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와 감동이 있는 일러스트 세계 명작 동화 - 잭과 콩나무 외 8편 일러스트 세계 명작 동화
스콧 구스타프손 지음, 토마스 리 옮김 / 베이직북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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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겐 상상력을 어른들에겐 추억을,
일러스트 세계 명작 동화!

<일러스트 세계 명작 동화>는 세계적인 일러스트 작가 스콧 구스파트손의 일러스트와 함께 읽는 세계 명작 동화 시리즈입니다. 잭과 콩나무 외 8편(시골 쥐와 도시 쥐, 잠자는 공주, 거북이와 토끼, 꼬마 삼바와 호랑이, 브레멘 음악대, 염소 삼 형제, 사자와 쥐, 백설 공주)의 명작이 수록된 이 책은 <재미와 감동이 있는> 일러스트 세계 명작 동화입니다. 이외에도 <삶의 지혜와 깨달음이 있는> 일러스트 세계 명작 동화와 <꿈과 모험이 있는> 일러스트 세계 명작 동화가 있습니다. 

아이들에겐 상상력을 어른들에겐 추억을 약속하는 이 커다란 <일러스트 세계 명작 동화>를 들고 창가 옆 책상에 앉아 오랫만에 추억 속 동화의 세계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세계적일 일러스트 작가의 작품 답게 그림이 얼마나 생생한지 <꼬마 삼바와 호랑이> 이야기 같은 경우에는 주인공으로 금방이라도 그림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습니다.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난 동화 속 세계는 반가우면서도 여전히 환상적이고 신비로운 세계였습니다. 그리고 새롭게 재구성되기도 했습니다. 제 기억 속의 <시골 쥐와 도시 쥐>는 시골 쥐의 행복과 도시 쥐의 불안으로 기억되고 있었는데, 다시 만난 <시골 쥐와 도시 쥐>는 둘 다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또 제 기억 속의 제목은 <잠자는 숲 속의 공주>였는데 다시 만난 작품의 이름은 <잠자는 공주>였고, <꼬마 삼바와 호랑이>, <브레멘 음악대>, <염소 삼 형제> 이야기는 처음 만난 이야기이기도 했습니다. 

<일러스트 세계 명작 동화>는 <독서노트>를 함께 제공하고 있습니다. 독서노트의 질문을 따라가며 생각을 하다 보면, 생각이 훨씬 깊어지고, 동화의 내용도 훨씬 깊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떤 질문들은 참으로 기발하여 책을 읽으면서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질문을 던져주기도 합니다. 독서가 확장되는 느낌입니다. 


<재미와 감동이 있는 일러스트 세계 명작 동화>는 동화는 꼭 교훈적이어야 한다는 제 편견을 깨준 책이기도 합니다.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는 교훈적이어야 한다는 고집스러운 생각이 있었는데, <잭과 콩나무>, <꼬마 삼바와 호랑이> 같은 이야기를 읽으며 그런 편견이 깨졌습니다. <잭과 콩나무>를 다시 읽었을 때, 거인의 소중한 물건을 훔쳐 달아나는 잭을 보며 이 이야기의 교훈은 무엇인지 당황스러웠습니다. 제 기억 속의 잭은 작은 꼬마 영웅이었는데, 어른이 된 뒤에 만난 잭은 야단을 좀 맞아야만 할 것 같은 꼬마였거든요. <잭과 콩나무>를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물어보고 싶어집니다. 아이들에게 잭은 어떤 친구인지 말입니다. 

어렸을 때 만났던 <세계 명작 동화>는 꿈과 상상을 키워주는 동화였다면, 어른이 된 뒤에 만난 <일러스트 세계 명작 동화>는 아이들게 다가가는 통로처럼 느껴집니다. 함께 동화를 읽으며, 호기심 가득한 아이들의 생각을, 아이들의 세계를 엿보고 싶어집니다.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 늘 문 공세에 시달리는데, <독서노트>를 가지고 역으로 아이들에게 질문을 좀 퍼부어 보고 싶은 작은 바람(!)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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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종의 학교 세계기독교고전 58
앤드류 머레이 지음, 김원주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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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종이야말로 그리스도인임을 보여주는 단 하나의 증명서입니다"(24).

