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데일 가족은 유니스 파치먼이 얼마나 일을 잘 할지, 자신들에게 공손한 태도를 취할지 궁금했다. - P43

그 시점에서 그들에게 있어 유니스는 기계에 지나지 않았다. 기계에게서 만족스러운 효과를 얻으려면 적당히 기름을 치고 움직이는 데 지장이 없도록 계단에서 거치적대는 물건을 치우기만 하면 족하다.
하지만 유니스는 한 명의 인간이었다. 멜린다의 말처럼 유니스는 살아 있는 존재였다. - P44

이제는 글을 몰라도 스탠트위치에 도착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터였다. 그곳은 종착역이어서 기차가 더 나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녀의 미래 역시 마찬가지였다.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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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체 인구에서 20퍼센트 미만을 차지하는 인구수가 낮은 주들만으로도 상원에서 과반을 차지할 수 있다. 그리고 전체 인구의 11퍼센트에 해당하는 주들만으로도 필리버스터로 입법을 가로막을 수 있는 충분한상원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 - P256

경쟁 정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을 몇몇 선거구에 집중적으로 몰아넣고 나머지는 다른 대다수 선거구에 골고루 분포시키는 방식으로 선거구를 구획함으로써 경쟁 정당의 표를 희석시킬 수 있다. - P262

사람들은 미국 민주주의 시스템에 자율교정 기능이 있다고 기대한다. 즉, 선거의 경쟁적 압박과 헌법이 규정한 견제와 균형이 독재로 나아가는 흐름을 막고 그 방향을 되돌릴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반민주적인 정당은 소수를 보호하기 위해 설계된 제도를 이용해서 독재를 인정하고 ‘강화‘하기까지 한다. - P276

잇단 선거 패배에도 신중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공화당의 태도는 상원과 선거인단에서 만들어진 다수를 얼마든지 차지할 수 있다는 그들의 자신감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결코 이해할 수 없다. - P279

민주주의는 스스로 교정한다. 경쟁적인 선거는 유권자의 생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정당에게 피드백 시스템을 선사하고, 그렇지 못한 정당은 처벌한다. 그렇기 때문에 패배한 정당이 다시 승리하기 위해서는 기존 의제를 수정하고 확대해 나가야한다. - P280

결론적으로 20세기에는 현대 민주주의 시대, 즉 민주주의 이전에 왕과 귀족이 설계한, 대중 다수에 대한 많은 제도적 족쇄를 해체하는 시대가 열렸다.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은 악명 높은 반다수결주의 제도를 폐지하거나 약화시켰다. - P308

민주주의 국가의 헌법 중 미국 헌법은 가장 수정이 힘들다. 그이유는 양원의 압도적 다수에다가 3/4에 달하는 주들의 비준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 P314

미국 헌법은 전제적인 당파적 소수를 보호하고 그들에게 힘을 실어줌으로써 국가의 민주주의를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 헌법은 개혁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상태다. - P321

다수만으로 미국의 민주주의를 구원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그 이유는 다수가 실제로 미국 사회를 지배하지 못하고있기 때문이다. - P326

봉쇄전략을 통해 반민주세력이 권력을 잡지 못하게 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세력을 반드시 약화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그들을 더 강화할 위험도 있다. - P329

"민주주의의 병폐를 치료하기 위한 약은 더 많은 민주주의다." - P333

너무나 놀랍게도 미국에서는 헌법이나 법률이 보장하는 "투표권"이 존재하지 않는다. - P335

미국인들은 그들의 근본적인 제도가 역사적으로, 그리고 모든 상황 속에서 실질적으로 최고의 제도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미국 헌법이 개선될 여지가 없다는 생각은 객관적인 증거나 진지한 논의에 기반을 둔 게 아니다. 다만 믿음에서 비롯되었다. - P346

오늘날 미국에 필요한 것은 민주주의 개혁 의제만이 아니라, 민주주의 개혁 ‘운동‘일 것이다. 이를 통해 각계각층의 시민을 국가 차원의 지속적인 사회 운동으로 집결시킴으로써 상상력을 자극하고 공적 논의의 틀을 바꿔나가야 한다. - P358

민주주의 세력은 2020년과 2022년에 의미있는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미국 사회를 후퇴하도록 만든 요소(급진화된 정치적 소수, 그리고 이들을 보호하고 힘을 실어주는 제도)는 여전히 남아 있다. 미국의 민주주의는 아직 불안정한 상태다. 역사는 다시 소리치고 있다. - P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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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말과 21세기 초에 미국 사회는 더욱 다양해졌다. 1965년 이민국적법이 양당의 강력한 지지로 통과되면서 이후 오랫동안 이어진 이민의 물결이 시작되었다. - P150

