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 - 마음을 움직이는 메시지의 창조자들
이남훈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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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움직이는 메시지의 창조자들



영화 <킹스 스피치>에 보면, 말을 심하게 더듬는 콤플렉스 때문에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을 두려워하는 국왕이 나옵니다. 말더듬이 왕은 국왕의 자리가 버겁기만 한데, 2차 세계대전이라는 극한 상황에 처한 국민들은 강력한 리더십을 간절히 원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국왕은 강력한 메신저로 거듭나기 위해 말더듬이증 치료에 돌입합니다. 만일 국왕이 이 책을 알았다면 그가 교본으로 삼을만한 책입니다. 


영화도 그렇고, 이 책도 그렇고, 리더의 다른 말은 '메신저'라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줍니다. 그렇다면 위대한 메신저란 어떤 사람일까요? 이 책의 한 정의에 의하면, "메신저는 빤해 보이는 상황에 뛰어들어 충격과 반동의 메시지를 전파함으로써 예측 가능한 결말의 물줄기를 바"(20)꾸는 사람입니다. "바다를 버리는 것은 조선을 버리는 것이다",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요,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고 외친 이순신 장군의 충격과 반동의 메시지가 군사들의 마음을 결발하여 패전이 뻔했던 명량해전의 승패를 완전히 뒤엎어버렸던 것처럼 말입니다. 


이 책의 전제는 "리더의 성공 여부는 그가 어떤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이 명제에 반대하거나 딴지를 걸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다만 우리에게 남는 문제는 "어떻게" 바로 "How"의 문제입니다. <메신저>는 바로 이 "어떻게"의 문제에 답을 주는 책입니다. 시대와 분야를 초월하여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놓은 "메시지의 승리자들"을 탐구하여 그들이 어떻게 타인의 마음을 뒤흔드는 메시지를 창조할 수 있었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적용 가능한 보편적인 원리들을 찾아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격발(트리거) - 연상(리마인드) - 확산(디퓨저)



<메신저>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주변 사람들에게 확신시키고 능동적인 협업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사람", "선도적인 입장에서 돌발적인 변수에 대응하고 주변 상황을 장악할 수 있는 사람", 다시 말해 '변화와 혁신을 일으키는 능력을 갖춘 사람"을 "메신저"(Messenger)라고 부르며, 그들이 사용했던 방법을 "격발(트리거)-연상(리마인드)-확산(디퓨전)"이라는 세 가지 카테고리로 나누어 설명합니다(11).


격발(트리거, 방아쇠를 당겨 탄환을 쏘는 것)은 '대중의 관심에 불을 지르고 잠잠하던 대중의 마음에 의문과 충격을 불러일으키는 일입니다(24). 저자는 "메신저가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아성을 파괴하는 것"(25)이라고 말합니다. "사람들의 인식을 지배하고 있는 기존의 메시지를 파괴해야만 새로운 메시지를 사람들의 마음에 이식할 수 있"고, 그것이 곧 변화를 만들어내는 근본적인 토대로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연상(리마인드, 다시 기억나게 하는 것)은 "격발된 메시지를 대중의 마음속에 더욱 깊숙이 박아 넣는 심화 과정"(120)입니다. 격발된 메시지를 실질적인 변화로 이끌어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여기에는 넛지, 전장에서 탄피 주워들기, 링크시키기, 매복 마케팅(브랜드 납치), 마스킹 효과, 단어와 맥락으로 주어진 상황 뒤틀어 버리기, 의미에 대한 통찰, 메신저가 자기 자신을 메시지의 근거로 세우기, 감정 플랫폼의 설계와 재구성, 정체성 조준 등의 개념이 설명되고 활용됩니다.


세 번째 위대한 메신저들이 사용한 방법은 확산(피뮤저, 작은 것이 넓게 퍼지는 현상)입니다. '메시지가 완성되는 궁극적인 지점은 대중의 마음속에 메시지가 확산될 때"인데, "이 말은 애초에 격발될 때부터 메시지에는 확산의 요소가 포함되어 있어야 하고 메시지가 격발과 연상을 거쳐 확산의 단계까지 이르러야 한다는 의미"(206)라고 설명하며, 위대한 메신저들이 그들이 메시지를 어떻게 대중의 마음속까지 확산시킬 수 있었는지 사례를 들어 설명합니다.






