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만점 두뇌계발 스도쿠 퍼즐 2 : 고급/특급 (스프링북) 재미만점 두뇌계발 스도쿠 퍼즐 2
베이직콘텐츠연구소 지음 / 베이직북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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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도쿠 퍼즐 덕분에 요즘 지하철 타는 것이 재밌습니다!


<스도쿠> 퍼즐을 들고 다니면 짬짬이 몰입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짜투리 시간을 보람차게 이용한다는 뿌듯함도 있고요. 그래서 저는 <스도쿠> 퍼즐을 숙제를 해치우듯 앉아서 한꺼번에 줄줄이 풀어내기보다, 이동 중에 잠깐씩 한 문제, 한 문제 정복하는 재미를 선호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스도쿠> 퍼즐을 즐기는 것까지는 좋은데, 한 가지 주의를 해야 합니다. <스도쿠> 퍼즐을 들고 지하철을 탔다가 내려야 할 정류장을 그냥 지나쳐버린 적이 많기 때문입니다. 지하철에서 <스도쿠> 퍼즐을 풀 때면, 저는 항상 알람을 설정해두고 있습니다. <스도쿠> 퍼즐에 정신이 팔려 어디까지 갈지 모르니까요.








베이직북스에서 발간한 <재미만점 두뇌계발 스도쿠 퍼즐 2>은 가볍고 심플하여 휴대하기 좋습니다. 스프링 북으로 제작되어 있어 어느 곳에서나 펼쳐 놓고 퍼즐을 풀기에도 편리합니다. <스도쿠 퍼즐 2>는 고급과 특급의 난이도를 가진 300문제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고급과 특급 난이도에 도전한다는 흥분감으로 바로 1번 퍼즐부터 쓱싹쓱싹 풀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어, 생각보다 쉬운데!'라며 제 실력에 만족할 즈음, 27번 퍼즐부터 벽에 부딪혔습니다. 며칠 째 27번과 28번 퍼즐을 가지고 씨름하다, 결국 29번으로 건너뛰고 말았습니다. 숫자 하나를 찍어서 대입해보는 방법도 있고, 책 뒷편에 정답도 실려 있지만, 순전히 논리력만으로 문제를 풀어내고 싶기 때문입니다.  27번과 28번은 머리를 잠시 식히고 다시 도전해보겠습니다. 








<33번> 퍼즐을 보면, 어디에도 '8'이라는 숫자는 힌트로 주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7'이라는 숫자도 하나밖에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3', '5', '6'도 3개 정도밖에 자리를 공개해주지 않습니다. '7'과 '8'의 자리는 온전히 다른 숫자의 자리를 이용해 논리와 추리로 찾아가야 하는 고급과 특급 난이도의 문제입니다. 주어진 힌트는 빈약하고 빈 공간은 많을 때, 어디서부터 채워야 하나 막막하기도 하지만, 논리력과 추리력을 동원하여 그 자리에 올 수 있는 숫자가 하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의 희열은 또 말도 못하게 벅차답니다. 그러나 하나의 추리가 잘못되면 전체가 무너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한번 꼬이면 다 지워내고 처음부터 다시 채워넣어야 하니까요. 

<재미만점 두뇌계발 스도쿠 퍼즐 2>는 고급과 특급 난이도답게 지우개를 많이 사용하여 풀고 있습니다. 종이 재질이 튼튼하여 3-4번 지우개로 전체를 지워내도 종이가 찢어지거나 할 염려는 없지만, 나중을 생각하여 숫자를 살살 쓰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이 책 덕분에 요즘 눈앞에 숫자가 둥둥 떠다니고 있지만, 제목 그대로 재미만점이고 즐기는 만큼 두뇌계발도 되고 있으리라는 뿌뜻함이 있습니다! 아직 스도쿠 퍼즐을 풀어본 적이 없다면, 취미로 한 문제만이라도 도전해보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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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 셀프 트래블 - 2018-2019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5
한혜원.김은하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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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기 전 두근두근한 마음


