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아트 앤 더 시티 - 예술가들이 미치도록 사랑한 도시
양은희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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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뉴욕이라는 도시와 현대미술의 매력에 흠뻑 빠진 채 11년을 보냈다"는 저자 양은희는 "여러 지역의 미술관과 전시공간에서 전시기획을 하고 있으며, 여러 대학과 대학원에서 현대미술, 미술경영, 박물관학과 전시기획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이 책은 '테마 여행' 책으로 분류되지만, 그녀는 취미로 여행을 다니는 사람이 아니며, 뉴욕을 몸으로 익히고 미술 관련 일을 하고 있는 전문가이다. 저자를 강의 현장에서 만났다면 나는 틀림없이 그녀를 졸졸 좇아다니는 열혈 팬에 되었을 듯 하다. 이론만 읊어대는 강의보다 자신의 지식을 '이야기'로 들려줄줄 아는 강의를 좋아하는 탓도 있지만, 잘난 척하지 않으면서도 깊이가 있고, 소소한 이야기도 들려주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까닭이다. 뉴욕, 현대미술, 여행이라는 세 가지 주제를 하나로 엮어내며 깊이와 재미, 전문성과 실용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책이다.

<뉴욕, 아트 앤 더 시티>는 '현대 미술'이라는 독특한 테마를 가지고 떠나는 뉴욕 여행을 위한 책으로 꾸며져 있지만, '뉴욕의 문화'를 현대예술을 이해하는 한 코드로 볼 수 있다면 학부 수준의 교양도서로 읽어도 좋을 듯하다. 흔하게 들을 수 없는 이야기이기도 하면서, 도시와 역사와 예술이 만나 빚어낸 '문화' 이야기가 촘촘하여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다. 다시 말해, 도시의 발전과 미술의 역사적 흐름이 '문화'라는 더 큰 틀 안에서 엮어지며 뉴욕에 자리한 현대미술의 현주소를 찾아준다. "이 책은 '뉴욕의 문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그 중에서도 뉴욕이라는 도시가 길러낸 현대미술(그 난해하다는)과, 그것을 중심으로 다양하게 뻗어나간 뉴욕의 문화에 대해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12).

예술은 배고픈 직업이지만 소비하는 입장에서 그것은 엄청난 사치품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예술가들이 미치도록 사랑한 도시'라는 소제목을 보니, 뉴욕이 세계 경제의 중심이 되는 금융과 무역의 도시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예술의 도시이기도 하다는 사실이 새삼 절묘하고 오묘하게 느껴진다. 아수라 백작 같은 뉴욕의 두 얼굴은 어쩌면 필수불가결한 조화라는 생각이 든다.

뉴욕과 미술이라고 하면, 뉴욕에 가볼만한 미술관이 꽤 많다는 정도의 정보밖에 없었던 나에게 <뉴욕, 아트 앤 더 시티>가 가르쳐준 가장 신선했던 충격은 뉴욕이 현대미술의 중심지로 부상한 것이 불과 몇십 년 전이라는 사실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1940년대 후반부터라고 한다. "그럼 그 전에는? 1945년 이전의 뉴욕은 서양 미술 전체를 놓고 볼 때 변두리에 불과했다. 당시 모든 예술가는 파리로 향했다"(41). "19세기 후반 인상주의 이래 20세기 전반까지 미술의 중심지였던 파리를 제치고, 뉴욕이 미술의 중심으로 도약"하기 시작한 것은 유렵에서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부터였다. "1942년부터 1970년에 이르는 짧은 시간 동안 일어난 일이다. 1950년대 말에는 실험 영화, 화랑가의 지원이 활발한 뉴욕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세계 각국에서 젊은 예술가들이 뉴욕으로 오기 시작했다"(42). 한국의 백남준 선생이 일본, 독일을 거쳐 정착한 곳도 뉴욕이었다고 한다.

저자는 뉴욕이 세계적인 미술의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었던 원인으로 2차 세계대전이라는 역사적, 사회적 요인 말고도, '보헤미안 문화'를 꼽는다. "보헤미안적 전통이 전후 미국 미술가들에게 큰 자양분이 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여기에 전쟁을 피해 유럽에서 건너온 예술가들이 합세하면서 뉴욕의 보헤미안 문화는 장차 세계적인 현대미술을 만들어 낼 비옥한 문화로 변모했다"(44). 특히, "평화는 예술의 자양분이 된다는 선례"를 남겼다는 해석이 마음에 남는다.

