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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기
안채윤 지음 / 자화상 / 201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곧잘 죽고 싶어졌다"
그 맘 때쯤이면 한 번쯤은
들었던 생각일까?
예기치 못한 죽음을 목격하고 나면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가게 사로잡히게 된다.
그 맘 때의 나 또한
그랬다.
내일 또 보자며 환하게
인사하고 헤어졌는데
다음날 아침 학교에선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인사를 대신했다. 너무나 갑작스러웠던 이별, 살아
있는 동안 두 번 다신 만날 수 없다는 생각. 그날 난 종일 게임 속으로 도피했었다.
그리고 얼마 후 또 다른
죽음의 소식이 들려왔다.
이번엔 가족이었다.
어른들은 호상이라며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하셨는데.
그때의 난 기쁜 죽음이란
것이 존재할까? 란 생각에 빠져 있었다.
나 역시 삶이란 것이 죽어가는 것일까 살아가는 것일까 참 오랜 시간 고민했었다.
답은 결국 찾지 못했고,
기억이 저편으로 묻어 두었다.
한 해가 채 가기도 전에 또 한 번의 죽음이 들려왔다.
이번엔 그 충격이
컸다.
우연히 만났고,
주변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을 만들어 가던 사이.
소중했고 조심스럽게 다가갔었는데, 오늘부터 우리 사귀는 거라는 말을 내뱉었던 것을 후회하게
되었다. 내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달라졌었을까?
혼자 끙끙 앓았었다.
일주일쯤 시간이 지나고 선 아무 일 없었던 일상으로 돌아갔다.
충격을 주던 기억들을 묻어
둔 채로...
소년기를 읽는 동안 아팠던
기억이 다시금 떠올랐다.
처음에는 '슈퍼'라는 단어로 중학교 시절의 일부분을 떠올리게 했고,
슈퍼집 아들이란 말에
밀어두었던 기억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이유 없이 찾아온 두통은 그 기억들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다른 친구들에 비해 중,
고등학교 때의 기억이 희미했다.
아마 이 책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희미한 기억 속에 살아갔을 텐데.
흑백사진처럼 흐릿했던
기억들이
울고 웃었던
감정의 색들이 입혀졌다.
눈물 한 줄
15년이 더 지나서야
그때의 나를 위해 울음을 터트릴 수 있게 되었다.
더 늦지 않아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