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 - 신은 혼자서 상처받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윌리엄 폴 영 지음, 한은경 옮김 / 세계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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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제가 알던 이브가 아니네요?"

세상엔 특별한 이야기, 특별한 책들이 많지만, <성경>이 유독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아직도 쓰여지고 있는 이야기이며, 그 대서사의 엔딩을 장식할 중요한 등장인물이 바로 '나'라는 벼락 같은 깨달음을 주는 책이라는 것입니다. 세상에 이런 책이 또 있을까요? 첫 소설 <오두막>으로 2500만 독자들을 감동시켜 화제를 모은 월리엄 폴 영이 신작 <이브>에서 이 신비를 환상적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브>는 <성경>을 모티브로 하여 폭력과 상처와 치유를 이야기하는데, 여기에 아담의 첫 번째 아내라는 릴리스의 신화를 살짝 가미하여 극의 긴장과 흥미를 극대화시키고 있습니다. 어떤 독자들에게는 그저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문학작품이겠지만, 실제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치유의 신비를 경험한 신앙인들은 주인공 '릴리'가 바로 '나'라는 사실에 전율할 것입니다.

<이브>는 간절한 물음으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종말까지 얼마나 더 남았죠? 우리의 상처가 완전히 치유되려면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까요?"(9) '존'의 이 물음은 첫 사람 '아담'이 일으킨 모든 혼란 속에, 폭력과 상처로 얼룩진 세상 속에 내던져진 모든 영혼들의 호소일 것입니다. <이브>는 왜 세상은 어쩌다 이렇게 폭력과 상처로 얼룩지게 되었는지, 상처를 완전히 치유할 길은 없는지에 대한 답이며, 다음과 같은 '이브'의 대답에 이야기의 중요한 복선이 숨어 있습니다. "그래요. 우리 모두 예전부터 우리를 대표할 특별한 세 사람이 있으니라는 걸 알았잖아요. 씨앗의 약속을 받은 한 사람, 그 씨앗으로 뱀의 대가리를 부술 한 사람, 그리고 씨앗과 영원히 하나가 될 한 사람, 바로 어머니와 딸과 신부 말이에요. 내 딸이 도착하면 종말은 시작될 거예요"(10). 

커다란 금속 컨테이너에 실려온 '릴리'는 존에게 발견되어진 뒤, 기억을 상실한 채로 깨어납니다. 그러나 온 몸이 부서져 버린 릴리는 자신의 치유를 위해 애쓰는 '존'과 '레티'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그녀 안에서 세 개의 충돌하며 더욱 큰 혼란 속으로 빠져 듭니다. "이제 그녀 안에서 세 개의 세계가 충돌했다. 첫 번째는 잘 모르지만 갑작스럽게 툭툭 떠오르는 회상의 공간이다. 두 번째 세계에서 그녀는 태초의 증인이며 그곳은 환각으로 가득 차 있다. 세 번째 세계는 어떤 면에서 가장 기이하기도 한데, 지금 그녀가 깨어나 누군가가 부르는 천상의 노래에 매료된 바로 이곳이다"(109). 

