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은 나의 최고봉 한영합본 (양장) - 오스왈드 챔버스의 365일 묵상집 오스왈드 챔버스 시리즈 10
오스왈드 챔버스 지음, 스데반 황 옮김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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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Utmost for His Highest!


나는 영의 사람입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인 줄 아는 세상 속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믿고 섬기며 살아가는 영의 사람입니다. 나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입니다. 세상 가치관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법에 지배 받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입니다. 그런데 세상에 살지만 세상에 속하지 않는 자로서 살아가는 일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생명을 위협하는 핍박이나 세상의 왕따 때문이 아닙니다. 신앙 안에 자꾸만 불순물이 침투해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거짓과 진실을 구별하는 일이 어렵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문화’의 옷을 입으면서, 하나님을 경외해야 할 신앙이 자꾸만 ’즐기는 신앙’으로 전락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사람들은 기호에 맞게 예배를 ’즐기고’, 귀에 듣기 좋은 말씀을 골라 ’즐기고’, 나의 감각을 만족케 하는 찬양을 ’즐기고’ 있습니다. 세상은 인간의 이성을 믿으라고 선전합니다. ’자기 주장’을 하라고 부추깁니다. 인생을 즐기라고 유혹합니다. 이런 세상 문화는 하나님께서 보이시는 대로, 말씀하시는 대로, 일러주신 대로 하나님을 섬기지 아니하고, 각자가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도록 미혹하는 덫입니다.

들려지는 말씀은 많은데, 정작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는 어려운 세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나는 오늘도 삶의 자리에 멈추어 서서 질문합니다. "지금 나의 삶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모습인가? 하나님이 지금 내게 요구하시는 것이 무엇인가?"


"자신을 만족시키기 위해 갈망하는 것들로는 하나님께 거룩하게 구별해드릴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축복으로 당신의 욕구를 채우려 한다면 오히려 그 축복은 당신을 부패하게 할 것입니다." 
(주님께 부어드릴 수 있습니까? 中에서)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가르침은 매섭습니다. 언제나 그 가르침 앞에서는 입이 다물어집니다. 우리 안에 교묘하게 숨어 있는 죄의 정체가 여지없이 발각되기 때문입니다. 죄를 죄로 여기지 않고, 죄인데도 죄인 것을 모르고, 죄인 것을 알면서도 타협하려고 하는 끈질긴 죄의 욕망이 낱낱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가르침은 경계의 말씀입니다. 우리가 무엇과 싸워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그것은 내 안에 도사리고 있는 죄의 세력입니다. 하나님의 온전한 다스림 속으로 들어가도록 우리를 인도합니다. 영적인 삶, 거룩하고 정결한 삶은 갈수록 낡은 주제, 촌스러운 외침이 되고 있습니다.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은 그 무엇보다 ’거룩’의 능력을 먼저 회복하라고 외치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작고 사소한 부분까지 우리를 일깨우십니다." 
(선한 양심을 갖는 습관 中에서)

우리는 어떻게 하면 거룩해질 수 있을까요?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가르침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순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직 하나님의 말씀 안에 거룩이 있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할 때 우리는 거룩해집니다.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가르침을 읽으면, 마음이 몹시 힘들어집니다. 너무나 사소한 것 하나까지 경계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도달해야 할 거룩의 목표가 지극히 높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한 점의 흠도 없이 살아간다는 것이 애초에 불가능해보입니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듭니다. 무거운 돌덩이 하나가 마음에 얻어진 기분입니다. 그것이 나를 짓누릅니다. 그러나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가르침은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진정한 자유를 향해 나아갑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해 하시는 일이 중요한 것이지, 우리가 주를 위해 하는 일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사역보다 관계가 중요합니다 中에서)

토기장이에서 출간한 ’오스왈드 챔버스 시리즈’는 번역이 잘 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특별히 원서를 읽을 필요를 느꼈던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주님은 나의 최고봉>을 ’합영합본’으로 만나게 되어 이렇게 기쁜 것은, 오스왈드 목사님의 가르침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기대 때문입니다. 번역의 간극을 메우는 세밀한 은혜가 있습니다.

