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의 심리학 / 꿈꾸는 20대, 史記에 길을 묻다>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우울의 심리학 -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우울증에 관한 심리 치유 보고서
수 앳킨슨 지음, 김상문 옮김 / 소울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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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하다.

그래서 수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잠이 많아지고(혹은 적어지고) 청소도 못하고 밥도 못먹고 운동은커녕 우유 사러 가게에 나가지도 못하고 폭식을 하고(혹은 못 먹고) 뚱뚱해지고(혹은 마르고) 직장에서 성과도 못 내고- 그리고 다시 이 모양 이 꼴의 자신이 싫어지고 다른 사람들도 나를 싫어할 거라 생각하고 이 세상에 혼자밖에 없다 생각하고 죽으면 좋을 것 같고.
그래서 또 우울하고.
악순환이다.

주위 사람들은 도와주고 싶지만 이해할 수 없으므로 도와줄 수 없다.
우울한 환자(!! 우울은 감기같은 병이다, 그러나 좀더 지독한 병이다)에게는 수백만의 시간과 수백만 번의 포옹과 수백만 번의 위로가 필요하다.
그런데 배우자도 친구도 선생님도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으므로 수백만의 시간과 수백만 번의 포옹과 수백만 번의 위로를 제공할 수 없다. 이해하기는커녕 왜 그 모양으로 사냐고 비난하지 않으면 다행이다.  때론 그 비난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세상 무슨 일이든 그렇지만...
악순환의 고리는 우울한 환자 자신이 끊을 수밖에 없다.
주위 사람들이 이해하고 도와주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니가 우울을 알아??!!(우울한 사람들의 한마음 같은 목소리)

덧붙임. 내가 부모로서 이 책에 밑줄친 부분 세 곳.

의도적이지 않게 부모가 자녀에게 인간으로서 가치가 없다는 메시지를 줄 수도 있다. “만약 네가 옆집에 사는 톰처럼 좋은 아이라면...”, “우리는 네가 이러이러한 아이일 때만 사랑하겠다”, “모든 수업에서 A를 맞아야만 너를 인정하고 사랑하겠다”라는 조건부적인 사랑을 제공할 때 자녀들은 자기 가치에 의심을 품게 된다.(낮은 자존감은 우울을 부른다.)

아이들은 사소한 일을 아주 중요한 사건으로 오해할 수 있다. “아빠는 나를 사랑하지 않아. 책을 읽어주시겠다고 전화가 오니까 다른 방으로 가버렸어.” 전화벨 소리만도 못하다고 느끼게 된다면, 그 아이는 스스로 전혀 가치가 없다고 믿을 수도 있다.(아동기의 경험은 인생을 좌우한다.)

“울지 마!” 다섯 살 된 아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하는 엄마를 본 적이 있다. 그 아이는 그의 진짜 감정을 숨긴다. 그리고 상처받은 그 아이는 어딘가로 도피한다. 그 아이가 나중에 불량배가 된다 해도 전혀 놀랍지 않은 일이다. 그 아이에게 소리 내어 울게 해주는 게 좋은 방법이었을지도 모른다. 진정한 감정이 느껴지는 바로 그 순간에 이를 표출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억눌린 감정은 어느 순간 폭발하는데 그 원인을 알 수 없어 부모를 황당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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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니아 2010-05-29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제가 우울할 때는 누군가 와서 위로해 줘도 소용이 없었고
원인을 생각해도 스스로 나오기 전까지 그 굴레는 앞 뒤가 다 막힌 곳 같더라구요
숨이 막혀서 우울에 관한 변명, 우울에 대해서 위로하는 글들이 보이면
그걸 다른 사람들이 읽고, 저를 아주 더 많이 이해해 준다면
우울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도 해 보았답니다

그런데 우울한 사람을 옆에서 지켜보다가 적재적소에 잘 도와 주었다고 생각했는데
표정 밝아졌던 사람이 다시 또 반복을 하니까 말이에요

완전 정떨어져 버리는거에요. 먼저 지쳐서 상대하기 싫어지더군요

그래서 생각했죠. 우울증을 남이 도와줄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러니 내가 우울할 때 남의 도움을 바라지도 말자

우울이 아니라 우울증이라는 큰 병에 걸렸다 하면
그 큰 병으로 갈 곳이 죽음 밖에 없다는 것을 안다면
선택을 자기 스스로 해라. 그랬더니 우울증으로 자살하는 사람에 대한
반응이요, 저 스스로 만든 운명이다 그러니, 어쩔 수 없다는 쪽으로 가 버리더군요.

이처럼, 우울증 환자의 밖에 있는 사람은 냉정하게 생각하니
우울증, 스스로 이겨나가야 하는 게 맞아요
스스로 돕지 않으면 주위 사람도 돕지 못한다는 게 제 생각.

차좋아 2010-05-30 20:12   좋아요 0 | URL
우울의 원인은 멀리 있지 않더라구요. 내 안의 문제지요. 문제가 내 안의 것이니 책임도 내가 져야 하고요. 맞는 말 입니다. 가만보면 저도, 사람들도 원인을 바깥으로 돌리는 것 같아요. 누구 누구 때문에, 돈이 없어서, 세상이 이러 저러해서... 다 핑계지요. 외부의 문제들은 우울을 합리화 시키는 고마운 도구들일지 모르겠습니다.

제 우울상태의 자가처방은 '무료(한 상태)'입니다.
심심하게 조용히 혼자 있는거지요. 그러기 전에 이미 사고는 충분히 저질러서 접시에 물 받고 싶은 심정일 때. 그 때 가서야 혼자 들어 않곤해요.
우울이 날 약하게 만들면 마음이 헤퍼져서 바보가 되더라고요.
바보 짓 하다가 멜라니아 님 말대로 친구들이 지치거든요.

그 혼자의 시간이 참 아파요.
아플 때 뒤를 돌아보게 되면, 왜 아픈지경에 이르렀는지가 보이는데 아쉬운 순간들이 그제야 보이고 그제야 미안해지고 그래서 더 아프고 하더라고요.

그러니 내가 우울할 때 남의 도움을 바라지도 말자.
정말 그런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