<트리 오브 라이프>라는 영화를 보면 아무런 설명도 없이 우주가 탄생하는 경이로운 광경을 폭발시키듯 장시간 보여줍니다. <트리 오브 라이프>가 장엄한 영상으로 그것을 보여주었다면, <이브>는 '영원한 이'와 '아담'의 얼굴을 맞댄 아름다운 사랑의 춤으로 그것을 묘사해냅니다. <이브>는 작가적 상상력 속에서 비교적 충실히 성경의 창조, 타락, 회복의 플롯을 따라가며, 말씀(성경)이 체험되어지는 현상을 환상적으로 그려냅니다. 그러나 전혀 새로운 해석으로 독자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것도 잊지 않습니다. 작가가 보여주는 가장 극적인 해석은 바로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이브>입니다. 이 책에는 총 세 명의 '이브'가 등장한다고 볼 수 있는데, 우리는 태초의 '이브'가 뱀의 유혹에 넘어가 먼저 선악과를 따먹고 아담에게도 선악과를 주어 먹게 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작가는 죄의 유혹이 뱀이 아니라, 아담의 돌아섬에서 먼저 시작된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낳은 비극의 실재가 무엇인지 슬프지만 아름답게 보여줍니다. "아담이 자신의 돌아섬이 좋은 거라고 믿게 되자, 어둠은 실재가 되었어. 신뢰 대신 통제가, 말 대신 상상력이, 그리고 관계와 사랑 대신 힘이 찾아왔지. 그는 자신의 어둠을 통해 하나님을 포함해서 모든 것을 다시 정의하게 되었어. 자신이 돌아섰다는 사실조차 곧 잊었지. 그는 여전히 하나님의 아들이며 권위와 지배를 가진 창조의 전형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독립적인 자기만의 힘이라고 주장하게 되었어. 슬프게도 우리 모두 아담의 자녀이기에, 죽음의 그림자 속에서 게속 살면서 무엇이 선과 악인지 우리 스스로 결정해야 해"(298-299).


<이브>는 아름다운 소설이지만, 소화하기 쉬운 작품은 아닙니다. 환상적인 '천상'과 비밀스러운 '현상', 그리고 흐릿한 '과거'가 교차하는데다, 여기에 '릴리스'의 신화까지 가미되어 있습니다. 누구라도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기본적인 성경 지식이나 신화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작가의 의도를'정확하게' 알기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도 책 읽기를 멈추고 '릴리스'에 관한 신화를 다시 찾아 읽어봐야 했습니다(이 책이 뿌리 깊은 여성차별과 페미니즘 운동에 미칠 영향까지 나름 고려하며 말입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성경에 대입해서 읽지는 말기를 권합니다. 문학은 문학일뿐이라는 마음으로 접근을 해야지, 지나치게 성경을 대입하면 오해에 빠질 만한 웅덩이가 몇 군데 보입니다.


기독교는 사변의 종교가 아니라, 체험의 종교라고 합니다.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체험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신비입니다. 말 없이 내 곁을 지켜주는 사람, 같은 아픔을 공유한 사람, 나와 함께 울어주는 사람들을 통해 찢겨진 상처가 치유되는 체험도, 좋은 책을 읽을 때 부서진 마음과 깨진 영혼이 회복되는 체험이 이와 비슷한 신비라고 생각합니다. <이브> 안에 이 세 가지 신비가 다 들어 있습니다.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체험하는 신비, 나와 함께 울어주는 사람들을 통해 상처가 치유되는 신비, 좋은 책을 통해 부서진 것들이 회복되는 신비! 그리하여 우주를, 우주를 품은 나 자신을 통째로 바꿀 힘을 가진 좋은 책이라고 평하고 싶은 책입니다. "좋은 책은 좋은 노래나 사랑처럼 우주를 통째로 바꿀 수 있거든"(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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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예수는 없다
제이슨 미첼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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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를 따른다는 건 쉬운 삶이 아니라 힘들어도, 좋은 삶을 선택한다는 뜻이다!"

예수님을 믿긴 믿지만 예수님을 따르는 삶을 어떻게 시작해야 좋을지 모르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청년 캠프를 끝내고 설문조사를 했는데, 많은 청년들이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배우기를 원하다는 결과를 보고 큰 도전을 받았습니다. 신앙과 일상생활의 일치를 원하는 그리스도인, 위대하신 예수님을 따르지만 "뭔가 모르게 작은 삶을 살고 있다는 느낌"에 시달리는 그리스도인, "예수님을 믿기는 하지만 자신의 현주소에 깊은 좌절감"을 느끼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가장 먼저 이 책의 일독을 권합니다.

