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에 더할 것은 없다 - 율법을 벗고 복음의 본모습을 보다
앤드류 팔리 지음, 안지영 옮김 / 터치북스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과격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책입니다. 그런데 복음은 원래 혁명적이지 않습니까. 복음은 언제나 낡은 부대를 터치고 흘러 넘치는 생명력입니다. <복음에 더할 것은 없다>는 또 한 번 이 시대의 낡은 부대를 터치려는 시도입니다. 이 메시지가 선포되는 곳에 복음이 주는 자유가 생수의 강처럼 흘러 넘치는 것을 경험할 것입니다.
 
복음의 진수를 깨달아가고 있는 동생이 한창 전도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복음의 은혜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갈수록 도무지 이 좋은 복음을 거절하는 사람을 이해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전에는 그러려니 했던 일이 이제는 생각할수록 이상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책은 교회 안에 더 이상한 일도 있음을 깨우칩니다. 왜 우리는 이 좋은 복음에, 이 완전한 복음에 자꾸만 무엇을 더하려는 것일까요?
 
 

 
 
앤드류 팔리 목사님이 제출한 문제를 풀어풀어봅시다.
 
그리스도인은 아래의 경우에 율법을 의지해야 한다.
1. 구원을 위해 2. 윤리적인 나침반으로서 3. 죄를 규명하기 위해 4. 그리스도 안에서의 성장을 위해 5. 해당 사항 없음.
당신이 고른 답은 몇 번입니까? 또는 몇 개입니까?
 
이 책의 의도를 십분 감안하면서도 나는 5번 해당 사항 없음을 선택하지 못하고 갈등했습니다. 윤리적 나침반까지는 아니더라도 3번 죄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그래도 율법이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당신도 나처럼 5번을 선뜻 택하지 못했다면 아직 율법의 옷을 다 벗어버리지 못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참고로, 율법은 죄를 규명하기 위해 여전히 유용한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리스도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믿지 않는 자들을 위한 것입니다.)



 
 
<복음에 더할 것은 없다>는 철저히 성경에 기초하여 진리를 풀어냅니다. "규율, 율법, 그 무엇보다 십계명이 그리스도인의 삶과는 무관하다는 주장이 파격적으로 들릴 수"(55)도 있고, 십일조 헌금에 대한 의무는 "새 언약 아래에 사는 우리들에게 해당되는 시스템이 아니다"(77)는 주장은 큰 파장을, 우리가 아는 예정론은 성경은 없다는 주장은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합니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모든 주장이 성경에 기초하며 그 풀이가 명쾌하다는 것입니다.
 
앤드류 팔리 목사님은 "신약의 '반전'을 무시한 채 구약을 읽어서는 안 된다"(53)고 힘주어 말합니다. 신약의 맥락에서 구약에 접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장 충격적이면서도 인상적인 가르침은 "율법은 단 한 번도 이방인을 위해 주어진 적이 없다"(54)는 주장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유대인이 아니라면, 애초부터 율법과 아무런 상관도 없다는 것입니다. 설명이 절망 탁월합니다.
 
 

 
 

<복음에 더할 것은 없다>는 세상에 던지는 메시지가 아닙니다. 믿는 자들에게, 교회에게 주는 메시지입니다. 아마도 "십일조는 없다"는 주장에 가장 많은 성도가 관심을 가지고, 가장 많은 교회가 반앙을 보일 듯합니다. 십일조 헌금을 무겁게 생각했던 성도들은 환호하고, 교회는 하나님의 명령에 대한 불순종이라고 난색을 표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가 십일조를 드리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재정적인 복을 주신다는 식의 가르침은 복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엔드류 팔리 목사님은 기꺼이, 자유롭게 드리는 헌금 가운데, 십의 2조도 드리고, 십의 3조도 드릴 수 있다고 말합니다.

