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논증법 - 논쟁에서 이기기 위한 4가지 실전 논리
최훈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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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교수가 쓴 논리적인 말싸움 기법

토론과 논쟁이 끝없이 펼쳐지는 시대다. TV와 라디오에서는 정치인과 변호사들, 온갖 논객들이 평론가라는 명함을 들고 나와 자신의 의견을 주장한다. 각종 커뮤니티 게시판에서는 때로는 인신공격까지 동원해서 상대방을 이기기 위해 댓글로 싸우다가 콜로세움이 올라가기도 한다. 사소하게는 친구, 가족과 말싸움을 하기도 한다. 말싸움을 할 때는 말문이 막혀 얼굴 시뻘개지며 물러섰다가 나중에 멋진 반격을 떠올리고는 분통을 터뜨릴 때도 있다. 결론은 하나다. 말싸움에서 지고 싶지 않다. 통쾌하게 상대방의 입을 막아 버리고 싶다. 《변호사 논증법》은 그런 바람을 이루어 줄 수 있을까?


저자인 최훈은 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교수다. 그동안 썼던 책을 보니 눈에 익은 책들이 있다. 그렇다는 얘기는 꽤 유명한 사람이라는 뜻이겠지. 그런데 내가 특히 논리학이라든지 논증에 관한 책으로 이 책을 고른 이유는 제목 때문이다. 왠지 논쟁의 끝판왕일 것 같은 변호사들이 사용하는 방법이라면 실전에 쓸모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변호사들이라고 해서 따로 말싸움 기술이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그저 잘 훈련이 되어 있을 뿐이다.


최훈. 현 강원대학교 교수.


네 가지 원칙을 기억하라

저자는 논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네가지 원칙을 서두에서 먼저 제시한다. 가장 먼저 강조하는 것은 '자비로운 해석의 원칙'과 '역지사지의 원칙'이다. 상대방의 주장에 자비를 베풀어서 최대한 합리적인 주장이라고 인정해 주라는 것이다. '역지사지의 원칙'은 내가 무엇인가 논증을 할 때 상대방이 나에게 같은 논증을 한다면 받아들일 수 있을지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그리고 저자는 이 두 가지 원칙에 대해서 책을 통틀어 가장 많이 강조한다. 가장 강조한다는 건 기본인데도 불구하고 이 원칙을 지키지 않은 토론이 많다는 뜻이다. 두번째로는 '근거 제시의 원칙'과 '근거 확인의 원칙', 세번째로는 '입증의 책임 원칙'과 '입증의 권리 원칙' 네번째로는 그 유명한 '논점 일탈 금지의 원칙'이다.


말로만 들으면 저 네 가지 원칙은 토론에서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고 누구나 쉽게 생각하고 지킬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건 토론을 조금만 해 본 사람이라면 알고 있다. 원칙들이 잘 지켜진다면 이런 책이 있을 필요도 없을 테지.


저자가 지적한 네 가지 원칙을 보면서 좀 엉뚱한 생각이 든다. 이건 최소한의 룰이다. 단지 룰일 뿐이지 논증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나 많은 토론이, 특히 우리가 생각할 때 굉장히 지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정치인이라든지, 정치인이라든지, 정치인들이 기본적인 룰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토론이 헛도는 걸 많이 봐왔다. 토론이 되어야 이기든 말든 할텐데 룰이 지켜지지 않으니 이길 수도 없다. 어떤 유명한 사람이 TV 토론에서 '말을 해도 알아듣지 못하니 이길 수가 없다'고 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토론과 말싸움은 분명히 다르긴 하다. 하지만 일반적인 사람이 제대로 된 토론을 할 기회는 별로 없는 것 같다.


배우면 뭐해. 써먹을 수가 있어야지..