 

 




"우리가 이제까지 살펴본 다양한 메신저들의 공통점 하나를 꼽으라면, 그것은 단연 그들 모두가 소통의 대가라는 점이다"(289).



이 책은 메신저 역할의 위대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한 사례를 제시합니다. 1955년 12월, 미국 몽고메리의 버스 안에 로자 파크스라는 흑인 여성이 타고 있었습니다. 로자 파크스는 백인에게 자리를 양보할 것을 거부하여 체포되었고, 이 일은 흑인 인권 운동이 불길처럼 퍼져 나가는 도화선이 되었습니다(15-16). 그런데 이와 비슷한 사건이 이전에도 여러 번 있었다고 합니다. 저자는 독자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비슷한 사건이 이전에도 여러 번 있었음에도 왜 유독 로자 파크스 사건만이 그렇게 커졌던 것일까?"(16) 해답은 "탁월한 메신저였던 마틴 루터 킹 목사의 개입" 때문이었습니다. 

<메신저>는 메시지가 가진 파괴력을 잘 보여주는 책입니다. 강력한 탄환이 되어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격발된 메시지 하나가 어떻게 변화라는 동력을 이끌어내고, 기존의 판도를 완전히 뒤바꿀 수 있었는지 흥미진진한 역사적 사례들을 많이 보여줍니다. 사례를 중심으로 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누구라도 쉽고 재밌게 읽으면서 메신저 역량의 핵심을 파악할 수 있는 책입니다. 분야나 규모를 막론하고 리더의 자리에 있거나 리더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관심을 가질 만한 책이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적인 내용 중에 하나는 바로 "늑대들의 합창"이었습니다. 늑대들은 사냥에 실패했을 때, 풀죽은 리더를 탓하거나 따돌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오히려 위기의 상황에서 미래를 향해 다시 꿈을 꾸는 그들만의 의식으로 '합창'을 한다고 합니다(76). 이 책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핵심은 위대한 메신저는 혼자 잘난 리더가 아니라, 소통의 대가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위대한 리더는 혼자의 역량으로 혼자서 모든 것을 주도면밀하게 해내는 혼자 잘난 사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저자는 그런 사람을 고집불통이라고 잘라 말합니다. 위대한 메신저는 함께 꿈을 꾸고 함께 나아가는 사람이라는 것, 두고두고 되새김질해야 할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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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켈러의 기도 - 의무를 지나 기쁨에 이르는 길 찾기
팀 켈러 지음, 최종훈 옮김 / 두란노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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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기도를 들으시기로 작정하셨다"(310).



말하는 것만큼 쉬운 것도 없지만, 말을 잘하는 것만큼 어려운 것도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기도만큼 쉬운 것도 없지만, 기도만큼 어려운 것도 없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담임목사님은 자주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사랑은 동사다. 하는 것이다. 기도도 동사다. 기도는 '하는' 것이다." 기도는 이론보다 실천이라는, 다시 말해 기도에 '관해' 배우려고 힘쓰기 보다, 기도 '하는' 데 더 힘쓰라는 가르침입니다. 그런데 팀 켈러의 <기도>는 기도에 '관해' 가르치는 책이며, 기도 '하는' 데 힘쓰도록 이끌어주는 책입니다. 기도는 동사이기 때문에 이론보다는 실천이 먼저이지만, 이 책을 읽으며 한 번쯤 기도를 이론적(!)으로 점검을 할 필요는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팀 켈러 목사님의 책이 좀 그런 경향이 있는데, 이 책 역시도 읽어내기 쉬운 책은 아닙니다. 기도에 '관해' 얼마나 예리하게 파고드는지 좀처럼 지칠 줄 모르는 그 지적 탐구력이 경탄스러울 정도입니다. 기도에 관한 가르침 중에서 성도가 귀담아 들어야 할 가르침 중 하나는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는 명상이나 황홀경과 다르다는 것입니다. 물론 기도를 통해서 신비로운 체험을 할 수 있지만, 기도는 본질적으로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교제요 만남이지 자아를 잊고 신(우주)과 합일을 이루는 황홀경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팀 켈러는 이성적 신비주의라는 말을 사용하는데, 신비주의를 향한 경고는 중요하지만, "기도가 하나님과의 개인적인 만남, 그 경이롭고, 신비하며, 외경스러운 체험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72)는 한마디로 기도의 신비를 잘 정리해주었습니다. 