<뉴욕, 아트 앤 더 시티>는 안방에서 영화를 즐기듯이, "거실 소파에 누워 상상의 뉴욕 여행"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인 책이다. 11년을 뉴욕에 몸담았던 뉴요커답게 뉴욕이라는 도시의 매력과 뉴욕 여행의 백미를 '눈으로', '이야기로' 즐길 수 있게 해준다. "뉴욕의 '보는 즐거움'은 이렇게 건물에서 시작된다. 이 건물들은 1백여 년이 넘은 고가함과 최신 양식을 모두 담고 있다. 한마디로, 뉴욕에서 건축의 변화는 곧 미술의 변화와 연결된다"라든지, "뉴욕에 간다면 튼튼한 신발과 선글라스를 꼭 챙길 것을 권한다. 맨해튼은 걸어 다니기에 좋은 도시니까"라는 조언에, "관광을 한다면 가장 먼저 그리니치빌리지에서 시작하라"는 충고에, "뉴욕 현대미술의 최전선을 보려면 첼시로 가야 한다. 첼시를 둘러보려면 족히 하루가 걸리니, 편한 신발은 필수다"라는 세심한 안내까지 뉴욕 여행을 꿈꾸며 꼭 챙겨두고 싶은 깨알같은 정보가 가득하다.

<뉴욕, 아트 앤 더 시티>를 읽으며 누가 우리나라의 서울을 이렇게 소개하는 외국인이 있다면 상이라도 주고 싶다는 다소 엉뚱한 생각까지 들 정도로 '뉴욕'에 대한 애정과 지식이 대단하다. 뉴욕, 꼭 한 번 가봐야 할 이유가 충분한 매력적인 도시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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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色, 광狂, 폭暴 - 제국을 몰락으로 이끈 황제들의 기행
천란 엮음, 정영선 옮김 / 시그마북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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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자리에 올랐으나, 나라까지 망친 '폭탄'들의 기행!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높은 자리에 오르고 나서 '변했다'는 말을 듣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연예계에도 소위 '뜨고' 나서 건망져졌다는 연예인들의 뒷말이 무성하다. 초등학교 반장만 되어도 금새 태도가 달라지는 것을 보면, 자리가 사람을 만들고, 권력의 맛이라는 것이 사람을 변질시킬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평범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어떤 심리학 실험에서, 고문자와 고문 당하는 자로 나누어 실험을 했을 때, 평범한 대학생들이 광기에 이를 만큼 잔혹한 모습으로 친구를 고문했다는 유명한 이야기도 있다.

'제국을 몰락으로 이끈 황제들의 기행'이라는 부제를 가진 <색(色), 광(狂), 폭(暴)>은 중국 역사에서 '폭탄'이라고 불릴 만한 황제들과 그들의 기행만 따로 모아 다룬 책이다. 천하를 호령하는 황제의 자리에까지 올랐으나 황당무계할 정도로 어리석은 행동으로 자신은 물론 나라까지 멸망으로 이끈 황제의 이야기를 담은 <색(色), 광(狂), 폭(暴)>은 이런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그 어리석은 황제들은 태어날 때부터 광기를 가지고 태어난 것인가", 아니면 "황제라는 자리가 그들을 미치게 한 것인가." 이러한 질문에 대해 이 책이 알려주는 분명한 사실 하나는 "그 누구의 제약도 받지 않은 황제의 권력이 인간의 악한 본성을 더욱 극대화했다"는 것이다. 애석하게도 운명은 그들을 황제로 만들어 그 자신뿐만 아니라 나라에도 재앙을 몰고 왔다(6).

중국에서 '황제'라는 칭호가 처음 만들어진 것은 진시황 때라고 하는데, 그 후 청나라 마지막 황제인 선통 황제가 자금성에서 쫓겨날 때까지 근 2,000여 년 동안 중극 대륙에는 수많은 황제가 탄생했다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5). <색(色), 광(狂), 폭(暴)>은 그중에서 스무 명의 황제를 소개하고 있다. 여기에 소개된 스무 황제의 공통점은 '하늘은 너를 멸망시키기 전에 먼저 너를 미치게 한다'는 말처럼, 광기에 가까울 정도로 어리석고 황당무계하고 폭력적인 군주들만 추렸다는 것이다.