<쉬운 예수는 없다>는 ​"예수님을 '믿기만' 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실제로 그분을 '따르는' 삶으로 나아가라"고 도전합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쉬운 예수'에 만족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쉬운 예수'란 "나에게 부담스러운 요구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는 예수", "영생을 약속할 뿐 이 땅에서 사는 일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는 예수"(43)를 말합니다. '진짜 예수' 우리가 평범하고 작은 삶에 안주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습니다.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은 예수님께서 약속하신 풍성한 삶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진짜 예수를 따르는 길은 쉽지 않습니다. 매일 힘든 선택을 내려야 하는 길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쉬운 예수'를 거부하고 '진짜 예수'를 따르는 것만이 가장 좋은 것, 더 큰 삶, 최고의 삶, 유일하게 참된 삶, "온전한 삶으로 이어지는 단 하나의 길"(56)이라는 것입니다.

저자는 구체적으로 총 7가지 영역에서 '진짜 예수'를 따를 것을 촉구하는데,  책을 읽고 나면 '진짜 예수'를 제대로 따르든지 완전히 떠나든지 양단간에 결단을 내려야만 할 것입니다. 이 책을 읽는다면 '진짜 예수'를 따르기 위해 분투했던 저자의 충격적일 정도로 솔직한 고백이 하나님의 방망이가 되어 가슴을 세차게 방망이질할 것입니다. 믿음의 모험에 과감하게 뛰어들리라 수십 번 다짐을 하며 이 책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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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 (일반판)
반디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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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으려야 믿을 수 없고 안 믿으려야 안 믿을 수도 없는 현실 앞에서 울었네"(46).



제가 생활하는 인천에 탈북민들이 많이 정착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누구라도 친해질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는데, 아직까지 인연이 닿지는 않고 있습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배우고 부르며 자란 세대로서 탈북민이 바로 우리 옆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다는 것이 그저 신기하기만 합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얕은 죄책감이 차오르기도 합니다. 그들의 실상에 대해 눈감고 있는 우리의 무관심이 옳지 않다는 것을 양심이 말해주나 봅니다.


<고발>은 북한의 살벌한 참상을 문학으로 고발하는 소설입니다. 제3의 눈이 보고 전하는 참상이 아니라, 그 체제 안에 살고 있는 북한 주민의 생생한 <고발>입니다. "독재의 칼을 품고도 겉으로만 평등이요, 민주주의요, 역사의 주인이요, 지상낙원 건설이요 하는 허울 좋은 간판"(261)에 한평생을 기만 당했다는 것을, 그 신념, 그 기대가 한갓 신기루에 불과했다는 것을, 그 실망과 회오의 괴로움을, 그 억울한 좌절감을 마지막 호흡을 짜내듯 생명을 걸고 쏟아내고 있습니다.


하루아침에 '반당 반혁명 종파분자'로 낙인 찍히면, 그 사회에서는 제1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가정성분'이라는 이름으로 대를 이어 그 가족을 묶는 포승줄이 된다는 것, 강제 이주와 추방이라는 형벌이 내려지면 제 나라 땅에서도 제 가고 싶은 데를 제 발로 갈 수 없다는 것, 때로는 울음도 반항이 될 수 있고 반항 앞엔 오직 가차없는 죽음밖에 없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에 아파도 웃어야 하는 게 그 땅의 체질이라는 것, 억압과 통제하는 곳일수록 연극이 많아지기 마련이라는 것을 고발합니다. 

 

"그리고 결심했네. 그 어떤 성실과 근면으로써도 삶을 뿌리내릴 수 없는 기만과 허위와 학정과 굴욕의 이 땅에서의 탈출을 말이네"(46). 그리하여 "내 나라 내 땅에서 탈출기를 쓰"는 이 참으로 기막한 일이 지금 우리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순찰정의 총알에 맞을 수도 있고 풍랑에 나뭇잎처럼 삼켜질 수" 있는데도 그들이 탈출에 목숨을 거는 이유를 이렇게 고발합니다. 이렇게 너절하게 사느니 "차라리 죽어 그것을 잊어버리는 것이 낫"(46)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하지만 백 번을 쏘아도 죽이지 못할 겁니다. 인간다운 세상에서 살아보고 싶은 저의 욕망만은!"(210)