<팀 켈러의 기도>는 기도란 하나님과 나누는 대화인 동시에 만남이라는 사실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팀 켈러는 실제적인 기도 훈련을 위해 어거스틴과 루터, 칼뱅의 가르침과 기도 습관, 그리고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가르쳐주신 '주기도문'을 본보기로 삼습니다. 그리고 찬양, 고백, 감사, 간구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형태의 기도를 다시 우리 기도생활에 적용해줍니다. 기도에 관한 성경적 탐구, 위대한 스승들의 가르침, 많은 저작들을 탐구하는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고 공통된 가르침 한 가지는, 기도를 하기 위해서는 하나님 말씀에 풍덩 뛰어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도를 하려면 먼저 성경을 펴고 그 간구를 들이실 분에 관해 배워야 한다. 성경을 읽으며 깨달을 때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알게 된다"(87), "기도의 목표가 진실하고 인격적인 교제라고 본다면, 온 마음을 다해 성경에 기록된 한 구절 한 구절에 깊이 몰입하는 게 기도하는 법을 베우는 유일한 길이다"(88)는 가르침이 계속 반복됩니다.


팀 켈러 목사님은 갑상선암 진단을 받고 아내 케시마저 크론병 증세와 씨름하며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에 빠져 헤매던 어느 날, 반드시 매일 밤 빠지지 않고 기도해야 한다는 아내의 말에 머릿속에 불이 반짝 켜지는 기분이었다고 합니다. 기도 말고는 답이 없는 절박한 그때에 그동안 올바른 기도를 드리지 못했다는 자각이 깊어졌고, 기도 생활을 더 높은 차원까지 끌어올리고 싶어 관련 서적들을 닥치는 대로 읽으며 기도에 관한 실험을 시작한 결과물이 바로 이 책입니다(25-26). 그렇게 기도를 배우며 갑상선암 수술을 무사히 마치자마자 개인적인 경건 생활에 변화를 주었는데, 첫째는 시편을 통독하면서 규칙적으로 시편 말씀에 기대어 기도하는 습관이 들기 시작했고, 둘째는 성경을 읽은 다음, 기도로 넘어가기 전에 반드시 시간을 내서 묵상하는 훈련을 했으며, 셋째는 아침만이 아니라 아침저녁으로 기도하는 데 온 힘을 기울였고, 넷째는 더 큰 기대를 품고 기도하기로 한 것입니다(35). <팀 켈러의 기도>가 우리의 기도생활을 이끌어가고자 하는 목표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성경 말씀에 기대에 기도하고, 아침 저녁으로 매일 기도하고, 더 큰 기대를 품고 기도하도록 하는 것 말입니다.

하나님의 자녀는 기도를 배우고 훈련해야 하며 여기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기도는 성도의 의무이며, 때로 고된 노동과 같이 힘겨운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팀 켈러의 기도>는 기도는 의무를 지나 무궁하고도 신비한 기쁨에 이르는 여정임을 가르쳐줍니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그동안 기도를 했지만 기도를 한 것이 아니었다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났습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하나님께 호소하고, 필요가 있을 때 하나님께 간구하는 일 외에는 하나님과의 만남과 대화에 집중하지 못했음을 회개했습니다. 이 책의 가르침을 실천한느 첫 걸음으로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시편을 한 편씩 읽고 묵상하고 있습니다. 성경 속에서 간구할 제목을 찾는 일이 즐겁습니다. 또 주기도문 속에 얼마나 놀라운 간구가 함축되어 있는지 다시 묵상하며 이전과는 전혀 새로운 마음으로 주기도문으로 기도를 하고 있기도 합니다. 쉽고 재미있는 책은 아니었지만, 기도에 관해 가장 실질적이고 깊이 있는 답변을 해주는 책입니다. 팀 켈러와 같이 기도생활을 더 옾은 차원으로 끌어올리고 싶은 분들에게 기꺼이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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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를 읽다 - 실감나게 읽는 성경 속 광야 이야기 광야 시리즈
이진희 지음 / 두란노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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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의 생존 법칙 ★ 더 깊은 광야로 들어가 하나님을 만나라



나에게는 그 침묵과 공허가 너무 큽니다. 

