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과 죄수

송경동




천상병시문학상을 받는 날

오전엔 또 벌 받을 일 있어

서울중앙법원 재판정에 서 있었다


한편에서는 정의인 게

한편에서는 불법, 다행히

벌금 삼백만원에 상금 오백만원

정의가 일부 승소했다


신동엽문학상을 받게 됐다는

소식을 들은 날 오후엔

드디어 체포영장이 발부됐다는

벅찬 소식을 전해 들었다


상 받는 자리는

내 자리가 아닌 듯 종일 부끄러운데

벌 받는 자리는 혼자여도

한없이 뿌듯하고 떳떳해지니


부디 내가 더 많은 소환장과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의 주인이 되기를

어떤 위대한 시보다

더 넓고 큰 죄를 짓기를 마다하지 않기를























*


읽으면서 눈물이 솟았는데, 옮겨 적으면서  결국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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