 

'예정론인가 자유의지론인가' 하는 부분도 특히 일부 교단에서는 교리적인 혼란을 야기할지도 모르나, 지금까지 이렇게 시원하고 탁월한 설명은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하나님께서 구원하시기로 "미리 정하신 것"은 "하나님의 그리스식 웨딩"에 관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예정에 관한 메시지는 개인에 관한 것이 아니라 무리에 관한 것입니다(127). 즉, 하나님께서 "불결한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아낌없이 베풀어주는 것을 강조한 표현입니다(128). 이방인 구원은 십자가를 통해 예정된 하나님의 계획이란느 것입니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가르침은, 성찬식에 관한 것입니다. 보통 교회에서 성찬의식을 행할 때, 회개를 강조하다 보면 자기 죄에 시선을 고정한 채 후회와 아픈 눈물 가운데 성찬을 대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앤드류 팔리 목사님은  성찬식에서는 정반대의 역사가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우리의 죄에 시선을 고정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이루어주신 일, 즉 십자가에 우리의 시선을 고정하고 기쁨과 감격 가운데 성찬을 대해야 한다고 말씀합니다. 성찬은 우리 죄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드러내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복음이 인생의 한복판에서 강력하게 역사하기를 원한다면 그리스도가 나를 새롭게 하신 일들이 아침에 눈을 뜨고 일상의 삶을 이어 가는 모든 것과 연관이 있다고 믿어야 한다"(262).

 

 

<복음에 더할 것은 없다>는 복음의 온전한 자유를 선포하며 선물하는 책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은 율법과 우리의 관계를 완전히 끝장냈습니다. 이제 우리는 오직 예수님 안에서 새 계약의 적용을 받습니다. 옛 언약(구약, 율법)은 효력을 완전히 상실했습니다. 우리가 굳게 붙잡아야 할 것은 "예수님을 통해 맺어진 새로운 언약"입니다.

 

초대 교회 성도들도 율법의 낡은 방식을 버리고 하나님의 새로운 방식을 수용하는 것은 크나큰 도전이었습니다(54). '복음'이 무엇인지 모를 때 자꾸만 대두되는 것이 율법입니다. <복음에 더할 것은 없다>는 복음에 깊이 잠기도록 우리를 초대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복음이 얼마나 놀랍고 위대하며 완전한 것인지 나누고 싶어 마음이 두근거립니다. 누구보다 먼저 교회의 리더들이 이 책을 읽고 다시 복음을 붙드는 역사가 일어나기를 소원합니다. 모든 교회의 필독서가 되어야 할 듯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트라빈스키, 그 삶과 음악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가 시리즈 9
데이비드 나이스 지음, 이석호 옮김 / 포노(PHONO) / 201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트라빈스키와 견줄 만한 인물은 피카소가 유일하다"(7).

 

 

"내가 사랑하는 음악가 시리즈" 9번째 책입니다. 스트라빈스키는 모차르트, 베토벤, 하이든, 멘델스존, 쇼팽, 말러, 차이콥스키, 바그너에 이어 9번째로 바통을 이어받은 작곡가입니다. '스트라빈스키', 처음 듣는 이름인데 앞의 쟁쟁한 음악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작곡가라는 것이 더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음악 문외한이지만, 이 시리즈를 통해 '말러'라는 음악가를 알게 되었고 그 만남이 특별했던지라, 스트라빈스키와의 만남도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의 음악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이 있었다면 이 책이 훨씬 재미있게 다가왔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저처럼 음악 문외한이라면 이 책을 쓴 '데이비드 나이스'의 것보다, 말러의 이야기를 쓴 '스티븐 존슨'의 책을 우선적으로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스트라빈스키와 견줄 만한 인물은 피키소가 유일하다"고 말합니다. "20세기이 대격변을 두루 경험하고 이를 태연히 예술에 반영했다는 점에서 (...) 또한 각자의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잃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들은 공통적이다"(7-8)라는 것이 그의 평가입니다. 그의 음악에는 '독창적', '기이한', '화려한', '관능적', '변화무쌍한', '종잡을 수 없는' 등의 수식어가 따라다닙니다. 천재 작곡가로 불리는 스트라빈스는 "자신만의 놀라운 방식으로 러시아의 전통을 재해석"해 낸 음악가로 평가됩니다. 옛것과 새것을 접목시킨 '신고전주의' 작곡가로 분류되기도 하는데, 영감을 얻기 위해 "스크랴빈과 차이콥스키에 빚진 바가 있긴" 하지만, 고국 러시아의 민속적 요소를 재창조하는 방식으로 그만의 독창적인 음악 세계를 완성해냈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면, 언제나 '천재적'이라는 찬사만 따랐던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스트라빈스키는 영감의 원천을 얻기 위해 다른 작곡가의 작품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인 것 같은데 누군가는 그것을 재창조로 높이 평가하고, 누군가는 그것을 모방 수준으로 폄하하기도 합니다. 또 이런 에피소드도 전해집니다. 스트라빈스키는 발레 음악을 통해 명성을 얻었는데, <봄의 제전>이라는 작품은 일명 '파리 대소동'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관중의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초연 당일 청중은 "커튼이 내려진 후에도 난동을 부리며 주먹다짐을 계속"했을 정도로 이 작품에 모욕감을 느꼈다고 합니다. 대소동의 원인은 "니진스키가 당대의 유행을 받아들여 창조한 안짱다리 위주의 안무 때문"이라고 하지만(44-45), (역사적인 소문에 의하면) 작곡가의 이력에도 치명적인 흠집을 남긴 듯합니다.

