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 이 땅의 한국인, 그 손맛의 기록 대한민국 밥상의 가치를 재해석하는 푸드멘터리
KBS 한국인의 밥상 제작팀 / 시드페이퍼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고향의 맛, 자연의 맛, 시간의 맛, 시대의 맛

 

 

음식도 자연의 일부라는 생각을 왜 그동안 하지 못했을까? KBS <한국인의 밥상> 제작팀에서 만들어 책으로 내놓은 <한국의 밥상>을 읽으며 내내 그런 생각을 했다. 그리고 '오늘의' 나의 밥상을 들여다 보았다. 나의 밥상 위에는 자연에서 나는 먹거리가 얼마나 올려져 있는가? 어느 날, 오랫만이 가족이 모여 저녁 식사를 하며 TV를 켜놓았는데, 최불암 선생님의 나레이션이 나오는 프로그램에서 채널이 멈추었다. 화면을 가득 메운 아름다운 풍경과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음식이 얼마나 탐스러운지 화면에 시선을 빼앗긴 채 우리 저녁상을 잊을 정도였다. TV를 보며 가족이 모두 마음이 통한 듯 "저곳에 한 번 가보자"고 약속을 했다. 요즘은 가족이 같이 즐길 수 있는 TV 프로를 찾기가 어려운데, <한국인의 밥상>은 같이 모여 같이 대화하고 같이 감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사계절 풍광(天)과 지역마다 특색있는 먹을거리(地), 그리고 음식문화를 꽃피우며 밥상을 차려왔던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人)"가 있는 <한국인의 밥상>을 책으로 만나니, 좋은 책을 한 권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마음 한구석 뿌듯해지는 배부름을 느낀다.

 

5천 년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 우리는 그동안 무엇을 먹고 살았을까? 명품 음식 프로그램을 꿈꾸는 <한국인의 밥상>은 이런 물음에 대한 진지한 답을 구하고자 하였다고 한다. 그렇게 탄생한 프로그램이 "고향의 맛, 자연의 맛, 시간의 맛, 시대의 맛"이라는 카테고리 안에 오롯이 담겨 책으로 나왔다. 5천 년 역사 속에 꽃피운 한국의 음식 문화는 자연과 벗하고 있었고, 자연과 연결되어 있었고, 자연 그 자체였다. 오늘도 자연에서는 신문이나 방송이 모르는 맛이 축제가 한창일 것이다. 첫째 파트, "고향의 맛"에 소개된 먹거리를 보자. 벌교에는 수백 년 동안 생명을 지켜준 꼬막이 있고, 흑산도네는 섬마을 사람들의 삶이 고스란히 녹어 있는 홍어가 있고, 장흥에는 자연의 순환이 만들어낸 삼합(표고버섯, 키조개, 한우)이 있고, 서천에는 바다의 도움으로 맛볼 수 있는 쭈꾸미가 있고, 강화에는 가장 선민적인 음식으로 우리의 삶을 대변하는 숭어가 있고, 섬진감에는 쌀보다 보리보다 흔했던 참게가 있고, 고흥에는 전쟁과 약탈이 끊이지 않았던 궁벽한 땅에서 살아갈 힘을 주었던 갯장어가 있고, 평창에는 가족 같은 감자가 있다. 자연의 거대한 순환 속에서 음식은 인생을 품고 있었고, 우리는 그렇게 자연에 빚지며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음을 말해주었다.

 

<한국인의 밥상>은 자연의 기운을 그대로 옮겨온 밥상 이야기이다. '한국인의 밥상'은 자연이 내어준 생명을 나눠 가지며 울고 웃었던 세월 속에서 빚어낸 삶이자 역사임을 일깨워준다. 전쟁과 약탈, 가난과 고단한 삶의 무게를 이고 살아온 한국인에게 다시 일어설 힘을 주고, 기대어 살아가도록 의지가 되어주고, 사는 즐거움이 되어 주었던 서민 음식들, 그 자연의 맛의 소중함이 새삼 절절해진다. 그 '한국인의 밥상'을 이어받아 새롭게 음식 문화를 꽃피우며 다음 세대에게 전수해주어할 책임도 느껴진다. <한국인의 밥상>이야말로 "한민족의 숨결이 곳곳에 배여 있는 지붕 없는 박물관", 책 속의 박물관이라 하고 싶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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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대사전
이민홍 지음 / 북씽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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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생각여행이다.

