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사표를 냈다. 무미건조하게 이어 온 결혼 생활도 끝냈다. 분양 받은 아파트도 팔았고, 이름깨나 날리던 연극 판도 떠났다. 틈만 나면 모여서 부어라 마셔라 했던 형님들, 아름다운 여인들과도 모두 관계를 끊었다.(술이 생각나고 포커를 치고 싶어도 다시는 나를 찾지 말길!) 몇 년은 그럭저럭 살 수 있는 돈을 마련한 다음 어두컴컴한 신하이 터널을 지나 새똥이 누덕누덕 덧입혀진 공동묘지 같은 이곳 워룽제에 새로 둥지를 틀고 사설탐정이 됐다. - P9

학과장, 학장, 총장은 약간 떨리는 손으로 사직서를 건네받더니, 마치 하늘에서 선물이 뚝 떨어지기라도 한 듯 하루 만에 신속히 사표를 수리했다. 대학 강단에 선 지 십여 년이 지났지만, 관료 시스템이 이렇게 효율적으로 돌아가는 것은 처음 봤다. 이들은 학생들을 계속 가르치는 것이 어떠냐는 형식적인 말로 나를 붙잡는 척했다. 하지만 폭죽을 터뜨리고 북을 치며 환송하는 사람들이 없을 뿐, 내가 학교를 떠나는 것에 내심 고마워하고 흥분하는 눈치였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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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어떤 꿈, 조금도 특별할 것 없는 꿈에서부터 시작된다. 어떤 손 하나가 룬다가탄의 오래된 방 침대 위 매트리스를 리드미컬하게, 그러면서도 집요하게 두드려대는 꿈이었다.
리스베트 살란데르가 새벽녘에 침대에서 일어나 컴퓨터 앞에 앉아 추적을 시작한 건 바로 이 꿈 때문이었다. - P9

프란스 발데르는 늘 스스로를 형편없는 아버지로 여겨왔다.
아들 아우구스트가 어느새 여덟 살이 되었는데 프란스는 이날 이때까지 한 번도 아버지 구실을 하려고 해본 적이 없었다. 심지어 지금 이 순간에도 아버지로서 해야 할 의무들을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면 그건 거짓일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것이 자신의 의무라고는 생각했다. 어린 아들은 전처와 그녀의 애인이자 기분 나쁜 인간 라세 베스트만의 집에서 힘들게 살아가고 있었다. - P13

프란스는 지금껏 바보처럼 살아왔다. 하지만 이제 모든 빚을 갚고 아들을 돌보며 살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시작부터 적극적이었다. 관련 기관에 아우구스트의 기록들을 요청해 샅샅이 훑어본 후 전문가들과 교사들에게 연락해보았다. 이를 통해 분명히 알게 된 건 자신이 보내준 돈이 아이를 위해 한푼도 쓰이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돈은 다른 데로 들어갔다. - P18

불과 몇 달 전에도 경제기자 빌리암 보리가 세르네르 미디어 그룹 소속 신문 <비즈니스 라이프>에 이런 제목의 칼럼을 썼다.
미카엘 블롬크비스트의 시대는 끝났다. - P23

한편, 살라첸코 사건 이후로 특종이 없었다는 점과 <밀레니엄>의 재정적 위기도 미카엘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잡지는 정기구독자가 2만 명 정도 되어 그럭저럭 유지해가고 있었다. 반면 광고 수입이 급감했고, 과거 높은 판매고를 기록했던 도서들도 더는 수입원 역할을 하지 못했다. 결국 대주주 중 하리에트 방에르가 더이상 잡지에 투자하기를 거부하자, <밀레니엄> 경영진은 미카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노르웨이의 세르네르 미디어 그룹에 지분 30퍼센트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굉장히 놀라운 결정이었다. - P25

잡지는 먼저 돈을 벌어야 했다. 그다음에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세상의 이치가 그랬다. 그러니 걱정적인 연설문을 작성하려고 애쓰기 전에 좋은 기삿거리를 찾아야 했다. 직원들에게 다시 자신감을 불어넣어줄 중대한 폭로기사. 그러면 시장조사 결과가 어떻다느니, 잡지가 낡아빠졌다느니 하면서 오베가 지껄일 잡소리에 더는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겠지. - P27

그가 보기에 미카엘은 모든 걸 이뤘다. 탐사기자로서 역사에 길이남을 특종을 몇 개나 터뜨리기도 했지만, 예전에 그들이 꿈꿨던 열정과 패기를 여전히 간직한 채 글을 써오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가 볼 때 미카엘은 권력의 압박에 굴복한 적도, 이상을 포기하고 타협한 적도 없었다. 하지만 오베 자신은… - P30