현대 그리스도인들에게 '순종'은 잊혀진 가치가 되었거나, 거부감을 일으키는 단어로 전락한 느낌입니다. 성경에 적힌 말씀을 온전히 실천하며 사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아예 결론 짓고 있는 자에게 '순종'은 잊혀진 가치일 것입니다. 한국 교회에서 순종은 성경 말씀을 철저히 따르기보다 교회나 목회자의 명령에 따르는 것으로 변질된 느낌입니다. 교회나 목회의 명령에 따르는 것을 순종이라고 배웠다면, 순종은 거부감을 일으키는 단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앤드류 머레이의 <순종의 학교>는 우선, 성경에서 순종이 차지하는 위치를 통해 기독교 신앙에서 '순종'의 가치를 다시 일깨워줍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유일한 한 가지가 바로 '순종'이라는 것을 힘주어 강조합니다. "에덴 동산, 갈보리, 천국, 이 모든 것이 한 목소리로 선포합니다. 하나님의 자녀여, 여러분의 하나님께서 여러분에게 맨 처음으로 구하고 또 마지막으로 구하시는 것은 변치 않는 온전한 순종입니다"(13).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영접하고 예수를 따르는 제자로 사는 삶이, 예수님의 목소리를 듣고 그 말씀대로 따르는 삶임을 생각할 때, 순종하는 것밖에는 달리 할 일이 없다는 앤드류 머레이의 가르침이 새삼 강력한 진리로 가슴에 와 부딪힙니다. <순종의 학교>는
이러한 진리를 바탕으로 우리 모두가 그리스도의 의에 이르는 순종의 종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그리스도의 순종을 수업하는 학교입니다. <순종의 학교>의 목표는 단 하나, 온전한 순종의 생활에 이르는 것입니다. <순종의 학교>에서 가르치는 온전한 순종이란, 자기 뜻을 완전히 버리고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것입니다. 지극히 세세한 부분까지 전심으로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르는 것입니다. 죽기까지 순종하신 예수님의 본을 따라 죽기를 각오하는 데까지 나아가는 것입니다. 순종하고자 한다면 죽기를 각오하게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가 죽기까지 복종하셨느니라." 우리 가운데 누구에게도 이와 다른 그리스도는 없습니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순종은 이것 말고 없으며, 우리가 본받아야 할 모범도 이것 말고 없고, 순종을 배워야 할 선생은 그리스도 말고 달리 없습니다>(69).


"참된 순종의 비결은 하나님과의 지속적이고 친밀한 교제를 회복하는 것입니다"(41).

<순종의 학교>에서 온전한 순종만큼 강조하는 것이 있다면, 순종과 아침 기도 시간과의 관계입니다. 온전한 순종을 원한다면 아침마다 따로 시간을 구분하여 골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으라고 조언합니다. 그곳이 "우리의 생활이 절대적인 순종의 생활이 되게 하느냐를 매일 결정하는 전쟁터"(57)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매일 적어도 첫 30분을 홀로 하나님과 대면하는 골방(아침 기도)에서 승리하지 않으면 온전한 순종을 이룰 수 없다고 잘라 말합니다. 


"전적인 순종은 우리 학교생활의 마지막이 아니라 시작입니다"(95).

<순종의 학교>는 구
원의 핵심은 하나님께 대한 순종이며, 하나님은 우리는 '순종하는 자들'로 구원하신다는 사실을 설득력 있게 잘 설명합니다. 그리하여 이 책을 읽은 나는 온전히 순종할 준비가 되었는가를 스스로에게 물었을 때, 아직까지는 자신이 없는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죽기까지 따르는 완전한 순종을 고백하면 감당하기 힘든 고난이 닥칠 것만 같은 얕은 믿음입니다. 그러나 모든 것에 대해 그리스도를 신뢰하는 믿음이 온전한 순종임을 생각하면, 온전한 순종이 아니면 그것은 이미 순종이 아니며, 온전한 순종은 지극히 당연한 우리의 반응이어야 한다는 사실에 동의합니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선하심을 신뢰하는 믿음으로 한 발 한 발 그 걸음을 내딛자는 각오가 다져지기도 합니다. 

<순종의 학교>는 온전한 순종을 사모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하나님의 뜻을 온전히 순종할 수 있을까, 하나님께서 오늘 내게, 지금 내게 바라는 순종은 무엇일까를 구하고 찾게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묵상할수록 순종하는 기쁨을 가르쳐주는 귀한 메시지입니다. "그와 같이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것은 그리스도께서 간절히 바라던 음식이었고, 그래서 그리스도께서는 그것 없이는 살 수 없으셨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것이야말로 그리스도의 굶주림을 만족시키며, 그의 기운을 북돋우고 기분을 상쾌하게 하며 즐겁게 만드는 유일한 것이었습니다"(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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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셀프 트래블 - 2018-2019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10
정꽃나래.정꽃보라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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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았던 여행지도 오키나와, 가장 별이 선명했던 곳도 오키나와,
가장 바다가 예뻤던 곳도 오키나와.
세계를 안방처럼 돌아다니는 여행자가 강력 추천하는
이 아름다운 섬을 경험해보고 싶지 않은가"(프롤로그 中에서).

