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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심으로의 초대 ㅣ 세계기독교고전 53
리차드 백스터 지음, 박문재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7년 3월
평점 :
회심은 주인을 바꾸는 것입니다!
'회심', 누군가에게는 낯선 종교 용어일 뿐이고, 누군가에는 익숙한 교리(지식)이며, 누군가에는 인생에 지각변동이 일어난 사건을 가리키는 말일 것입니다. "회심이란 무엇일까요?" 이 질문이 매우 중요합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이것을 '사건'이 아니라, '교리(지식)'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인은 많으나 진짜 그리스도인은 찾아보기 어렵고, 수는 많으나 영향력은 적은 교회들이 넘쳐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성도들조차 회심이 무엇인지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회심'은 '거듭나다', '돌이키다', '돌아서다', '방향을 바꾸다' 등으로 설명됩니다. 내가 죄인임을 알고 죄에서 돌이키는 것, 이제까지의 삶에서 방향을 완전히 바꾸는 것, 예수님 안에서 다시 태어나는 것, 나는 죽고 이제 예수로 사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한마디로 예수님을 따라 살겠다는 선언입니다. 나는 이제 그리스도인이 되었다는 선언인 것이지요. 그런데 리처드 백스터는 <회심으로의 초대>에서 이것이 얼마나 엄청난 사건인지 다음과 같은 생생한 언어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회심은 어떤 사람이 지닌 땅에 속한 마음이 하늘로 끌어올려지고, 사람들이 지극히 사랑할 수밖에 없는 하나님의 놀랍고 탁월한 것들을 보게 되어서, 하나님에 대한 영원히 꺼지지 않을 사랑이 그의 마음 속에서 타오르게 되고, 죄를 향한 마음을 끊어 버리고, 그리스도께로 피하여 자신의 피난처로 삼고, 감사함으로 그리스도를 자기 영혼의 생명으로 받아들이며, 그의 마음의 성향과 삶의 방향이 완전히 바뀌어서, 지금까지 복으로 여겨 왔던 것들을 부인하고, 전에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을 행복으로 여기고,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목적과 목표를 가지고서 이 세상에서 살아가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결코 작은 일이 아닙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회심이라는 것은 어떤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 있게 됨으로써 새로운 피조물이 되는 것입니다"(94).
리처드 백스터는 '돌이킨다'는 의미를 보다 정확하고 생생하게 이해시키기 위해 반대되는 개념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가 볼 때 "회심한 사람"의 반대되는 개념은 "악인"이며, 어떤 사람들이 악인인지 설명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특징을 꼽습니다. 자신이 진짜 회심한 그리스도인지 알고 싶다면, 이 악인의 세 가지 특징에 자신의 삶을 대입해보면 될 것입니다.
악인의 첫 번째 특징은, "자신의 가장 주된 만족을 땅에서 찾는다는 것"입니다(88).
악인의 두 번째 특징은 "세상에서 출세하고 자신의 육적인 목표들을 성취하는 것을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로 삼는다"는 것입니다(90).
악인의 세 번째 특징은 "악인의 영혼은 구속의 신비를 진정으로 알지도 못하고 맛보지도 않았다는 것"입니다(91).
교회에 다니고 있다고, 예배에 자리에 앉아 있다고 착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많은 교인들이 '회심'을 배우려고 합니다. 배워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회심은 배우는 것이 아닙니다. 내 삶에 사건이 되어야 합니다. 이것은 작은 일이 아닙니다. 내 삶이 완전히 뒤집어지는 일입니다. 내가 죽는 것, 장례를 지내는 것과 같은 사건입니다.
"이처럼 회심이라는 것은 한 사람의 존재 가운데서 한두 가지, 또는 수십 가지가 변화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영혼 전체, 그리고 생각과 감정과 행실을 포힘한 한 사람의 삶 전체의 방향과 성향이 완전히 변화되는 것을 의미합니다"(97).
""돌이키는" 것, 즉 회심은 단순히 헌 집을 수리하는 것이 아니라, 헌 집을 완전히 다 무너뜨린 후에, 구원의 확실한 "터"이자 "반석"이신 그리스도 위에 새 집을 짓는 것입니다"(115).
보통 '회심'이라고 하면 불신자들에게 필요한 무엇, 그들에게 가르쳐야 할 교리(지식)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회심으로의 초대>는 "실제로는 회심하지 않았는데 회심한 것처럼 생각하여 스스로 속이고 있는 사람들"이 먼저 들어야 할 메시지입니다. 자신은 이미 돌이켰다고 믿으며 살았는데, 심판대 앞에서 전혀 돌이키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는 것보다 더 최악은 상상할 수 없을 테니까요.
<회심으로의 초대>를 읽어가는 동안 하나님께서는 제게 "회심은 주인을 바꾸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주셨습니다. 내 안에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 돌아보게 하시며, "주인을 완전히 바꾸라"고 강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주인을 바꾼다는 것은 더 이상 나를 위해 살지 않겠다는 결단입니다. 머리로 알고, 입으로 고백하는 차원을 넘어, 정말 그렇게 살기로 작정하니 삶이 심하게 요동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하나님을 중심이 아니라 옆자리에 모셔놓고 하나님이 나를 섬겨주기 바라며 나를 위해 살아왔다는 증거겠지요. 내 인생의 주인은 하나님이시라고 진심을 다해, 뜻을 다해, 정성을 다해 고백하고 나니, 이제야 믿음의 첫 발을 내딛는 기분입니다.
<회심으로의 초대>는 재밌는 책은 아닙니다. '회심'에 대해 개념을 잡은 것으로 다 이해했다고 해치우고 마는 단순한 신앙서적이 아닙니다. 회심이 무엇인지, 왜 회심이 필요한지, 왜 회심이 그토록 중요한지 집요하고 지루하도록 파고듭니다. "회심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것이 하나님의 불변의 법"임을 분명히 경고하지만, "돌이키면 산다는 진리"도 확실히 전합니다. 현대인들은 흑백논리를 좋아하지 않지만, "모든 악인들에게는 회심이냐 멸망이냐, 이 두 가지 길 중에서 오직 하나만이 있을 뿐이라는 진리"를 가차없이 전합니다. 자신이 회심하였는지 제대로 올바르게 확인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