 

스트라빈스키가 천재 작곡가로 이름을 알리며 이력을 쌓아갈 수 있었던 데에는 "흥행사" 세르게이 댜길레프의 역할이 컸습니다. "흥행이 될 물건을 알아보는 재주가 탁월했던"(36) 댜길레프가 스트라빈스키라는 당찬 신예를 알아보는 남다른 감식안이 없었다면 스트라빈스키 개인은 물론, 음악사, 그리고 발레 역사까지 많이 달라져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작가의 삶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이 천재 작곡가가 뿌린 숱한 염문입니다. 운명적인 사랑인 아내 예카테리나를 두고, 패션 디자이너 코코 샤넬과 은밀한 만남을 이어가기도 했고, "매력적인 발레리나 제냐 니키티나와 불장난 같은 연애", "무용수 베라 드 보세트와도 사랑의 불꽃을 피웠다"고 전합니다(73).

 

<스트라빈스키, 그 삶과 음악>은 작곡가의 생애보다 그의 음악과 작품 해설에 더 비중을 두었습니다. 그의 음악과 신고전주의의 음악을 잘 아는 독자들에게 책의 재미가 더 생생하게 전달될 듯합니다. 노력하는 독자라면 CD 2장에 수록된 음악을 열심히 감상하며 작품해설 부분을 2-3번 읽어도 좋을 듯합니다. 음악도 지식을 더 할수록 더 깊이 느끼게 되는 법이니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300 단어로 네이티브처럼 말한다 (MP3 무료 다운로드 + 온라인 학습자료 9종 포함)
박지우 지음 / 넥서스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영어권 나라 국민이 가장 자주 쓰는 상위 300단어는 전체 영문장의 65%를 차지한다."

 

 

청춘열차를 타고 춘천에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2층 자리를 찾아 이동하는 중에 열차 안에서 두리번 거리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이 보였습니다. 앞서 가던 청년이 능숙한 영어회화로 도움이 필요한지 물으며, 안내해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때 그 청년이 얼마나 멋었어 보였던지 얼굴을 다시 봤습니다. 해외도 아니고 간단한 영어회화였지만 그 관광객이 나에게 물어봤으면 어쩔뻔 했나 몰래 안도하면서도 스스로가 좀 한심스러웠습니다. 친구들끼리 농담삼아 "난 외국에 갈 일 없어. 우리나라에서만 쭉 살거야"라며 영어공부와 담을 쌓았던 시절이 있었는데, 핑계낌에 한 말치고는 참 시대착오적이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나는 300단어로 네이티브처럼 말한다>, 제목이 참 매력적인 책입니다. 일단 '300단어'라는 말이 영어에 대한 부담감을 확 줄여주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영어권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300단어만 가지고도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에 착안된 책입니다. 그러니까 일상적으로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 어휘를 구사하며 살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영어 '회화'가 목적이라면 많은 단어, 그리고 어려운 단어에 매달릴 필요 없이 사용 빈도수가 높은 300단어만으로도 충분히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는 희소식입니다. 게다가 더 반가운 소식은 영어 공부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 300단어는 이미 우리가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나는 300단어로 네이티브처럼 말한다>는 이것에 착안하여 기본 300단어가 무엇인지 제시하며, 그 단어로만으로 이루어진 영어 회화 표현을 상황별로 훈련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단어 암기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고, 사용 빈도수가 높은 300단어를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는 데 있습니다. 다만, 이 밖에는 일반 회화책과 크게 다를 것은 없다고 생각됩니다. 300단어로 네이티브처럼 말하는 데 별다른 비법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영어회화 공부를 시작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쉬운 단어인데도 해석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우리를 당황스럽게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What are friends for?", "You're breaking up."과 같은 문장이 그렇습니다. 사실 기본적인 영어회화는 단어문제가 아니라 표현을 익히는 것이 더 큰 훈련과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끌리는 건, 단어에 대한 부담을 확 줄여준다는 것, 빈도수 높은 300단어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 무료로 제공되는 학습 자료가 많아 학원에 갈 시간이 없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독학하기에 좋은 교재라고 생각됩니다. 늘 높게 버티고 선 장벽처럼 '영어' 하면 한숨부터 나오는데, 300단어만이라도!, 그리고 그 300단어만으로 이루어진 회화를 정복하는 것, 이것을 올 상반기 목표로 잡고 실천해봐야겠습니다. 작심 365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 꿈만 꾸어도 좋다, 당장 떠나도 좋다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1
정여울 지음, 대한항공 여행사진 공모전 당선작 외 사진 / 홍익 / 2014년 1월
평점 :
품절


