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있었다. 메인 사진의 넬, 그리고 동생 구구.
구구와 낼은 한 달 시간 차로 길에서 주어 온 길냥이들이었다.
몰랐었는데 고양이를 좋아하는 동생이 고양이, 고양이~~ 노래를 부르다가 데리고 온 고양이들.
<구구, 넬>
넬과 구구의 엄마는 내 동생에게 고양이를 건네면서 3개월만 맡아 달라고 잘 부탁한다고 꾸벅, 인사를 하고는 갔다. 작년 12원 어느 날 고양이는 그렇게 우리 집에 맡겨졌다. 녀석들은 길냥이 답게 말썽을 부렸고 또 불청객인 줄 아는지 조심스러웠다. 잠시 맡아 달라는 부탁을 받은 동생은 고양이들을 데려오려고 식구들을 설득했다. 엄마는 싫다고 했고 아이들은 좋다고 했고 새 언니는 가만히 웃었고 나는 아무 말도 안했다.
엄마는 싫다,고 할 수 있었고 나와 아내는 각자의 방법으로 싫다고 했던 거다.
동생은 엄마 이기는 자식이었고 언니는 좋다고 웃었고 오빠는 별 생각없다 생각했다. 아이들을 위해 동물을 키우는 건 필요하다고 했다.
동그란 눈망울의 낼은 생후 2달. 하루 종일 잠만자는 인형 같은 구구는 생후 1달... 아가 고양이들은 길에서 태어나 착한 엄마에게 거둬들여졌고 두 달, 한 달 시간을 지낸 후 우리집에 맡겨졌다.
조용히 방바닥이나 구르고 한가로이 발톱으로 벽지나 긁고 지내다가 새로운 환경으로 보내진 아기 고양이들은 바빠졌다. 동물의 세계. 거리 보다 더한 맹수들이 있는 곳이었다. 두 인간 아이는 하루 종일 고양이 사냥을 다녔다."고양아 고양아~~"
엄마는 주방에 고양이가 올라치면 저리가!, 라며 소리를 질렀다. 산이 엄마와 고양이들은 서로 조용히 피해 다녔다. 고양이들은 가끔 방심을 하고 늘어지게 누워있었는데 나는 어이가 없어 발로 툭! 고양이들이 기겁을 한다. '건방진 고양이...'
어느날 목이 말라 방에서 나왔는데 넬이 거실 행거에 올라가 있는 모습을 보았다. 넬은 시계를 바라보고 있었다. 예민한 넬은 내가 지켜보는 줄도 모르고 자정을 지나고 있는 시계를 바라 보고 있었다.
'엄마 기다리고 있니 넬?'
거리에서 떨고 있는 핏덩이를 데려다가 작은 자치방에서 씻기고 먹이고 보살피던 넬의 엄마는 어렵게 취업을 해서 연수원에 있었다. 넬의 엄마도 연수를 마치고 연수원 기숙사 시계를 보고 있을까? 둘은 그렇게 서로를 그리워하는 것일지도 몰랐다.
넬은 동생 구구를 안고 핧고 안 보이면 찾고... 잠 많은 구구는 어느 구석에서 자고 있겠지만 넬은 구구가 안 보이면 슬프게 울었다. '엄마가 동생 잘 보살피라고 부탁을 하고 간 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석 달이 더 지나, 연락이 없던 넬과 구구의 엄마에게 연락이 왔다. 그리고 구구와 넬이 떠났다.
다산이와 다야는 구구와 넬이 보고 싶다고 데려 오라고 한다.
천덕꾸러기 구구와 넬을 감싸고 오줌 싼 이불을 도맡아 빨던 동생은 마음이 어떨까...
나는?
나는 좋지 뭐.... 고양이 따위 다시는 키우지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