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뤄 독찰님, 왜 내 의뢰인이 시간을 낭비하며 경찰서에 와서 조사에 협조해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군요." 변호사가 먼저 입을 열었다. "증언을 듣는 거라면 의뢰인 사무실에서도 가능할 텐데요."
"나는 한창 씨가 살인 공모 혹은 교사를 했다고 믿습니다." - P190

"자네가 정말 그렇게 부족한 경찰관이라면 사건의 구체적인 부분까지 다 추리해낼 수도 없었겠지. 자네의 추리 때문에 쭤한창은 자네를 무척 뛰어난 도박사라고 생각할 거야. 그런데 자네는 손에 쥔패도 다 사용하지 않았으면서 먼저 적의 경계심을 키워줬단 말이야. 이건 자네의 패가 허장성세였다는 걸 증명하는 거지." - P204

어떤 시스템의 강도는 가장 강한 부분이 아니라 가장 약한 부분으로 결정되는 걸세. 한창은 이런 이치를 매우 잘 알았지. 그래서 그는 자신의 시스템 중에서 가장 약한 부분을 허위로 만들어내서적을 교란시킨 거야. - P217

뤄샤오밍은 사부의 대답에 의문이 풀렸다. 그의 사부는 모든 것을 무시하고 온갖 비열한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목적을 완수하려 하지만, 단 하나 사람의 생명만큼은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겼다. 평생 한 번도 만난 적 없고, 아무런 도움도 안 되는 열일곱 살 소녀라도 말이다. - P232

대부분의 홍콩 사람들에게 1997년 6월 6일은 평온하고 별일 없는 하루였다. 이틀 전 큰 비가 내렸고 기상대에서는 폭우경보를 발령했다. 배수설비가 부족한 거리는 부분적인 침수가 발생했다. 그러나 오늘은 모든 것이 이미 정상을 회복한 상태였다. -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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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덴 아마디로에게 ‘기억이라는 병‘에 대한 면역은 없었다. 그의 병은 뿌리깊은 분노와 좌절을 수반하는 심각한 중증이었다. - P12

아마디로는 은하계가 반쪽짜리 인간들의 지배를 받느니 차라리 아무도 살지 않는 텅 빈 공간으로 남겨두는 편이 훨씬 낫다는 믿음에서 한 치도 흔들려본 적이 없었다. 일라이저 베일리의 고향인 지구를 고갯짓 한 번으로 파멸시켜버릴 마법의 힘이 자신에게 있었다면 그는 기꺼이 그렇게 했을 것이다. - P14

아마디로 박사님. 불필요하게 인간을 학살할 생각은 없어요. 설사 그들이 지구인이라 하더라도 말입니다. 어떤 보복도 받지 않을 수 있고 지구 주민을 대량학살하지 않으면서도 지구를 파멸시킬 수 있는 방법이 제게 있거든요. - P20

우주국가들은 날이 갈수록 더해가는 이주자들의 오만방자함 때문에 골치를 썩고 있다고 불평이 대단해요. 모두들 이주자들에게 맞서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결의를 다지고있고, 오로라가 선두에 나선다면 목숨이라도 걸고 따를 각오가 되어있다고 맹세들을 하고 있지요. - P54

그들은 텔레파시 통신을 연구하는 것 같았어요. 솔라리아에서 나는 무심히 보아넘길 수 없는 장비들을 보았어요. 한 로봇공학자와 대화를 나누던 중 홀로그램 스크린에 얼핏 칠판이 비쳤는데, 거기에 양전자 패턴행렬이 적혀 있더라구요. - P58

바실리아가 쏘아붙였다.
"켈덴, 차기 소장은 바로 나예요! 진작부터 약속해오지 않았나요?"
"물론 그랬지. 하지만 내가 죽은 뒤에 실질적인 선택권을 갖는 것은 이사회요. 내가 누군가를 지명했다 해도 이사회가 뒤집을 수 있지. 그것은 연구소 설립조항에 명시되어 있소."
"당신은 나를 지명하기만 하면 돼요, 켈덴. 이사회는 내가 알아서 처리할 수 있어요." - P60

6년 전의 첫번째 여행에서, 아마디로는 다소 어렵기는 했지만 맨더머스를 신임장을 지닌 오로라의 밀사로 꾸며 지구에 파견할 수 있었다. - P67

"그렇다면 자네 얘기는 한 마디로 인간형 로봇을 지구에 잠입시키는 건 별 문제 아니라는 거군."
"물론이죠. 그 점은 걱정 안 하셔도 될 겁니다. - P69