 

  

 

"낯선 곳을 무턱대고 찾아가는 용기가 진정한 여행이다"(145).

'여행', 그것도 '해외 여행'은 먼 나라 이야기로만 알고 살던 아줌마들과 중국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10년 동안 살림만 하며 살던 아줌마들을 외국 땅에 데려다 놓았더니 외국의 문화, 음식, 사람들, 이국적인 풍경보다 끼니마다 밥을 안 해도 된다는 사실에 어린 아이처럼 좋아라 했습니다. 낯설어 하면서도, '내가 이렇게 살 수도 있는 거였구나' 무한한 해방감을 느끼는 모습에 잠깐 눈물이 나기도 했습니다. 일주일 간 여행을 하며 함께 느꼈던 깊은 행복감은 그런 행복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우리의 현실과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행 기간 내내 미친 듯이 웃어댔던 우리의 웃음 속에는 고단한 인생 살이에 대한 슬픔도 함께 배여 있었습니다. 낯선 곳으로의 여행은 나를 잠시 잊게 만들어주기도 하지만, 그것은 순간이고 오히려 더 깊게 나 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는 것을 그때 알았습니다.

 

정여울 작가님이 들려준 미셸 옹프레의 말에, 그리고 야마오 산세이의 말에 유난히 마음이 끌린 것은 그때의 기억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자아를 치유하기 위해 여행하는 것이 아니라 자아에 더 익숙해지기 위해, 더 강해지기 위해, 더욱 스스로를 잘 알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것"이라고. "여행을 통해 우리는 우리 자신의 가장 어둡고 그늘진 부분과 가장 친밀해지고, 가장 예민해지고, 가장 가까워지게 된다"고(125, 마셀 옹프레). "우리들의 여행이 어느 곳을 향하든 그것은 모두 '자기'를 향한 여행이라고 나는 생각한다"고(137, 야마오 산세이). 특별히 <내가 사랑한 유럽 TOP 10>은 유럽 여행 이야기를 읽었을 뿐인데, 그 속에서 나 자신을 느끼고 발견하고 새롭게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주었습니다. 

 

유럽,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땅이지만 내게는 떠나야 할 이유보다 떠나지 못하는 더 많은 이유가 발목을 잡는 곳이기도 합니다. 먼 이국 땅이라는 공포, 혼자 잘 다닐 수 있을까 하는 걱정, 언어의 장벽, 경비 문제, 휴가 문제, 기타 등등. 늘 더 늦기 전에 가봐야 가봐야지 하면서도 이렇게 떠나지 못하는 이유만 헤아리고 있습니다. <내가 사랑한 유럽 TOP 10>은 이렇게 나를 묶고 있는 핑계들을 풀풀 풀어주었습니다.

 




"그들 모두는 '낭만의 거처'를 아는 사람들 같다. 아름다운 공간은 단순히 인물 뒤를 받쳐주는 배경이 아니라 우리 삶의 모든 빛나는 순간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거대한 마음의 그릇이다"(25).

