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난새의 내가 사랑한 교향곡>을 리뷰해주세요.
금난새의 내가 사랑한 교향곡 우리가 아직 몰랐던 세계의 교양 25
금난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클래식을 잘 모른다.  나 뿐 아니라 무슨 무슨 교향곡 제 몇 번 무슨 무슨 장조 혹은 단조 거기에 또 Op. 몇 번 , 그리고 또 누구누구의 지휘와 누구누구의 연주까지 주루룩 이어지는 제목을 들을라치면 에이 몰라! 하게 되는 사람들이 무수히 많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이 세상에 '몰라도 아는 척 하고 싶은 것들 10가지' 라는 리스트가 있다면 클래식은 그 중 상위권에 들만한 목록임에 틀림없다. 클래식을 듣는 사람=교양 있는 사람이라는 등식 같은 건 절대 용납 못하고 콧방귀를 끼는 신세대래도 음악 좀 들어본 친구라면, 아 클래식도 좋은 건 참 좋을텐데 하면서 입맛을 다신 적이 있을 거다. (지난 해 공전의 히트를 친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잠시나마 일었던 클래식 붐을 보면, 대중적인 곡들은 가요나 팝 못지 않게 사람들의 주의를 끌고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고 그 열광의 무리 속에는 어린 친구들이 더 많았다)

자, 그럼 클래식을 들어볼까 할라치면 ... 맨 위에 말했잖은가. 너무 길고 복잡하다, 서두가. 그리고 그나마 들어본 영어로 된 이름도 아닌 독일어, 러시아어 이름까지 나와버리니 포기하기 일쑤.  

암암리에 클래식을 하는 사람들은 두 가지 부류로 나뉘어 왔으리라 짐작한다. (실제 클래식 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보지 못해서 역시 '베토벤 바이러스'를 보고 얕은 추측을 하고 있는 것이니 틀렸다면 말씀해주세요) 

클래식 한다고 교양을 온 몸에 휘감고 클래식 모르는 사람 얕잡아 보는 부류와, 클래식 하지만 이것이 특정 부류의 취미로 남기보다는 더 대중적으로 전파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류.  

이 가정이 맞다고 전제하면, 우리의 친절한 난새씨는 분명 후자에 속한다. 

책의 두껍고 클래시컬(!)한 장정을 열자마자, ~ 입니다 라는 경어체와 함께 상냥하고 친절한 손짓이 눈에 보이는 듯 하고 두껍고 우아해서 조금은 겁을 먹었지만 몇 장 넘긴 후에는 곧 대 모짜르트나 대 베토벤의 뒷 이야기나 멘델스존의 슬픈 사랑 이야기 같은 일화에 마음을 풀게 된다. 

가장 높이 점수를 줄 만한 것은, 1장을 다 읽기도 전에 옆에 노트북을 갖다놓고 그가 권하는 음악을 찾아서 들으면서 읽는 모범적인 태도를 취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것도 전혀 강압적이지 않고 권위적이지 않은, '이런 것쯤은 몰라도 듣고 느끼기만 하면 된답니다'라는 식의 다정한 이끌림에 의해.  

그럼에도 별 세 개에 그치는 이유는, 이런 좋은 의도로 씌여진 책이라면 조금 더 상세하고 조금 더 방대하게 망라해주었어도 좋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 때문이다. 야박하지만 13,500원이라는 돈에 대한 경제적 효율성의 측면에서 보자면 그렇다. 그리고 이렇게도 친절한 난새씨에게 조금 죄송하지만, 아무리 입문서라고 할 지라도 조금은 문학적이고 독자적인 개성 넘치는 내용을 기대했기에 평이한 설명체가 지루하기도 했던 것이 사실이다. 역시, 대중음악만 넘치게 듣고 자란 나 같은 사람에게는 아무래도 한 편의 드라마가 책보다는 훨씬 호소력이 큰가부다. 금난새씨가 만일 '베토벤 바이러스' 만큼이나 재미난 책을 썼다면 그가 그토록 간절히 소망하는 클래식의 대중화와 올바른 이해에 가는 길이 조금은 빨라지지 않았을까 싶으니 말이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읽으면 듣고 싶어지는 실용성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 생각이 안나네요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 클래식 애호가를 제외한 사람들(애호가라면 조금 시시할 거 같아요 ^-^;)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생각이 안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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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꼬 2009-04-06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난새씨가 만일 '베토벤 바이러스' 만큼이나 재미난 책을 썼다면 그가 그토록 간절히 소망하는 클래식의 대중화와 올바른 이해에 가는 길이 조금은 빨라지지 않았을까 싶으니 말이다.

하하. 이 글을 쓰실 때의 치니님 표정을 떠올려봤어요. 아마 제 상상이 맞을 것 같아요. 하하하.

치니 2009-04-07 13:07   좋아요 0 | URL
헤헤, 딱 걸렸구나, 네꼬님한테.

마법천자문 2009-04-07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라식 음악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전문가인 저한테 문의해주시기 바랍니다. 조용필 교향곡 1번 창밖의 여자 3악장 아다지오에 얽힌 일화를 비롯해... 아, 지금은 자세히 설명해드릴 시간이 없으니까 자세한 내용은 이 사이트에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고클래식 ==> http://www.goclassic.co.kr/

치니 2009-04-07 17:19   좋아요 0 | URL
오우, 고클 좋은데요. 안그래도 지금 저 책 읽고 약간 삘 받아서 베토벤을 좀 더 들어봐야지 하고 있던 참이에요, 감사합니다. :)

니나 2009-04-08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 생각이 안나네요

저 이부분 너무 재밌어서 깔깔 웃었어요. 깔끔한 결말이었달까요? ㅋㅋ

치니 2009-04-08 08:57   좋아요 0 | URL
이힛, 니나님을 깔깔 웃게 해드려서 기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