고급 리조트가 즐비한 아름다운 휴양지, 로맨틱한 신혼여행지 이미지가 강한 발리는, 언제나 짝이 생기면 가야지, 멋진 몸매로 수영복을 입고도 자유로울 수 있을 때 가야지 하며 늘 밀어두기만 했던 곳입니다. 친구들이 태어났으면 발리는 한 번 꼭 가줘야 한다고 타박을 할 때도 눈을 감고 귀를 닫았습니다. 세상은 제가 생각하는 것만큼 저에게 관심이 없다고 하지만, 수영복을 입고 한가롭게 썬베드를 즐길게 아니라면 발리에 뭐하러 가나 싶었던 겁니다.

그런데 <발리 셀프트래블>은 발리에 대한 편견을 깨주고 있습니다. <발리 셀프트래블>을 보니 리조트에서 즐기는 스파나 마사지말고도, 그러니까 꼭 수영복을 입지 않고도 관광이나 전통공연 등 다양한 즐거움이 있는 곳이라고 귀뜸해줍니다. 푸른 바다와 해변 뿐 아니라, 시골 동네 같은 야시장과 푸른 빛으로 출렁대는 들판, 그리고 원시적인 정글까지 다양한 매력을 가진 여행지라는 것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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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러운 발리의 친절한 가이드북

<발리 셀프트래블>은 발리 여행자를 위한 그야말로 최적의 가이드북입니다. 초보여행자뿐 아니라 발리를 잘 아는 여행자에게도, 자유여행자뿐 아니라 패키지로 떠나는 여행자에게도 참고가 될 만한 가이드북입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가이드북에도 적용이 되니 말입니다. 아는 만큼 풍성한 여행이 될테니까요. 가이드분의 말에 따르면, "누구는 발리를 로맨틱한 허니문 여행지로 기억하지만 어떤 누구는 발리는 그냥 시골 동네라고 말한다"고 합니다. 같은 곳을 여행하더라도 어떤 테마나 목적을 가지고 여행을 하느냐에 따라 경험과 추억은 하늘과 땅 만큼이나 간격이 벌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발리 셀트트래블>은 자세하고 친절한 정보로 여행자의 선택지를 넓혀 주면서도, 여행의 테마나 목적에 따라 적합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확실히 잡아주는 전문 가이드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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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여행


<발리 셀트프래블>을 보며 놀라웠던 건, "발리에는 여행자들의 입맛을 골고루 맞추는 다양한 숙소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살뜰한 게스트 하우스부터 고급형 리조트와 풀 빌라까지, 바다 절벽 끝에도 논 한가운데에도 깊은 정글 속에도 잠시 쉴 내 집이 있다"는 가이드분의 말이 인상적인 발리입니다. 일상에 작은 쉼표를 만들고 싶을 때 왜 많은 여행자들이 발리라는 섬을 떠올리는지 알 것 같습니다. '푸른, 여유로운, 즐거운, 달콤한'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매일이 휴일 같은 그곳에서, 나에게 펼쳐질 새로운 이야기를 기다려보고 싶어집니다. 친구들이 발리 여행을 제안할 때마다 항상 저 혼자만 미온적이었는데, 이제 가장 열렬히 환영을 할 것 같습니다. 회비가 꼬박꼬박 모인 통장 털어서 일상의 멋진 쉼표를 찍고 오자고 제가 졸라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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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 셀프 트래블 - 2018-2019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홍은선 지음 / 상상출판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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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는 충동에 가까웠습니다."


