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빔의 음악이 낙천적이고 아름답게 들리는 이유

고향 브라질의 자연을 깊이 사랑한 조빔은 환경운동가로도 알려져 있는데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지구 정상회담에 곡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자연을 사랑한 만큼 아마존 열대우림이 벌목되는 것을 누구보다 크게 마음 아파했습니다.


  그런 조빔이 생전에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신이 이토록 어이없이 아마존에 있는 300만 그루의 나무를 베어내게 두는 것은 분명 다른 곳에 그 나무들을 다시 자라나게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곳에는 원숭이가 있는가 하면 꽃이 있을 테고, 맑은 물이 흐를 것이 틀림없다. 나는 죽으면 그곳에 갈 것이다.” 

- 웃기지들 말라고!

생물학계나, 철학계에서 ‘동물에게 감정이 있는가?’ 하는 논의를 하곤 하는데, 만약 제게 묻는다면 단 한마디로 일축해버릴 것입니다. “웃기지들 말라고, 있는 게 당연하잖아!” 

- 역시 부르즈아였어 ㅎㅎ

저는 열네 살 무렵, ‘나는 드뷔시의 현신이 분명해, 나중에는 파리 16구에 살면서 불로뉴 숲을 산책할 거야’라는 생각을 진지하게 하던 엉뚱한 아이였습니다. 

- 아무나 이게 되냐고요

저는 예전부터 피아노 연습을 싫어했습니다. 본 공연에서 관객들 앞에서 치지 않는 이상 진정한 연습이 아니라는 것이 제 지론이기 때문에, 자랑은 아니지만 리허설도 제대로 하지 않습니다. 다른 뮤지션들을 봐도 이 가설은 틀리지 않은 것 같습니다. 연주를 잘한다고 생각했던 뮤지션도 이런저런 사정으로 사람들 앞에 설 기회가 줄어들면 시간이 지날수록 빛을 잃어갑니다. 정말 잔인한 일이죠. 배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 앞에서 연기할 때 비로소 프로로서의 얼굴이 만들어져요. 집에서 아무리 연습을 해본들 의미가 없습니다. 

- 어머님 대단하신 분이네

지금이니까 털어놓는 것이지만, 사실 20대 초반에 잠시 오누키 씨와 함께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한테 다른 사람이 생기는 바람에 그 집을 나와버렸어요. 정말 너무했죠. 나중에 오누키 씨와 친하게 지내던 저희 어머니가 우리 아들이 그동안 신세를 졌다면서 그녀를 찾아갔었던 모양이에요. 오누키 씨에게 “어머님께서 단아한 진주목걸이를 주셨어요”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 그럼 그렇지

모자 디자이너였던 어머니는 패셔너블했고, 이탈리아 영화를 무척 좋아하셨습니다. 제가 태어나서 처음 본 영화가 페데리코 펠리니(Federico Fellini) 감독의 〈길〉이었어요. 어릴 때 영화관에 가서 엄마의 무릎 위에 앉아 흑백의 스크린을 올려다보던 생각이 납니다. 정작 내용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지만 거기서 들었던 ‘다~리라리라~’라는 여주인공 젤소미나의 테마곡만은 오래도록 귓가에 맴돌았습니다. 

- 한국인은 참지 않긔

어떤 날은 시장을 둘러보다 일본식 튀김 같은 것을 파는 노점상이 보여 무심결에 “덴푸라네” 하고 중얼거렸는데 “당신네들 부모가 들여와서 그런 거 아니야!” 하고 버럭 화를 내길래 어떻게 사과해야 할지 몰라 멍하니 멈춰 서 있기도 했습니다. 억압한 사람들은 금방 잊지만, 억압 당한 사람들은 세대가 바뀌어도 잊지 못하는 법이죠. 