이 책에 실린 황제들은 정사를 제멋대로 주무른 것은 물론, 이성을 잃고 살육에 미쳐 날뛰는 지경에 이른 황제로부터, 주색에 빠져 돼지나 개만도 못한 방탕한 생활을 하고, 흉악하고 난폭하고, 문란한 성관계를 일삼으며, 심지어 변태적 성향을 보이며, 음란한 것도 창피한 것도 모르는 지경에 이를 정도로 미쳐 날뛴 황제들이다. 그중에서도 아버지의 무덤에 분뇨를 쏟아 붓고 작은할아버지의 배를 가르고 눈알을 뽑아 그것을 꿀에 넣어 '귀목종'이라는 것을 만들고, 친누이와 고모를 후궁으로 들이고 숙부를 '돼지왕'이라고 불렀던 '송 전폐제 유자업'의 광기에 비하면, '장사'라는 별난 취미를 가져 황궁에 시장을 차려놓고 자신이 직접 상인 역할을 하며 놀고, 결국 환관에게 전권을 넘기고 자신은 정신 없이 재물은 모은 '동한의 영제 유굉'의 광기는 애교스러울 정도이다. 미친 듯이 재물 모으기에 몰두하며, 궁 안에 관리 교역소를 차려놓고 돈을 받고 벼슬을 팔았던 유굉의 최고 히트 상품은 '관직'이었다. 황제들의 황당무계한 행동들은 주로 폭정과 살육, 간신배 중용, 주색 등으로 나타났는데 그중 일부는 자신의 황당무계한 성향을 '행위예술'로 승화시키는 경우도 있었다(6).

타고난 광기가 황제의 자리에 올라 극대화되었던, '무소불위'의 황제 자리가 그들을 미치게 만들었던, 권력이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는 말이 아주 틀린 말은 아닌 것이다. 대권이 사람을 멸망으로 치닫게 한다는 사실이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지도자(황제) 한 사람의 멸망으로 그치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색(色), 광(狂), 폭(暴)>은 황제 한 사람의 광기가 결국 온 백성의 고통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여기서 오늘 우리의 고민이 시작된다. 아무리 바른 사람을 고르고 골라 뽑아 놓아도 일단 권력을 잡게 되면 누구라도 '부패'할 수 있는 가능성에 노출되는 것이다. 지도자 스스로 경각심을 가지지 못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착각에 미쳐버릴 수도 있는 노릇이다. 옛부터 임금님은 하늘이 내려주신다고 하였으니, 좋은 지도자를 만나는 일은 하늘의 뜻에 맡길 수밖에 없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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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봐주어 너무도 미안한 그 아름다움
서진영 지음 / 시드페이퍼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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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태리 장인이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만들었다는 현빈의 트레이닝복"이 장안의 화제이다. 비록 트레이닝복이지만 "40년 동안 트레이닝복만 만들어온 이태리 장인이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만들었다"는 드라마 속 대사에서 우리는 그것이 고가의 명품임을 눈치 챌 수 있다. 이 책은 먼 나라 이태리 장인의 솜씨에는 열광하면서도 정작 같은 땅에 살고 있는 우리나라의 장인은 <몰라봐주어 너무도 미안한 그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몰라봐주어 너무도 미안한 그 아름다움>은 여행 에세이 형식으로 '우리나라의 공예 무형문화재 12인의 인터뷰'를 담아내었다. 12장인의 소박하지만 심지 곧은 삶과 장인 정신으로 빚어진 명품 공예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지만, 보도 기사 같은 딱딱함보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글쓴이의 따뜻한 심성과 개성이 더 두드러지는 에세이이기도 하다. 자칫 통속적으로 흐를 수 있는 '인터뷰'를 촉촉한 감성으로 맛깔나게 들려준다.