추석 명절, 혼자 있고 싶은 마음에 항공권 사이트에 들어갔고, 도착지에 'Everywhere'을 적었고, 그러면 가장 저렴한 항공권부터 보여주는데, 그곳이 바로 나고야였답니다. <나고야 셀프트래블>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그렇게 우연히 만나 아쉬움을 남기고,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두 번째, 세 번째 여행을 떠나 결국 사랑에 빠지게 되는 그런 장소가 내게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리고 그런 장소로 <나고야 셀프트래블>을 추천하며, 왜 꼭 <나고야 자유여행>이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나고야는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을 때, 그렇게 충동적으로 떠나기 좋은 곳이라고 대답해주고 싶습니다. 사람이든 장소든 책이든 첫 인상, 첫 이미지, 첫 줄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제게 <나고야 셀프트래블>로 만난 나고야의 첫 이미지가 그렇습니다. 







"오타이산 소화제의 PPL은 아닙니다."

최근 일본 여행을 하고 돌아온 지인들에게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선물은 일명 '동전파스'로 통하는 '로이히츠보코', 그리고 양배추 성분이 들어가 위장 장애에 도움을 준다는 '카베진 알파', 제자가 자신의 최애 아이템이라며 선물한 '사라사라 파우더 시트', '센카 퍼텍트 휩' 같은 제품입니다. 평소 여행을 다녀도 쇼핑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우리 어머니도 일본에 가면 여행 스타일이 달라지십니다. 지인들의 부탁을 받고 아예 쇼핑 리스트를 들고 가기도 하는데, <나고야 자유여행>을 보고 드러그스토어 쇼핑의 재미를 더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사라사라 파우더 시트'는 그냥 여름용 물티슈인 줄 알았는데, '시트형 데오드란트'라는 걸 이 책을 보고 알았습니다. 선물을 준 녀석도 시트형 데오드란트라는 건 모르고 준 모양입니다. 그냥 여름에 사용하면 시원하고 뾰송하다고만 했거든요. 이 책을 들고 나고야에 드러그스토어 쇼핑을 간다면  '오타이산' 소화제를 챙겨오고 싶습니다. 








"누군가의 후회 없는 여행을 생각하며 열심히 걸었습니다."

문학의 한 줄처럼 이 말이 참 곱고 예뻐서, 이런 가이드가 추천하는 여행지라면 한 번은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요즘은 "관광명소를 방문하기보다 길을 걷고 차 마시며 일상적인 하루를 보내는 여행자들이 늘었다"고 하는데 <나고야 셀프트래블>로 먼저 다녀온 나고야가 그렇게 여행하기 딱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천천히 거닐며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곳, 화려하지 않지만 정겹고, 복잡하지 않지만 지역 특유의 향토 요리가 풍성하고, "매력 어필은 서툴지만 살기 좋은 도시"라는 가이드님의 평이 마음에 확 와닿습니다. 그리고 저에게는 나고야에 꼭 가봐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나고야가 새우튀김(에비후라이)으로 유명한 고장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저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이고 호감이 가는 도시입니다. 새우튀김은 '나'라는 사람을 설명해주는 시그니처 메뉴 같은 음식이기 때문입니다. 갑자기 몹시 시장해지네요. 잠시 이른 점심을 먹고 와서 다시 <나고야 셀프트래블> 탐사를 계속 이어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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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한 통계 : Excel 활용
닐 샐카인드 지음, 김재경 옮김 / 한빛아카데미(교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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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이 책에서 기본 통계 분야가 무엇인지 이해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배울 것입니다. 우선 기본적인 개념과 데이터를 체계화하고 이해하는 데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기술에 대해 배웁니다. 또한 Excel이라는 사용하기 쉽고 강력한 도구를 사용하여 통계 세계를 보다 잘 이해하는 방법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전공을 '사회학'으로 바꾸어서 대학원에 진학했을 때, 가장 당황스러웠던 부분이 '통계학'이었습니다. 거의 독학 수준으로 통계학에 접근해야 해야 했던 저에게 통계는 학위 논문으로 나아가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었습니다. 그러나 통계는 저에게만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 아니었습니다. 학부 4년 동안 사회학을 공부하고 통계를 배운 학생들도 통계는 넘기 힘든 장벽이라는 것을 알았고, 실제로 논문자격시험에서 통계학 때문에 학부 졸업생들이 줄줄이 재시험을 보는 모습도 지켜보았습니다. 

