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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섬에 가면 참치가 있을까?
베라 에거만 지음, 안영희 옮김 / 꼬마Media2.0 / 2005년 9월
평점 :
품절
참치를 맘껏 먹지 못하는 게 늘 불만이다. 이건 고양이들 얘기가 아니라 내 얘기다. 나는 캔에 든 참치를 무척 좋아하는데 언제나 양에 차지 못하는 기분이다. 반 캔을 먹어도 두 캔을 먹어도 늘 그렇다. 김밥 안에 들어간 참치도 늘, 좀 더 들어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샐러드에 든 참치도, 김치 찌개에 든 참치도. 그래서 이 그림책은 제목만으로도 나를 확 잡아당겼다.
주인 아줌마의 귀가가 늦어지자, 고양이 울리는 여자친구 에밀리와 함께 참치섬을 찾아 떠난다. 참치섬에는 참치가 무진장 많은데, 게다가 통조림도 아니라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은 모양이다. 그리고 길에서 만난 발레리아가 말하길, 자기는 할머니가 거기 사시기 때문에 방학 때마다 간다는 거다. 배를 타고 가야 한다고 일러 준 것도 발레리아다. 셋이 함께 생선상자 배를 타고 참치섬을 찾아 나선 바닷길, 여행은 환상적이고 참치에 대한 열망은 점점 커진다. 그러다 "뚜우~!" 하는 굉장한 소리에 돌아보니, 어마어마한 어선이 들어온다. 아니아니, 다시 보니 그건 '주식회사 싱싱생선'의 트럭이다. 앗, 그러고 보니까 벌써 여섯 시 반. 아줌마가 오실 시간! 울리와 에밀리는 맛있게 저녁을 먹는다. 냠냠.
스위스 문화부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이라고 선정한 책이라고 한다. (근데, 그냥 스위스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하면 되는 거 아닌가...?) 그 정도까진 아닐지 몰라도, 꼴라주 기법을 적절히 이용해서 생기를 살린 그림이 인상적이다. 더구나 서재부터 시장까지 수많은 타이포들을 일일이 다 우리말로 바꾼 편집진의 노력에 입이 딱 벌어진다. 자칫 어색할 수 있었지만, 이 책에서만큼은 성공한 시도로 보인다. 즐거운 여행이었다. 야옹야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