- 팬들도 멋지다

여담이지만 모어 트리스와 관련해, 2017년에는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그해 생일, 해외에서 예상치 못한 나무 심기 증서가 날아왔습니다. 중국의 팬들이 돈을 모아 제가 태어난 날인 1월 17일의 숫자를 따서 총 1,170그루의 나무를 내몽골의 사막지대에 심어준 것입니다. 사전에 저희 사무실과 연락해 사카모토 류이치라는 이름을 쓰는 것에 대한 허가를 받은 후 저에게는 비밀로 하고 계획을 진행했다고요. 눈물이 날 정도로 기뻤습니다. 그 팬클럽은 다음 해에 중국의 빈곤 지역에 제 이름으로 음악 교실을 세우고 악기를 기증하기도 했죠. 처음에는 그저 입 밖으로 내뱉고 본다는 느낌이었는데, ‘No Nukes, More Trees’의 메시지가 이렇게까지 세상에 영향을 끼치게 되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 ㅠㅠ 남일 같지 않다

할머니가 “후쿠시마 복숭아 달고 맛있어. 애들은 안 먹는 게 좋지만”이라고 웃으면서 말하더군요. 내부 피폭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복숭아를 파는 그녀의 모습에서 기쁘면서도 슬픈, 복잡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그래도 나이 든 사람들은 먹어도 괜찮아”라고 덧붙이더군요.

- 여복이 많으신 듯 / 뭐야 집에 스타인웨이앤선즈 있으면 연습할 수 있었네? ㅎㅎㅎ 

파트너가 말하길, 집에 피아노가 없다는 핑계로 연습을 전혀 안 하는 저를 보다 못해, 더 이상 발뺌할 수 없도록 선물해주기로 마음먹었다고 합니다. 못 이기는 척, 거실에 놓을 수 있는 조금 작은 크기의 베이비 그랜드 피아노를 골랐습니다. ‘연주 기술은 실제 콘서트 현장이 아니면 늘지 않는다’는 주의였지만, 선물까지 받은 이상 평소에도 피아노를 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어릴 때 영향을 주었던 외삼촌에게 갈색 피아노를 물려받았던 이래 처음으로, 60세의 나이에 저만의 피아노를 갖게 된 셈입니다. 

- 음악의 힘

9·11 사건 직후, 한동안 음악을 만들기는커녕 들을 마음조차 생기지 않았던 저는 맨해튼을 산책하던 중 우연히 이름 모를 스트리트 뮤지션이 연주하는 비틀스의 〈예스터데이〉를 들은 것을 계기로 비로소 음악과 다시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 오, 몰랐어

생각할수록 지구의 구조는 참 재미있는 것 같아요. 대륙판이 움직임에 따라 아이슬란드는 매년 몇 센티미터씩 넓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제 재생 가능 에너지의 최선진국이 된 아이슬란드는 수력 발전으로 총에너지의 70퍼센트, 지열 발전으로 30퍼센트를 조달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합치면 100퍼센트 자연 에너지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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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른이 된다는 것은 결국 사라진다는 것이라는 사실을, 완전히 사라지다시피 몸을 숨기는 법을 배우는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하나


  • 하지만 권위라는 것은 결국 일종의 광택제일 뿐이다. 가끔 사소한 일로도 그 권위에 균열이 가면 그 안에 숨어 있는 덜 교화적인 모습이 드러나게 된다. 실제로 내가 페미니즘을 언급하자 시아버지는 갑자기 침착성을 잃고 예상치 못한 악의를 눈빛으로 드러냈다. 평소에는 빈혈 환자처럼 창백한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라 비아냥거리며 어디선가 주워들은 페미니즘 슬로건을 노래 가사처럼 흥얼거리기 시작했다.


  • 그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뜻이지. 아무것도 아닌 사람에게는 누군가가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법이야.


  • 우울한 사람은 글을 쓰지 않아. 자기 상황에 만족하는 사람들이나 글을 쓸 수 있는 거야. 여행을 하고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나 글을 쓸 수 있는 거라고. 말도 그런 사람들이 하는 거야. 궁극적으로 자기 말이 옳다는 확신을 가지고 말이야.”