"켈덴, 잘 들어봐요. 내가 하려는 이야기는 한 마디로 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지스카드를 독심술 로봇으로 만들었다는 거예요. 그런 로봇은 단 하나 지스카드밖에 없어요." - P90

그 순간 바실리아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그녀의 눈에서는 이글이글 불꽃이 튀었고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다.
"지스카드가 갔다고? 그가 오로라를 떠나 이주자 우주선에 올랐다고? 오, 켈덴! 당신 때문에 우린 모두 파멸할 거예요!" - P95

"이주자 우주선은 솔라리아의 지표를 벗어날 수 있을지 몰라도 우리 우주선은 그렇지 못할 거예요. 솔라리아에서 그들을 기다리는 것이 무엇이든지 간에 지스카드는 대처할 수 있어요. 하지만 지스카드 외에는 아무도 그러지 못할 거예요."
아마디로는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만약 그런 일이 정말 발생한다면 이제까지 당신이 한 이야기를 사실로 받아들이지. 하지만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거야."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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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발견했어."
지스카드가 말했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엔 어떤 감정의 흔적도 없었다.
"내가 기능하기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수천 명이 넘는 인간들을 만났지. 그러지 않았더면 그런 발견은 불가능했을 거야. - P288

개인보다는 군중들이 훨씬 더 조작하기 쉽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게 됐지. 역설적인 이야기같지 않나? - P290

"다닐, 내 죽음은 중요하지 않아.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한 개인이 죽는다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 죽는 사람은 자신이 하던 일을 남기고 가기 때문에 완전히 죽는 게 아니야. 인류가 존재하는 한 인간은 영원히 죽지 않는다구. 내 말 이해하겠나?"
"예, 파트너 일라이저." - P298

"오로라가 메시지를 보냈더군. 지구를 경유해서 보낸 것이 아니라 직접 우리에게 보낸 거야."
"그들에겐 대단히 중요한 문제인 모양이군요. 어떤 얘깁니까?"
"솔라리아 여인을 다시 돌려달라는 거야." - P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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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 전 정말 안 될 것 같아요."
"걱정 마, 샤오밍. 이번 작전에서 중안조는 협조만 한 거니까 자네가 억울할 일은 없을 거야."
"하지만 이건 제가 처음으로 맡은 임무잖습니까. 사부도 아시다시피 제 기록은 엉망이라, 어렵사리 분대 지휘관이 되었는데 개똥을 밟고 넘어지다니. 으으, 전 아무래도 책임자에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요." - P115

범죄자로 범죄자를 제거한다. 경찰은 아무런 에너지 손실 없이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다.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삼합회의 얽히고설킨 원한관계가 사회의 표면으로 떠오르게 된다면 경찰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은 방법이기도 했다. - P136

뤄샤오밍은 런더러를 처음 만났다. 그를 단지 사진과 자료로만 파악했을 때는 음침한 폭력조직 두목이라고 생각했다. 실제의 그는 놀랍게도 평범한 노인이었다. 눈빛에서 날카로움이 느껴진다는 게딱 하나 보통 사람과 다른 점이었다.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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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사 솔라리아인들이 정말 한 사람도 남지 않고 모두 떠났다 하더라도 그 행성은 비어 있지 않을 겁니다. 그 행성에는 약 2억 이상의 로봇들이… 주인없는 로봇들이 있습니다. - P128

"당신은 제게도 빚이 있습니다."
"별소릴 다 듣겠군! 내가 언제 당신에게......."
그러나 DG는 보일 듯 말 듯 미소를 지었다.
"직접 빚진 건 없지요. 하지만 제가 일라이저 베일리의 후손이니 제게도 빚을 갚으라고 주장할 권리는 있지 않겠습니까?" - P133

다닐. 인간의 마음에 대해 더 많은 지식을 습득할수록 점점 더 이해할 수 없다는 절망감에 휩싸이게 된다네.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는 게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아. - P148

지구에는 단명한 인간 종족의 대다수가 살고 있지. 지구야말로 이주국가연합에 끝없는 인적 자원을 제공하는 원천이고 새로운 이주자 국가를 개척하는 원자재의 보급처라구. 더군다나 지구는 이주자들이 절대적으로 숭배하는 어머니 행성이야. 만약 지구가 어떤 식으로든 파괴된다면 은하개척정책은 완전히 좌절되고 말 걸세. - P155