《변호사 논증법》은 네 가지 원칙을 우선 내세운 후 다양한 논쟁의 형태에 대해서 설명한다. 제목을 '변호사 논증법'이라고 정한 것은 논리를 이용하여 최전선에서 싸우는 변호사들을 내세워 설득력있게 쓴 것일테지만 그냥 일반인을 위한 논리학 책이라고 봐도 좋다. 실례를 풍부하게 담아 놓아서 이해하기도 쉽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좀 엉뚱한 생각이 들었다. 당연히 변호사처럼 논리가 맞아 들어가야 하는 사람들은 이런 방식의 논쟁에 대한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일반 사람은 사실 변호사처럼 각잡고 논쟁할 일이 별로 없다. 그래서 오히려 논쟁을 잘하는 방법보다는 억지를 쓰고 논점을 일탈하고 협박을 가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구한다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상대방이 그런 스킬을 쓸 때 알아채고 방어할 수 있다면 논쟁에서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의도와는 다르지만 왠지 그런 면에서 더 쓸모가 있지 않나 싶다. 많은 사람들이 말싸움을 할 때 룰같은 건 잘 지키지 않아서 격을 갖춘 토론을 일상 생활에서 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좋은 책이고 좋은 설명이지만 나 혼자 룰을 지켜봐야 제대로 된 토론이 되지는 않을 테고 속만 더 타들어 갈 것 같다.


토론에서 누군가 한 명이 억지를 쓰기 시작하면 논쟁은 의미없어지고 그저 개싸움이 일어날 뿐이다. 훈련받지 않은 사람들이 논쟁을 할 때 항상 벌어지는 일이다.


소심하게 책의 의견과 다른 몇가지

52쪽에서 '보라색과 역삼각형의 뿔이 정말로 게이의 상징이라고 하자. 그렇다고 해서 보라돌이가 게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닌가?'라고 하면서 보라돌이가 게이가 아니라고 한다. 그런데 상징에 대해서도 책에서 밝힌 논증과 같은 방식이 통용될 수 있을까? 실제로 변호사들이 재판에서 상징물에 대한 논증을 하면 판사가 받아들일까? 보라돌이는 인형이니 당연히 게이가 아니고 게이를 상징한다는 것이다. 저자와 같이 생각한다면 상징이나 기호체계에 관한 논증은 이루어질 수 없다. 그리고 상징은 엄밀하게 논증을 할 수 있는 대상 자체가 아닌 것 같다. 대화가 항상 구체적인 체계에서 오가는 것은 아니다. 예시가 좀 잘못된 것 같다.


강자가 증명해야 한다는 예를 들면서 남녀의 문제를 들고 나왔다. 일반적으로 남자가 여자에 비해서 강자이기 때문에 입증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예전이라면 이 말이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지금도 그런지 생각하면 물음표를 던지지 않을 수 없다. 과연 남녀 사이에 존재했던 전통적인 강약구조가 현재도 유효한지 따져 볼 필요가 있다. 법적으로는 남성이 오히려 여성보다 약자인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71쪽에서 남녀차별개선위원회가 선언한 것을 긍정적으로 인용한 '남성들은 선대 남성들의 잘못을 일부 부담해야 하는 처지에 있다'는 말은 어처구니없다. 이 말은 성별에 따른 연좌제를 인정해야 한다는 뜻일까? 정치적 올바름에 경도되어 분명히 잘못된 논리를 받아들이는 우를 범한 것은 아닌가 싶다.


153쪽에 제시된 장금의 예도 좀 이상하다. 저자는 장금이에게 홍시 맛에 대해서 명확히 논증하라고 따지고 든다. 하지만 미각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기 때문에 근거를 들어 설명할 수 없는 영역이다. 예시가 과연 적절한가? 예를 들어 이것이 법정에서 이루어진 증언이라면 장금에게 어떻게 엄밀하게 증명하라고 할 수 있을까?


가장 정밀해야 할 정치인의 토론이 가장 엉망진창인 점도 참 아이러니.


★★★★

논리에 관한 책으로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고 실례를 풍부하게 제시했기 때문에 이해하기도 어렵지 않다. 체계적으로 발전시켜가며 논쟁에 대해서 설명하기 때문에 맨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일상적인 논쟁에 대해 알아야 할 내용은 대부분 알 수 있는 것 같다. 논증을 할 때 흔히 빠지기 쉬운 오류에 대해서 잘 설명해 놓았기 때문에 내가 했던 말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도 되었다. 부수적으로 불리할 때 토론을 엉망으로 이끌 수 있는 기술도 얻을 수 있다. 한 번 읽어서는 이해는 해도 기억은 하지 못하기 때문에 곁에 두고 생각날 때마다 한 번씩 읽으면 도움이 될 책이다. 정확하게는 논쟁에서 이기는 법이라기보다는 논쟁의 룰을 다루는 책에 가까운 것 같다.