가끔 친척들이 모여 여행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공통화제로 자주 등장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오키나와'입니다. 누구는 신혼여행으로 다녀왔고, 누구는 태교여행으로 다녀왔고, 누구는 단짝 친구와 휴가여행을 다녀왔다며 오키나와 여행 이야기로 꽃을 피웁니다. 요즘은 유치원 아이들도 방학이 지나면 어디를 여행하고 왔는지 자랑하기 바쁘다고 하는데, 오키나와로 가족여행을 다녀오는 가정도 많다고 합니다. 오키나와 츄라우미 수족관이 화제로 자주 등장하는 듯합니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오키나와 여행 이야기를 옆에서 듣고 있다 보면, 오키나와는 '나에게 주는 선물 같은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모두의 기억 속에 오키나와는 '아름다움'이라는 4글자로 기억되고 있는 것을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오키나와에서 무엇을 할까요? BEST 6

1. 바닷속 환상 체험, 오키나와 츄라우미 수족관 관람

2. 오키나와의 눈부신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을 정화

3. 투명한 에메랄드빛 비치에서 신나는 물놀이

4. 끝없이 이어지는 해안가로 시원한 드라이브

5. 오키나와 사람들이 사랑하는 소울 푸드 삼매경

6. 여행 가방 한가득 채울 오키나와 기념품 쇼핑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여행자에게는 오키나와의 매력이 무엇인지가 가장 궁금하지요. <셀프트래블 오키나와>를 보며 자유여행을 할 때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 오키나와에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부터 찾아보았습니다. "파란 하늘과 에메랄드빛 바다로 대표되는 오키나와"는 오키나와 츄라우미 수족관이 가장 유명한 듯합니다. 저의 마음이 강력하게 끌리는 것은 해안가 드라이브입니다. 해중도로, 니라이카나이 다리도 좋지만 푸른 바다를 가로지르며 섬을 향해 달리는 '고우리 대교'에 가장 마음이 끌립니다. 오키나와 여행을 간다면, 운전자 좌석이 바뀌어도 운전을 잘 할 수 있는 베스트라이버를 동반자로 삼아야 할 것 같습니다.





"오키나와는 사진으로 봐도 참 예쁩니다.
하지만 실제 눈으로 보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프롤로그 中에서).

상상출판의 <오키나와 셀프트래블>이 추천하는 오키나와 여행 적기는 4월이며, 이상적인 일정은 3박 4일, 물가는 일본 본토와 비교했을 때 조금 저렴한 편이며, 팁 문화는 없으며, 치안이 좋은 나라이지만 오키나와에서는 자연재해, 특히 태풍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고, 영어가 잘 통하지 않는다는 것, 렌터가를 빌리는 것이 가장 좋지만 주요 관광지를 묶어서 돌아보는 투어버스도 잘 되어 있다고 일러줍니다. 

 볼거리, 놀거리를 좋아하는 제 지인은 오키나와가 조금 지루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유명 관광지 몇 곳만 알고 간 탓이라고 합니다. <오키나와 셀프트래블> 한 권만 있어도 시행착오 없이 만족한 여행을 하고 올 수 있을 듯 합니다. <오키나와 셀프트래블>에는 '나만 알고 싶은 나하의 거리'가 소개되고 있는데, 한적하고 고요한 골목길을 걸으며 아기자기한 잡화를 구경하거나 멋스러운 카페에서 휴식을 취해도 좋을 싶습니다. 여행을 다닐수록 번잡한 유명 관광지보다 이국적이면서도 고요한 골목길에 더 끌리는 이상한 일입니다. 내일이면 오키나와를 여행하기 가장 좋다는 4월의 시작이네요. 취향대로 나만의 여행을 계획할 수 있는 <셀프트래블 오키나와>가 있으니 몸만 훌쩍 떠나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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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칼의 팡세 - 기독교를 위한 변증, 개정판 Echo Book 7
블레즈 파스칼 지음, 조병준 옮김 / 샘솟는기쁨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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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존엄은 생각에 존재한다"(37).
<파스칼의 팡세>를 읽어보고 싶었던 것은 그 유명한 '파스칼의 내기' 또는 '파스칼의 도박' 때문이었습니다. 하나님은 존재하거나 부재하거나 둘 중 하나이고, 두 명제 중 어느 쪽도 입증될 수 없다면 둘 중 하나는 택하는 것은 무한한 간격이 벌어지는 도박인데, 어느 쪽을 택하는 것이 득일까라고 파스칼은 도전했습니다. 그리고 이 수학 천재는 왜 하나님이 존재한다는 쪽에 걸어야 득인지를 설명했습니다. (이후 많은 수학자들의 반론이 제기되기도 했다는) 이 이야기가 <파스칼의 팡세> 233편에 나온다고 알고 있었는데, 아쉽게도 이 책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이 책은 "원서에서 기독교 변증에 초점을 맞춰 342편을 가려뽑아 새 번역하고, 12가지 주제-죄, 인간, 은혜,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 믿음, 그리스도교, 교회, 예언, 기적, 성경 사유-로 구분하여 재구성"한 것이기 때문입니다(7).

