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은 유물에 있다 - 고고학자, 시공을 넘어 인연을 발굴하는 사람들 아우름 27
강인욱 지음 / 샘터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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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학,
나에게 고고학이란 단어는 인디아나 존스부터 시작된
모험과 환상의 세계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쥐라기 공원 시리즈,
미라 시리즈, 다비치 코드, 그 외 다양한 영화들 속 고고학자들은 정말 대단한 영웅들이다.

세계에 숨겨진 비밀들을 찾아내고, 보물을 나쁘게 사용하려는 사람들로부터 지켜내고, 결국에는 세상에 평화를 찾는 것.
그렇게 고고학자는 내 마음속에 세계의 비밀을 수호하는 멋진 영웅으로 자리 잡았었다.

한때는 동경했던 고고학자의 이야기라니,
설렘 가득 안고 책을 펼쳐 들었다.
저자는 초등학교 때부터 고고학의 매력에 빠졌다고 한다.
책은 저자가 지난 1년간 샘터에 연재했던 글과 블로그에 남겼던 글을 정리해서 담았다.

"진실은 유물에 있다"라는 제목 속에 고고학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고학자가 발굴하는 유물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인연의 끈이라는 말...
유물 한 조각에 담긴 영혼을 불러오는 샤먼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알라딘의 램프를 문지르면 나타나는 요정 지니 같기도 하다.

유물이 간직한 기억 한 조각.
그 조각들을 모와 과거의 사람들을 현재에 불러내는 작업.
저마다의 삶과 생활이 다르기에, 개개인의 개성을 불러오진 못 하지만.
지나온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지난 시간이 담고 있는 숨결 하나.
장인의 손길로 깁고 이어 살려낸 찬란했던 시대의 모습.

비록 영화나 만화의 모습처럼.
화려한 모험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신비롭고 환상적이다.

고고학자의 실상은 맨땅에 몇 날 며칠이나 버텨가며
손으로 쓸고 닦아 하나하나 건져내는 단순 반복 잡업이 많은 시간을 쓴다지만.
그 노력으로 만들어낸 결과물은 절로 감탄이 나온다.

책을 읽으며 바로잡은 사실 하나.
'고려장'에 대한 오해. 분면 초등학교 때 배우길
고려장이란 풍습은 고려 시대에 있던 부모를 산길에 버리고 오는 풍습이라고 배웠었는데.
그 어디에도 기록과 유물이 없는 조작? 된 이야기라는 것!!
세상에 '고려장'이 일제의 잔재라고 한다.

우리 역사 속에서 산사람을 버리는 그런 경우는 없었다는 것.
'고려장'이란 말이 더는 쓰이지 않았으면 좋겠다.
저자는 고대 이래 전해오는 '빈장'이라는 풍습에서 잘못 왔을 거라 추측한다.
고대 삼국시대나 일본에선 귀족이 죽으면 1~3 년간 죽은 사람을 산사람처럼 모신 후에 무덤에 넣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죽은 사람을 마치 산사람처럼 모시다 보니 산사람을 버리고 왔다는 오해가 있을 수는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오해하지 말고 이해하자!
'고려장'은 없었다는 것. 아니 우리가 알던 '고려장'이 없다는 것!
'빈장'이란 풍습이 있었다는 것. 우리뿐만 일본에서도 있었다는 것!!

이글 하나만으로도 고고학의 매력에 푹 빠질 수밖에.
우리가 역사에서 배우는 많은 것들이 고고학자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느껴본다.

국립 중앙 박물관에 가면 고조선부터 조선시대까지 전시된 유물들을 볼 수 있다.
지금 우리의 눈으로 보기엔 너무 단순해 보여서 휙~ 하고 지나가는 유물 한 점 한 점에 서린
학자들의 노력을 생각해 보면 반성하게 된다.

그 한 점의 유물이 걸어오던 말을 외면했던 지난 시간들을...
우리 국토에는 곳곳에 유물이 있다.
아니 사람이 살아온 모든 곳이 시간이 흘러 유물이 된다.

그 작은 물건들이 간직한 이야기가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어루만져 주고, 가만히 이야기를 들어 주면,
유물들이 찬란한 보물이 되어 우리에게 다가올까?

*본 글은 샘터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샘터 물방울 리뷰단 11기 활동)


진실은 유물에 있다 - 강인욱.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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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 - 제8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문학동네 청소년 39
이꽃님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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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 열여섯.
그 맘 때 다 그런 걸 알지만
마음처럼 안되는 것이 많다.

그렇게 날세우지 않아도 되는데.
무엇이 두려웠던 걸까?