  • 사랑이란 아무런 두려움이나 혐오감 없이 제정신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될 때야 비로소 완전히 끝나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 일단 내 머리가 이렇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하면 나는 그렇게 하고는 다시는 그 일에 대해 생각하지 않아. 그렇게 해봤자 골치 아픈 일만 일어날 뿐이야.”


  • 진정한 지식인은 정말이지 얼마 되지 않아. 이른바 지식층이라 불리는 집단은 평생 다른 사람들의 사상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면서 나태하게 살아. 그들은 자기들의 경쟁자가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법을 연습하는 데 모두 힘을 쏟아붓지.”


  • “책은 침묵하려고 쓰는 게 아니라 목소리를 내려고 쓰는 거야.”


  • 일요일의 풍경은 언제나 동네가 쇠퇴해가는 것을 감추기 위해 칠해놓은 페인트 같았는데


  • 니노는 아이를 데리고 놀다가 아이가 넘어져 무릎이 까지면 자기도 아이와 똑같은 수준이 되어, 아이를 넘어지게 한 게 너냐고 자기를 탓할까봐 두려워하는 그런 종류의 어른이었다.


  • 허영심도 자원이거든. 허영심이 많으면 네 자신과 네가 가진 것에 주의를 기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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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연습의 원리(Fundamentals of Piano Practice)


(알라딘에 이북으로도 검색이 안되어서 부득이 위키 소스 링크 첨부)


The most important aspect of learning piano is brain development and higher intelligence.

Practicing something that wasn't meant to be performed is not only a waste of time but also

destroys any sense of music you originally had.

the force needed to play the piano is about equal to the weight of the arm.

Trying to acquire technique hands together is the main cause of speed walls, bad habits,

injury, and stress.

Practicing slowly hands together and gradually ramping up the speed is what we tend to do intuitively, but it turns out to be one of the worst ways to practice because it wastes so much time and you are training the hands to execute slow motions that are different from what you need at the final speed. Some students compound the problem by using the metronome as a constant guide to ramp up the speed or to keep the rhythm.

This is one of the worst abuses of the metronome. Metronomes should be used only briefly to check the timing (speed and rhythm). If over used, it can lead to loss of your internal rhythm, loss of musicality, and biophysical difficulties from over-exposure to rigid repetition (the brain can actually start to counteract the metronome click and you may either not hear the click or hear it at the wrong time).

Technique for speed is acquired by discovering new hand motions, not by speeding up a slow motion; i.e., the hand motions for playing slowly and fast are different. This is why trying to speed up a slow motion leads to speed walls --because you are trying to do

the impossible. Speeding up a slow play is like asking a horse to speed up a walk to the speed of a gallop -- it can't. A horse must change from walk to trot to canter and then to gallop. If you force a horse to walk at the speed of a canter, it will hit a speed wall and will most likely injure itself by kicking its own hoofs to shreds.


Playing fast can be detrimental to performance as well as to memory. Playing fast can cause “fast play degradation”, and the best way to test your memory is to play slowly.

It does not make sense to ask whether music is art or math; they are both properties of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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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을 받으면 체력과 면역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수술 전에는 매일 만 보 걷기를 목표로 걸었습니다. 게다가 전신 마취를 하는 큰 수술을 받는 이상, 의료사고로 사망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었죠. 그래서 그때까지 맛있는 것들을 잔뜩 먹어두기로 하고 약 열흘간, 매일 밤 ‘최후의 만찬’이라는 이름으로 호화로운 식사를 했습니다. 스테이크도 먹고, 이탈리안 요리도 즐기며 도쿄 내에서 먹을 수 있는 수많은 요리를 만끽했습니다.' 


- 이거 괜찮은데, 큰일을 앞두고는 일점호화주의로 간다!


'가장 증상이 심했던 것은 수술 다음 날이었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눈을 뜬 순간 ‘지금 이곳은 한국의 병원이다’라는 착각이 들었습니다. 심지어 서울도 아닌 한국 지방 도시의 병원이라고 생각했죠. 짧은 한국어 지식을 끌어모아 어떻게든 간호사와 이야기를 해보려 애썼지만 제대로 된 뜻의 한국어인지 어쩐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는 사이 한국인 간호사가 묘하게 일본어를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서서히 내가 어떤 상황에 놓였는지를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몇 년간 한국 드라마를 자주 봤던 것의 영향이 아닐까 싶습니다.'