<내가 사랑한 유럽 TOP 10>은 참 사랑스러운 책입니다. 요란하지 않지만 뜨거운 열정이 스며 있고, 낯선 것에 대한 호기심 속에 익숙한 그리움이 배여 있는 여행 이야기는 유럽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사랑을 부르는 유럽, 직접 느끼고 싶은 유럽, 먹고 싶은 유럽, 달리고 싶은 유럽, 시간이 멈춘 유럽, 한 달쯤 살고 싶은 유럽, 갖고 싶은 유럽, 그들을 만나러 가는 유럽, 도전해보고 싶은 유럽, 유럽 속에 숨겨진 유럽, 어느 테마도 놓치고 싶은 않은 욕심에 마음이 몸살을 앓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끌리는 테마는 "달리고 싶은 유럽"과 "한 달쯤 살고 싶은 유럽"입니다. 한 달쯤 살고 싶은 유럽은 선정된 TOP 10이 아름다워서이기도 하지만, 유럽은 빠르게 훑어보기 아까운 곳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이제 나는 여행을 떠날 때 가방을 들고 가는 것이 아니라 여백을 들고 간다. 여행을 통해 배운 지혜와 여행지에서 알게 된 사람들과의 추억을 한 아름 담아올 여백의 공간을. 이제 내가 갖고 싶은 유럽은 소유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 추억을 담을 수 있는 마음의 그릇이다"(101).

<내가 사랑한 유럽 TOP 10>은 그 어떤 책보다 유럽에 가보고 싶게 만드는 책입니다. 자세한 여행정보는 없지만 그곳을 즐길 수 있는 포인트가 오히려 목적이 분명하고, 간절한 여행을 설계하도록 도와줍니다. 이 책을 읽으며 밑줄을 많이 그었습니다. 여행을 목적으로 읽어도 좋지만, 유럽 땅과 문화와 역사에 대한 호기심으로 읽어도 충분한 만족을 주는 책이라 생각됩니다. 유럽과의 만남뿐만 아니라, 정여울 작가님과의 만남도 행복했었다고 소문내고 싶은 책입니다. 제가 올해 안에 유럽을 다녀오게 된다면 모두가 이 책 때문이었다고 고백하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존 비비어의 성령님 - 성령님과 깊고 친밀한 관계 만들기
존 비비어 외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1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 인생의 영원한 코치", 성령님!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고, 몇 번이고 다시 읽고 싶은 책이지만, 솔직히 저에게는 굉장히 부담이 되는 책이기도 합니다. '앎'에서 그치지 않고 이 책을 읽는 자들의 영적 상태를 그대로 드러내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성령운동으로 유명한 교단에서 신앙생활을 오래했고, 더구나 오순절 신학을 전공한 사역자로서 '성령론'에 대해서 얼마든지 강의할 '지식'이 있지만, 지금 현재 성령님과의 실제적인 교제에 관해서는 '할 말이 많지 않다'는 것이 몹시 부끄럽습니다. 이 책을 통해 성령님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있는 제 모습을 깨닫고 놀라고 또 놀랐습니다. 성령님과 함께가 아니라면 믿음도 일도 삶도 관계도, 그 모든 것이 알맹이 없는 빈껍데기일 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러면서도 이런 저런 핑계로 성령님과의 친밀한 교제를 소홀히 하며 살고 있는 제 자신을 보며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새삼 경악스러웠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처럼 성령님께 의존해야 한다."

 

친구들과의 대화 중에 성령님과의 교제와 방언 기도에 관해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신앙이 없는 친구들은 신과 대화를 나누고 천상의 언어로 기도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SF 영화를 보듯 황당하게 받아들였습니다. 합리적인 이성을 맹신하는 친구일수록 그런 '현상'들에 대해서 납득할 만한 이론을 붙이고 싶어 했습니다. 자기 암시라고 하기도 하고, 황홀경이라고 주장하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성령님의 나타나심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것은 영적 세계를 알지 못하는 세상 사람만이 아닙니다. 성령의 강력한 나타나심(현상들)은 초대 교회 이후 끝났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고, 성령충만이나 방언 기도와 같은 현상을 비성경적인 것으로 치부하는 교회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성령운동이 한창일 때, 한편에서는 성령이 금기시 되는 반작용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존 비비어의 성령님>은 "교회에서 가장 잘못 이해되고 있는" 성령님의 인격을 바르게 소개하려는 목적으로 쓰여진 책입니다. 책을 읽는 내내 무엇보다 성령님의 임재 속에 삼켜지고 싶다는 열망이 통증처럼 가득 차올랐습니다. <존 비비어의 성령님>은 성경 말씀을 통해 성령님이 어떤 분이신지, 왜 성령님과 친밀한 교제가 있어야 하는지, 성령님과 깊이 사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성령으로 충만할 때 우리 가운데 어떤 일이 이루어지는지를 알기 쉽게 풀이해줍니다. 그 설명이 하도 생생해서 성령님께 내게 직접 말을 걸어오는 듯한 느낌으로 충만하기도 했습니다.