나는 보려 해도 볼 수 없고, 들으려 해도 들리지 않으며, 

(기도할 동안) 혀를 움직이려고 해도 말할 수 없습니다.

당신이 나를 위해 기도해 주시길 원합니다. 

마치 모든 것이 죽은 것처럼 내 안에 너무나 끔찍한 어둠이 있습니다.

테레사 수녀가 한 신부에게 보낸 이 편지의 일부를 몇 번이나 다시 읽었습니다. 성자라고 해서 언제나 감사와 기쁨이 넘치는 삶을 산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모릅니다. 영적 침체가 찾아올 때마다 나를 더 힘들게 했던 건, 나를 바라보는 믿는 자들의 시선이었습니다. 교회에 오면 더 억지 미소를 짓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을 하느라 희미하게 남아 있는 진까지 다 빠져버릴 지경이었습니다. 그렇게 광야에 들어설 때마다 첫 증상은 교회를 피하고, 사람을 피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알고 있습니다. 광야는 일생에 단 한 번 지나는 길이 아니며, 광야를 지난다고 부끄러워 하거나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으며, 사막처럼 영혼이 쩍쩍 갈라지는 바로 그때가 하나님을 더욱 가까이 만나야 하는 시간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이 모두가 광야를 지나오며 깨닫게 된 사실들입니다.


그런데 <광야를 읽다>는 광야 속에 이보다 더 깊은 영적 진리가 숨어 있음을 일깨워줍니다. 이 책은 "수년에 걸쳐 세계 곳곳에 있는 광야들을 직접 탐방한 광야 전문자가 성경에 입각하여 14개의 키워드로 풀어낸 광야 이야기"입니다. 한마디로 광야 생존법을 가르쳐주는 책이라고 평하고 싶습니다. 바로 지금 영적 침체나 물리적인 광야 길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는 길을 찾아나가는 가이드가 되어줄 것이고, 광야를 지나온 분들에게는 미처 다 깨닫지 못했던 하나님의 은혜를 일깨워줄 것이며, 무엇보다 하나님을 더 깊이 알기 원하는 분들에게는 광야를 통해 말씀하시는 하나님과 직접 만날 수 있는 은혜의 장소가 되어줄 것이라 확신하는 책입니다.





 




 

광야에서는 축복이 아닌 은혜를 구하라



이 책을 광야 생존법이라 이름 붙이고 싶은 것은, 광야에서는 풍성한 삶이 목표가 아니라, 오직 하나 살아남는 것이 목표라는 사실을 확실히 각인시키며, 광야길을 무사히 통과하여 가나안에 들어가는 방법을 아주 실감나게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광야를 지날 때 우리가 구해야 할 것,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생생하게 그려주는데, 광야와 같은 인생길을 걸으며 '성공'이라는 환영을 좇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가 마음 깊이 와닿았습니다. 광야에서 우리가 구해야 할 것은 축복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라는 이 단순한 교훈이 마음의 헛된 욕망들을 태우고 새로운 목마름을 심어주었습니다. 그동안 생수를 구해야 하는데 황금은 구한 것은 아닌가, 일용할 양식을 주시는 은혜에 감사하지 못하고 곳간을 채워달라고 안달복달한 것은 아닌가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인생은 성공의 사다리를 오르거나 높은 산 정상을 정복하는 싸움이 아니라, 광야 길을 통과하는 것이라는 사실은 지금 나를 이끌고 있는 인생 목표는 물론, 인생 전체를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해주었습니다. 




 




