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날 괴롭히는가? (떠올리자 몇몇 떠오른다. 아악~~)
때리고, 무시하고, 놀린다. 세상과 인연이 날 아프게 한다. 

상처주는 세상의 편견과, 괴롭히는 인연들은 분명한 실체가 있었다. 
그 때문에 상채기가 나고, 상처의 아픔을 알리 없는 타인의 무관심에 또 다른 아픔을 느낀다. 

화가 난다. 화를 참는다. 그래서 의연했다.   

분출되지 못한 화는 내 안에서 화살로 칼로 더 날카롭게 다듬어지고 단단하게 담금질 되어지고 있었다. 나는 그제서야 날카로운 비수를 품고 나를 아프게 한 원흉을 찾아나서 보지만 분명하다 생각했던 악인들이 보이지 않는다. 칼을 들고 세상 속에 뛰어든 나는 평화를 깨트리는 광인일 뿐이었다. 품고만 있는 화의 칼날은 점점 커지고 날카로워지는데 내 품은 그 칼을 담아내기에 너무 작다. 자꾸 찔리고 피가난다. 아파서 울지만 아프다고 할 용기도 없다.  광인도 되지 못한다. 휘두르지도 못하는 화를 품고 원망의 눈길로 쏘아붙일 뿐이다. 
원망은 가까이에 있는 아무것도 모르는 이웃에게로 향한다. 악인의 대타자가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악인이 어디로 갔을까?...   
  

 

스스로 괴로울 뿐이었다. 악인이 나임을 알고 있엇지만 인정하기 싫었다.  
가슴 속  비수는 품 안에서 춤을 춘다. 내 탓임을 깨달았으니 내가 만든 화의 칼날이 내 가슴을 찔러도 지켜볼 뿐이다. 내가 쏜 화살 목표물도 내 안의 상처이다. 악인임을 자각하고인정하는순간 내가 쏜 화살이 날아와 가슴 속 깊이 박힌다.

용기를 내서 도움을 청했다. 떨리는 손으로 전화를 했고 나의 로즈워터씨는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한 시간 두 시간. 자존심 따위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나는 부탁했고 로즈워터씨는 함께 있어줬다. 

임계점에 도달했던 것이었다. 나는 그만큼 용서하고 참을 수 있었던 것이었다. 의연한 모습에 대한 강박조차도 공포를 이겨내지 못했다. 낮선 공포였고, 혼자 있을 수가 없었다.
"로즈워터씨 도와주세요. 지금" 의연함 따의는 버릴 수 밖에 없었고 후회는 않는다.

이제 다시 의연하고 씩씩하게 본연의 가면을 썼다.
나의 로즈워터씨, 언제고 다시 무서울 때 그때도 당신께 전화를 하겠어요. 동전없이 공중전화에서, 배터리없는 휴대전화로 당신께 전화를 하겠어요. 그렇군요, 아.. 당신은 지금 아픈거군요 라는 응답은 내 마음에 남아있으니까요. 

 

엘리엇, 당신이 있어서 그 순간 나는 무섭지 않았어요. 

신의 축복이 있기를, 나의 로즈워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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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HIN 2010-11-08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입니다,차님.^^
예전에 어떤 테스트에서 저와 연결되는 사람의 작가의 이름이 앨리엇 어쩌구였던 것..
같은 기억이 갑자기 나네요. 그 앨리엇이 이 앨리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잘 지내시죠?

차좋아 2010-11-09 08:24   좋아요 0 | URL
오! 엘님(엘프가 갑자기 생각나네요... 나의 엘프?? 아니야아니야, 그러지 말자...)
오 엘씬님^^
앨리엇 로즈워터씨는 미국에 사는 초초초갑부인데 미친놈이에요. 초초초갑부인데 이웃을 너무 사랑하고 돈을 하찮게 여기거든요. 아마도 외계인일지 몰라요.
엘신님처럼 ㅋㅋㅋㅋㅋㅋ

L.SHIN 2010-11-09 22:41   좋아요 0 | URL
그 미친놈 집이 어디랍니까?
옆집으로 이사가게.ㅋㅋㅋ 저한테도 돈을 던져줄까요?