소설가 신경숙 씨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 '고발'을 읽는 일뿐이다. 그것만이 목숨 걸고 이 글들을 써서 세상에 내보낸 작가를 구원할 것이다." "생사람이 잘못되는 것을 눈 뜨고 보면서도 이렇게 속수무책일 수가 있단 말이냐!"(262)라는 무기력한 한탄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남한의 실상도 못지 않다는 좌절감이 무거운 돌처럼 내리누르지만, <고발>을 읽었으니 그것으로 작은 위안을 삼아도 될지 잠시 망설여봅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고 전하는 작은 행동 하나가 나비의 작은 날개짓이라도 되기를 바래봅니다. 이 책은 전체주의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함께 우리가 누리고 있으나 감사하지 못했던 것들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워줍니다. 그리고 이 땅에서도 다른 모양으로 계속되고 있는 억압과 통제를 돌아보게 합니다. 우리가 진짜 싸워야 하는 싸움이 무엇인지 여기서 하나의 답을 찾을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더불어, 북한의 살벌한 참상을 이토록 아름다운 언어로 고발할 수 있다는 것에서, 문학이 가진 놀라운 힘을 새삼 되새겨봅니다. <인문학은 밥이다>라는 책에서 저자는 "프랑스 혁명이나 미국의 독립선언이 당시의 대중소설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했는데, <고발>에 그런 놀라운 힘이 숨어 있다고 감히 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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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셀프 트래블 - 2017-2018 최신 개정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8
김주희 지음 / 상상출판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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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준비하는 두근두근 말레이시아 자유여행! 



이것은 운명일까요? 아무 대책 없이, 아무 계획 없이, 20년 넘게 근무했던 곳에 사표를 내던지고 나자마자 이 책이 제 손에 들어왔습니다. 사실 말레이시아는 최근 터진 불미스러운 사건(?) 때문에 잠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지, 여행지로서는 관심 밖의 나라였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보자마자 몇 년 전, 현대적 도시의 매력과 천혜의 자연환경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여행지로 주목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말레이시아의 매력은 순수함과 유연함에 있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믿는 종교 혹은 공동체 안에서 순응하며 착하게 살고 있다. 강대국의 식민 지배로 남겨진 유산과 중국, 인도 등에서 넘어와 정착한 이민자들이 전파한 문화는 말레이 전통문화와 결합하여 어디에도 없는 이국적이고 독특한 문화로 발전했다."


사실 여자 홀로 해외로 떠나는 자유 여행지라고 하면 '안전'을 미리 따져보지 않을 수 없는데, 그런 점에서 말레이시아는 여러 모로 매력적인 곳이라는 걸 이 책이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셀프트래블>은 말레이시아 대표 관광지 여덟 지역(말레이반도의 쿠알라 룸푸르와 말라카, 푸트라자야, 카메론 하일랜드, 페낭, 랑카위와 보르네오 섬의 코타 키나발루, 쿠칭 등)을 소개하고 있는데, 지역별 핵심 일정과 특징, 교통정보, 투어와 관광지, 레스토랑, 쇼핑, 추천 숙소 정보까지 자유여행자를 위해 알찬, 그리고 최신 정보를 담은 가이드북입니다. 









"다른 동남아 국가보다 교통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볼거리, 먹거리가 풍부한 말레시아를 배낭여행으로 다녀오자."


이 책을 보기전까지는 말레이시아가 '서 말레이시아'와 '동 말레이시아로' 나뉘어져 있다는 걸 몰랐습니다. "말레이시아는 남중국해를 사이에 두고 말레이반도의 남쪽에 위치한 서 말레이시아와 보르네오 섬 북부에 위치한 동 말레이시아로 이뤄져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아시아 허브도시이자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메트로폴리스 쿠알라 룸푸트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빛나는 페낭과 말라카"는 '서 말레이시아'에 있고, 대표적 휴양지로 말레시아아의 대자연을 만날 수 있는 "코타 키니발루"와 "쿠칭"은 '동 말레이시아'로 떨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직항이 운항되는 지역도 쿠알라 룸푸르와 코타 카니발루 두 곳인가 봅니다.