낙타는 매일 주인 앞에 와서 무릎을 꿇고 하루를 시작한다



<광야를 읽다>를 통해 배운 생생한 광야 이야기는 성경 진리를 더 깊이 깨닫도록 해줍니다. 이 책을 통해 성경을 읽는 눈이 더욱 확장되었는데, 엘리야가 쉬었던 로뎀나무의 그늘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풍성한 나무의 그늘이 아니라는 것, 의의 길이란 우리가 생각하는 올바른 길이 아니고, 양들이 다니는 길을 말한다는 것, 시편 23편의 양들은 알프스 산맥과 같은 푸른 초장이 아니라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광야에 사는 양들이라는 것, 광야에서는 비가 아니라 이슬의 은혜가 필요하다는 것, 베두인들의 단순한 광야의 삶은 항상 떠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 등 새로운 지식을 많이 얻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가슴을 울렸던 광야 이야기는 '낙타'입니다. "낙타는 아침에 주인 앞에 와서 무릎을 꿇고 짐을 실으면 하루 종일 묵묵히 자기에게 주어진 짐을 지고 가다가 해가 떨어지면 주인 앞에 와서 또다시 무릎을 꿇는다"(160)고 합니다. 이 낙타 이야기서 오늘 하루의 삶이, 매일의 삶이, 우리의 신앙여정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새롭게 배웠습니다. 아침이면 주인 앞에 와서 무릎을 꿇고 하루를 시작하는 낙타처럼 그렇게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하나님이 주시는 짐을 지고 그 하루를 묵묵히 살며, 저녁이 되면 다시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해보았습니다. 


<광야를 읽다>는 우리의 헛된 욕심들을 모두 내려놓고 겸손히 은혜의 자리로 인도하는 힘이 있습니다. 광야를 지날 때는 커봤자 1미터도 안 되는 로뎀나무 그늘이라도 찾아가야 한다는 것, 그 한조각의 은혜에도 진심으로 감사해야 한다는 것, 광야를 지날 때는 장맛비와 같은 커다른 축복을 기대하기보다 날마다 내려주시는 이슬비 같은 은혜에 만족해야 한다는 진리도 마음에 새겼습니다. 이슬 같은 은혜와 축복만으로도 광야에서는 충분히 버텨낼 수 있다(169)는 사실을 기억하며 이슬 한 방울의 은헤에도 깊이 깊이 감사하는 하나님의 딸이 되고 싶었습니다. 


엄마가 제게 남겨주신 신앙유산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낮추실 때는 납작 엎드려야 한다"는 말씀을 자주하셨습니다. 산은 오르다 힘들면 내려올 수 있지만 광야는 되돌아 나갈 수 없다는 것, 광야를 통과하는 방법은 더 깊숙이 광야로 들어가는 것 뿐이라고 합니다. 전에는 광야 길에 들어서면 어떻게 하면 이 길을 빨리 벗어날 수 있을까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니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라면 이 길을 잘 견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광야에서 맛볼 수 있는 은혜를 즐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광야를 견디는 것도 사명을 감당하는 길이라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은 무엇인가를 견뎌 내며 살아가고 있다. 다 나름대로 힘들게 견디면서 생존한다. 광야와 같은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견딤의 은혜다. 견딜 수 있는 힘을 공급받는 것이다. 견뎌 내는 사람만이 가나안에 들어갈 수 있다"(192).


이 책은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지고 지친 영혼들에게 이슬비와 같이 젖어들며 감사를 다시 찾아주는 책입니다. 책을 잡은 자리에서 단숨에 읽어내려갈 정도로 재밌게 읽은 책입니다. 성경을 더 깊이 알고 싶은 분들, 광야를 지나며 위로와 지혜가 필요한 분들에게 강력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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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 셀프 트래블 - 2015~2016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16
박정은 지음 / 상상출판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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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준비하는 두근두근 해외여행 ★ 이번엔 프라하다!



시원한 에어컨 아래 앉아서 향긋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혼자서 느긋하게 프라하 거리를 산책 중입니다. 더운 여름 날, 신선놀음이 따로 없습니다. 프라하의 거리 속으로 당장이라도 뛰어들 수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때를 기다리며 이렇게 책으로 미리 가보는 것도 나름의 즐거움이요, 공부입니다. 제게는 이만한 피서가 또 없을 듯합니다. 


프라하는 유럽 일주를 꿈꾸는 친구들이 코스 안에 꼭 넣는 곳이기도 하면서, 이미 다녀온 친구들 사이에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는 곳이기도 합니다. 기대했던 것만큼 볼 것이 없었다는 친구들도 있고, 가장 유럽다운 분위기였다는 친구들도 있고, 조용해서 심심했다는 친구들도 있고 조용해서 좋았다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프라하는 밤의 도시다!