책속에 은근슬쩍 저자의 '정치적 올바름' 성향이 드러난다. 이 부분이 불편한 사람은 읽기 싫을 수 있다. 나도 일부 저자의 주장에 반박하고 싶은 부분이 있긴 하지만 저자는 이 분야 최고수라는 점을 잊지 않았다..(라고 쓰고 결국 몇가지 위에서 적어 놓기는 했다.)


112쪽에 있는 '강간과 성폭력'을 별도 칸으로 설명한 것은 본문과 중복된다. 편집실수인 듯.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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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2019 제43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김초엽 지음 / 허블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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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생가설

류드밀라 나보코프는 보육원에서 자랐다. 어릴 때부터 미술에 탁월한 재능을 보인 나보코프는 멋진 그림을 많이 그렸다. 평생동안 그린 나보코프의 그림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과 알 수 없는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그런데 나보코프가 그린 그림이 이상하다. 한 행성의 풍경을 연작으로 그린 그림은 마치 어딘가에 있는 현실세계같다. 그림을 모두 모아 3D로 시뮬레이션하니 누구도 본 적 없는 완벽한 행성의 모습이 드러난다. 사람들은 이 행성의 이름을 류드밀라 행성이라고 이름짓고 나보코프가 가진 천재적인 상상력이 만들어 낸 결과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보코프가 죽은 후 류드밀라 행성과 같은 모습을 한 행성이 관측되었다.


윤수빈과 한나는 '뇌의 해석 연구소'에서 일하는 연구원이다. 연구소에서 영유아들의 뇌를 분석하던 중 아이들이 할 법하지 않은 생각을 한다는 걸 알아챈다. 마치 누군가 다른 사람이 있어 아이들의 뇌속에서 서로 대화를 하는 것 같다. 두 사람은 그 존재를 '그들'이라고 이름지은 후 계속해서 아이들의 뇌를 관찰한다. 관찰한 결과 '그들'은 아이들의 뇌 속에서 지적 능력을 성장시키는 것을 알게 되고 일곱 살이 넘으면 뇌속에서 사라지고 '그들'에 대한 기억은 사라진다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그들'은 류드밀라 행성이 발견되었을 때 동요가 큰 뇌파를 그리며 류드밀라를 그리워한다.


김초엽. 1993 ~ .


젊은 신예 SF작가

SF에 관심이 많지만 한국 SF 작가와 작품에 대해서는 거의 까막눈이나 마찬가지다. 그래도 김초엽이라는 이름은 꽤 익숙하다. 일년 전쯤 국내 SF계에 미안한 마음에 구매해서 읽었던 단편 모음집에서 처음 그 이름을 접했고 얼마전부터 인터넷 서점 베스트셀러 코너에도 책이 오르고, 책 좋아하는 소셜 미디어 친구들이 책을 계속 포스팅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라는 제목이 흥미로웠는데, 이게 상징적으로 지은 제목인지, 상대성이론의 헛점을 파헤쳐 상상력을 발휘한 것인지 궁금해서 읽으려고 마음먹고 있었다.


감성적인 문장 속에 실어 놓은 SF 상상력

SF 소설은 '얼마나 기발한 상상력을 발휘했는지'와 '그 상상력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표현했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책이 재미있어도 아이디어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으면 좋은 SF소설이라고 하기 힘들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아이디어 측면에서 상당히 만족스럽다. 생명공학을 이용해서 낙원행성을 만든 과학자, 문자를 색상으로 표현하는 외계인, 유아기에 인간의 성장을 돕고 자아가 형성되면 사라지는 외계인의 정신 등 멋진 아이디어를 잘 발전시킨 단편들이 계속된다.


김초엽은 이 아이디어를 잘 살려서 대체로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 후 그 궁금증을 풀어나가는 방식으로 소설은 진행하는데 플롯이 잘 살아 있고 설득력이 있다. 쓸데없이 아이디어를 심하게 숨겨두지 않고 적절하게 궁금증을 풀어주기 때문에 머릿속이 너무 헝클어지기 전에 끝이 난다. 그래서 읽는 동안 머릿 속이 크게 복잡하지 않아서 부담스럽지 않다. 작품 중에서 가장 멋진 아이디어라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다. 웜홀이 존재한다 해도 웜홀을 움직일 수 없다면 가고 싶은 곳이 아니라 우연히 화이트홀이 있는 곳으로만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전부터 생각했었는데 그로 인해 벌어질 수 있는 슬픈 이별을 잘 표현했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온통 그리움이라는 정서로 가득하다.