아우구스트는 수열을 완성하지 못했다. 그러나 프란스 발데르는 그보다 더 대단한 광경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숫자들 옆에 언뜻보면 사진이나 수채화 같지만 실은 색연필로 그린 그림이 있었다. 얼마 전 호른스가탄 거리에서 지나쳤던 신호등이 정확하게 재현되어있었다. 마치 수학적 정확성에 근거한 듯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 완벽했다. - P48

프란스와 그의 변호인단이 이 기술에서 가장 혁신적인 부분의 특허권을 얻으려고 신청서를 냈어요. 그런데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죠. 트루 게임스 소속 러시아 엔지니어가 바로 직전에 똑같은 특허를 신청해서 우리를 막아버렸어요. 전혀 우연이라고 보기 힘든 일이에요. 사실 특허 같은 건 부차적인 문제였어요. - P53

리누스가 처음부터 사람을 화나게 했기 때문에 아무리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해도 미카엘은그냥 그를 돌려보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 이야기에 갑자기 리스베트가 튀어나오면서, 그는 모든 걸 새롭게 보기 시작했다.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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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님의 몸속에 헤파이스티온이 언제 태어난 건지는확실치 않아.
하지만 적어도 5~6살 때까진 존재하지 않았어.
왕궁 안에선 모친이 관련되어 있단 소문이 돌고 있지. - P6

알렉산드로스왕자의 육체에 "헤파이스티온"이라는 또 하나의 인격이 동거하고 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며・・・ 매일 대부분의 일상은 "왕자‘가 육체를 지배하고, "헤파이스티온"이 밖으로 나오는 것은 아주 가끔이라고 한다. - P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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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다가 유고 애머릴의 제1발광체 오류를 처음 지적한 지도 벌써 6년이 지났으며 그동안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은 놀랍게 발전했다. 완다는 다양한 방면에서 탁월했다. 자신에게 다른 사람과 다른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이후 그 원리를 파악하고 그 능력을 활용하고 초점을 정확히 맞추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했다. - P455

사회 전체가 급하게 곤두박질치고 있다는 사실을 트랜터 주민이 모를 거라고 생각하세요? 아버지의 심리역사학이 그걸 오래전부터 예고했다는 사실을 그들이 모를 거라고 생각하세요? 그들이 그 사실을 알린 사람한테 모든 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안 드세요? 상황이 나빠지면 안 그래도 실제로 나빠지고 있는데 아버지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더욱많아질 거예요. - P462

해리 셀던이 말했다.
"그래, 완다, 이제 며칠밖에 안 남았구나."
"아니에요. 제 생각은 달라요, 할아버지."
해리 셀던이 완다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물었다.
"왜?"
완다가 다가와서 할아버지를 두 팔로 껴안으며 말했다.
"저는 산태니에 가지 않아요." - P466

"하지만 두 사람의 동의를 어떻게 받았니?"
"저어, 할아버지도 아시다시피… 제가 밀어붙였어요."
"그게 무슨 뜻이니?"
"제 마음요. 저는 할아버지나 두 분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요. 시간이지날수록 더 선명하게 읽을 수 있어요. 그래서 제가 원하는 대로 따르도록 부모님을 밀어붙였어요."
"그런 능력은 어떻게 생겨났니?"
"저도 몰라요. 하지만 그렇게 계속 밀어붙이니까 부모님이 힘들어서 제 뜻에 기꺼이 따르기로 했어요. 그래서 할아버지 곁에 남기로 했어요." - P467

셀던이 입을 닫자, 완다가 대신 말했다.
"물론 할아버지를 사랑하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또 다른 이유?"
"저는 심리역사학을 배워야 해요. 벌써 아주 많은 내용을 파악했어요"
"어떻게?"
"할아버지 마음을 통해서. 프로젝트에서 일하는 다른 사람들 마음을 통해서, 돌아가시기 전의 유고 아저씨에게서 특히 많이. 하지만 아직은모든 게 단편적이에요. 그걸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어요. 할아버지, 저에게도 제1발광체가 하나 있으면 좋겠어요." - P468

