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디의 우산 - 황정은 연작소설
황정은 지음 / 창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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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의 전신인 「웃는 남자」는 「디디의 우산」을 부숴 만든 단편이다." 


황정은은 작가의 말에 그렇게 썼다. 지금도 『파씨의 입문』에 가만히 자리 잡고 있는 「디디의 우산」은 황정은의 소설 중 내가 제일 사랑한 것이었다. 디디는 내가 제일 아끼는 주인공이었다. 디디는「웃는 남자」에서 죽었다. 그런데도 나는 「웃는 남자」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 디디가 왜 그렇게 되어야 했는지 나도 알기 때문이다. 내가 울 것을 황정은도 알았을 것이다. 그도 울었을 것이다. 내가 이 짧은 글을 쓰면서 울고 있는 것처럼. 그런데도 황정은은 그렇게 했다. 황정은은 그런 작가다.


처음 「디디의 우산」을 지은 손을, 그것을 부순 손을, 새로 「d」를 지은 손을 나는 사랑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할 사람은 황정은밖에 없다. 한 사람뿐이다. 그래서 부족한가. 전혀 그렇지 않다. 황정은이 전부이기 때문에. 앞으로 나올 그의 모든 소설이 망작이라 해도 이 사실은 나에게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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