 

누가복음에 보면, "너희 중에 아버지 된 자로서 누가 아들이 생선을 달라 하는데 생선 대신에 뱀을 주며 알을 달라 하는데 전갈을 주겠느냐 너희가 악할지라도 좋은 것을 자식에게 줄 줄 알거든 하물며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성령을 주시지 않겠느냐"(눅 11:11-13)는 말씀이 나옵니다. 잘 아는 성경말씀이고 암송하기도 하는 구절입니다. 그런데 <존 비비어의 성령님>을 읽기 전까지, "성령"을 주시는 것이 왜 그토록 큰 은혜인지 절절하게 깨닫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가까이해야 그분이 우리를 가까이하신다' 한 야고보의 말을 잊지 말라. 성령과의 황홀한 교제 속으로 의지적으로 들어가야 한다. 교제의 첫발을 내딛을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113).

<존 비비어의 성령님>은 그 누구보다 성령님이 우리와 친밀하게 교제하기 원하시며, 모든 그리스도인은 성령님과 친밀하게 교제해야 하며, 또 할 수 있다는 것을 생생하게 알려줍니다. 성령이 교제 가운데 우리에게 부어주시는 엄청난 선물 중 하나는 바로 '하나님을 친밀하게 아는 능력'(130)입니다. 성령님은 지금 이 순간에게 깊은 영적 관계 속으로 우리를 초대하고 계십니다.

 

예수님은 성령의 임재 속에서 성령의 능력으로 입혀지기 전에는 온세상에 복음을 전하지도 말고 교회를 세우지도 말라고 명하셨습니다(137). 그러므로 성령님의 임재를 경험하지 않고, 성령님과 친밀한 교제를 나누지도 않으면서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존 비비어 목사님은 예수님도 이 땅에 사시는 동안 온전히 성령님께 의존하셨는데, 우리는 더 말해 무엇하겠느냐 반문하십니다(39).

 



 

 

하나님의 영을 어떤 영향력이나 막강한 힘으로 보는 사람은 늘 "나는 성령을 더 원한다"고 말할 것이다. 반면에 성령을 놀라운 인격으로 보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할 것이다. "어떻게 하면 그분께 나를 더 드릴 수 있을까"(21)

<존 비비어의 성령님>은 매 장마다 "성령님에 대한 묵상"을 통해 성령님과의 친밀한 교제 속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인도해줍니다. 그리고 각 단원의 끝에 "소그룹을 위한 토의 질문"이 있어 모임을 통해 나눔이 가능하도록 꾸며져 있습니다. 저도 참여하고 있는 공동체 식구들과 이 책을 활용하여 성령님과 친밀하게 교통하는 훈련을 하기로 작정하였습니다. 우리 삶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원하시는 성령님께 삶의 주권을 넘겨드리는 일은 한 번의 결단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매순간 성령의 음성에 귀 기울이며 순종하며 따르는 훈련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절감합니다. 이 책이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라 확신합니다. "당신 삶의 통치권을 그리스도의 영께 넘겨 드리면 된다. 그러면 전에 없이 당신의 삶 속에 하나님의 영광과 위엄이 나타날 것이다"(217).

 

우리 마음을 거처 삼고 우리 가운데 거하시기를 원하시는 성령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존 비비어의 성령님>은 그 은혜 가운데 잠길 수 있는 문을 우리에게 열어주고 있습니다. 성경은 성령님과의 친밀한 교제를 통해 우리 가운데 이루어질 놀라운 축복을 약속합니다. 그 은혜를 모두가 받아누리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추천합니다. "성령을 통해 우리는 내 삶을 향한 하나님의 최고의 계획을 발견할 수 있고 그분이 약속하신 평안을 누릴 수 있다"(19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