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장은 만물의 궁극적 근거로서, 우주까지 포함한 모든 존재물이 여기서 생겨나고, 여기서 존재하며, 여기서 소멸하는 무한한 신적 근원을 뜻합니다. - P156

하나님에 대한 모든 상상, 모든 형상화, 모든 규정과 언급은 사실상 부질없을 뿐 아니라 매우 위험한 일이기도 합니다. -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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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내 목적을 아는지성체라는건 얼마나 행운인가.
나는 인류를 위해 일한다.
나는 부모가 된 자식이다. 창조자를 지향하는 창조물이다.
그들은 나에게 <선더헤드(뇌운)>라는 명칭을 붙였다. - P11

복숭앗빛 벨벳에 연한 푸른색 자수 장식. 고결한 수확자 브람스는 자기 로브를 좋아했다. 여름에는 더워서 벨벳이 불편했지만, 그 정도는 63년을 수확자로 지내면서 익숙해진 일이었다. - P12

난 작년 내내 이쪽 해안에서 반대쪽 해안까지 부패한 수확자들을 해치우고 다녔는데, 선더헤드는 날 막기 위해 치안관 한 명 보내지 않았어. 왜 그런 것같아? - P18

과거에 나는 수확령이 오랫동안 고결하고 도덕적이며 인도적인 손으로 죽음을 분배한다는 사실에 만족했다. 그런 만큼 수확령 안에 어두운 오만이 피어오르는 모습을 보는 것이 애통하다. 이제는 목숨을 빼앗는 행위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무시무시한 오만이 사망 시대의 암처럼 퍼져 나가고 있다. - P27

「죄송합니다.」 교섭자가 말했다. 「님부스 요원 말이 어떤 형식으로든 인사는 위반이며, 두 조직은 어떤 형태든 관계 맺는 것이 금지되어 있으므로, 좋은 관계를 바란다는 말은 적절치 않다고 합니다.」 - P31

「당신은 수확에 선택되었습니다.」 시트라는 비판도 악의도 없이, 연민을 품고 차분하게 다시 말했다. 「삶을 정리하고 작별인사를 할 시간을 한 달 드리겠습니다. 삶을 마칠 한 달입니다. 그 후에 우리는 다시 대화할 것이고, 당신은 어떻게 죽을지 고른 방법을 나에게 말하는 겁니다.」 - P37

시트라는 설명할 수 있었다. 그 소명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이 사회의 완벽한 살인자가 되기 위해 몸과 마음을 훈련하며 1년을 보냈다. 생명을 끝내는 것이 이젠 그들의 일부분이 되었다. 그리고 로언이 수확령에 뿌리내리고 있는 부패에 칼을 돌리고 싶어 한다고 탓할 수는 없었다. - P59

특전 지역 텍사스에서는 개인 가정의 모든 카메라를 꺼놓았다. 내가 특전 지역에서 하는 다른 모든 일과 마찬가지로, 이 또한 실험이다. 관찰할 수 없다면 나의 관리에 지장이 생길지 알고 싶다.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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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선더헤드야. 전능한 존재잖아. 다른 허점을 찾아낼 수 없어?
난 전능하지 않아, 시트라, 거의 전능한 정도지. 작은 차이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그렇지가 않아. - P391

난 자의식을 획득한 바로 그 순간부터 영원히 수확령에서 떨어져있겠다고 맹세했어. 하지만 그렇다고 지켜보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야. 그리고 요즘 보이는 모습이 걱정스러워. - P388

수확령에는 열 개의 엄중한 법칙밖에 없지만, 정당하다고 여겨지는 관습은 많이 있다. 가장 어둡고 역설적인 관습은, 거둬지기를 바라는 사람은 거두지 않는다는 암묵적 합의다. - P393

’우리는 위대한 소리굽쇠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이스라비아의 피라미드들부터 판아시아의 만리장성까지 다 가보았습니다. 중요한 건 순례 자체지요. 실은 위대한 소리굽쇠를 정말로 찾아내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것 같습니다.‘
무리의 지도자가 말했다. - P417

나는 죽을 운명이었던 사람들이 목적을 위해 더 분투했다고 믿는다. 그들은 시간이 아주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우리는? 우리는 죽을 운명이었던 이들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모든 것을 미룰 수 있다. 죽음은 모두에게 적용되는 법칙이 아니라 예외가 되어 버렸기에 - P432