파스칼의 도박(파스칼의 내기) 만큼이나 유명한 것이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고 한 파스칼의 명언입니다. 파스칼은 기독교를 변증하는 '생각들'(팡세)에서 인간은 생각하도록 만들어진 존재라는 것을 강조하고 또 강조합니다. "하나님은 행복을 깨닫게 하시려고 생각하는 존재를 만드셨"(38)음을 일깨우며, 그러니 "생각을 잘하도록 갈망하라"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기에 수록된 기독교를 위한 변증은 반드시 생각해야만 하는 생각들을 담은 한 철학자의 번민이요, 사유요, 통찰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세상의 허무함을 모르는 자는 그 자신이 바로 허무다"(인간, 45).
 <파스칼의 팡세>를 읽으며, 내가 하나님 존재에 대한 믿음, 성경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된 경위를 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파스칼의 팡세>는 그 시작이 인생에 대한 회의 때문이었음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아래와 같은 생각들이 저를 괴롭혔기 때문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행복이 육체에 있고, 불행은 육체의 정욕을 멀리하는 것이라고 여기는 자는 그 욕망을 채우다가 그렇게 죽기를 바란다(죄, 23).


인간은 서로 도움을 줄 수 없기 때문에 결국 홀로 죽는다. 혼자 살아가야 하는데, 화려한 집을 짓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주저하지 말고 진리를 찾아 나서라. 그렇지 않는다면 진리보다 평판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다(죄, 29).


내가 저곳이 아닌 이곳, 그때가 아닌 지금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누가 나를 여기 데려다 놓았는가? 누구의 명령과 행위로 이 시공간이 나에게 주어졌는가?(인간, 46)


인간이 행복하다면, 유희에 그렇게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을 것이다(인간, 47).


"그러나 소란, 권위, 소문을 믿음의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당신은 마치 그것을 처음 듣는 것처럼 자신의 입장에 먼저 견주고 나서 믿어야 한다. 당신을 믿게 만드는 것은 내면의 동의이며, 거기서 들려오는 지속적인 이성의 목소리다. 믿음은 이토록 중요한 일이다. 어떠한 것은 백 가지 모순이 있더라도 진리가 된다"(믿음, 121).
이 책을 읽어보니, 천재 수학자 파스칼이 기독교를 변증하는 키워드에 '예언'이 있다는 것이 새삼 흥미로웠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가장 비중 있게 증거하는 것은 예언"(166)인데, 약 1천6백 년의 기간 동안 예언자를 세우시고, 이후 4백 년간 유대인들과 함께 세상 곳곳에 예언을 전하시며,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이 그렇게 준비되었다는 것에서 어째서 복음이 믿을 만한 이야기인지 증거하는 파스칼의 변증은 그가 수학자이기 때문에 더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그렇게 예언된 구약의 수많은 예언이 '예수'라는 한 사람에 의해 성취될 수 있다는 것이 수학적으로 얼마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인지 천재 수학자였던 파스칼은 누구보다 더 절절하게 알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파스칼의 팡세>는 견고한 논리를 가지고 진행되는 한 권의 책이 아니라, 변증을 위한 단장(短章)들을 모은 것이라 전체를 한 번에 읽어내려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짧은 문장이 함축하고 있는 명제들을 오래 묵상해야 그 깊이를 '겨우' 알 수 있는 책입니다. 그가 했던 내기처럼, 읽어서 손해가 날 것보다 얻을 것이 더 크다면, 손가락 사이로 허무하게 빠져나가는 시간 속에 잠깐을 투자해서 영원을 얻고, 영원한 기쁨을 얻을 수 있다면 도전해볼 만한, 묵상해볼 만한 '생각들'이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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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 - 그의 생애와 사역
F. F. 브루스 지음, 박문재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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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는 디아스포라의 땅이 아니라 이스라엘 땅에서 유대 공동체 내부에서 하나의 운동으로 일어났다. 이 운동의 창시자는 한 유대인이었고, 그의 제자들도 유대인이었다. 제자들은 그의 선생이 떠나간 후 수년 동안 오직 자기들에게 맡겨진 복음을 유대인들에게만 전하였다. 그런데도 그들의 선생이 죽은 후 채 한 세대도 지나지 않아서 로마 제국 당국자들은 기독교를 큰 세력을 가진 이방 제의로 인정했"다(29). 이 중심에 바울이 있습니다. "예수, 그는 누구인가?" 예수를 진정으로 알기 원한다면 우리는 성경을 통해 예수를 만나야 하는데, 바울은 성경 가운데 가장 많은 기록물을 남긴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바울이 '전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바울의 생애와 사상을 탐구하는 작업은 초기 기독교 역사와 교회의 부흥 과정을 이해하는 작업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예수님이 누구신지 정확하게 이해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바울' 연구의 대가요, 바울 연구의 고전으로 알려진 F.F. 브루스의 <바울>을 읽어내는 일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한 번쯤은 도전해볼 가치가 있는 일이라 하겠습니다. 