<주님은 나의 최고봉>을 통해 하나님께서 내 안에 어떤 일을 이루고 계심을 느낍니다.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가르침을 통해 만나는 순결한 하나님의 말씀이 나를 씻어줍니다. 주님을 향한 갈망이, 주님 앞에 온전하고자 하는 갈망이 나를 채웁니다. 그 갈망의 불꽃이 나를 통째로 삼켜버립니다. 

<주님은 나의 최고봉>은 오늘날 우리가 잃어버리고 있는 복음의 진수를 다시 생각해보도록 만듭니다. 특별히 신앙공동체를 지도하고 가르치는 위치에 있는 사역자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복음을 전하는 자들이 먼저 들어야 할 말씀입니다. 현대인의 귀에 ’들려지는’ 설교를 하기 위해 이런 저러한 방법을 고민하는 목회자들에게 우리가 ’선포해야 할’ 말씀의 정수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만들어줍니다. 많은 성경책을 소유하고 있지만, 삶의 표준을 잃어버린 신앙인들에게 주님이 걸어가신 제자의 길을 다시 일러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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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전쟁 2 - 금권천하 화폐전쟁 2
쑹훙빙 지음, 홍순도 옮김, 박한진 감수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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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금융 시스템을 지배해 온 17개 금융가문의 300년 역사를 탐색하다!



국제 경제는 물론 국내 경제의 흐름에 대해서도 무지한 내가 요즘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경제 이슈는 ’달러가 몰락할 것인가?’에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달러의 몰락을 예측하는 가운데, 얼마 전에 읽은 <불편한 경제학>이라는 책에서 정반대의 의견을 내놓기 때문이다. <불편한 경제학>에서는 서민이 생존할 수 있는 최상의 전략은 ’풀뿌리 외환보유고’를 쌓는 것이라 충고하고 있다. 세계적인 대공황의 공포가 예견되는 있는 지금, 부동산도 믿을 수 없고, 은행도 믿을 수 없다면, 우리는 ’달러를 사야 할 것인가?’, ’금을 사야 할 것인가?’ 달러도 믿을 수 없고, 금도 믿을 수 없다면 서민이 금융 쓰나미에 대응할 수 있는 대책은 무엇일까?

<화폐전쟁 2 - 금권천하>는 약 300년 동안 국제 금융 엘리트 가문들이 어떻게 형성, 발전했는지, 그렇게 형성된 유럽과 미국의 17개 주요 금융 가문이 어떠한 방식으로 세계를 움직여왔는지 ’그 보이지 않는 손’의 정체를 드러내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분석을 통해 앞으로 달러의 몰락이 어떻게 세계단일화폐로 이어지게 될 것인지 상세한 시나리오까지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 쑹홍빙은 전작인 <화폐전쟁>에서 글로벌 경제위기를 정확하게 예측해내었다고 하니, 어느 정도의 신뢰성은 담보된 금융 시나리오라 할 수 있겠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다시 확인하게 되는 불편한 진실은, 세상은 가진 자들에게 유리한 게임의 법칙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로 그들이 게임의 법칙을 만드는 주체이기 때문이다. 금융 천재 그린스펀은 정말 위기를 감지하지 못했을까? 1997년의 아시아 금융위기는 과연 예측할 수 없는 위기였을까? 2008년 세계를 덮친 금융 쓰나미는 정말 막을 수 없는 재난이었을까? 저는 역사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의도적으로 조작된 위기를 겪을 때마다 거대한 부자 평범한 서민들에게서 금융 엘리트에게 이전되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화폐전쟁 2 : 금권천하>는 금융 엘리트 가문들의 인맥 관계도 분석을 통해, 국제사회의 경제 동향에 숨은 "음모"가 도사리고 있음을 폭로한다. 그 중심에 "유대인 금융가들"이 자리하고 있다. 금융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 존재한다는 것은 새삼 놀라운 사실도 아니지만, 사실을 확인하고 난 뒷맛이 꽤나 씁쓸하다. 그중에서 "재단"이라는 시스템을 악용하여 자본을 이동시키는 사례는 록펠러 재단이 시초라고 하는데, 내가 알고 있던 록펠러 재단과 전혀 다른 모습이다.