다인종 민주주의의 성장은 미국 사회를 재편했다. 동시에 20세기 말부터 공화당에 선거 차원에서 위협을 가했다. 공화당은 지금도 여전히 명백한 백인 기독교인 정당으로 남아 있다. - P153

인구 구성이 곧 정치적 숙명은 아니다. 사회·정치적 정체성은 끊임없이 진화하며, 주변 환경과 정당 전략에 의해 종종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나아간다. 그래서정당은 더욱 광범위한 유권자 집단에 호소하는 새로운 방법을 발견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 P154

"결론은 부인할 수 없다. 공화당은 백인표를 더 많이 얻는 방식으로는 앞으로의 선거에서 살아남지 못할것이다." - P157

21세기 초 공화당 정치인들은 선거 패배를 두려워했다. 그러나 많은 공화당 지지자는 그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을 잃을까봐 두려워했다. 그것은 바로 그들의 나라였다. - P165

백인 미국인은 이러한 인종적 수직체계를 기반으로 사회적으로 최소한의 지위를 보장받았다. 이는 곧 "백인 시민에게는 볼 수 있지만 그 아래로는 절대 떨어지129지 않을 유리 바닥"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 P165

다른 공화당 경쟁자들이 노골적으로 인종차별적이고 민족적인 혹은 선동적 호소를 마지못해 활용했던 반면, 트럼프는 그선을 과감하게 넘어섰다. - P172

트럼프나 마조리 테일러 그린과 같은 인물이 독재자로서 노골적인 모습을 드러낸 것만큼 중요한 문제는 공화당이 그것을 실현시켜줄 수 있다는 사실이다. - P182

오늘날 민주주의는 그저 다수가 지배하는 시스템이 아니다.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다수의 지배와 ‘동시에‘ 소수의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 - P203

선출된 정부가 일시적으로 차지한 다수 지위를 활용해서 야당을 무력화하고, 혹은 게임의 법칙을 바꿔서 공정한 경쟁을 가로막음으로써 자신들의 세력을 확장하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 - P206

반다수결주의에는 이러한 위험이 따른다. 다시 말해 다수에게 족쇄를 채우기 위해 설계된 규칙은 정치적 소수가 다수를 ‘지속적으로 억압‘하고, 심지어 다수를 ‘지배’하도록 만들 수 있다. - P209

사법심사는 합법과 민주주의에 기여할 수있다. 하지만 사법심사 권한을 지닌 판사들이 그들을 임명한 이들이 공직을 떠나고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도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을 때, 공공 정책은 오늘날 다수가 범접하지 못하는곳에서 점점 퇴보할 것이다. - P216

마찬가지로 선거인단 제도 역시 헌법 이론이나 미래지향적인 설계의 결과물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모든 대안이 거부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인 선택지였다. - P228

상원 필리버스터 역시 사법심사와 마찬가지로 헌법에 명시적으로 포함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많은 미국인은 필리버스터라고 하면 견제와 균형의 헌법 체계를 종종 떠올린다. 필리버스터는 대표적인 반다수결주의 제도로서, 상원 내에서 소수(1975년 이후로 1백명 중 40명)가 표결을 가로막을 수 있도록 허용한다. 다시말해 대부분은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실제로 60표 이상의 압도적 다수가 필요하다. - P233

필리버스터 옹호론자들은 이를 미국의 근본적인 전통이라고 포장해서 말한다. 하지만 사실 필리버스터는 뜻하지 않게 생겨났으며, 미국 역사에서 대부분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절대적인 소수 거부권은 최근의 발명품이다. - P238

정치적 소수가 반다수결주의 제도를 통제할 때, 역사에서 패자의 편에 서 있었던 이들이 권력에 눈독을 들이게 된다. - P247

민주주의는 숫자의 게임이다. 즉,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정당이 승리한다. 그러나 오늘날 미국에서는 다수의 표를 얻은 정당이 통치할 기회를 얻지 못하거나 때로는 선거에서 승리조차 하지 못하는 일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 - P248