 
책을 많지 읽지 않는 사람도 좋은 글이 주는 위안은 알고 있다. 한 문장의 글이 신음하던 가슴을 다시 뛰게 만들기도 하고, 생기 없는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하고, 길을 잃고 방황할 때 길이 되어주기도 한다. 때로는 새로운 깨달음이 뒤통수를 강타하는 것같은 충격을 주기도 하고, 냉냉한 가슴에 뜨거운 눈물이 솟게 만들기도 하고,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기도 한다. 이렇게 좋은 글은 우리 삶에 에너지이자 나침반 같은 역할을 한다. 그래서 우리는 명사들에게 '나를 키워준 한 문장'을 듣기도 하고, 책을 소개받기도 하고, 명언이나 명문장을 따로 메모하여 반복적으로 가슴에 새기기도 한다. <좋은글 대사전>에서 한때 나의 마음을 적셔주었던 시를 다시 만나 무척 반가웠다. 세상을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해주었던 만해 한용운 님의 시이다. 밤새 외우고 또 외우며 나도 이처럼 아름다운 시를 노래할 수 있는 시인의 마음을 갖고 싶다 꿈꾸기도 했다.

 

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垂直)의 파문(波紋)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塔) 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치는
알 수 없는 향기는 누구의 입김입니까.

근원은 알지 못할 곳에서 나서 돌부리를 울리고 가늘게 흐르는
작은 시내는 굽이굽이 누구의 노래입니까.

연꽃같은 발꿈치로 가이없는 바다를 밟고,
옥같은 손으로 끝없는 하늘을 만지면서 떨어지는
날을 곱게 단장하는 저녁놀은 누구의 시(詩)입니까.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그칠 줄을 모르는 타는 나의 가슴은
누구의 밤을 지키는 약한 등불입니까.
 

요즘은 책에서 좋은 문장을 발췌하여 메일링 서비스를 해주는 곳도 있고, 좋은글을 모은 잡지책이 발간되기도 한다. 많은 블로거들이 감동받은 좋은 글을 게시하기도 하고, 또 직접 글을 쓰는 블로거들도 많다. 그러니 찾자고 마음만 먹으면 검색 하나로도 얼마든지 좋은 글을 많이 접할 수 있다. 그야말로 좋은 글 홍수 속에 산다. 문제는 좋은 글의 홍수 속에 살다 보니, 오히려 그 속에서 옥석을 가리는 일이 더욱 어려워진다는 모순. 이러한 때, 신뢰할 만한 '좋은 글 사전' 하나를 갖는 것은 그 자체로 하나의 힘이라 생각한다. 씽크북에서 나온 <좋은글 대사전>의 가장 큰 차별성은 좋은 글을 '사전' 형식으로 구성한 것을 꼽고 싶다. 좋은 글이 주제별로 정리되어 있고, 키워드로 좋은 글을 찾아볼 수 있도록 뒤에 색인(Index)까지 첨부되어 있다. 사전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특히 강의를 한다든지,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유용할 듯하다. 대체로 한 페이지를 넘지 않는 글량은 명언보다 조금 더 긴 생각의 시간을 준다. 익히 알고 있는 유명한 글보다 조금은 낯선 글들이 수록된 것도 읽는 재미를 준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좋은 글'이라고 발췌된 부분이다. (간혹) '좋은 글'이라고만 적혀 있을 뿐, 글의 출처가 분명하지 않은 것이 아쉽다.