"으음, 내가 황제한테 다시 알현을 청하는 거야. 벌써 한 번 만나 보았는데 아주 좋은 사람이야. 마음에 들어. 하지만 황제 역시 자금이 충분하지 않아. 하지만 이번에는 너도 함께 가는 거야. 그래서 ‘부드럽게‘
밀어 붙인다면 황제가 어떤 식으로든 자금원을 찾아서 내가 다른 좋은방법을 떠올릴 때까지 한동안 작업을 계속하도록 도와줄 수도 있어." - P483

"빈드리스 선생, 우리는 거대한 프로젝트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수백만 크레디트가 필요할 겁니다."
"수백만 크레디트!"
"네, 선생."
빈드리스가 눈살을 찡그리며 말했다.
"그 돈을 빌려 달라는 겁니까? 그럼 언제 갚을 수 있는지요?"
"으음, 빈드리스 선생, 솔직히 말해서 그걸 돌려 드릴 가능성은 없습니다. 내가 바라는 건 무상 기부입니다." - P491

셀던 교수님, 그래서 동료들을 데려오도록 해 달라는 교수님의 요청은 기각되었습니다."
셀던은 한 방 맞은 것처럼 뒤로 휘청거렸고 트리마 아카니오는 계속 말을 이었다.
"게다가 저는 도서관에 대한 교수님의 특권 전체를 앞으로 2주일 동안 잠정적으로 정지시키며 그건 지금 이 순간부터 적용된다는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특별 이사회를 소집한 상태입니다. 셀던 교수님, 우리가 교수님에게 계속 협력할지 아닐지 여부를 결정해서 2주후에 알려드리겠습니다." - P515

레이치가 사망했소, 오늘 이른 시각에, 산태니 대학이 포격을 당할 때에, 믿을 만한 소식통에 의하면 레이치는 포격이 일어날 거란 사실을 알았지만 자신이 맡은 자리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하오. - P526

스테틴 팔버는 완다가 발산하는 느낌을 알아채고 용기를 내서 계속 말했다.
"나는 다른 사람들이 발산하는 빛을 느낄 수 있어요. 많은 사람이 모인 곳을 거닐다 보면 항상 그런 빛을 느끼는데 그 당사자를 찾을 순 없었지요. 하지만 나와, 아니 우리와 비슷한 사람이 주변에 있다는 건 확실해요." - P532

한순간에 모든 게 트리마 아카니오한테 너무나 선명하게 보이는 것같았다. 셀던의 특권을 취소하자는 이사진의 꼬임에 (제나로 무메리의 역겨운 꼬임에) 자신이 넘어갔다는 사실 자체가 믿기지 않았다. 자신이 그렇게 믿고 따르던 라스 제도 셀던의 백과사전을 열렬히 지지하지 않았던가! - P537

바로 그게 너희 둘이 밖으로 나가야 하는 이유야 어쩌면 가장 중요한 이유, 내가 있든 없든, 너희는 다른 초능력자를 찾아야 해. 너희 두사람은 한 명을 밀어붙이는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어. 하지만 그 숫자가 많으면 그래서 힘을 모으면 제국 전체를 밀어붙일 수도 있어!"
이 말과 함께 해리 셀던은 두 발을 훌쩍 들어서 지상차 바깥으로 나갔다. 완다와 팔버는 심리역사학 건물을 향해 쩔뚝거리며 걸어가는 해리 셀던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 P541

"아니야, 완다. 너를 보내고 싶지 않아.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어. 너랑 팔버는 물질주의가 판치는 트랜터를 떠나야 해. 정신력을 강화시키다 보면 너희 같은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어… 은밀하고 조용한 파운데이션이 성장하는 거지. 우리는 계속 연락을 취하는 거야… 물론 가끔씩 그리고 각자 제1발광체를 지니고 있는 거야. 내가 하는 말을 꼭 그래야 하는 이유를 이해하겠니?" - P550

나는 해리 셀던이다. 클레온 황제를 모신 전임 총리. 트랜터 스트릴링 대학의 명예교수, 심리역사학 연구 프로젝트 대표. 은하대백과사전 편집장, 파운데이션 설립자. - P552

셀던의 시신은 우주에 투하했는데, 이것 역시 그가 남긴 유서에 따른 것이다. 트랜터에서 공식적으로 열린 장례식은 간소했지만 많은 사람이 참석했다. 특이한 사실은 셀던의 오랜 친구이자 전임 총리인 에토 데머즐이 장례식에 참석했다는 것이다. 데머즐은 클레온 1세 재임 기간에 조라주의 음모가 발생한 직후 신비롭게 사라져서 단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었다. 셀던의 장례식 다음 날 경찰청에서 데머즐의 위치를 파악하려는 시도는 실패로 드러났다… - P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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