아빠도 아빠가 처음이듯 딸도 딸로 살아가는 것은 처음이다.
아빠가 경험했던 열다섯과, 딸이 경험하는 열다섯은 분명 너무나 다른 세상이다.

말할 수 없어 비밀로 품고 있어야만 했던 진실.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꼭꼭 싸매어 품고 있어야 했던 고통.

잠깐은 동생이었고, 한때 친구였고, 때론 언니였던
세상에 단 하나뿐인 기적을 만나 세상이 변했다.
아니 '나'라는 세상에 드디어 '엄마'라는 세상이 들어와 왈콱 눈물이 난다.

'언니'가 남긴 마지막 편지, 아빠가 보낸 단 한 장의 편지.
기적이 완성되는 그 순간 또 하나의 기적이 시작됐다.

너무나 소중하기에 그 소중함을 잊고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돌아 본다.
매일이 얼마나 기적 같은 하루 인지, 결핍을 겪지 않고 깨닫기엔 세상이 너무 단단 하다.
열다섯, 열여섯. 마법 같은 '중 2병'의 치료제는 기적 같은 '사랑'을 알게 되는 것 아닐까 싶다.

책을 읽고 나면 '편지'를 쓰고 싶어진다.

내 삶의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 내 전 부인 은유에게
아빤 미안하고 고맙다는 말, 언제나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어.
준비 없이 찾아온 이별과 사랑이기에 어떻게 해야 될지 몰랐어.
혼자서 처음인 모든 것들이 두려움으로 다가왔어.
내게 남은 마지막 '사랑'마저 잃을까 봐.

.
.

.

매일이 기적이었다는 것을 우린 왜 몰랐을까?

나에겐 '은유'라는 기적이 있어 지끔 껏 살아 올 수 있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어.

 

안녕, 내 사랑.

안녕, 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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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기
안채윤 지음 / 자화상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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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곧잘 죽고 싶어졌다"
그 맘 때쯤이면 한 번쯤은 들었던 생각일까?
예기치 못한 죽음을 목격하고 나면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가게 사로잡히게 된다.

그 맘 때의 나 또한 그랬다.

내일 또 보자며 환하게 인사하고 헤어졌는데
다음날 아침 학교에선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인사를 대신했다. 너무나 갑작스러웠던 이별, 살아 있는 동안 두 번 다신 만날 수 없다는 생각. 그날 난 종일 게임 속으로 도피했었다.

그리고 얼마 후 또 다른 죽음의 소식이 들려왔다.
이번엔 가족이었다.
어른들은 호상이라며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하셨는데.
그때의 난 기쁜 죽음이란 것이 존재할까? 란 생각에 빠져 있었다.

나 역시 삶이란 것이 죽어가는 것일까 살아가는 것일까 참 오랜 시간 고민했었다.
답은 결국 찾지 못했고, 기억이 저편으로 묻어 두었다.

한 해가 채 가기도 전에 또 한 번의 죽음이 들려왔다.
이번엔 그 충격이 컸다.
우연히 만났고, 주변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을 만들어 가던 사이.
소중했고 조심스럽게 다가갔었는데, 오늘부터 우리 사귀는 거라는 말을 내뱉었던 것을 후회하게 되었다. 내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달라졌었을까?

혼자 끙끙 앓았었다.
일주일쯤 시간이 지나고 선 아무 일 없었던 일상으로 돌아갔다.
충격을 주던 기억들을 묻어 둔 채로...

소년기를 읽는 동안 아팠던 기억이 다시금 떠올랐다.
처음에는 '슈퍼'라는 단어로 중학교 시절의 일부분을 떠올리게 했고,
슈퍼집 아들이란 말에 밀어두었던 기억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이유 없이 찾아온 두통은 그 기억들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다른 친구들에 비해 중, 고등학교 때의 기억이 희미했다.
아마 이 책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희미한 기억 속에 살아갔을 텐데.
흑백사진처럼 흐릿했던 기억들이
울고 웃었던 감정의 색들이 입혀졌다.

눈물 한 줄
15년이 더 지나서야
그때의 나를 위해 울음을 터트릴 수 있게 되었다.
더 늦지 않아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소년기.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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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에 가려진 세상 - 생각실험으로 이해하는 양자역학
최강신 지음 / Mid(엠아이디)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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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실험으로 이해하는 양자역학

양자역학이란 무엇일까?
우선 제목부터 뜯어 보자.
우연에 가려진 세상이란 제목이 붙어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이 우연 투성이라는 이야기로 생각해도 될까?
그리고 양자역학은 우연을 겉어낸 세상을 이야기 하는 걸까?
아니면 양자역학이란 것이 전적으로 우연한 세상이란 걸까?