나를 이끌어주는 글, 언제든 꺼내보며 다시 나를 세울 수 있는 글, 가슴에 그런 한 문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참 행복한 사람이다.  <좋은글 대사전>에 수록된 글들은 문장력보다는 글이 주는 메시지에 더 무게 중심이 있는 글이라 생각된다. 책의 뒷표지에 보면, "인생은 생각여행이다. 좋은 글과 좋은 생각으로 마음의 크기와 생각을 넓혀라"라는 말이 적혀 있다. 보이고 들리는 것이 많아 생각에 잠길 수 있는 시간이 자꾸 적어지는 요즘이다. <좋은글 대사전>에 실린 글을 하나씩 읽으며 좋은 글을 읽으며 생각을 충전하는 시간을 갖고, 현명함을 키워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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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하나님의 사랑 오스왈드 챔버스 시리즈 20
오스왈드 챔버스 지음, 스데반 황 옮김 / 토기장이(토기장이주니어)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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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진리를 노래하라!


"하나님은 사랑이심이라"(요일 4:8).
역사에 이 말씀만큼 강력하게 선포된 구절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 말씀만큼 의심받고 도전받아온 말씀도 없다. 세상 사람들은 세상이 이처럼 악한데 어떻게 이 세상을 지으신 하나님이 사랑이시냐고 반문한다. 믿는 자들도 마찬가지이다. 하나님이 사랑이시라는 증거를 '환경'에서 찾는다. 환경이 '달콤'할 때에야 비로서 하나님은 사랑이시라고 '느낀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진실된 마음으로 믿음의 싸움을 싸워본 사람은 알고 있다. 하나님이 사랑이시라는 증거는 바로 우리의 삶, 나의 삶에서 드러난다. "당신의 삶에 하나님의 은혜가 어떠했는지 인생을 돌아보라. 그러면 한 가지가 분명하고 확실하게 드러나는데, 바로 "하나님은 사랑이시라"는 진리이다.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당신의 믿음에 구름이 끼었더라도, 많은 고통과 어려움을 겪으면서 그분의 사랑을 말하고 싶지 않을 때라도, 그럼에도 가장 뚜렷하게 당신의 삶 가운데 끊임없이 드러나는 증거는 하나님은 사랑하시는 것이다"(10).