오늘날 공화당은 전반적으로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들을 대변하는 정당이, 반면 민주당은 도시 지역을 대변하는 정당이 되었다. 그 결과, 헌법의 소도시 편향, 나아가 20세기의 ‘시골‘ 편향은 21세기로 접어들면서 ‘당파적 편향‘으로 진화했다. 오늘날 미국 사회는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반다수결주의"를 직접 겪고있다. - P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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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스 파치먼이 커버데일 일가를 살해한 까닭은, 읽을 줄도 쓸 줄도 몰랐기 때문이다.
뚜렷한 동기도 치밀한 사전 계획도 존재하지 않았다. 금전적이득도 안전 보장도 없었다. - P7

유니스 파치먼과 조앤 스미스라는 평범한 이름을 가진 여성이 일요일 저녁, 오페라를 보고 있던 커버데일 가족을 총으로 쏴 죽였다. 이 주 후 유니스는 이 범행으로 체포되었다. 글을 읽을 줄 몰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더 깊은 사연이 존재한다. - P9

"정말 완벽해요, 여보." 그녀는 열변을 토했다. "우리가 멸종해 버렸다고 생각한 전통적인 스타일의 하인이라니까요. - P22

포나 바이런인 척 굴곤 하는자일즈의 마음속에서는 종종 근친상간의 격정이 끓어 올랐다.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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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는 정당이 선거에서 패배하는 시스템이다."
패배는 가슴 아프지만 민주주의 안에서는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사건이다. 그리고 패배에 직면한 정당은 페론당처럼 해야 한다. 즉, 패배를 받아들이고 집으로 돌아가 다음 선거에서 다수의 마음을 사로잡을 방법을 알아내야 한다. - P29

패배를 받아들이고 권력을 평화적으로 넘겨주는 규범은 오늘날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 P29

앞으로 다시 승리할 기회가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할 때, 정당은 패배를 더 쉽게 받아들인다. - P37

정당이 패배를 쉽게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두 번째 조건은 권력이양이 재앙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즉,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생계가 어려워지지는 않을 것이며, 권력을 넘겨주는 정당과 그 지지자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원칙이 위협받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필요하다. - P38

두려움은 때로 사회를 독재로 되돌리려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정치권력을 잃게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 더 중요하게는 기존의 지배적인 사회적 지위를 잃어버리게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바로 그러한 힘으로 작용한다. - P52

충직한 민주주의자라고 부른 사람들은 언제나 세가지 기본적인 행동을 실행에 옮겨야 한다.
첫째, 승패를 떠나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의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
둘째, 민주주의자는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폭력(혹은 폭력을 쓰겠다는 위협)을 사용하는 전략을 분명히 거부해야 한다.
충직한 민주주의자에게 요구되는 또 하나의 미묘한 원칙이 있다. 그것은 반민주주의 세력과 확실하게 관계를 끊어야 한다는것이다. - P63

주류 정당이 전제적인 극단주의자를 용인하고, 묵인하고, 혹은 이들에 대해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할 때, 민주주의는 곤경에 빠진다. - P64

충직한 민주주의자와 표면적으로 충직한 민주주의자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한 리트머스 시험지는 정치인들이 ‘자신과 관련된 세력‘이 폭력적이거나 반민주적인 행동을 했을 때 보이는 반응이다. - P64

충직한 민주주의자는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 ‘반민주적인 극단주의자를 고립시키거나 물리치기 위해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경쟁 정당과 손을 잡는다‘. - P67

헌법과 법률이 아무리 잘 설계되었다고 해도 애매모호한 부분과 잠재적인 허점이 존재하고, 다양한 해석에 열려있으며, 여러 가지 방식으로(그리고 다양한 강도로) 집행될 수 있다. 정치인은 바로 이러한 애매모호함을 이용해서 법을 제정한 목적자체를 왜곡하고 뒤집을 수 있다. - P77

페루의 독재자 오스카르 베나비데스óscar Bena-vides(1933~1939)는 이런 말을 남겼다.
"친구에게는 모든 것을, 적에게는 법을." - P86

남부 지역 민주당은 역사적으로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대규모 투표권 박탈을 통해 미국 사회가 다인종 민주주의를 향해나아가는 첫 여정에서부터 길을 잃게 만들었다. - P127

연방이 투표권을 보호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남부 지역의 민주주의는 종적을 감추고 말았다. 흑인 투표율은 1880년 61퍼센트에서 1912년 상상조차 힘든 2퍼센트로 곤두박질쳤다. - P133

공화당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20세기 중반에 시민권법과 투표권법 개혁안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미국이 더욱 민주화된 사회로 나아가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60년 후, 공화당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달라졌다.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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