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인을 미워하지 말라고는 하지 않겠습니다. 때로는 그런 게 활력이 된다는 건 나도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 활력은 진상 규명에만 쏟아 부어야 합니다. - P263

"뭐, 좋아. 말하고 싶지 않다면 그것도 좋겠지. 나는 경찰관으로서 진상을 밝히려는 게 아니야. 소노코의 오빠로서 범인을 밝혀내려는 것 뿐이야. 그러니 자백 같은 건 필요 없어. 증거도 증언도 필요 없지. 필요한 건 확신뿐이야. 나는 그 확신을 거의 다얻었어." - P289

야스마사는 고개를 젓고 있었다. 소노코가 결국 자살했단 말인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은 있을 리 없다. 어디선가 놓쳐버린게 틀림없이 있을 것이다.
야스마사의 그런 자신감이 흔들리기 시작했을 때였다.
"하지만………." 가가가 조용히 말했다. "그래도 역시 소노코씨는 살해되었어." - P301

"몇 번이나 말했지요? 나는 재판을 할 마음은 없어요. 내가 확신을 가지면 그걸로 충분해." - P329

조교 : 네, K라는 출판사에서 교정지를 보내왔거든요. 우리 스터디그룹의 교재로 쓸까 하고 읽어봤는데 이게 아주 재미있어요. 근데 끝까지다 읽어도 범인 이름이 나오질 않더라고요. 담당 편집자가 매사에 덤벙거리는 친구라서 몇 장을 빠뜨리고 보냈나봐요. - P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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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적으로 경찰관은 추리소설을 별로 읽지 않는다. 현실에서는 소설 같은 범죄 사건은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살인사건은 일상다반사지만, 시각표 트릭도없고 밀실도 없고 다잉 메시지같은 것도 없다. - P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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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마사는 상사에게 여동생은 자살한 게 틀림없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본심은 완전히 반대였다. 현재 야스마사는 소노코가자살한 게 아니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 P67

타살이라는 것은 깨달은 순간, 야스마사는 자신의 손으로 범인을 밝혀내기로 결심했다. 세상에는 내 손으로 해야 할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이 있다. 이건 결코 남의 손에 맡길 일이 아니라고 그는 생각했다. 그에게는 누이의 행복이야말로 인생 최대의 바람이었던 것이다. 그것을 빼앗긴 분함은 범인이 체포되는 정도로는 결코 가라앉힐 수 없었다. - P91

"한 가지 물어봐도 될까요?"
"뭐지?"
"왜 경찰에 말하지 않죠?"
"내 목적은……." 그렇게 말하고 야스마사는 가요코를 빤히 응시하고, 그다음에 웃음을 지었다. "범인을 잡는 게 아니야." 지 - P188

"당신에게는 범인을 보호할 마음은 없지만 범인이 경찰에 체포되는 건 바라지 않는다, 라는 거예요." -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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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장째 편지지의 중간쯤까지 써내려갔을 때 글씨를 틀리게썼다. 대충 넘기려고 틀린 부분을 덮어 썼지만 도리어 지저분해지고 말았다. 이즈미 소노코는 얼굴을 찌푸리며 편지지를 뜯어내 꾹꾹 뭉쳐서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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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간신문에는 별로 주목할 만한 기사가 없었다. 구사나기는 종이 팩에 든 우유를 스트로로 빨아들이면서 스포츠난을 살펴 보았다. - P129

"어떤 동기가 있어. 그 동기 때문에 화가 나서 범죄를 저지르지. 그런데 한번 저지른 그 범죄 때문에 또 열이 올라 앞뒤가리지 않고 다음 범죄를 저질러. 악순환의 표본이라고 할까. 불현듯 정신을 차려 보면 최초의 동기 같은 건 어디로 가 버렸는지 흔적도 없다는 거지." - P140

선반 움직이는 소리가 났다. 작업장으로 들어서는 다카코의 눈에 기계를 향해 서 있는 사카이 요시유키의 등이 보였다. 베이지색 작업복 등에 감색으로 인쇄된 ‘야지마‘라는 글자가 보였다. 자동차 회사에 납품하는 모터의 샤프트를 만든다는 것을 남편 다다아키에게 들어서 알고 있었다. 무슨 모터인지는 몰랐지만. - P181

식탁에는 해산물을 중심으로 한 반찬이 올라와 있었다. 세이코는 고기반찬을 잘 만들지 않는다. 자신이 좋아하지 않아서다. 미네무라 히데카즈가 담백한 백포도주를 가져온 것도 그녀의 그런 취향을 잘 알기 때문이다. 나오키는 그의 그런 세심한 배려가 마음에 들었다. 구석구석 신경을 써 주고 섬세하다. 기술자로 살아간다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 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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