금권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람들을 강요하는 대신 유혹하는 방법을 더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금권은 사람의 마음속 욕망을 이끌어낼 뿐, 절대 외부적 압력을 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교모한 수법의 하나가 바로 ’거짓 정보 흘리기’이다. 시장에서 다른 참여자들의 생각과 판단을 속이거나 혼란스럽게 만들어 그 속에서 이득을 얻는 것이다. 금융과 정보가 한통속인 것을 드러내는 <화폐전쟁 2 : 금권천하>는 첩보 영화를 방불케 한다.

<화폐전쟁 2 : 금권천하>를 통해 배우는 세상은 알면 알수록 불편한 진실이다. 덮쳐오는 거대한 쓰나미 앞에 인간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것처럼, 세계 경제에 도사리고 있는 검은 음모를 마주하고 있어도 내게 남는 것은 세상에 대한 체념과 약한 나에 대한 무력감뿐이다. 금권천하의 노예로 살아가며 신음하는 우리를 누가 구해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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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손 도장 - 2010 대표에세이
최민자 외 49인 지음 / 에세이스트사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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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구원하기 위해 수필을 읽다!


"이 세상을 지배하는 것은 물신(物神)이다"(5). 말을 바꾸면, 우린 지금 물신을 섬기며 살고 있다는 말일 것이다. "하등 부끄러움도 없이 새해 벽두의 덕담으로 ’부자 되세요’를 나누며"5) 사는 세상에서 경쟁에 지치고, 걍퍅해지는 마음을 치유하는 해결책으로 <하느님의 손도장>은 수필 쓰기를 권한다. 그리고 2009년 격월간 <에세이스트>에 실린 그들 중에, 이렇게 50편의 수필을 엄선하여 책으로 엮어내는 것은 수필을 읽자는 권고일 것이다.

아무나 책을 내고, 아무나 수필가는 아니겠지만, 누구나 자신의 일상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 아니겠냐고 큰소리치며 나도 나의 이야기를 쓰고 싶어졌다. 현실에서 겪어내기에는 누추할지라도 나의 일상도 이렇게 글로 담아내면 소중하게 느껴질까. 다른 이의 소박한 삶의 이야기를 읽으니, 아무것도 아니게 느껴졌던 나의 하루도, 나의 추억도, 다시 태어날 것만 같다. 수필을 통해 만나면, 텔레비전을 보면서 멸치를 까는 일도, 녹슨 하모니카 하나도, 동네 미용실에서 만난 배꼽티를 입은 아가씨도 특별하기만 하다. 

인생을 몰랐을 때(?)는 수필을 잘 읽지 않았다. 잔 재미는 있었지만 어쩐지 가볍고 시시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시간을 아껴 치열하게 살았던 시절에는 수필을 읽는 일조차 낭비로 여겨질 뿐이었다. 시시껄렁한 남의 이야기 읽을 시간에 대신 거창한 내 삶의 족적을 남기자는 나름 야심찬 결의가 있었던 것이다.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를 보내드리고, 우리 아버지 어머니가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가 되고, 열정에 들떴으나 불안하기만 했던 20대가 부러워지는 나이가 되고 보니 삶에서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이제야 보이는 것 같다. 글은 참 힘이 세다. 그런데 정말 사람을 바꿔놓는 글의 힘은 글의 진정성과 진솔함을 느낄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만 작용한다는 것을 이제야 알 것 같다. 모두가 옳다고 믿으며 걷는 그 길에서 이제는 진정으로 비켜날 수 있을 것만 같다.

병실에 누워 창밖에 펼쳐진 별따라 평범한 일상을 꿈꾸는 간절함을 읽고, 쉰이라는 나이와 마주한 시간이 뭉친 통증을 느끼며,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기 전 아버지가 즐기시던 잔치국수 한 그릇을 직접 손으로 만들어 대접해 올리지 못한 딸의 눈물을 읽으며, 나는 내가 걸어가야 할 길을 닦았다. 성공하기 위해, 자랑하기 위해 치열하게 읽어댔던 그 냉냉한 독서에서 벗어나, 초라한 내 삶을 따뜻하게 보듬는 작업이었다. 남들이 우러르는 거창한 족적이 아니라, 내게 있는 것들에 감사하고,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을 열심히 사랑하며 살고 싶은 소망이 이슬처럼 송글송글 마음에 맺힌다. <하느님의 손도장>은 내 마음에 감사의 그릇 하나를 남겨 주었다. 그 그릇에 지금 소망의 물이 고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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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해요 2010-05-12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한 뙈기의 땅
엘리자베스 레어드 지음, 정병선 옮김 / 밝은세상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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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네가 보이지 않으면 첫째 죽었거나, 둘째 이스라엘 감옥에 끌려갔거나, 셋째 자살폭탄 공격의 순교자가 되었거나, 넷째 머리가 부서져 식물인간이 된 채 병원에 누워 있거나, 다섯째 죽었다고 생각하시지"(96).