- 어떤 드라마였는지가 몹시 궁금하지만, 그는 가버렸다...ㅠ


'처음 겪는 섬망이라 무척 두려웠지만 나도 열심히만 하면 드라마 극본을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의 신기한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뇌 구조가 얼마나 흥미로운지 깨닫는 계기가 되었죠. 초현실주의, 혹은 비트닉1 아티스트들이 오토마티즘(automatism, 자동기술법)을 시도하며 목표했던 것도 이런 무의식적인 창작이었는지 모릅니다. 우리의 뇌가 일상적으로 보고 듣는 것을 이토록 방대하게 축적하고 있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 역시 모든 것을 아티스트 창작 활동으로 연결시키는 분 ㅎㅎ


'옛날부터 저는 금방이라도 팔랑대며 날아가 버릴 듯 ‘나뭇잎처럼 가벼운 의지’를 지녔다는 말을 들어왔을 정도로 의지박약이기 때문에, 무심결에 침대로 들어갈 뻔한 적도 많았지만 이번만큼은 최선을 다해 참았습니다.'


- 거짓말. 세상 제일 부지런한 분들이 꼭 이런 말씀을 하심. 


'바로 곁에 있는데도 만날 수 없다니 “로미오와 줄리엣이 된 것 같은 기분이네”라는 이야기를 나눴기 때문에 이 습관에 ‘로미줄리’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로미줄리’를 한 달 정도, 매일 반복했던 것 같은데요. 그 후에도 그녀는 제가 입원할 때마다 똑같이 해주었습니다. 뻔한 말이지만 역시 괴로울 때야말로 사랑에 구원 받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 그래도 마지막까지 사랑을 나누셨구나. 


'저는 예전부터 “나는 친구가 없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그러다 20년 전쯤, 나름대로 친구의 정의를 내려본 적이 있습니다.


  자신이 정말 곤란에 처한 순간, 예를 들면 집이 불에 타거나, 도둑이 들거나, 화장실의 물이 줄줄 새서 멈추지 않는 그런 순간에 곧바로 전화할 수 있는 사람이 곧 친구라는 것이 당시의 결론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몸소 죽음과 직면하면서 새삼스레 상의하고 싶은 사람들을 세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감사하게도 그런 사람이 여럿 있더군요. 미국에도, 유럽에도, 그리고 당연히 일본에도.


  친구끼리는 사상이나 신념, 취미가 달라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저 묵묵히 기댈 수 있는 사람. 그런 이들이 많지 않을지언정 확실하게 존재하고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느꼈습니다.'


- 그러네요, 정말.


'하지만 기존의 가치관을 깬다느니 하는 말을 들으면 마치 1960년대 전위예술과 같은 느낌이 들어 거기에도 거부감이 있습니다. 전위가 새롭고 후위는 낡았으며, 지식인은 진보적이고 대중은 보수적이라는 이분법 자체가 이미 시대착오적이니까요.' 


- 그렇습니다! 오늘날의 지식인은 심지어 대중들보다 보수적인 경우가 더 많죠.


'저는 오래전부터 ‘포멀’한 것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그 감각이 해가 거듭될수록 더 강해지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그저 싱겁게 피아노를 치곤 합니다. 하루에 몇 시간, 건반에 손가락을 올려 울리는 소리를 즐기는 정도의 마음가짐으로 충분하지 않나, 생각하면서요.'


- 싱겁게 치는 게 하루에 몇 '시간' 이라니...안 싱거우면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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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 나의 눈부신 친구 나폴리 4부작 2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7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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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에 비하면 다소 역동성이 떨어지지만 (사건 사고는 많은데도 이상하게 그런 느낌이다) 3부를 그래도 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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