오스왈드 챔버스의 <놀라운 하나님의 사랑>은 "하나님은 사랑이시라"는 놀라운 선포로 시작된다. 그의 선포는 마치 노래처럼 들린다. "이 진리를 노래하라"(10). 그리고 바로 이 놀라운 사랑 가운데 머물며, 이 놀라운 사랑 가운데 삶을 구축하라고 교훈한다. 그런데 책을 읽는 내내 한 가지 의아한 것이 있었다. (앞의 몇 장을 제외하면) "지금 이 메시지가 하나님은 사랑이시라는 사실과 무슨 연관이 있는가?"라는 물음이 계속 고개를 들기 때문이다. '놀라운 하나님의 사랑'이라는 주제와 이 책에서 다루는 몇몇 장들은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인다. 예를 들어, "당신은 낮아질 수 있는가?"라는 제목의 6장을 보자. 영적 능력은 내려올 수 있는 능력이다. 영적 이기심이란 정상에만 있으려는 자세를 말한다. 이 때문에 정상에서 내려오는 훈련이 제자들이 배우기에 매우 어려운 훈련 중 하나이다(63). 그런데 이런 가르침과 이것과 하나님은 사랑이시라는 선포가 어떻게 연결되는 것일까?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 마지막 장에 이르도록 나는 계속 이런 물음을 물으며 책을 읽었다.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책은 대부분 강의나 설교를 모아 책으로 엮은 것이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길 수 있겠다는 추측도 해본다.) 그런데 처음부터 내용을 다시 되새기기 시작했을 때, 한 가지 눈에 들어오는 의미가 있었다. 놀라운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의 그리스도인됨, 즉 삶으로 연결되고 있었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라는 토대 위에 그리스도인의 삶(의 방식)을 다시 세우는 메시지로 읽히기 시작했다. 놀라운 하나님의 사랑을 노래하는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은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자신을 지키라"(유 21절)는 성경 말씀이 "매우 큰 명령"(24)이라고 말한다. <놀라운 하나님의 사랑>은 바로 이 명령에 대한 구체적인 적용이자, 하나님의 사랑을 누리는 실제적인 방법이며, 놀라운 하나님의 사랑에 응답하는 모든 것이었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라'는 진리의 말씀에 그리스도인됨, 즉 모든 삶이 통합되어지고 있다. 이러한 메시지는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이 정리한 사랑의 정의와도 상통한다. "사랑의 정의는 나의 인격이 어떤 인격을 최고로 선호하게 되면서 모든 사람과 모든 것을 다 동원하는 것이다"(29). 이러한 명제를 가지고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은 우리에게 이런 도전을 준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자신을 지킬 수 있을까? 그 방법은 그 사랑 안에 거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하는 것이다." 우리의 모든 간구도, 우리의 모든 생각도, 우리의 모든 꿈과 소망도, 우리의 낮아짐도, 우리의 사역도, 우리가 처한 상황도, 우리 삶의 불확실도, 예수님과의 동행도 모두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지켜져야 하고, 그 사랑에 응답하는 것이어야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 책은 '세계 1차 대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겠다. 눈앞에 참혹한 전쟁이 벌어지는 상황 가운데 선포된 메시지이다. 그래서인지 '하나님은 나를 사랑하신다'는 감상보다는 '하나님은 사랑이시다'라는 영원한 사실을 기억하라는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외침이 전쟁터의 총성만큼이나 강력하게 울려퍼지는 듯하다. "인간들을 혼들어 놓는 것은 전쟁과 파멸이지만, 하나님의 마음에 고통을 만드는 것은 안정 속에서 하나님을 멸시하는 인간들의 마음이다"(39-40). 특히 전쟁의 한복판처럼 견디기 힘든 환경에 처했을 때, 우리가 무엇보다 우선으로 붙들어야 할 말씀은 하나님은 사랑이시라는 그 명백하고도 단순한 진리일지 모른다. "우리는 모순되어 보이는 모든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은 사랑이시라"고 믿어야 한다. 모든 영혼은 각각 영적 전쟁을 치러야 한다. 그리스도인에게 가장 중요한 핵심은 모든 상황 가운데 하나님을 향한 완벽한 신뢰를 유지하는 것이다"(42). 하나님의 사랑이 의심스러울수록 눈에 보이는 환경이 아니라, 근본을 바로보는 믿음의 눈이 필요한 것이다. "성경은 현실을 바라보지만, 성경은 근본을 바라본다"(32).

토기장이에서 발간하는 '오스왈드 챔버스' 시리즈를 몇 권 읽고 나니, (할 수만 있다면, 그 은혜가 허락된다면) 나도 이렇게 설교 싶다는 거룩한 욕심(!)이 생긴다. 복음을 향한 목마름, 사모함이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가르침을 들을 때마다 채워진다. <놀라운 하나님의 사랑>은 그동안 읽어왔던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가르침의 '종합판'처럼 읽힌다. 하나님의 사랑에 완전히 항복된 삶, 그 사랑에 순종하는 것이 우리가 행해야 하는 모든 것이자 유일한 하나라는 것, 그리고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 외에는 그 어떤 것에도 마음을 빼앗기지 않아야 한다는 가르침이 견고한 뼈대를 이루고 있다. "주님께서 오실 때 가장 멸시 받던 단어는 '종'이었다. 그런데 우리 주님께서 멸시 받는 단어들을 택하셔서 그 의미를 영광스럽게 만들어 놓으셨다"(52-53). 거룩을 교리적으로 따지게 되면 거룩은 매우 무서운 형벌과 연결된다(84). 언제나 그렇듯 복음의 진수를 담은 이러한 명문장이 영혼을 흔든다.