팔레스타인의 라말라 지역에 사는 카림의 꿈은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지금 밖으로 나가 축구 연습을 하지 못하고, 2주 동안이나 집안에만 갇혀 지내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 게릴라 한 명이 이스라엘의 한 카페에서 두 명의 민간인을 쏴 죽인 사건 때문에, 이스라엘 점령군들이 통행금지를 발동하고 도시를 봉쇄해버렸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가 되는 것 이외의 카림의 또다른 인생 목표 중 하나는 바로 "살아남기"이다. 덧붙여 그는 이렇게 기도한다. "혹시 총에 맞더라도 치료가 가능한 부위여야 함. 절대 머리나 척추가 아니기를, 인샬라"(12). 언제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총탄, 언제 어디서 밀고 들어올지 모르는 탱크, 잘못한 것이 없어도 언제 체포될지 모르는 공포 속에 카림과 그 가족과 이웃들은 위태로운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이스라엘 정착민들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는 라말라 지역은 서로가 "자기네 땅이라 우기며" 테러와 보복 공격이 끊이지 않는 분쟁지역이다. 살아갈 땅이 필요한 것은 서로가 마찬가지이겠지만, 이 책은 특별히 이스라엘의 점령 치하에 살아가는 팔레스타인 아이들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그리고 있기 때문에, 점령군인 이스라엘 군대의 잔혹함과 상대적인 약자인 팔레스타인 난민의 비극적인 삶이 대비를 이루며 강조된다.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한 뙈기의 땅"조차 누릴 수 없는 카림에게 이 지구는 얼마나 작은 별인가. <한 뙈기의 땅>은 세계인들의 관심밖에 머무는 팔레스타인 아이들의 좌절된 꿈과 고통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들의 입장과 처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도록 유도한다. 카림의 삶을 안타까워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이러한 질문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테러와 보복 공격이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는 없는 것인가?"


"간단해요, 할아버지! 그들이 우리의 땅을 빼앗고 우리를 공격하고 죽이잖아요. 우리도 그들을 죽어야 해요. 그것이 정의라고 생각해요! 그게 최선이구요!"(78)

테러와 보복이 계속 될수록 그들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남는 것은 좌절된 꿈, 상처 받은 마음, 증오와 분노, 울분과 적개심으로 타오르는 심장뿐이다. 그렇게 계속 싸워서는 결국 아무것도 얻을 것이 없다는 단순한 진리가 너무도 확실하게 보이는데, 왜 그들은, 그리고 우리는 싸움을 그칠 수가 없는 것일까.


"인간이라구요? 할아버지께서는 그 이스라엘 정착민들을 인간이라고 생각하시는 거에요?" "그래, 인간. 우리와 다를 게 없는 인간. 사실 난 바로 그 결론을 얻고 나서 아주 슬펐단다"(78-79).

우리가 다를 게 없는 인간이라는 결론이 나도 슬프다. 내가 땅이 필요하면 내가 용서할 수 없는 누군가도 땅이 필요하고, 누가 길 가는 우리 아버지를 아무 이유도 없이 발가벗긴다면 용서하기 힘든 분노를 느끼는 것처럼, 똑같은 일을 당하면서도 내가 용서할 수 없는 누군가도 똑같은 분노를 느낄 것이다. 내가 용서할 수 없는 누군가도, 살 가치가 없다고 여기는 그 누군가도 사실은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지구촌 한 켠에서 일어나고 있는 비극적인 분쟁을 지켜보며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서로 욕심내지 않으면, 서로를 조금만 이해하면, 서로 조금씩만 양보하다면, 모두가 행복하게 살아가기에 넉넉한 지구일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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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경제학
세일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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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외화예금통장' 만들러갑니다.  