<바울>
은 역사적 배경을 토대로 바울의 주요한 주제들을 검토하며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그리고 그런 그가 '전하고자 한 바'가 무엇이었는지를 깊이 있게 파고듭니다. 이방인의 지배 아래 놓인 유대인으로서 자신을 "히브리인 중의 히브리인"으로 규명했던 사람이, 율법과 조상들의 유전을 광신하며 "교회를 핍박하는 자"였던 사람이, 기독교를 박멸해야 한다는 열심에 사로잡혀 있던 사람이, 어떻게 갑자기 박멸하려 했던 바로 그 신앙에 사로잡혀, 자신이 쓸려버리려 했던 그 신앙을 세우는 일에 이토록 정력적으로 헌신하게 되었는지를 탐구하는 과정은 살아있는 복음의 역사를, 그 위력을 다시 실감하게 되는 놀라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제자들이 주장하듯이 나사렛 예수가 유대인들이 대망하던 메시야라는 것은 바울에게 재고의 가치도 없는 엉터리 같은 주장이었다. 예수의 사회적 지위, 경력, 가르침은 바울이 생각하고 있던 메시야의 사회적 지위, 경력, 가르침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 바울에게 확실한 것은 단지 이것이었다. 예수는 십자가에 못박혀 죽었다. 십자가에 못박힌 메시야라는 것은 말 자체가 모순이었다"(85). F.F. 브루스의 <바울>을 통해 돌아본 바울의 생애와 사역 중에서 새삼 놀랍게 와닿은 부분은 "십자가에 못박힌 메시아"라는 것이 당시 유대인들에게는 얼마나 충격적인 사건이었나 하는 것과, 바울이 그동안 알고 있었던 바와 달리(?) '사교적'인 사람이었다는 평가였습니다. 왜 진정 메시아인 그분이 율법의 저주 아래서 죽어야 했는지 성경을 토대로 탁월하게 변증하는 바울의 신학이야말로 그 자신 안에 일어나 얼마나 놀라운 혁명이었나를 생각할수록 전율이 느껴집니다. 그의 증언대로 바울을 회심시킨 것은 "계시로서의 복음"이라는 사실에서, "계시로서" 깨닫게 된 복음(진리)이 아니었다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바울이 온 인생을 헌신하며 생명을 걸고 전한 것이 은혜의 복음이었음을 생각할 때, 그가 "사교적"이고 "사람들과 함께하기를 좋아하는 사람"(489)이었다는 것이 또 새로운 의미로 다가옵니다. 그에게 복음은 그의 증언대로 삶 속에서 자유롭게 살아움직이는 율법의 완성이었음을 새삼 깨닫습니다. 

F.F. 브루스의 <바울>을 읽어보니, 바울의 흔적은 기독교회사 뿐 아니라 세계사에, 그리고 세계가 뿐 아니라 한 영혼 한 영혼 안에 새겨져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바울이라는 한 사람 자체가 바로 예수님이 하나님이라는 증거요, 복음이 살아 있다는 증거였음을 깨닫습니다. 이 책은 사실 신학도에게 필독서로 읽히는 책이고, 대중적인 신앙도서로 읽기에 다소 지루하거나 어려울 수도 있지만, 사복음서를 지나면 조각조각 떨어져 있는 듯한 신약성경의 맥을 잡아주는 도서로 도전해볼 가치가 있다는 것을 힘주어 강조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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