나는 지금 놀라운 하나님의 사랑 가운데 머물고 있는가?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은 우리가 하나님을 바라보는 순간보다 자신을 바라보는 시간이 더 많음을 지적한다. 우리의 지나치게 자기성찰적인 삶을 경고한다. 내 안으로 향한 시선을 거두고, 눈을 들어 다시 한 번 시선을 고정시킨다. "당신의 마음이 얼마나 죄악된지를 깨달았다면 이제 그 사실을 다시 생각지 말라. 그 대신 하나님 사랑의 위대하고 무한한 장엄함을 바라보라"(26). 이 말씀에서 얼마나 큰 위로를 얻었는지 모른다. 그리고 내가 기대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내가 붙잡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내가 바라보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보다 명확해졌다. 산상수훈이 오직 예수님의 제자를 향한 말씀이었던 것처럼, 오스왈드 챔버스 목사님의 가르침은 불신자나 새신자보다 예수님의 '제자'에게 해당되는 말씀이라는 생각이 든다. 예수 제자의 삶을 살고자 한다면, 그 길을 걷고 있다면, 토기장이에서 나오는 '오스왈드 챔버스' 시리즈를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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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 개정판
스펜서 존슨 지음, 형선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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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무엇일까요?
 
이것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입니다.
이보다 더 소중한 건 없습니다.
마법과 같지만 마법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 이미 갖고 있지만 반드시 찾아내야 하는 것입니다.
언제나 계속 내 곁에 있었지만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것입니다.

이 선물을 찾아내면, 더 행복해지고,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선물을 찾아내면, 무엇이든지 자신이 하는 일에 홀딱 빠져들 수 있습니다.
이 선물은 나를 부자로 만들어줄 수 있지만, 그 가치를 금이나 돈으로는 따질 수 없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젊었을 때, '소중한 선물'을 받고
어떤 사람들은 중년이 되어 그것을 받고
어떤 사람들은 노인이 되어서야 받는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끝내 받지 못하기도 합니다.

이 선물이 무엇인지 당신은 알고 있습니다.
그것을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지 당신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것이 어떻게 행복과 성공을 가져다 주는지 당신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지금보다 어렸을 때 당신은 그것을 가장 잘 알고 있었습니다. 

다만 잊었을 뿐입니다. 

이것은 무엇일까요?

 

 



2011년 나온 <선물>은 한국어판 100만 부 돌파를 기념으로 나온 개정판이다. 이 책에 쏟아진 많은 찬사와 쟁쟁한 명성을 들었지만, <선물>을 다시 읽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평소 좋아했던 유재석과 김제동 씨 때문이었다. 유재석 씨는 <한계레21>과 함께하는 '프리유어북' 행사 시에 이 책을 추천했고, 김제동 씨는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 인터뷰 시 이 책을 추천했다고 한다. '프로'를 사로잡은 책에는 어떤 특별한 내용이 들어 있을까? 무엇이 그들을 감동하게 했을지 궁금했다.

<선물>은 '오늘'(The Present)이라는 소중한 '선물'(The Present)의 가치에 눈 뜨게 해주는 책이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 우리 모두 이미 갖고 있지만 반드시 찾아내야 하는 선물, 언제나 내 곁에 있었지만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선물, 어떤 사람들은 끝내 받지 못하는 선물, 우리에게 행복과 성공을 가져다 주는 선물, 그것은 바로 '오늘'이라는 시간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은 '현재의 순간'이며, '바로 지금'이라는 메시지는 그다지 새롭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다. 문제는 그렇게 사는 사람이 적다는 것!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메시지가 아니라, 잊고 있는 가치를 다시 발견하는 시간, 아는 것을 실행하는 능력, 생각과 마음과 몸을 동시에 움직여주는 강력한 '자극'일지도 모른다. 몰라서 이렇게 사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알면서도 이렇게 사는 것이 문제이니 말이다.

 





'오늘'은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선물이라는 것, 성공하려면 바로 '지금 이 순간'을 붙잡아야 한다는 사실에 공감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윌의 삶을 가만히 살펴보면, 의외로 오늘에 집중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쏟아지는 심리학 책은 과거가 우리의 현재를 어떻게 지배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과거를 끌어안고 사는 사람이 많다. 우리가 얼마나 미래를 두려워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책들도 많다. 끊임없이 미래를 예측하고, 분석하면서, 다가올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고 외친다. 뿐만 아니라, 전쟁의 폐허 위에 이룩한 우리의 경제는,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는 삶을 당연시 해왔다.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의 즐거움을 포기하고, (잡히지 않는) 미래를 위해서만 우리는 그렇게 지치지도 않고 달려왔다.  