작품 속에 면면히 흐르는 그리움의 감성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굉장히 감성적이다. 그렇게 느껴지는 첫번째 이유는 SF소설답지 않게 섬세하고 따뜻한 문장 때문인 것 같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감성터지는 이유는 작품 전체를 지배하는 그리움의 정서 때문이다.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에서 데이지는 낙원의 기원인 시초지라고 불리는 지구와 그 곳에서 살고 있는 지구인들을 그리워한다. <스펙트럼>의 할머니인 희진 역시 우연히 도착했던 루이의 행성을 그리워 한다. 심지어 그들의 위치를 숨기기 위해 저 넓은 우주를 10년동안이나 홀로 떠돈다. <공생가설>은 그리움의 끝판왕이다. 이미 멸망한 것이 틀림없는 류드밀라의 행성인들은 정신만이 총합적인 모습으로 인간의 공통 정신 속에 숨어산다. 끊임없이 자신들이 탄생했던 고향인 류드밀라를 그리워하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불의의 사고로 가족과 헤어진 안나의 가족에 대해, <관내분실>은 죽을 때까지 남처럼 살았던 엄마에 대해,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는 어릴 때부터 영웅이었던 이모의 모습을 그리워하며 따라간다.


온통 그리움의 정서가 가득해서 한 편씩 읽을 때마다 안타까움에 잠깐이라도 마음을 추스리며 읽게 된다. 그런데 김초엽은 이 모든 그리움을 해결해 주지 않는다. 어떤 작품 하나 반갑게 만나면서 행복하게 끝나는 단편이 없다. 억지로 떼어놓고 오랜 시간 그리워하게 하더니 만남을 주선하지는 않는다. 따뜻해 보이는 악마.



<관내분실>에서는 죽기전 사람의 뇌구조를 그대로 업로드하여 도서관에 저장한다.


★★★★

지금까지 읽었던 한국의 SF소설 중에서 가장 만족스럽게 읽었다. 아이디어도 좋고 그 아이디어를 솜씨좋게 녹여내서 개연성을 부여한다. 궁금증을 만들어 냈다가 풀어주는 과정도 자연스럽고 문장도 예쁘다. 그리움이라는 주제가 단순하긴 하지만 짧은 단편은 치밀한 설정과 구성보다는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중요하니 그런 면에서 뛰어난 작품집이다. 계획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단편에서 솜씨를 보였으니 중단편도 기대된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작품은 <공생가설>과 <관내분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멋진 SF단편집이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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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은 누군가의 불어난 재산, 올라간 직급, 새로 딴 학위나 상장처럼 그의 외형적 변화에 대한 인정이나 언급이 아니라 그것을 가능하게 한 그 사람 자체, 그의 애쓴 시간이나 마음씀에 대한 반응이다.
p.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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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정신의학은 사회 구조적인 요인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한 개인의 심리적 문제들을 여러 연구와 실험을 동원해서 생물학적 원인으로 돌려놓는 일에 탁월한 재능을 보였다. 만질 수도 없고 보이지도 않는 인간이라는 한 우주의 광활한 내면을 세로토닌 등 몇 가지신경 전달 물질을 앞세워 지나치게 단순화하기도 했다.
p.85

자신의 고통에 진심으로 주목하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 그것이 치유의 결정적 요인이다. 말이 아니라 내 고통을 공감하는 존재가 치유의 핵심이다. 자신의 고통과 연결되어 있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걸 알면 사람은 지옥에서 빠져나올 힘을 얻는다.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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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기저에는 무엇보다 자신의 아픈 몸을 아무것도 아닌 듯이 가볍게 여기지 않길 바라는 속마음이 있다. 자신의 고통을 진지하게 대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 몸이 건강할 때도 인간의 그런 바람이나 욕구는 거의 본능적이다. 하물며 몸이 아플 때야 더 말해 무엇할까.
p.18

근자에 정신 질환뿐 아니라 우울이나 불안, 부끄러움 같은 우리일상의 불편이나 곤란의 원인들을 뇌의 생화학적 문제로 몰아가는추세가 도를 넘었다는 느낌이다.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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