공예 무형문화재 12장인의 공예품들은, 지금은 시대가 변하며 대중으로부터 멀어진 '옛 것' 취급을 받고 있지만, 기계로 찍어내는 상품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숙련된 장인의 땀방울과 옛 선인들의 놀라운 지혜와 우리 핏줄 속에 흐르는 삶의 자취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몰라봐주어 너무도 미안한 그 아름다운> 명품들이다. 특별하게 만들어지는 공예품이지만 우리의 소박한 일상과 맞닿아 있어 더 빛나는 그런 명품들이다. 사기장 방곡 서동규 선생은 간혹 "새로운 작품 안 만드세요?"라는 질문을 받을 때, 속이 상해 죽겠다고 한다. "선생의 손으로 세상에 태어나는 것들은 대부분 그릇이다. 더 넓게 말하면 생활자기. 물론 작품도 만들지만 1년 내내 작품 한 점에 공을 들이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을 더욱 잘, 더욱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총 4개의 카테고리로 - 衣(한산모시짜기, 염색장, 침선장), 食(옹기장, 사기장, 나주반장), 住(소목장, 염장, 나전장), 佳(백동연죽장, 낙죽장도장, 배첩장) - 나누어 담아 장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런데 여기에 등장하는 공예품들은 하나 같이 장인 정신이 없이는 만들어질 수 없을 만큼 과정 하나 하나가 그렇게 어렵고, 힘들고, 까다로울 수가 없다. 어느 한 과정도 쉬이 넘어가는 것이 없다. 어려운 과정은 적당히 생략하고, 까다로운 작업은 대충 마무리를 해도 비슷한 물건을 흉내 낼 수 있을 터인데, 오히려 그 어려운 과정을 즐기듯 정성을 다한다. 효율성의 가치보다 땀의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장인의 정신인 게다. 바로 그런 정신과 정성이 '지천에 널린 대나무와 무명실이라는 소박한 재료'로 만든 물건을 특별하게 하는 것이리라. 

그런데 그 앞에 서면 마음까지 경건해지는 그 빛나는 정신과 솜씨를 이를 후계자가 부족하다는 것이 가장 안타까웠다. 한산모시짜기 방연옥 선생은 "어쩌다 시장갈 때 한 번씩 모시 일을 하는 그 마을 아주머니 집에 들러 일을 거들어 준 것이 전부"였는데, "어느 날, 이 모시 아주머니가 후계자를 둬야겠는데 한번 해보지 않겠냐고 넌즈시 물어"본 것을 계기로 나이 마흔이 넘어 모시짜기를 배웠다고 한다.

장인으로 인정받기까지 우직하게 한 길을 걸어온 12장인의 인생은 그분들을 '그것밖에 모르는 바보'로 만들어버린 듯하다. 대기업들도 날림으로 집을 짓고, 날짜 지난 바케트빵이 마늘 빵으로 둔갑을 하고, 남의 디자인을 베낀 상품이 아무렇지도 않게 유통되고, 생산지를 속이는 것쯤은 관행으로 받아들여지는, 자부심도, 양심도 없는 세상을 부끄럽게 만드는 '바보'들이다. 미안한 것도 모를 만큼 심장이 더 딱딱해지기 전에, "몰라봐주어 너무도 미안한" 마음만이라도 가질 수 있다면 아직 우리에게도 희망이 남아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데 요즘은 뭐든 너무 쉽게 만들어요. 화려하고 당장에 보기는 좋은데 유행을 타지요. 재료도 좋은 것을 사용하지 않고 싸고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을 쓰거든요. 오래가는 법이 없어요. (...) 이래서는 후대의 우리 자손들이 우리를 추억할 것이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 같아요. 얼마나 슬픈 일입니까"(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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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야 토기장이 성경만화 시리즈 1
뉴라이프선교회 지음, 고즈미 시노자와 그림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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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전하는 복음서!

유태인들은 성경책 겉가죽에 꿀을 발라 아이들 곁에 놓아 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성경책 겉표지에 묻어 있는 꿀을 핥아 먹으며, 어렸을 때부터 성경책에 관심을 갖도록 하고, 성경책을 좋아하게 만들고, 꿀포도송이보다 더 달고 맛있는 말씀의 맛을 느끼게 해주기 위함이라고 한다.

기독교 신앙을 가진 부모님들은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케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하기에 온전케 하려 함이니라"(딤후 3:16,17)는 말씀을 암송하며, 어렸을 때부터의 신앙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불과 몇 십 년 전까지만 해도 교회는 지역 교육의 중심이었고, 교회에 오면 맛있는 간식은 물론 재밌는 것들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교회가 오히려 지루해지고 있다. 온갖 요란하고 시끄럽고 휘황찬란한 볼 것, 놀 것, 즐길 것들이 아이들을 유혹하는 세상에서 교회는 점점 재미 없는 곳이 되어가고 있거나, 세상 교육을 흉내 내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잔인한 영상물과 게임에 우리 아이들이 사로잡히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효과적인 대응과 적절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성경책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예수님 이야기(복음)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끌어낼 수 있을까? 성경을 보면, 자녀교육의 책임은 '부모'에게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신앙교육, 성경교육을 모두 교회학교에만 의존해서도 안 될 것이다.