<선물>은 진정한 행복의 열쇠는 '오늘'에 있음을 알려준다. 현재,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살라고 말한다. 현재 속에 존재한다는 것은 잡념을 없앤다는 뜻이다. 그것은 바로 지금 중요한 것에 관심을 쏟는다는 뜻이다. 이 책이 여기서 멈추었다면 그저 평범한 자기계발서의 하나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선물>의 메시지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현재의 즐거움을 앗아가는 건 두 가지뿐이야. 과거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과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지"(70). 그리고 이것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알려준다. 현재를 살기 위해서는 끌어안고 있는 과거를 보내야 한다. 과거를 보낸다는 것은 과거로부터 배움을 얻는다는 뜻이다. 과거로부터 배움을 얻는 순간, 과거는 떠나간다. 과거 속에 살지 말자. 미래를 너무 앞서서 사는 것도 현명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미래를 계획하는 것이다. 저자 스펜서 존슨은, 현재보다 더 많은 미래를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철저한 '계획' 뿐이라고 말한다. 미래 계획은 지도와도 같다. 지도가 있으면 더 낳은 미래를 위해 현재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있고, 목표에 훨씬 더 잘 집중할 수 있다. 그리고 미래 계획을 세움으로써 현재에 더 몰입할 수 있다. "현재를 살면서 불행하다거나 성공적이지 않다고 느낄 때는 언제든 바로 그때 우리는 과거에서 배우거나 미래를 계획해야 한다."

 

 



<선물>을 읽고 무한도전을 다시 보니, 유재석 씨의 에너지가 어디서 뿜어져 나오는지 알 것 같았다. 매회마다 정말 열심히 하는 모습, 모든 것을 쏟아붓는 듯한 집중된 에너지, 그리고 무엇보다 진심으로 그 모든 것을 즐기는 행복한 모습! 과거를 통해 배우고 미래를 계획하며 오늘에 집중하는, '오늘'이라는 '선물'을 발견한 바로 그 모습이었다.

<선물>은 동화같은 이야기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당위적인 법칙을 첫째, 둘째, 셋째 등으로 나열하지 않고,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메시지를 들려준다. 동시에 포인트를 구별하여 친절하게 짚어준다. (위에 적지는 않았지만) <선물>에서 한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내일의 계획과 오늘을 끌어가는 '소명'일지도 모르겠다. 다른 말로 하면, 오늘 집중해야 할 '옳음'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소명의식을 가진 삶이란 단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아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왜' 해야 하는지까지 아는 것이다.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는가는 우리의 소명이 무엇인가에 따라" 달라진다. 그런데 소명을 발견하는 일은 이 책의 몫이 아니다. 

나는 이 책을 두 번 읽었다. 아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이 깨달음이 내 삶을 이끌어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짧지만 중요한 교훈이 있는 책, 시간을 투자해서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매일 똑같은 '오늘' 지겹다면 더욱 읽어보기를 권한다. <선물>은 '오늘'을 짓누르고 있는 묵은 공기를 환기시켜 준다. 책을 읽은 뒤, (환경은) 아무것도 달라진 것은 없지만, 분명 다른 삶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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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소년과 붉은거인
카티프 지음 / 매직하우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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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살면 외롭지 않니?"
"외로움이 뭐지?"
"혼자 있으면 쓸쓸해져서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야."
"그렇구나... 나는 늘 혼자 있어서 잘 모르겠어."

"나는... 외로워..."
"마을에서 사람들과 같이 사는데 왜 외롭니?"
"나는 친구가 없어... 아이들이 나를 괴롭히거든..."
"어째서?"
"다리가 하나 없으니까..."
"다리가 하나 부족한게 죄가 되니?"
"모르겠어..."