처음부터 질문이 참 이상 했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양자역학을 이해하고 있는 상태가 될 줄 알았는데.
여전히 양자역학이 무엇인지 모른다.
어쩌면 "확률"이란 말 자체가 양자역학의 세상을 가장 잘 말해주는 단어 같다는 생각까지 든다.
어쨌든 확률이란 결국 100이 기준이니 0.0001%의 확률이라 해도 있을 수도 있다는 것 이니까.
이러나 저러나 일어 날 수 있는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 이니까.
아님 말고 뭐.

기억에 남는건 겹실틈 실험과 슈뢰딩거의 고양이, 그리고 파동이다.
그리고 끝...

수식없이 물리현상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과학중에서 물리학은 수식 때문에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 중 하나였다.
많이는 아니더라도 좋으니 글로 물리현상을 이해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전작 상대성이론에서 충분히 경험했다.
와!! 수식없이도 어렵지 않게 상대성이론을 이해 했다니!!

그래서 이번에도 기대했다.
그 어렵다는!! 어쩌면 세상에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얼마 없을 거라는
양자역학을 책을 읽으면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양자역학은 무리 였나보다...

1부 겹실틈 실험으로 시작 할 때까지는 쉽게 따라 갔는데...
파동으로 넘어가면서 조금씩 어려워 지더니 와우 다양한 학파의 견해와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는 함수식에 무너 졌다.

한 번 읽어서 그랬을꺼야!! 라는 생각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 번더 도전했는데...
윽... 결국 함수의 벽을 넘지 못했다.

수식없이 이해 할 수 있다면서요??...
음.. 겹실틈 실험과 슈뢰딩거의 고양이, 그리고 파동이란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 하면
그것이 양자 역학 이란 것인가요??
얽힘은 또 뭐죠??

양자에 정보를 담으면 복사할 수 없다니!!
아니 양자에 어떻게 정보를 담죠??
어떻게든 처음의 상태를 모르잖아요??
한 번 걸러진 편광에다 정보를 담는 건가요??
서로의 약속을 먼저 정해 두는 건가요??

아직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리뷰도 어떻게 남겨야 될지...
책을 읽고나서 멘붕에 빠진건 정말 오랜만입니다..ㅠㅠ

 

우연에 가려진 세상 본문용.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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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끝 고독의 완결
김민준 지음 / 자화상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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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것은 고고한 것입니다.
공들여 쌓아올린 슬픔의 무게만큼
오늘 하루, 당신의 발걸음이
부디, 하염없는 그 울먹임처럼
곱게 반짝였으면 좋겠습니다.

 
상실의 끝 -1.jpg

지난겨울을 함께 보냈던 드라마 "도깨비"가 떠올랐다.
아름답게 슬픈 도깨비와 도깨비 신부에 빠졌던 그 겨울...
천년의 시공간을 초월한 일생을 한 번 상상해 본다.

눈부시게 덧없는 존재가 한 사람의 일생이란 말

일생의 덧없음을 말하는 걸까
존재의 눈부심을 이야기하는 걸까.

한 여름의 뜨거운 태양처럼 빛나는 건 아니지만
밤하늘의 무수한 별처럼 반짝이는 평범한 날
평범한 하루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떠올린다.

살아간 다는 것은 어쩌면
평범한 하루 속에서 특별히 반짝이는 순간들을 간직하는 건 아닐까


상실의 끝 -2.jpg


간절히 기대하는 일이 있다.
지난 시간 동안 그 기대는 성실하게 실망을 안겨 주었지만
후회하진 않는다.

그 시간들이 있었기에
실망도 할 수 있었고,
노력이란 이름으로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럼에도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가 보다.


상실의 끝 -3.jpg

 

사람이 떠난다는 것은
그 사람과 함께 했던 시간들이
한순간에 기억이란 무기로 돌변해서
상처를 남기는 것 같다.

꽃이 지는 일과는 다를 수밖에...

세상에 이별이란
다른 아픔을 담는다.

 

상실의 끝 -4.jpg


 

상처의 깊이를 이해해야만
봉합할 수 있다는 말.

그 상처의 깊이는 어쩌면
함께한 시간의 길이만큼 깊어지는 건 아닐까.

그 시간들을 이해하지 못하면
봉합되지 않은 상처로 남아 있을 것 같다.

한때 지독히 오랫동안
상처를 안고 살아갔던 날들이 있었기에...
추억이란 말로 남지 못한 기억은 평생을 간직해야 하는
상흔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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