"너희는 니스가 우주인에게 붙잡혀 흙바닥에 얼굴을 비벼대고 있을 때 뭘 하고 있었지? 구경했나? 겁에 질려서 꼼짝도 못했나? 넷이나 되는 놈들이 한 명 앞에서 도대체 뭘 한 거야?" - P181

"당시뿐 아니라 지금도 있어. 하지만 다닐은 단순한 로봇이 아니었어. 그는 우주인과 아주 흡사한 우주인 로봇이었지. 잘 생각해보게, 니스. 자네와 싸웠던 우주인이 누구였는지...."
그러자 니스의 눈이 등잔만하게 커지면서 얼굴이 벌개졌다.
"그렇다면 그 우주인이 로봇..."
"그가 R. 다닐 올리버라네." - P184

우리는 지금 로봇의 행성에 있어. 무려 2억에 달하는 로봇들이 있지. 그들이 어떤 명령을 받았겠나? 인간에게 가해질 여러 위해 중 선택해야 하는 갈등을 느낄 때 그들은 어떻게 할까? 그들 중 어떤 로봇도 우리에게 해를 입히지 않을 거라고 과연 장담할 수 있을까? - P188

마담, 제가 당신에게 바라는 것은 저 로봇들이 어떤 명령을 받았는지 알아내는 겁니다. 물론 명령을 받았다면 말입니다. - P196

"마담, 이 영지의 감독과 대화를 나누고 싶습니다."
그 여자는 한동안 DG를 쏘아보더니 입을 열었다. 그 말씨는 아주 투박한 솔라리아 방언이었는데 한껏 혀를 굴리며 발음하는 모습은 코미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했다.
"당신은 사람이 아니야." - P205

글래디아는 순간적으로 그 여자가 다닐과 마찬가지로 사람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순간 격렬한 분노가 치밀었다. 돌연 그녀는 자신이 뼛속까지 솔라리아인임을 강하게느꼈다. 로봇이 인간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는 사실에 더할 수 없는 분노를 느끼는 철두철미한 솔라리아인임을… - P206

랜드리는 블라스터를 글래디아 쪽으로 향한 채 이렇게 말했다.
"마담, 당신이 지금 가로막고 있는 것은 사람과 흡사하지만 절대 사람이 아닙니다. 저는 그러한 존재들을 보는 즉시 죽여버리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 P211

그 여자 로봇은 당신에 대해서는 머뭇거렸어요. 인간이라고 인정하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나에 대해서는 전혀 달랐지요. 어떻게 로봇이 우리 둘을 식별할 수 있단 말입니까? 정말 그 감독이 로봇이었을까요? - P221

"선장님, 제 생각으로는 3원칙에 저촉되지 않으면서 로봇의 행동을 근본적으로 바꿔놓는 건 가능한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인간에 대한 정의도 바꿀 수 있다는 말입니다. 즉 인간이 어떻게 정의되느냐에 따라 그 로봇에게는 인간의 개념이 달라질 수 있는 거죠." - P222

솔라리아 로봇공학자들이 3원칙을 왜곡시킬 수 있다면 오로라의 로봇공학자들 역시 그럴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하네. - P237

"곧 행성 의회에서 연설을 하셔야 할 겁니다. 이제 모든 정부 고관들이 머리가 터지도록 몰려들어 오겠지요."
글래디아는 DG의 손을 잡으려고 손을 뻗다가 고통스럽게 얼굴을 때리는 차가운 바람을 느끼자 움찔 뒤로 물러났다.
"내가 연설을 해야 한다고요? 그런 얘긴 하지 않았잖아요?" - P255

글래디아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비스터반이 바로 반박하지 않자 그녀는 큰 소리로 이렇게 외쳤다.
"여러분들은 새로운 은하계를 원하고 있나요? 과거의 잘못된 은하계가 끝없이 반복되는 게 아닌 전혀 새로운 은하계를?"
박수갈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 P276

그렇습니다. 이들은 로봇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일라이저 베일리에게 충직하게 봉사했던 지능을 가진 로봇들이지요. 저는 지능과 지성을 가진 모든 존재들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들을 데리고 온 것입니다. - P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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