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키라고 알아? 3학년 3반 미사키. 그것에 관련된 얘기야. - P7

"그리고 요미키타의 7대 불가사의란 것도 그때 알려줄게."
"7대 불가사의요?"
"어느 학교에나 있기 마련이지만, 요미키타 것은 좀 특별해.
내가 다닐 무렵부터 이미 여덟 가지 이상 있었지만, 흥미 없니?"
솔직히 현실에서의 그런 괴담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꼭 알려주세요" 하고서 나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 P27

그런데도…… 어째서일까, 이 교실 공기에는 어딘가 필요 이상의 정숙함이 느껴진다. 아니, 정숙함이라기보다 답답함이라고 해야 하나? 답답함, 묘한 긴장감……… 응, 그런 느낌이다.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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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사흘 전 일이었다. 정수연은 학원에서 친구들과 몰려나오는 중이었다. 이전에는 혼자 다니는 일이 많았는데 이번일을 겪으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친구가 늘어나 있었다. 단발머리가 여전히 잘 어울리는 얼굴이었다. 짧은 목이나 두툼한눈꺼풀도 여전했다. 다만 움츠리고 있는 것 같던 어깨가 당당하게 펴지고 표정이 다양해져 있었다. 그러니까 정수연은, 신나게 웃어젖히고 있는 중이었다. - P133

닥터 팽이나 다른 사람에게 굳이 확인해보지 않더라도, 정수연 실종 사건의 가장 유력한 용의자는 다름 아닌 나였다. - P135

-다 닥터 때문이잖아요! 도대체 어쩌자고 그런 전화를한 거예요? 왜 내가 한 번도 오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한 거죠?
-난 거짓말 같은 건 한 적 없네.
-뭐라고?
물론 꼬박꼬박 누가 오긴 했지. 하지만 그게 정말 자네였는가?
- 무슨 말 같잖은 소릴 하는 거예요!!
- 자네는 상담 받는 내내, 진실을 말했던 적이 한 번도 없지 않은가?
닥터 팽의 형형한 눈빛이 나를 쏘아보고 있었다. - P197

닥터 팽이 옳았다. 하지만 틀리기도 했다. .
내게 누나 같은 건 없었다. 엄마도 물론 본 적이 없다. 그의 말마따나 나는 서류상으로도 현실상으로도 완벽한 외아들이다. - P217

- 도대체 진실이라는 게 뭐죠? 뭐가 현실인가요? 내가 지금 보고 있는 당신은 현실인가요? 여기 있는 내가 현실이에요? 대체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망상인 거죠??
- 자네가 믿고 싶어 하는 부분까지가 망상이고 나머지는전부 현실이지. 자네가 버리고 싶어 하는 부분, 그게 바로 진실일세. -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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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생활 능력이라곤 전혀 없는 늙은 양아치였다. 우리 가족은 엄마가 공장에서 사탕 봉지를 비틀어 벌어온 돈으로 연명했다. 하루 수백, 수천 개의 봉지를 비트는 동안 엄마 성격도 조금씩 비틀렸고 덩달아 아빠의 성격이나 양심, 뭐 그런사소한 것들도 함께 비틀렸다. - P74

아니, 잠깐. 이때는 벌써 엄마가 죽어버린 뒤였던가?
아무려면 어때. 사소한 것들은 그냥 넘어가자. - P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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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전 때문에 병원에 가는 건 달갑지 않았다. 의사라는것들은 너무 말이 많고 건방졌다. 거북한 시간을 참아낸 뒤얻을 수 있는 약의 양도 터무니없이 적었다.
.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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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팽은 검은색 홈드레스를 입고 나타났다.
두꺼운 목과 각진 어깨가 홈드레스의 가느다란 어깨끈을무색하게 만들고 있었다. 납작한 가슴에는 팥알만 한 보라색구슬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는데, 연결 실이 고스란히 비칠정도의 싸구려였다. - P9

상대방을 모두 이해하고 동조할 수 있어야만 연애가 가능한것은 아니다. 꾸준한 노력과 약간의 연기, 철저한 사전 준비만 있다면 고릴라와도 연애가 가능하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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