<성경>, 특히 <복음서>는 이야기로 쓰여져 있다. <복음>은 이야기로 전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이들에게 <복음>을 들려주는 것이 성경교육의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토기장이주니어에서 발간한 성경만화시리즈(1) <메시야>는 바로 복음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다. 약혼한 요셉과 마리아의 모습에서부터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이 부활하시고 승천하시기까지의 '예수님의 전 생애'를 다룬다. <메시야>는 성경적 사실의 역사적 '고증'보다는 성경 내용에 충실하게 꾸며져 있다. 페이지마다 그 이야기에 해당하는 성경 구절이 하단에 표기되어 있다. 다른 말로 하면, <메시야>는 만화로 전하는 복음서인 것이다.

<메시야>는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수준을 자랑하는 일본 작가의 작품답게 그림과 내용적인 측면에서 모두 완성도가 높다. 성경 내용이 한 편의 영상처럼 눈앞에 펼쳐지며, 입체적으로 살아난다. 뿐만 아니라, 한 눈에 족보를 보여주는 '가계도', 지리적인 이동과 사건 발생 장소를 보여주는 '지도', '해설', 예수님의 교훈을 시각화해주는 효과, 꽃미남으로 등장하는 가룟 유다는 물론 한 눈에 파악되는 12제자의 모습까지, 복음서를 촘촘하게 엮어내어 쉽고 재밌게 성경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만화로 읽는 복음서의 색다른 감동을 전해준다. '만화는 아이들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려도 좋을 듯하다. 새가족이나 성경공부를 시작하는 어른들이 읽어도 유익할 만큼 밀도 있게 구성되어 있다. <성경만화 시리즈 1>이라고 되어 있는데, 다음 시리즈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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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산상수훈 - 오스왈드 챔버스가 들려주는
김혜경. 스데반 황 지음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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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아이 신앙을 위해서!

 
우리나라만큼 교육열이 뜨거운 나라도 드물 것입니다. 교육 때문에 집값이 올라가고, 교육 때문에 부부가 서로 떨어져 살 만큼 극성스럽습니다. 신앙심도 이에 못지 않습니다. 세계 최대 교회가 우리나라에 있고, 새벽기도, 철야기도를 세계인이 배워갈 만큼 열정적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신앙 따로, 교육 따로'라는 것입니다.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도 있는데, 어린 시절부터 바른 신앙, 바른 신앙의 습관을 심어주기 위해 모든 것을 거는 부모가 몇이나 될까요?

또 다른 문제는 어린 아이들에게 경건하고 성경적인 신앙심을 심어주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경제가 아무리 어려워도 교육 시장만큼은 절대 움츠리는 법이 없다고 합니다. 부모님들이 자녀 교육을 위해서라면 아낌없는 투자를 하기 때문입니다. 일반 교육을 위해서는 막대한 물량을 쏟아부은 학습 교재가 날마다 쏟아지고, 신종 교육법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등장합니다. 그런데 신앙 교육을 위해서는 어떨까요? 10년도 넘은 공과책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지는 않나요? 자녀 세대에게 물려줄 신앙 유산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지는 않은지 걱정입니다. 

그런데 <오스왈드 챔버스가 들려주는 어린이 산상수훈>을 읽으며, 가장 크게 깨달은 사실은 어린 아이를 가르치는 부모(교사)가 먼저 '어린 아이 신앙'을 갖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교회 학교 교사로 봉사하던 한 친구가 자신의 경험을 들려준 적이 있습니다. '삼위일체론'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주어야 하는데, 준비를 하면서도 과연 이것을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막상 설명을 하기 시작하자 놀랍게도 아이들은 아무 어려움 없이 이해를 하더라는 것입니다. '아직 어린 아이들이니까 이해할 수 없을 거야'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른들의 교만일지도 모릅니다.