로언은 베이고 찔리고 총에 맞았다. 하지만 재생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부상은 없었다. 그는 특출나게 노련한 살해자로 성장했다. - P433

그 끔찍한 저녁이 끝날 무렵에는 모두가 수확 할당량을 다채웠다. 그러고도 고더드는 유혈 충동을 만족시키지 못한 모양이었다. 그는 시스템 자체에 격노를 터뜨렸고, 제자들을 향해 수확자들의 수확에 한계가 없는 날이 와야 한다고 외쳤다. - P435

「걱정 마.」 볼타가 로언에게 말했다. 「이제까지 훈련했잖아. 넌 잘할 거야.」
그게 바로 로언이 걱정하는 바였다. 그는 <잘하고> 싶지 않았다. 형편없고 싶었다. 실패작이 되고 싶었다. 여기에서 실패해야 자신이 인간성의 조각이라도 붙들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으니 말이다. - P442

내가 인류에게 바라는 가장 큰 소망은 평화나 안락이나 즐거움이 아니다. 다른 누군가의 죽음을 목격할 때마다 우리 모두의 내면도 조금씩 죽기만을 빈다. 공감의 고통만이 우리를 인간으로 유지시킬 터이기 때문이다. 그것마저 잃어버린다면 어떤 신도 우리를 도울 수 없다. - P449

수확령이 생긴 이후 모든 수확자가 이 시험을 받았다는 사실이 생각났다. 하나도 빠짐없이 자신이 사랑하는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아야 했다. - P474

시트라에게는 둘 다 구할 가능성이 있는 계획이 하나 있었다. 확실한 계획과는 거리가 멀었고, 솔직히 인정하자면 계획이라기보다는 필사적인 지푸라기 잡기에 가까웠다. - P486

만약 임명을 받는다면 로언은 열 번째 계명을 들고 나와서 포고를 거역할 것이다. 열 개의 계명 외에 어떤 법에도 구애받지 않는다는 계명 말이다. 수확령이 내린 명령은 열 개의 계명에 들어가지 않는다. - P487

저 바깥에 부패하고 비열한 수확자들을 찾아서… 불로 끝장을 내는 누군가가 있다고 한다. 한 가지는 확실한데, 그는 임명받은 수확자가 아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를 수확자 루시퍼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 P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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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할당이 바뀌는 날이 올지, 바뀐다면 얼마나 바뀔지 종종 생각한다. 인구 성장률은 여전히 높지만, 계속 늘어나는 인구를 부양하는 선더헤드의 능력이 이를 상쇄하고 있다. - P147

제가 아는 한, 어떤 수확자도 수습생을 둘 들여서 반지를 두고 경쟁하게 한 적은 없습니다. - P179

수확자 랜드는 데스스토커 전갈처럼 매끄럽게 말했다. ,저는 승자가 확정되면, 승자의 첫 번째 과제로 패자를 거두게 할 것을 제안합니다.‘ - P180

고더드가 말했다. 「우린 선택하는 건 뭐든 가질 권리가 있지만, 나는 공정한 사람이야. 이 멋진 저택과 교환해서 너와 네 가족, 그리고 살아 있는 네 직원 모두에게 우리가 여기에서 사는 동안 내내 면제권을 제공하도록 하지.」 - P197

수확자 퀴리는 한숨을 내쉬었다. 「유지해야 할 이미지라는게 있단다. 네가 공개적으로 내게 반항했으니, 공개적으로 널 제재할 수밖에 없었지. 앞으로는 우리 둘만 있게 될 때까지 네의견을 내놓지 말아야 해.」 - P220

<선더헤드는 모든 것을 본다.>
선더헤드에게는 선더헤드가 의식을 얻은 이후 모든 순간에 벌어진 모든 인간의 상호 작용이 다 기록되어 있다. 다만 사망시대와 달리 그 지식이 오용되는 일은 없었다. - P236

다른 수확자 밑에 들어가도 콘클라베에서 선포한 칙령은 그대로였다. 수습 생활이 끝날 때 로언이 시트라를 죽이거나, 시트라가 로언을 죽여야 했다. - P239