이 책이 불편하다! 난처하고, 당황스럽다. 현재 읽고 있는 다른 경제서적과 정반대의 예측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소위 전문가들이 내놓고 있는 모든 경제전망이 모두 거짓말이라는 이 책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내용이 진실이 아니여도, 진실이여도 우리에게 남는 것은 결국 불안한 경제뿐이기 때문이다.

오늘 경제 관련 이슈는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놓은 7500억유로 상당의 대규모 안정기금 설립 소식이 증시에 미치는 약발이, 단 하루만에 끝났다는 기사이다. <아시아경제>는 오늘 일본과 홍콩, 대만, 중국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일제히 약세로 방향을 튼 가운데 국내증시 역시 재차 하락하며 1670선을 턱걸이로 지켜냈다고 보도했다. 지난 밤, 스페인 증시가 폭등하면서 사상 최대폭의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뉴욕 및 여타 유럽 증시 역시 일제히 급등세를 타면서 투자심리를 크게 개선시켰지만, 국내 증시는 유럽발 호재를 어느 정도 반영하는가 싶더니 오늘 오후에 접어들면서 코스피 지수가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는 것이다. 신문은 이날 발표된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 및 생산자물가지수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중국이 금리인상 및 통화절상을 서두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이어진 것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고 분석한다. 이와 더불어 원, 달러 환율도 하루 만에 반등했다(전날보다 3.60원 오른 1,135.70원).

그야말로 널뛰는 듯한 혼돈의 경제이다. 종잡을 수 없는 경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경제를 전문가들의 분석과 예측이 좇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때에 좀 특별한 경제논객을 만났다. <불편한 경제학>은 다음(Daum) 아고라 경제토론방에 올려진 ’세일러’의 글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아직은 베일에 싸여 있는 논객이지만, 그의 정체에 대한 추측이 난무할 만큼 화제가 되고, 인지도가 있는 인물인 것은 분명하다.

<불편한 경제학>을 읽으며, 가장 고마웠던 것은 ’서민’을 위한 경제정보, 경제동향, 경제분석, 경제예측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에는 완전 까막눈이지만, 이 책을 읽으며 앞으로 서민이 살 길은 ’풀뿌리 외한보유고를 쌓는 것이라"는 소중한 가르침 하나는 제대로 마음에 새겼다. 대규모 공황, 부동산 버블의 붕괴 등 한국경제가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 예측하는 저자는, 이러한 때에 대한민국의 중산층과 서민들이 살 수 있는 최선의 길은 바로 ’풀뿌리 외환보유고’에 있다고 역설한다. 얼마나 경제에 관심 없이 살았는지, 나는 ’외화예금통장’이 있다는 사실도 나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그런데 여기서 또다른 갈등이 시작된다.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미국 달러가 휴지조각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며 차라리 금을 사라고 부추기는데, <불편한 경제학>은 정반대의 길로 가라고 일러주니 말이다. 얼마 전, 어업 관련 일을 하고 있는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니, 지금 그곳에서는 달러 대신 중국 화폐로 거래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 책은 이제 곧 중국의 몰락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불편한 경제학>은 일단 믿고 싶은 책이다. 읽을수록 경제에 대한 정직한 전망이라는 신뢰가 쌓인다. 무엇보다 서민을 생각하는 경제 전문가라는 믿음이 그의 해박한 경제 지식을 더욱 존경하게 만들고, 그의 설명에 더 열심히 귀 기울이게 만든다. 정부와 경제 관련 정책에 대한 불신이 이 책을 믿고 의지하고 싶게 만드는지도 모르겠다. 그의 예측은 암울하지만, 상당히 설득력 있게 세계 경제의 흐름과 동향을 읽어내고 있다. 내일이 불안하고, 경제적인 대책을 세우고 싶은 대한민국의 서민이라면 다른 건 몰라도 ’외화예금통장’에 풀뿌리 외환보유고를 쌓으라는 이 논객의 충고를 귀담아들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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