이 책을 보고 눈이 번쩍 뜨였던 것은 (일반적으로 학위 논문을 위해 사용하는 통계 프로그램인) SPSS가 아니라 Excel을 활용하여 통계의 개념과 기본적인 통계 작업을 수행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는 것이었습니다. 낯선 SPSS보다 Excel에 익숙한 저에게는 훨씬 친숙하게 다가왔습니다. 








사실 처음 통계학에 입문하며 목표로 잡았던 것은 통계의 개념을 이해하여 적어도 학술 잡지에 실린 통계를 읽어낼 수 있는 수준에 이르자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초보자에게 얼마나 높은 목표였나 하는 것을 곧 깨달았지만 말입니다. Excel을 활용한 <만만한 통계>의 가장 큰 장점은 '통계'를 이해하도록 돕다는 것입니다. 통계를 왜 배워야 하며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비교적)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줍니다. 무엇보다 통계 분석의 결과가 의미하는 바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에, <만만한 통계>를 차분히 정복한다면 (적어도) 학술 잡지에서 읽은 자료를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까지 바라볼 수 있습니다!










"통계 입문 단계에서 엑셀은 간단하게 훌륭한 기능들을 수행하는 매우 강력한 도구입니다."


어떤 학문이든 기초는 개념을 잘 이해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만만한 통계>는 무엇보다 개념을 통해 '통계'란 무엇이면 '통계'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잘 설명해준다는 점에서 높은 별점을 주고 싶은 책입니다. 통계'학'이라는 학문 자체가 굉장히 견고한 논리로 세워진 학문이기 때문에 사실 개념(용어) 자체를 이해하는 일이 그리 녹록하지는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만만한 통계>는 입문자들이 일단 통계(개념과 활용)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며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점에서 입문용으로 훌륭한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처럼 급히 통계를 이해해야 하고 당장 활용해야 하는 초보들에게도 아주 친절한 책입니다. 통계 자체가 워낙 만만치 않은 분야이기 때문에, 통계 때문에 고전해본 적이 있다면 이 책이 비교적 쉽게 와닿을 것입니다. 이 책을 일찍 만났더라면 고생을 덜 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남지만, 이 책을 무기 삼아 끝내 정복하지 못한 통계 분야에 이제라도 차분하게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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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우화
류시화 지음, 블라디미르 루바로프 그림 / 연금술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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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신화와 우화의 차이는 전자가 고난을 극복해 자신과 세계를 구원하는 영웅의 이야기인 반면에, 후자는 인생의 문제에 타협하며 자신의 어리석음을 지혜라고 믿는 보편적인 인물들의 이야기이다. 우리는 영웅과 바보 둘 다를 내면에 지니고 여행한다."(뒷표지 날개 中에서)


신은 인간이 만들어가는 세상이 점점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어떤 장소에서는 어리석은 자들이 세상을 지배하기 시작하자 두 천사를 불러 명을 내렸다. 한 천사에게는 지혜로운 영혼들을 모두 모으라고 했다. 마을과 도시들에 고루 떨어뜨려 그들이 어리석은 자들을 가르칠 수 있도록. 그리고 다른 천사에게는 어리석은 영혼들을 모두 자루에 담아 데려오라 했다. 그들을 지혜로운 영혼으로 바로잡아 다시 세상에 내려보내기 위해서. 

그런데 두 번째 천사가 임무를 수행하는 중에 문제가 생겼다. 어리석은 자로 가득 찬 자루가 찢어져 자루 안에 있던 영혼들이 폴란드의 헤움이라는 마을로 굴러 떨어지고 말았다. "그렇게 해서 세상의 모든 바보들이 한 장소에 모여 살게 되었다.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드들은 자신들이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들이라고 믿는 '바보들의 마을, 헤움'에서 일어난 일들을 모은 것이다"(11). 