<말레이시아 셀프트래블>은 먼저 전체 여행 일정을 위해 '여행의 목적과 기간에 따른 말레이시아 여행 일정'을 추천해주고, 지역별로 다시 반나절 코스와 하루 코스로 나누어 가장 일반적인 여행 코스와 핵심만을 콕콕 짚어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사표도 썼겠다 이제 남는 것이 시간이라 '말레이반도 완전 정복 배낭여행 12박 14일'을 집중적으로 파고들고 있는데, 저자는 '보르네오의 자연과 함께하는 5박 7일 일정을 추가해 구성해도 좋다'고 조언합니다. 12박 14일 일정은 '쿠알라 룸푸르' 관광 중심인데, <말레이시아 셀프트래블>을 보니 대표적 휴양지로 꼽히는 코타 키니발루는 패키지 상품으로 다녀와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해 질 녘의 풍경이 아름답지 않은 곳이 어디 있게냐만 코타 키나발루의 석양은 세계 3대 석양으로 꼽힐 정도로 아름답다."

 

배낭 여행으로 떠난다면 쿠알라 룸푸트 관광을 중심으로 해야겠다 계획하고 있지만, 말레이시아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13가지를 보면, 코타 키나발루의 석양을 보지 않고는 말레이시아를 여행했다고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말레이시아 셀프트래블>이 짚어주는 '말레이시아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13가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 자연과 함께하는 투어

1, 툰쿠 압둘 라만 해양국립공원

2, 코랄 투어

3. 반딧불이 투어

4. 바코 국립공원

5. 민속촌


# 로맨틱 선셋

1. 코타 키나발루

2. 랑카위


#역사적 & 현대적 명소

1.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

2. 메르데카 광장 주변

3. 랑카위 케이블카










"전 세계가 주목하는 국제도시 쿠알라 룸푸르는 물론 서구와 아시아를 연결하는 해상교통의 요지이자 주석 생산지로 서구 열강의 치열한 쟁탈전을 겪은 말레이시아는 다양한 인종과 문화, 종교가 공존하며 독특한 문화적 특색을 가진 나라다. 열대의 정글과 바다를 품은 보르네오 섬과 말레이반도의 아름다운 자연환경 또한 말레시이아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요소다."


이 책을 보니 말레이시아 자유여행을 준비할 때 이것만은 꼭 알고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교통 방향이 우리나라와 반대라는 것. 운전석도 오른쪽에 있고 진행 방향도 반대이기 때문 렌터카를 이용할 경우 각별한 주의를 요합니다. 또 외국인 요금이 있다는 것. 관광지 입장료의 경우 말레시아 국민과 외국인의 요금이 다른 곳이 많다. 거의 50% 이상 차이가 나기도 한답니다. 화장실이 유료라는 것도 챙겨야 할 정보입니다. 화장실이 말레이시아 여행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라고 하는데, 유료인데도 상태가 양호하지 못하다는 것 때문인 듯합니다. 휴지도 미래 준비해가는 것이 좋은데, 주요 레스토랑과 스타벅스, 맥도날드 등은 무료이며 시설도 깨끗한 편이라고 하니 똑똑하게 여행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말레이시아 셀프트래블>은 여행자를 위한 책입니다.이 책을 통해 여행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자꾸 가고 싶어지는 말레이시아의 매력에 접근하시길 바랍니다. 


알면 알수록, 혼자 떠나는 첫 해외여행지로 말레이시아만큼 최적인 곳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비교적 안전하고, 대중 교통도 이용하기 편리하며, 또 저가항공 노선이 발달해 있다는 것도 매력적입니다. 진에어 등이 취항하는 코타 키나발루로의 접근도 쉽다고 합니다. 또 저처럼 음식에 도전 정신이 별로 없는 여행자들에게 말레이시아는 최적의 여행지이기도 합니다. 우리처럼 쌀을 주식으로 하며 음식이 우리 입맛에도 잘 맞지만, 무엇보다 열대과일 천국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쇼핑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쇼핑 정보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지만 저자는 말레이시아가 "아시아 국가 중에서 쇼핑하기 가장 좋은 나라로 꼽고 싶다"고 말합니다(단, 명품 쇼핑은 홍콩을 추천하지만요). 뿐만 아니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숙소도 매력적입니다. "특급 호텔의 전쟁터라고 할 수 있는 국제도시 쿠알라 룸푸르에서는 다른 도시보다 저렴한 가격에 좋은 시설과 서비스의 호텔을 예약할 수 있다. 코타 키나발루나 랑카위의 고급 대형 디조트도 합리적인 가격을 선보이고 있다. 실속파 여행객이라면 수영장이 없는 비즈니스형 호텔이나 시설 좋은 호스텔을 고려해도 만족스럽다."


