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학년 선배들은 살리스베리 공원의 길을 달리고 있었지만 나는 양키 스타디움의 시원한 잔디 위를 달리고 있었다. (309쪽) 


이 책의 문장들은 간결하고 재치있다. 묘사가 뛰어나며 통찰력을 보여준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문장은 309쪽에서야 나온다. 이 문장이 왜 중요한지 설명하려면 거슬러 가 봐야 한다. 홀링은 지금 크로스컨트리 경기에서 전력질주를 하고 있다. 8학년들은 같은 팀임에도 불구하고 7학년인 홀링이 앞서 나가는 것을 제지한다. 홀링은 그들을 따돌리기 위해 거친 길로 달린다. 그러나 그는 최고의 야구 선수들과 게임을 한 양키 스타디움을 떠올리고 있다. 가슴이 기쁨으로 꽉 찼던 그 순간 덕분에 홀링은 "발이 거의 땅에 닿지 않을 정도"다. 어린이가 한계를 박차고 나가는 순간의 힘은 이런 기억에서 나온다. 그래서 이 문장을 읽으면 눈물이 차오른다.


그렇다면 홀링은 어쩌다 최고의 선수들과 야구를 했을까? 그것은 홀링의 친구 대니가 아주 멋진 거절을 했기 때문이다. 대니가 그런 행동을 한 것은, 홀링이 출연한 연극을 보았기 때문이다. 홀링이 연극을 한 것은 셰익스피어를 읽었기 때문이다. 홀링이 셰익스피어를 읽은 것은... 우리는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가고 이어지고 쌓이는지, 직접 읽어야 한다. 그러고 나면 홀링의 성취가 온힘을 다해 스스로 이루어낸 것임을 알게 된다. 문학이 어린이에게 어떻게 스며드는지, 어른은 어린이와 얼마큼 거리를 두어야 하는지, 어린이는 어떻게 혼자서 어른이 되는지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무엇보다도, 어른이 된다는 것이 멋진 일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웃기도 하고 울기도 했다. 뒤로 갈수록 많이 울었고, 그보다 많이 웃었다. 읽고 나면 마음이 환해진다. 어린이문학이 이렇게 훌륭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