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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의 시대 - 생존을 위한 통찰과 해법
기디언 래치먼 지음, 안세민 옮김 / 아카이브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부제 -우리가 낙관했던 모든 것들이 흔들리고 있다-

부제에서 말한 '우리'라고 하는 것은 미국, 미국인 넓게봐서 서양인 정도가 될 것 같다. 그들에게는 미국과 서양이 세계니까 다시 말해(저자가 말한 의미로서) 우리란 세계인이라는 말이다.

 

미국인 정치 평론가, 칼럼리스트인 저자의 정치.경제학적 지식과 사건의 본질을 보는 안목은 신뢰할 만하다. 다분히 미국인다운 시선으로 관찰하지만 세계 정치 지리의 표면을 관찰하기에는 저자의 국적과 시선의 높이는 장점이 되기도 한다.누구에게나 객관적인 시선은 없는 법이니까...

이 책의 시대적 배경, 1978년부터 최근까지의 정치 지형이 저자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입체적으로 그려진다. 지역, 인종, 종교, 경제 전반의 세계사적 이슈와 문제를 유기적으로 잘 다듬고 연결한 편집도 썩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하지만 저자가 아무리 멀고 깊이 본다 하더라도 자신이 딛고 있는 자리를 못 보는 것은 이 책을 보며 아쉬웠던 점인데, 그 아쉬움이라는 것도 읽는 내 자리의 문제는 아닌가 생각이 들어서.... 딱히 단점이라고 말하기가 조심스럽다. 

근 30여 년간의 세계사적 일화와 배경을 읽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었다. 
세계사에 관심이 있는 편이라 생각하는데 나에게 세계사란 당대성이 결여된 역사에 한정된 것들이라는 것을 이번에 분명히 알게 되었다. 내가 태어나 살아온 딱 그만큼의 세계사적 일화들에 대해선 너무나 무지했었다. 대처 총리, 미테랑 대통령, 레이건... 익숙한 이름의 인물들이 근현대사에 어떤 역할을 했었는지 입체적으로 조감해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얼마 전까지 미국이 초강대국이었음은 부정할 여지가 없는 사실로 받아들여졌었는데 지금은 글쎄~ 하고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게 사실이다. 왜 그런 인식의 변화가 생기게 되었는지, 이 책을 읽으며 알 수 있었다.
중국의 거침없는 성장과 러시아의 독재 정치의 부활에 대항하는 저자의 진단과 해법은 다분히 미국인다웠지만 저자의 포지션을 고려해서 읽는다면 세계정치 역학을 구경하는데 큰 지장은 없을 듯하다. 

1978~1991년 까지를 전환의 시대,
1991~2008년은 낙관의 시대,
그리고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세계 경제가 침체된 2008년 이후 현재를 불안의 시대라고 진단한
포맷은 적절한 구분이었다. 3기로 나뉘어진 시기의 일련의 사건들을 비교해서 읽어보니 꽤 괜찮은 구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단점이라면, 책은 정치 비하인드 스토리나 역사적 사건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가 실화를 바탕으로 설득력 있게 들리는데 반해 앞으로의 진단 부분에서는 별로 공감이 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정확한 진단에는 적절한 처방이 따라야 하는 법이다. 째지고 깨지고 멍든 것은 의사가 아니라도 알 수 있다는 말이다. 저자는 무책임하게도 별다른 처방을 내리지 않는다.

저자의 마지막 말은 이렇다.
-대공황이 일어난 지 80년이 지났다. 강하고 성공적이며 자신감 넘치는  미국의 모습이 안정과 번영을 약속하는 세계를 위한 최선의 희망이다.-
저자의 대안이라는 게 이 모양이니 뒷맛이 좋을리 없다.  
불안의 시대까지 오게된 배경만 공부하자면 이책은 훌륭하다. 하지만 그저 '화이팅!' 하자고 하니,그것도 미국인만 화이팅 하자는 말 같아서 씁쓸... 

저자의 한계라 생각하기로 했다. 넓은 시야와 국가간의 여러 문재를 파악하는 분석력은 뛰어나지만 그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미래를 대비하는 능력은 없는 저널리스트.
어쩌면 그럴 듯하게 과거와 현재를 분석해서 미래를 예견하는 돌팔이 예언가보다는 나을지도.... 최소한 혹세무민은 안 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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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1-07-16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래를 예견한다는 것은 참으로 힘들죠. ^^ 과거와 현재를 분석하는 것만으로도 꽤나 성공한 것이라 볼 수 있네요. 근데 여기 책 저자의 마지막 말은 책에 대한 신뢰를 확 떨어뜨리는데요. 쓰다가 지쳐서 빨리 마감이나 하자는 절박한 마음이 느껴지는 마지막 말 같아요. ^^

차좋아 2011-07-18 12:22   좋아요 0 | URL
정리가 아쉬운 책이었어요. ㅎㅎ 그래도 즐겁게 읽었으니 만족하고 있습니다.

동우 2011-07-23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향편님.
정확한 진단만 있다면야 우선 환자는 안심.
인간 욕망의 그 미묘한 현상을 계량화하는 경제학이라는...그 무수한 종속변수를 감안하여.
정확하게 예측한다면 점쟁이의 경지가 아닌가요? 하하

불안의 시대, 향편님은 자꾸 새로운 책을 내게 권합니다그려.

차좋아 2011-07-24 00:33   좋아요 0 | URL
정확이라는 건 사실 모르겠어요. 제가 모르는 일들을 많이 이야기하거든요. 하지만 어떤 입장에서는 분명한 사실이겠구나 판단 되더라구요.

동우님 제가 담에 부산 갈 대 이책 가지고 갈게요. 그리고 다른 책들도요.ㅎㅎ 돌려보면 좋잖아요. (종이도 아끼고)
택배도 있지만 제가 부산 갈 꺼니까 들고 갈래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