이 책은 마치 탈무드의 변주곡처럼 읽힙니다. 랍비가 등장하고, 선지자가 등장하고, 마을에 회당이 있고, <아흔 마리 비둘기와 동거 중인 남자> 편을 보면 탈무드'식'의 지혜를 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탈무드의 지혜를 재해석하는 느낌이 들었고, 처음 몇몇 편의 이야기들은 그 재해석에서 조롱의 느낌이 난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하늘에서 내리는 나무> 이야기가 그렇습니다.

"헤움이 유명해진 이유는 그들의 특별한 지혜 때문이었다. 헤움 사람들은 모두가 현자였다. 적어도 그들 자신은 그렇게 믿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세상에서 가장 지혜롭다고 자부했으며, 세상 사람들이 자신들을 바보라고 부르는 것에 개의치 않았다."(27) 이 부분에서, 그리고 "현자들로 구성된 의회"라는 말에서 헤움 사람들은 유대인을 비유한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의 가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제부터 우리는 나무를 '비'라고 부르기로 합시다. 그리고 비는 '나무'라고 부릅시다. 자, 주위를 둘러보세요. 무엇이 보입니까? 풍부한 비가 보이지 않습니까?"(31) 헤움 사람들은 현자의 말을 듣고 가뭄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이듬 해에는 밤낮으로 쉬지 않고 비가 내리니 '비'를 '나무'라고 부르며 마음을 놓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을 맺습니다(31-32). 

사실 처음엔 <인생 우화>에 등장하는 헤움 사람들이 유대인을 풍자하고, 탈무드의 지혜를 비틀어 독자에게 교훈을 전한다는 느낌이 있었지만, 읽어갈수록 저의 그런 느낌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생 우화>는 우리가 지혜라고 믿는 것의 어리석음과 어리석다고 생각하는 것 속에 담긴 지혜를 동시에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것은 우리 자신의 본 모습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혜 있는 채 하지만 사실은 그 지혜롭다고 생각하는 '자만'이 가장 어리석은 것이라는 사실말입니다. 그러니 이 책에서 나의 어리석음을 보았다면 이 책은 성공한 책이요, 성공한 독서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마음에 가장 큰 울림을 주었던 이야기는 <정의를 구합니다> 편이었습니다. '정의
'를 구하기 위해 미국까지 건너간 헤움 사람들이 보스턴 상인 두 명에게 속아 100달러를 내고 정의를 큰 나무통으로 한가득 구입해 돌아옵니다. 그런데 막상 마을에 돌아와 그 나무통을 열어보니 정의가 있어야 할 통에 썩은 생선선이 철철 넘치게 담겨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최고 현자 하임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구입한 정의에서 악취가 나는 이유는 세상 어디에서나 정의가 부패했기 때문입니다"(46). 이야기의 힘, 이야기주는 울림이 강렬하게 느껴지는 대목이었습니다.

그리고 회당에서 예배를 볼 때 설교단에서 가장 가까운 자리는 부자들이 차지하고 가난한 사람들은 점차 뒷자리나 구석으로 밀려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이제부터 헤움에서는 모든 음식과 옷에 <최고급>이라는 상표를 붙인다. 그리고 회당의 모든 좌석은 <설교단에서 가장 가까운 자리>라고 지정한다"(47)고 선포함으로 헤움만의 정의를 세워갑니다.

<인생 우화>는 헤움 사람들이 문제를 해결해가는 방식을 통해 우리가 삶의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정확하게 말해서 그것은 '해결'이라고 할 수도 없는 대응방안이지만 말입니다. <인생 우화>는 재미 있지만 재미 없는 책입니다. 말도 안 되게 어리석어도 어리석다고 손가락질 할 수 없고, 그들의 어리석음을 비웃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바보같은 그들의 바보같은 방식이 '스마트한' 우리보다 훨씬 지혜롭다는 사실을 이야기를 통해 나의 내면이 분명히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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