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경제학
세일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지금 당장,  ’외화예금통장' 만들러갑니다.  

이 책이 불편하다! 난처하고, 당황스럽다. 현재 읽고 있는 다른 경제서적과 정반대의 예측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소위 전문가들이 내놓고 있는 모든 경제전망이 모두 거짓말이라는 이 책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내용이 진실이 아니여도, 진실이여도 우리에게 남는 것은 결국 불안한 경제뿐이기 때문이다.

오늘 경제 관련 이슈는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놓은 7500억유로 상당의 대규모 안정기금 설립 소식이 증시에 미치는 약발이, 단 하루만에 끝났다는 기사이다. <아시아경제>는 오늘 일본과 홍콩, 대만, 중국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일제히 약세로 방향을 튼 가운데 국내증시 역시 재차 하락하며 1670선을 턱걸이로 지켜냈다고 보도했다. 지난 밤, 스페인 증시가 폭등하면서 사상 최대폭의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뉴욕 및 여타 유럽 증시 역시 일제히 급등세를 타면서 투자심리를 크게 개선시켰지만, 국내 증시는 유럽발 호재를 어느 정도 반영하는가 싶더니 오늘 오후에 접어들면서 코스피 지수가 하락세로 방향을 틀었다는 것이다. 신문은 이날 발표된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 및 생산자물가지수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중국이 금리인상 및 통화절상을 서두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이어진 것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고 분석한다. 이와 더불어 원, 달러 환율도 하루 만에 반등했다(전날보다 3.60원 오른 1,135.70원).

그야말로 널뛰는 듯한 혼돈의 경제이다. 종잡을 수 없는 경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경제를 전문가들의 분석과 예측이 좇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때에 좀 특별한 경제논객을 만났다. <불편한 경제학>은 다음(Daum) 아고라 경제토론방에 올려진 ’세일러’의 글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아직은 베일에 싸여 있는 논객이지만, 그의 정체에 대한 추측이 난무할 만큼 화제가 되고, 인지도가 있는 인물인 것은 분명하다.

<불편한 경제학>을 읽으며, 가장 고마웠던 것은 ’서민’을 위한 경제정보, 경제동향, 경제분석, 경제예측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에는 완전 까막눈이지만, 이 책을 읽으며 앞으로 서민이 살 길은 ’풀뿌리 외한보유고를 쌓는 것이라"는 소중한 가르침 하나는 제대로 마음에 새겼다. 대규모 공황, 부동산 버블의 붕괴 등 한국경제가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 예측하는 저자는, 이러한 때에 대한민국의 중산층과 서민들이 살 수 있는 최선의 길은 바로 ’풀뿌리 외환보유고’에 있다고 역설한다. 얼마나 경제에 관심 없이 살았는지, 나는 ’외화예금통장’이 있다는 사실도 나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그런데 여기서 또다른 갈등이 시작된다.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미국 달러가 휴지조각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며 차라리 금을 사라고 부추기는데, <불편한 경제학>은 정반대의 길로 가라고 일러주니 말이다. 얼마 전, 어업 관련 일을 하고 있는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니, 지금 그곳에서는 달러 대신 중국 화폐로 거래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 책은 이제 곧 중국의 몰락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불편한 경제학>은 일단 믿고 싶은 책이다. 읽을수록 경제에 대한 정직한 전망이라는 신뢰가 쌓인다. 무엇보다 서민을 생각하는 경제 전문가라는 믿음이 그의 해박한 경제 지식을 더욱 존경하게 만들고, 그의 설명에 더 열심히 귀 기울이게 만든다. 정부와 경제 관련 정책에 대한 불신이 이 책을 믿고 의지하고 싶게 만드는지도 모르겠다. 그의 예측은 암울하지만, 상당히 설득력 있게 세계 경제의 흐름과 동향을 읽어내고 있다. 내일이 불안하고, 경제적인 대책을 세우고 싶은 대한민국의 서민이라면 다른 건 몰라도 ’외화예금통장’에 풀뿌리 외환보유고를 쌓으라는 이 논객의 충고를 귀담아들어보시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