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식은 찹쌀을 가루로 내지 않고 온전한 쌀의 형태 그대로 사용한 병과(떡)에 속하는 음식으로 '약밥'이라고도 합니다. '약(藥)'자라는 말이 의미하듯 몸에 약이 되는 좋은 재료들, 찹쌀이나 대추, 잣, 밤 등에 꿀과 흑설탕, 참기름을 넣어 만드는 음식이죠. 전통적인 방법을 사용해서 만드는 것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번거로워서 해먹기가 어렵습니다. 요즈음은 압력 밥솥을 이용해 보다 쉽게 만들 수가 있고 재료 또한 마음만 먹으면 어디서든 구할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만드는 것은, 우선 찹쌀을 충분히 불려 김 오른 찜통에 넣고 물을 뿌려가며 술밥을 짓듯이 밥을 지어, 그 밥에 대추씨를 넣고 끓인 물에 여러 가지 재료와 양념을 섞어 다시 한번 진이 생겨날 때까지 쪄 주는 것입니다.
압력솥을 이용해 만들기
그렇다면 압력밥솥을 이용한 간단한 방법을 알아볼까요?
우선 찹쌀은 2시간 정도 이상 불려 둡니다. 하룻밤 정도 불리면 더 좋겠구요. 약식 속에 넣을 밤은 껍질을 까서 먹기 좋게 3-4쪽 정도로 잘라두고대추는 씨를 빼고 난 뒤 마찬가지로 잘게 등분해 둡니다. 잣도 적당량 준비하구요.
그리고 난 다음에는 캐러멜 소스를 만드는데 이 소스는 물론 슈퍼마켓에 가면 팔고있지만 집에서 만드는 것이 아무래도 더 낫겠지요. 게다가 만드는 방법도 아주 간단합니다. 그렇지만 약식의 색깔을 그다지 짙게 내고 싶지 않은 경우라면 그냥 흑설탕만을 사용하고 캐러멜 소스는 굳이 만들지 않아도 됩니다.
캐러멜 소스 만들기
우선 프라이팬에 설탕을 넣고 녹입니다. 우리 어렸을때 설탕을 녹여 만든 뽑기를 만들듯이 서서히 중불 정도에서 녹여주는데 다 녹고 난 뒤에 조금 더 불 위에 올려놓고 저어가면서 캐러멜화로 갈색이 나게 합니다. 너무 진하지 않은 갈색이 나면 여기에 설탕양의 두배정도의 물을 부어 줍니다. 이 때 물이 차면 갑자기 딱딱하게 굳지만 곧 불에 녹여지게 되면서 밤색 빛이 나는 캐러멜화 된 시럽이 만들어 지게 되지요. 이 물을 나중에 찰밥을 짓는 물로 잡아서 밥을 지으면 되는 것입니다.
약식의 밥 물 잡아 앉히기
그럼 불린 찹쌀에 밤, 대추를 넣고 간을 위해서 간장과 백설탕, 참기름, 계피가루, 물엿을 넣은 뒤 밤색 시럽을 넣고 밥 물을 잡습니다. 이 때 부족한 양은 그냥 물로 더 첨가를 해주면 되구요.
물을 잡는 방법은 보통 집집 마다, 압력 밥솥 마다 사용법이 조금식 다르고 물의 양도 조금식 다르지만 약식을 할 때는 보통 밥을 지을 때와 비교해 거의 비슷하거나 아주 약간 적게 잡아 줍니다. 찹쌀로 하는 거라서 물을 10% 정도 빼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약식은 나중에 밥이 되고 난 뒤에 다시 쫀득한 상태로 뭉쳐져야 하므로 너무 물을 적게 잡으면 안되거든요. 5% 정도만 적게 잡아주면 알맞습니다.
보통 밥을 할 때보다 길게 해주면 설탕이 밑으로 가라앉아 타게 되기 쉬우므로 주의하고 대신 불을 끄고 난 뒤에는 밥을 할 때보다 뜸을 들이는 시간을 10분정도 더 잡아줍니다. 뚜껑을 열고 골고루 섞으며 잣도 함께 넣어줍니다.
잘 만들어진 약식은 워낙 뚜껑이 있는 합에 밥을 푸듯이 담아내는 것이 전통적인 방법이지만 요즈음은 예쁜 틀에 찍어내거나 주먹밥 형태로 모양을 만들어 간편하고 부담없이 먹을 수 있도록 만들기도 하지요.
약식 만들기
![](http://image.aladin.co.kr/Community/mypaper/Img783884183790753.jpg)
재료
찹쌀 3컵, 흑설탕 2/3컵, 백설탕 1/2컵, 간장 2큰술,
참기름 3큰술, 물엿 2큰술, 밤 15개, 대추 10개,
잣 2큰술, 계피가루 적당량
만들기
1. 쌀은 하룻밤을 잘 불려 둔다.
2. 밤과 대추는 적당한 크기로 잘라 둔다.
3. 팬에 설탕을 넣고 밤색으로 캐러멜화가 일어날 때까지 녹인 뒤에 뜨거운 물(1컵)과 물엿을 혼합해 둔다.
4. 압력 밥솥에 불린 찹쌀에 흑설탕, 간장, 참기름, 계피가루를 골고루 섞고 밤과 대추, 잣을 넣어준 뒤 3의 물을 먼저 붓고 모자라는 양을 다른 물로 적당히 더 추가해 밥을 짓는다.
5. 충분히 퍼지면 골고루 밥알이 부서지지 않게 섞어 그릇에 퍼 담거나 작은 크기로 모양을 만들어 낸다.
글 / 요리연구가 정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