<말레이시아 셀프트래블>을 보며 작가와 좀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생각하신 것보다 조금 더 친절한 작가"라는 자기 소개가 아주 마음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가이드북으로도 정보는 충분해보이지만, 가이드북을 보다 보니 말레이시아의 매력에 푹 빠져 있는 이 유쾌한 여행작가에게 마구 들이대고 싶어집니다. 이 친절한 가이드북만큼이나 유쾌하고 다정한 친구가 되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입니다. 혼자 떠나는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기대가 되는 것이 새롭게 만나게 될 친구라는 사실이 새삼 아이러니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여행지에서 이렇게 유쾌한 에너지를 가진 친구를 한 명 사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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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웨이 미술사 - 미술의 요소와 원리.매체.역사.주제 - 미술로 들어가는 4개의 문
데브라 J. 드위트 외 지음, 조주연 외 옮김 / 이봄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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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미술 작품은 볼 때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위대한 미술 작품은 볼 때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하는데, 위대한 미술 작품을 볼 때마다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되는 것은 작품을 바라보고 분석하는 방법이 여러 가지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주요 대학의 미술사 교양과목의 교재로 사용되고 있다는 <게이트웨이 미술사>가 가르쳐주는 것도 바로 이것입니다. 미술에 관한 방대한 지식을 담은 묵직한 가이드북이지만, 목적은 하나입니다. 미술 작품을 분석하고 이해하고 감상하는 법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게이트웨이 미술사>는 미술을 '일종의 언어',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일종의 시각 언어'라고 정의합니다. 미술 작품은 생각과 감정을 전달하는데, "미술 작품이 지닐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특질은 어쩌면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거나,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다른 경우에는 해보지도 못했던 생각을 고취하는 능력일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다시 말해, 미술도 일종의 원리와 규칙이 있는 언어이고, 그러니 미술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술의 기본적인 원리와 규칙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보는 이의 지극의 주관적인 감상과 느낌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도 있겠지만, 미술의 시각 언어를 익히면 그 작품과 훨씬 더 깊이 있는 소통이 가능할 것입니다. <게이트웨이 미술사>는 제목처럼 4개의 문을 통해 미술로 들어가는 길을 안내합니다. 미술로 들어가는 이 4개의 문이 바로 작품(미술 언어)을 분석하고 이해하는 길잡이가 되는 셈입니다.


미술로 들어가는 4개의 문은 바로 미술의 기초, 매체, 역사, 주제입니다. 첫 번째 문인 미술의 기초는 "미술 작품의 언어를 구성하는 미술의 필수 요소와 원리들"을 말합니다. 미술가들의 시각적 어휘(선, 형상, 형태, 부피, 양감, 질감, 명도, 공간, 색채, 시간과 움직음 등의 미술의 요소), 그리고 문법과 유사한 규칙들(대조, 통일성, 다양성, 균형, 규모, 비례, 강조, 초점, 패턴, 리듬 등의 미술의 원리)을 읽고 시각적 분석에 응용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1차적인 의미를 이해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두 번째 문인 "매체"는 "미술가가 제작에 사용하는 여러 재료와 제작 과정"을 탐구하는 것이빈다. 미술은 "시각적으로 소통하는 하나의 수단"으로서, 미술가는 무언가를 표현하기 위해 "자신의 시각적 아이디어를 소통하는 데 쓸 재료와 과정을 신중히 고려"합니다. 그러니 '매체'를 잘 이해하면 미술가가 말하고자 했던 핵심 아디어에 더 가까이 다갈 수 있는 것입니다. 미술은 어떤 것으로도 만들 수 있지만, <게이트웨이 미술사>는 미술가들이 널리 사용하는 매체와 과정들(드로잉, 회화, 판화,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사진, 필름/비디오 아트와 디지털 아트, 대안 매체와 과정, 공예의 전통, 조각, 건축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세 번째 문인 "역사"는 "인간이 역사를 일구어온 과정에서 시종일관 미술의 형성에 영향을 미친 요인들"을 탐구하는 과정입니다. "미술 작품은 필연적으로 그것이 만들어진 시간과 공간으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이 영향을 작품의 맥락이라고 한다. 미술 작품이 속한 맥락에 대해 배울 뿐만 아니라, 역사가 미술에 어떻게 영향을 끼쳤는지 그리고 반대로 미술은 역사를 어떻게 반영하는지 알아볼 것이다."