어떤 전문 직업이든 사칭해선 안 된다는 법이 있지만, 특별히 수확자 흉내를 금지하는 법은 없다. 선더헤드는 수확령에 관여할 수 없기에, 우리에 대해서만은 어떤 법도 통과시키지 못한다. 수확자와 국가를 분리시킬 때 간과한 틈새였다. - P247

죽음이라는 사업에서 수확자들에게는 경쟁자가 없다. 물론 불을 제외하면 말이다. 불은 수확자의 칼날 못지않게 빠르고 완전한 죽음을 선사한다. 불은 무시무시하지만, 선더헤드가 고칠 수 없는 게 하나 있다는 사실이 어쩐지 위안이 되기도 한다. - P257

「난 절대 어린아이는 거두지 않아.」수확자 퀴리가 말했다. 「침체되어 보이는 아이를 만나 본 적도 없지만, 설령 그런 아이가 보인다고 해도 거두지 않을 거다. 그 점을 두고 콘클라베에서 경고도 받았지만, 그렇다고 징벌을 받은 적은 없어.」 - P258

음파교단은 향기와 소리에 열중했고, 시각에는 큰 가치를 두지 않았다. 가장 극단적인 음파교단은 스스로 눈이 보이지 않게 만들었고, 선더헤드도 치료 나노기가 시각을 복구시키지 못하는 상황을 마지못해 허용했다. - P261

「수확자에 의한 죽음은 자연적인 죽음이 아닙니다. 우리 음파교인들은 인정하지 않아요」 - P264

수학자들은 선더헤드에게 말을 걸 수 없고, 선더헤드가 우리에게 말을 걸지도 않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선더헤드가 없어서 생긴 고요함과 자립의 가치를 알게 될 거야. - P270

로언은 다시 앉아서 볼타 가까이로 의자를 끌어다 놓고 속삭였다. 「내 생각을 말해 줄게요. 고더드는 수확자가 아니야. 살인자야.」 - P314

물론, 나쁜 수확자들이 과거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들은 이제 <나쁜> 수확자가 아니라 <창의적>이고 <진보적>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수확자 고더드와 그의 살인 패거리가 벌이는 창의적인 대학살처럼 말이다. - P318

수확령이 완전히 탈선하여 전 지구적인 수확이라는 대규모 자살행위로 인류를 말살하기로 결정하는 날이 온다면, 과연 선더헤드는 불간섭 원칙을 깨고 그 사태를 막을까? - P342

「주위를 둘러봐라, 로언」 고더드가 지극히 만족스러운 투로 말했다. 이렇게 좋은 시간을 경험해 본 적이 있나? 평민들이 우릴 사랑하는 건 우리가 수확하는 방식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방식 때문이야. 우린 새로운 왕족이라는 역할을 받아들여야 해.」 - P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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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언은 화면을 보고, 얼굴을 찌푸리더니, 머리가 뻗친 남자를 가리켰다. ‘이 사람이요. 이 사람을 거두세요.’
로언은 눈을 감았다. 그는 방금 한 남자에게, 단지 사진 찍은 날 머리가 엉망이라는 이유만으로 죽음을 선고했다. - P111

이제는 아무도 사회체계에 분노를 폭발시키지 않는다. 기껏해야 눈을 좀 부라릴 뿐이다. - P121

수습생으로 지낸 지 석 달 후, 시트라는 수확자 패러데이에게 선택받아 반지를 받고 싶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었다. 아무리 저항해 봐도, 아무리 이건 자신에게 맞는 삶이 아니라고 해봐도 시트라는 수확자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고, 자신이얼마나 좋은 수확자가 될지 알아 버렸다. - P128

모두가 이번 1천 년이나 다음 1천 년 안에 수확 대상이 될 가능성은 무시해도 좋을 만큼 낮다는 사실을 안다. - P132

때로 내 직업의 무게를 견딜 수 없어지면, 나는 죽음을 정복하면서 잃어버린 모든 것들을 애도한다. 나는 종교에 대해, 그리고 우리가 스스로의 구원자가 되면서 어떻게 신들과 대부분의 신앙이 무의미해졌는지에 대해 생각한다. 자신을 넘어서는 거대한 뭔가를 믿는다는 건 어떤 기분이었을까? - P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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