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지, 두유, 순두부, 두부, 유부는 모두 콩으로 만든 대표적인 식품들이 되는 것이지요. 특히, 순두부는 두부 중에 가장 연하고 수분의 함유량이 많은 상태입니다. 부드러우면서 고소한 맛과 소화가 잘 되어 순두부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인기 식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순두부는 그 자체의 맛이 담백하기 때문에 그 맛을 살려 가벼운 양념만 해서 먹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개는 양념을 강하게 써서 순두부 찌개를 해먹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순두부찌개를 끓일 때에는 냄비보다는 뚝배기를 이용하는데, 불에서 내려 놓은 상태에서도 뜨거운 상태로 순두부의 깊은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순두부 찌개에서 중요한 요리 포인트는 순두부를 넣은 뒤 지나치게 오래 끓이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열에 의해서 응고가 되어 버려 그 부드러운 맛을 제대로 즐기기 어려워집니다. 또 하나의 포인트는 찌개에 넣게 되는 물의 양을 너무 많이 잡으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순두부 자체는 압착이 되지 않은 상태라 수분의 함유량이 많거든요. 간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삼투압 현상에 의해 순두부 속의 수분이 밖으로 나오게 됩니다. 그래서 처음보다 국물의 양이 많아지게 되죠. 수분의 양을 생각해서 적당량의 국물만을 사용하도록 합니다.
육수를 낼 때는 돼지고기는 진한 맛을, 조개는 시원한 맛을 냅니다. 식성에 따라 둘 중 한를 선택하세요. 여기에 좀 더 강한 감칠 맛을 주기 위해 고추기름을 사용합니다. 고추기름은 고춧가루와 고춧가루의 두 세배 되는 식용유를 후라이팬에 넣고 강하지 않은 불로 색과 향이 우러나올 때까지 볶아 걸러 낸 기름입니다. 하지만 순두부 찌개에 사용하는 고추기름은 고춧가루를 걸러내지 말고, 뚝배기에 기름과 고춧가루를 넣고 볶아 그대로 사용하셔도 괜찮습니다. 물론 고추기름이 있다면 고추기름을 사용하면서 고춧가루로 매운 맛을 내주면 좋구요. 참고로 육수를 돼지고기로 사용할 경우에는 고추기름에 잘게 썬 돼지고기와 김치를 넣고 함께 볶다가 물을 붓고 끓여줍니다.
여기에 야채 건더기를 첨가하고 싶다면 돼지고기로 육수를 낸 경우에는 잘 익은 김치를 사용하고요. 그렇지 않을 때는 어슷 썬 파만 넣어도 시원한 맛의 순두부 찌개를 드실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보글보글 끓을 때 계란을 하나 넣어 반숙으로 익혀 드시면 영양으로나 맛으로도 정말 좋아요.
순두부 찌개 끓이기
재료
(뚝배기 1개 분량)
순두부 1/2봉, 모시조개 5개(또는 바지락 10개), 고춧가루 1과1/2큰술, 참기름이나 식용유 1큰술, 간장 1큰술, 마늘 다진 것 1작은술, 파 1대, 계란 1개, 소금, 후추
만들기
1. 뚝배기에 불을 켜고 기름과 고춧가루를 넣고 볶는다.
2. (1)에 해감 시킨 조개를 넣고, 물은 잠길 만큼만 부어준다.
3. 그 국물이 끓으면 순두부를 넣고 두세 번만 큼직하게 등분해 준다.
4. 어슷 썬 파, 다진 마늘과 간장을 넣고 간을 맞춘 뒤 끓으면 불을 끈다.
5. 계란을 깨 넣는다.
글 / 요리연구가 정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