차좋아 2010-11-10 01:31   좋아요 0 | URL
책 속의 엘리엇은 미국 어딘가에 사는데 기억이 안나요 ㅋㅋ 엘에이던가? 워싱턴인가?? ㅎㅎ 모르겠어요 읽은지 오래되서~

나의 엘리엇은 용산에^^


마녀고양이 2010-11-09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좋아님, 이 책 독특하죠?
처음에는 거부감을 느꼈지만, 계속 곱씹는 재미가 있는 책이었어요.
그런거 있잖아요,, 처음에는 맛없는데 씹을수록 고소한 풀씨 같은거.
로즈워터 씨의 결말도 마음에 들구요.

누가 괴롭히세요? 아하하.
저랑 마주 앉아 신문지 찢기 놀이하고 차 한잔 해요~

차좋아 2010-11-10 01:35   좋아요 0 | URL
마녀님 저 이 책 아직 다 안 읽었어요 ㅋㅋㅋㅋ
하지만 엘리엇이 생각나서 ㅎㅎㅎ
조만간 마저 읽어야지 하고만 있습니다 ㅋㅋㅋㅋㅋ 커트 보네거트는 참 좋아요. 귀여운 할아버지에요^^

못 읽은 부분에서 신문을 찢는 군요. 이런 스포일러를 ㅋㅋㅋㅋ
신문을 찢으며 차를 마시는것도 재밌겠는데요 ㅋㅋ

루쉰P 2010-11-10 0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가는거지'의 커트 보네거트의 책을 읽고 계시는군요. 저도 저 책을 읽었지만 이 작가의 소설은 뭔가 형식 파괴적인 글들을 쓰고 있어 읽는 사람을 당혹스럽게 합니다. 아무래도 보네거트의 최고는 '제5도살장'인 것 같아요. 저도 참 좋아하는 블랙유머 작가입니다.

차좋아 2010-11-10 12:11   좋아요 0 | URL
와~ 작가 취향이 상당히 비슷하군요^^

어제는 광인일기를 읽고 잤지요. 짧은 단편 하나 소리내 읽고 싶어서 골라든게 노신이었거든요.

루쉰P 2010-11-15 16:57   좋아요 0 | URL
하하 광인일기를 읽으시고 잠이 드시다니 대단하십니다. 광인일기는 나도 남을 잡아먹고 나 역시 남에게 잡아 먹힐까봐 불안해 하는 그런 심리를 그린 소설 같습니다. 노신 선생의 안목에 참으로 놀랄 뿐이죠. 결국 주인공 역시 사람을 잡아먹는 일원이 되서 정상을 돌아갔다는 소리는 참으로 비극적 마무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광인일기는 노신 선생이 오랜 침묵을 깨고 글을 쓰기 시작하신 처음 작품입니다. 고골리의 광인일기에서 그 모티브를 짜왔다고 합니다.^^

차좋아 2010-11-16 12:36   좋아요 0 | URL
좋아하는 이야기에요 <광인일기>류의 정신병자들의 이야기. 그들의 시선.
일기를 쓴 광인의 논증이 꽤나 설득력 있어서, 정말 그럴지도 모른다라고 생각했어요. 우리는 인육을 먹는 세계가 현실계에서 너무 떨어진 상태라 광인이 그저 미친거라 웃으며 읽을 수도 있겠으나, 내 시선만으로 세상은... 모르는거라 생각해요. 저는 정말 모르겠고요. 어떤 상황에서는 누구라도 광인이 될 수 있겠구나 싶었지요. 요즘 제가 그런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응?) 종종 그런 사람들을 발견하기도 하지요. 너무 밀도있게 삶을 관찰하고 관찰한 결과에 감정을 이입하고 추론하고 개입된 추측+감정= 억측, 억측을 근거로 또다시 추론하고악순환입니다. 스스로 미치는 거죠... 스스로 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