 그렇다고 메모를 잘 적어두며 다니는 것도 아니고...여행 다녀오면 무슨 지명이나 이름은 한달 내에 까먹기 일쑤.
요번엔 nabi님 말씀 꼭 듣고 잘 기록하려구요. ^-^
 

 

오랫동안 좋아해 온 사람을 요즘 자주 본다.

행복하다, 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런 사람들이 음악을 계속 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고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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