셀프트래블 시리즈의 장점은 이 한 권만 있으면 일단 자유여행에 필요한 정보는 일단 모두 손에 넣은 셈이라는 안도감이 든다는 것입니다. <프라하 셀프트래블>도 마찬가지입니다. 프라하의 매력은 물론 여행 일정과 코스, 추천 숙소, 꼭 먹어야 할 음식, 쇼핑 명소에서부터 프라하와 체코의 역사, 그리고 깨알 같은 여행 팁까지 프라하를 처음 찾는 자유여행자를 챙기는 세심한 마음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해외 여행은 일단 언제 떠날 것인가 큰 그림을 그려놓고 세부 계획을 짜는 것이 좋은데, <프라하 셀프트래블>을 보니 프라하 여행의 적기는 바로 지금, 6-8월 경이라고 합니다. "평균기온이 16도 정도로 우리나라 여름에 비해 덜 덥고, 강수량이 있는 편이지만 우리나라보다 습도가 낮아 여행하기에 좋다"고 합니다. 가을, 겨울이나 초봄까지는 쌀쌀한 날씨 때문에 아무래도 관광 적기는 아닌 듯합니다. 차가운 겨울에 가면 공산정권이 남긴 우울한 잔해와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엉뚱한 상상을 하기도 했지만요. 


또 하나 프라하 자유여행 일정을 짤 때 꼭 챙겨야 할 여행 팁 중에 하나는 "낮과 저녁의 일정을 생각해두자"는 것입니다. 어쩐 일인지 프라하라고 하면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지는 이국적인 거리 풍경이 머릿속에 많이 그려졌는데, 프라하가 밤의 도시라는 걸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습니다. 프라하에는 낭만적인 밤을 즐길 수 있는 장소들이 여러 곳 있는데, 해지는 풍경이 예술인가 봅니다. 만일 프라하에 가게 된다면 특히 프라하 성에서 바라보는 카를교와 구시가지의 야경을 절대 놓치고 싶지 않더라고요.







 


 

 




프라하에서는 걸어야겠다!



<프라하 셀프트래블>을 통해 미리 가본 프라하는 한마디로 걷고 싶은 길이었습니다. 미로 같은 중세 골목에서는 길을 잃기 쉽고, 또 천문학 시계의 종치는 모습을 보기 위해 몰려든 관광객들로 가장 번잡한 구시청사에서는 소매치기를 조심해야 한다고 하지만, 아름다운 조각상과 중세의 모습을 간직한 카페 등이 즐비한 프라하는 꼭 천천히 걸으며 그 고유한 분위기 속으로 잠겨 들어야 할 것만 같습니다. 특히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는 천문학 시계탑에서 하벨 시장에 이르는 핵심 루트보다는 프란츠 카프카 박물관에서 댄싱 하우스까지 걷는 코스에 마음이 풍덩 빠져들었습니다. 카프카의 <변신>이라는 작품은 내 인생의 책으로 꼽고 있는 작품이라 프란츠 카프카 박물관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프라하는 저에게 꼭 가봐야 할 여행지가 되었습니다. 


<프라하 샐프트래블>은 가이드하는 선생님이 따라다니며 여기서는 이렇게 여행을 하며 이러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라는 조언을 많이 해주는 책입니다. 저처럼 해외여행을 하고 싶지만 경험이 부족하고 또 자유여행에 도전하고 싶지만 두려움이 앞서는 여행자들에게는 이만큼 든든한 가이드북도 없을 듯합니다. 지치고 더운 여름, 불쾌지수 조심해야 하는데 <프라하 셀프트래블>로 미리 가보며 프라하 여행을 꿈꿔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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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 입문
지그문트 프로이트 지음, 우리글발전소 옮김 / 오늘의책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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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그리고 인간의 과대망상은 지금의 심리학 연구에 의해 세 번째의 가장 민감한 모욕을 받을 위기에 처했다. 현대 심리학은 자아가 결코 자기 집에서조차 주인이 아니며, 자기의 정신생활 중에서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일에 대해 극히 적은 정보밖에 제공받지 못한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려 하고 있다. 인간의 내부에 대한 성찰을 촉구하는 이 경고는 우리 정신분석가들에 의해 제일 먼저 또 유일하게 제기된 것은 아니지만, 이를 가장 강력하게 주장하고 모든 개인들과 직접 관련된 경험적 재료를 통해 뒷받침한 공은 우리에게 있다. 이것이 온 세상이 우리의 학문에 저항하는 이유이며, 품위 있는 학문적 자세까지 내던지고 모든 공정한 논리를 무시하며 우리에게 반대하는 이유다"(367-368).