네 번째 문인 "주제"에서는 "미술가에게 창조 의욕을 북돋아주는 문화, 역사 주제들"을 다룹니다. 이 책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은 "미술 작품은 인류의 관심사를 보여주며", "전 세계의 미술가들은 비슷한 문제와 주제를 탐구"한다는 것입니다. "미술 작품은 믿음 체계, 생존, 자연계와 기술, 더 나아가 지위, 권력, 정체성, 창조적 표현과 관련된 문제를 다룬다. 이런 면에서 미술을 공부하면, 문화와 우리 자신을 더 많이 이해하게 된다." 미술과 종교, 미술과 과학, 통치자, 전쟁, 몸 등의 주제는 세상을 새롭고도 흥미진진하게 이해하는 또 다른 방식이 될 수 있습니다. 


<게이트웨이 미술사>는 미술로 들어가는 이 4개의 문(기초, 매체, 역사, 주제)을 통해 미술 작품을 분석하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여덟 점의 대표적 작품을 다시 선정했습니다. 즉, 쿠푸 왕의 <대 피라미드>, 올메이크족의 <거대 두상>,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의 <훌로페르네스의 목을 베는 유디트>, 가츠시카 호쿠사이의 <가나가와 해변의 큰 파도>, 도러시아 랭의 <이주자 어머니>, 앙리 마티스의 <이카로스>, 이 여덟 작품을 4개의 문을 통해 분석함으로써 각각의 작품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분석하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여기서 4개의 문으로 들어가는 순서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각자의 관심과 흥미에 따라 4개의 문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기초"와 "역사"의 문에 가장 큰 관심이 있습니다. "기초"는 말그대로 미술 작품의 의미를 이해하는 기초가 되기 때문이며, "역사"는 한 장의 그림이 품고 있는 의미가 얼마나 다양한지를 깨달아가는 재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우리는 역사적 맥락에서 "작품이 만들어졌던 당시의 상황과 사회를 어떻게 반영하는가? 작품이 정치, 경제 권력자들의 가치관을 어떻게 드러내고 있는가? 작품이 당시 여성들의 지위에 대해 말해줄 수 있는가?"와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은 가르쳐줍니다. 


제가 본 <게이트웨이 미술사>는 624쪽에 엄선된 865개의 도판을 수록한 책이 아니라, 책의 홍보를 위해 만들어진 샘플본입니다. 샘플본을 보니 이 책이 더 욕심이 납니다. 방대하지만 체계적이고 구조적으로 구성되어 있어, 인류의 역사와 함께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거대한 미술사의 맥락을 머릿속에 그려넣을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갖기에 충분합니다. 살아 있는 생명체와 같은 미술의 언어를 제대로 배울 수 있겠다는 기대감으로 충만해집니다. 유럽이든 미국이든 여행을 간다면 유명 미술관에 꼭 방문해보고 싶은 소망이 있는데, 미술관을 방문하기 전 이 책을 통해 꼭 공부를 해두고 싶습니다. 미술이 들려주는 이야기, 그 안에 담긴 생각과 감정을 읽을 수 있는 능력, 꼭 갖고 싶은 능력입니다. 이 책은 그 능력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안내서라는 확신이 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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