 
외로운 날엔 보지 마세요! 잊고 있던 외로움마저 고개를 쳐들고 달려들지 모릅니다. 항상 곁에 있던 사람과 이별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그때도 읽지 마세요! 겨우 진정되었던 마음이 다시 슬픔의 물살에 휩쓸려 갈지 모릅니다. 투박한 선 몇 개로 그려진 웹툰이라고 방심하지 마세요! 나도 모르게 후두둑 눈물이 떨어질지도 모르니까요.

숲이 우거진 마을에 태어났을 때부터 다리 한 쪽이 없는 녹색소년이 살았습니다. 작은 텃밭과 텃밭보다 더 작은 집에서 할아버지와 단 둘이 살았습니다. 마을 아이들은 다리 한 쪽이 없는 소년을 괴롭히기만 할 뿐, 친구가 되어주지 않았습니다. 소년은 외로웠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숲에 살고 있는 붉은거인을 만났습니다. 덩치랑 안 어울리게 정말 겁이 많은 붉은거인은 숲에서 꽃밭을 가꾸며 살고 있었습니다. 마을에서 사람들과 모여 살지만 친구가 하나도 없어 외로운 녹색소년과 늘 혼자여서 외로움을 모르는 붉은거인은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들은 서로에게 첫 친구였고, 가장 소중한 친구가 였고, 몰래 우정을 키워가는 비밀스러운 친구가 되었습니다. 서로의 세상을 가르쳐주었고, 그렇게 서로 함께하는 시간이 즐거웠습니다. 녹색소년은 더 이상 외롭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들에게도 갈등이 있었습니다. 인간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녹색소년과 인간을 정말 무서워 하는 붉은거인, 그들의 행복한 시간을 앗아가는 것은 (늘 그렇듯) '인간'입니다. 인간의 욕심이 모든 것을 망쳐버리고 맙니다. 약하고 순박한 녹색소년과 붉은거인이 살아가기에 세상은 너무 우악스러운 곳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녹색소년과 붉은거인의 우정은 인간의 욕심보다 훨씬 힘이 셌습니다. 우리가 모르고 살아서 그렇지, 그들의 우정은 아름다운 꽃처럼 세상을 향기로 가득 채우고, 밤하늘의 별처럼 어두운 세상을 지켜주고 있을 것이라 믿고 싶습니다.

 
"... 이제 네가 없으니까 외로워.
너는 내게 외루움이 뭔지 가르쳐줬어."
"내가 없으면 외롭니?"
"응... 예전엔 혼자가 익숙했는데
어느샌가 둘이 있는 것에 익숙해져 버렸어."


<녹색소년과 붉은거인>은 "100만 네티즌을 울린 2011년 최고의 감동 웹툰"이라고 합니다. 많은 네티즌이 보고 눈물을 흘렸다고 고백을 합니다. 나도 속으로 울음을 삼켰습니다. 따라 그려보고 싶을 만큼 단순하고 대충 그린 낙서처럼 투박한 선으로 그려졌지만, 정교한 그림보다 더 생생한 표현력에 깜짝 놀랐습니다. 많은 것이 생략된 선으로 이렇게 깊은 감성을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단순함'의 효과일까요. 외로움, 정겨움, 잔인함, 따스함, 슬픔 등이 강력한 직구처럼 날아와 가슴에 박혔습니다. 내용만 휙 훑어본다면 잘 느끼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꼭 선 하나 하나를 눈여겨 보세요. 투박한 선이 다정하게 다가올 것입니다.

오늘은 누군가에게 손 내미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혼자서 얼마나 외로웠니", "혼자서 얼마나 무서웠니?" <녹색소년과 붉은거인>은 우정을 나누고 싶은 사람, 우정을 나누고 있는 친구, 위로해주고 싶은 사람에게 선물하면 좋을 듯합니다.

<녹색소년과 붉은거인>을 보며 다시 생각해보았습니다. '무엇 때문에 나는 이렇게 악착을 떨며 살고 있나?' '그런 악착이 우리를 외롭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 겁 많은 붉은거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사과를 가지고 있으면 행복해." 나도 그렇게 살려합니다. 그렇게 살아야겠습니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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