지금이야 인간 '무의식'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도 없고 부정하는 사람도 없지만, 처음 프로이드가 무의식의 세계를 강조했을 때 세상에 던져졌던 충격이 어느 정도였을지 가히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이론에 대한 저항과 비판이 얼마나 격렬했는지 프로이트는 스스로 "온 세상이 우리의 학문에 저항"하고 있다고 표현합니다. 세상이 프로이트의 이론에 이처럼 격렬하게 반대하는 이유는 프로이트의 이론이 세상에 모욕감을 안기기 때문이랍니다. 첫 번째 모욕은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며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우주계의 아주 작은 조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이며, 두 번째 모욕은 "인간이 자기 것이라 여겨왔던 창조의 특권이 무너져 내리고, 인간은 단지 동물계에서 진화한 존재이며 그 동물적 본성을 제거하기 어렵다는 것을 지적받았을 때"라고 꼬집습니다. 그러나 가장 민감은 모욕은 "자아가 결코 자기 집에서조차 주인이 아니라"는 심리학의 연구결과입니다. (인간의 무의식을 겨냥한 마케팅 전략들을 살펴보면 실제로 심한 모욕감이 들기도 합니다.) 만물의 영장이요, 이성적 동물이라고 자부했던 인간이 사실은 자기가 의식하지 못하는 무의식 세계에 조정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프로이트의 분석은 무의식의 발견이 지동설이나 진화론이 맞먹는 혁명적 이론임을 스스로 밝힌 셈입니다. 프로이트는 세상과 세계에 완전히 새로운 문을 열어놓은 위대한 불멸의 인물로 남았습니다. 


<정신분석 입문>은 프로이트가 빈 대학에서 진행된 두 번의 강의 내용을 책으로 엮어놓은 것입니다. "정신분석에 대한 지식이 없는, 그리하여 기초적인 입문이 꼭 필요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이기 때문에 심리학 전공자(개인적으로 교류분석 상담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가 아니어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펼쳐들었습니다. 프로이트는 실수행위와 꿈, 그리고 노이로제 총론을 다루는 이 강의를 통해 두 가지 테제를 논증하는 일에 전력을 기울이는 듯합니다. 하나는 정신 현상 자체가 무의식이며 의식의 과정은 전체 정신 활동 가운데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성적(性的)이라고 부르는 욕구의 흥분이 노이로제나 정신질환을 일으키는 데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프로이트가 강의를 시작하는 첫머리에 밝혔듯이 세상이 정신분석 이론에 그처럼 반감을 사는 이유가 이 두 가지 주장에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이를 증명하는 데 힘쓰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또 하나 재밌는 것은, 정신분석 요법은 의사와 환자의 상담, 즉 말을 통해 치료가 이루어집니다. 당시에는 "어떻게 말만 가지고 사람의 병을 고칠 수 있나?" 하는 의문이 많았던가 봅니다. 또 정신분석은 남의 말을 통해서 듣고 배울 수밖에 없는 필연적 불완전함을 가진 학문이라고 프로이트는 털어놓습니다. 이러한 한계와 불완점함에도 불구하고 심리학을 하나의 과학적 학문으로 이끈 프로이트의 힘이 새삼 대단해보입니다. 


그동안 프로이트의 이론에 대해 말하는 책은 많았어도, 프로이트가 직접 말하는 정신분석은 접하기 어려웠습니다. 이 책은 프로이트에게 직접 배우는 정신분석 입문이라는 점에서도 상당히 매력적이지만, 처음부터 전공자를 대상으로 한 강의가 아니기 때문에 전공자나 비전공자 모두에게 정신분석의 기초를 배우기에 더 없이 좋은 교재요, 대중적인 교양서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읽어내기 그리 녹록한 책은 아니지만, 프로이트가 진행하는 강의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기분이 왠지모를 은근한 자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세계적인 석학 중에 시공간을 초월하여 꼭 만나보고 싶은 천재 학자 중에 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생생한 프로이트의 육성을 직접 들어보고 싶은 호기심을 가진 독자라면 이 책의 존재가 무척 반가울 것입니다. 소장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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