<오스왈드 챔버스가 들려주는 어린이 신상수훈>은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산상수훈>을 어린 아이들의 눈높이 맞춘 책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어린 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하신 예수님이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이 책 안에 담긴 가르침이 저를 부끄럽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성령님은 우리 안에서 우리가 말씀을 따라 살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17). 아이들은 정말 성령님이 인도하시는 '대로' 잘 따라갈 것 같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이 믿어지지 않을 때, 내 마음속에 어떤 마음이 있는지 잘 들여다 보세요. 아마도 예수님의 말씀보다는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이 옳다고 고집하는 마음으로 가득 차 있을 거예요"(42). 예수님의 말씀이 믿어지지 않는다면 고집부리는 것은 어린 아이들보다 어른이 더할 것입니다.

 



 

 

<오스왈드 챔버스가 들려주는 어린이 산상수훈>은 어린 아이를 위한 마음이 아주 잘 나타나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어려울 수도 있는 내용을 아이들의 언어로 잘 표현해주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내주신 숙제'만 보아도 그 '어린 아이 믿음'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숙제를 내주셨어요.
"예수님처럼 거룩해져라."
과연 예수님처럼 거룩해진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거룩해지는 것은, 우리의 마음과 행동이 하나님 보시기에 깨끗하게 되는 것을 말해요.
다시 말하면 예수님을 닮아가는 거예요(79).


가끔 아이들 성경 공부책을 보면, '착한 성품'을 위한 윤리적인 덕목들을 열거해 놓거나, 어린들 수준의 교리를 어휘만 바꿔서 꾸며놓은 책들도 보입니다. 이 책이 가르치는 내용은 '성경적 삶'의 진수입니다. 성령님의 존재, 예수 안에서 나의 정체성, 예수님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는 법, 기도 생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마음 등을 아이들의 언어로 가르쳐줍니다. 그것은 윤리에서 말하는 '착한 성품'과 본질적으로 다른 것들입니다.
"착한 일은 왜 할까요? 하늘나라에 가기 위해서 하는 걸까요?
아니에요! 착한 일은 하나님께 감사하기 위해서 하는 거예요.
사랑으로 우리를 하나님의 자녀로 만들어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기 위해서 착한 일을 하는 거예요"(81).
"예수님께서 기뻐하시는 착한 행동은 오직 하나님을 위해서 하는 행동이에요"(88).


<오스왈드 챔버스가 들려주는 어린이 산상수훈>은 '학습 교재'처럼 꾸며져 있습니다. 일방적으로 말씀을 배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배운 말씀을 스스로 삶에 적용해보는 것입니다. '짝을 찾아 연결하기', '길(미로) 찾기', '친구에게 편지 쓰기', '빈칸 채우기' 등 '재밌는 놀이'의 옷을 입고 아이들에게 다가갑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빛쨍쨍파'와 예수님을 따르지 않는 '어둠컴컴파'는 서로 앙숙이에요.
지금 이 세상은 '빛쨍쨍파'와 '어둠컴컴파'가 섞여 있는데요.
여러분에게 이들을 구별하라는 임무가 주어졌습니다.
아래의 이름을 잘 보고 두 파를 나누어보세요.
여러분은 어느 파에 속하나요?
아직도 '어둠컴컴파'에 속하는 부분이 있다면 어서 '빛쨍쨍파'로 들어오세요(105).

 
아이들은 부모님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고 합니다. 부모의 '말'이 아니라, '행동'(삶)을 통해서 배운다는 뜻입니다. 신앙 교육이 일반 교육보다 더 예민하고 힘든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일 것입니다. 아이들이 가르침에서 '위선'을 느끼는 순간, 그들의 신앙은 예수님으로부터 더 멀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책임을 생각하면 지옥불을 만난 듯 두렵기만 합니다.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은 <어린이 산상수훈>을 통해서 이렇게 가르쳐줍니다. "우리가 살면서 가장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 것은 오직 나와 하나님과의 관계뿐이에요. 우리가 살면서 구해야 할 한 가지는 하나님의 나라뿐이에요"(113). 이러한 삶이 먼저 선행되지 않는다면, 이 책은 새로운 가시가 되어 부모(교사)의 마음을 찌를 것입니다. 이 책은 어린 아이 신앙 교육을 위한 책이면서, 동시에 어린 아이 신앙을 갖게 해주는 책입니다! 우리나라의 뜨거운 교육열과 신앙의 열정이 만나, 이 책과 같은 소중한 신앙 유산을 많이 많이 남겨주기를 기도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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